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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계가 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져들 때, 아도르노는 지적 인큐베이터에 들어가 유럽 인문학 전통과 이론적 전쟁을 벌였다.

 

이 내부전 역시 진정한 전쟁이었다. 전쟁이 끝나고 파시즘 정권이 물러간 독일에 아도르노는 인큐베이터에서 발효시킨 이론적 성과를 가지고 돌아왔다.

 

그의 생애는 독자에게 사회와 역사의 발전에 관한 이론적 전망이 지식과 정보의 축적이 아니라, '연구자의 의식'이 개입된 존재판단에 근거한다는 '비판이론'의 형성과정을 추체험하도록 해준다.

 

나는 앞으로 아도르노를 소개하면서 이론이 어느 지점에서 진정한 실천력을 확보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계기를 제공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의 전투는 그가 죽었음에도 종료되지 않는, '끝없는 전투'가 되었다.

 

아도르노 자신의 사상적 모토인 '끝없는 부정'이 인격으로 환생한 경우라 하겠다.

 

첫 번째 전투 미국에서 제2차 세계대전 중 파시즘과 자본주의에 저항 [계몽의 변증볍]
두 번째 전투 독일에서 68 학생운동 세력과 벌인 전투 [부정변증법]
세 번째 전투 '언어적 전희'를 단행하여 유럽중심주의로 후퇴한 제자 하버마스와 무덤에서 벌인 전투 [미학이론]
유산 우리가 치러야 하는 전투
-신자유주의와 과학주의(핵기술)
 

1969년 아도르노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그가 새롭게 제시한 보편이론의 가능성은 확고한 체계로 완성되지 못하였다.

 

68학생운동 진영과 갈등 중이었던 까닭에 아도르노의 사망은 그 자체로서 '이론적 사건'으로 기록될 만하다.

 

무엇보다도 아도르노가 '현실적인' 갈등을 자신의 '철학적 방법론'으로 돌파하려 했다는 점에서 이로노가 현실의 '변증법적' 만남을 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도르노의 사망은 그의 이론적 무기력을 증명하지 않는다. 그의 죽음은 생물학적 한계에 기인한 것이었을 뿐이다. 그가 죽음으로써 자기 사상을 체계화하지 못했다는 것이 오히려 그가 제시한 철학방법론과 테제들을 현실관계의 구속성에 대입해 사유하도록 이끄는 자극제가 된다. 

 

망명과 귀환의 경험은 아도르노로 하여금 자본주의 세계체제의 내부구조를 통찰하도록 하였고, 그 통찰의 핵심은 현대 자본주의가 파괴를 통한 축적의 메커니즘 위에 구축되어 있다는 사실이었다.

 

68학생운동 진영은 이 사실은 소홀히 하면서, 자본주의적 생산이 가져다주는 풍요를 누리려는 마음이 더 앞섰다.

 

68학생운동은 무엇보다도 유럽사회에 자유와 평등의 이념을 대중적으로 실현하는 계기를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세계사적 의의를 부여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대중 운동을 거쳐 본격적인 소비사회가 등장했다는 사실은 오늘날 우리가 이 '사건'을 고찰할 때 주목해야 할 결절이다.

 

아울러 68학생운동은 독일이 분단체제로 진입하는 기폭제가 되었다. 처음부터 폭력성을 내장한 거리투쟁은 당국과 마찰을 일으키면서 급속하게 급진화되었다.

 

서독의 정권담당자들은 전투적인 운동세력을 폭압적으로 진압하고 격리하는 한편으로 학생운동 이념이 공론화 한 민주적 요구들과 평등권을 일부 수용하는 방식으로 사회를 통합해나갔다. 

 

동독 역시 베를린 장벽을 막는 등의 조치로 그들 나름의 사회통합을 추진하는 발전방향으로 나아가면서 패전국 처리 차원에서 연합군에 의해 나뉘었던 지역이 분단체제로 발전해나갔다.

 

분단체제가 성립되면서 독일 계몽의 전통은 이데올로기에 깊이 침윤당한 채 진영논리에 갇히게 되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는 서로를 타자로 삼아 자신의 존재기반을 확대하는 논리를 발전시켜 시간이 지날수록 포스트모더니즘 등 세련된 이론을 내놓았지만 보편성을 확보한 이론은 창출하지 못하였다.

 

이데올로기 차원에 머물고 물적 토대를 직시하지 않은 까닭이다. 이제 분단체제가 종식됨으로써 이론은 물적 토대를 다시 진지하게 고려할 수 있게 되었다. 아도르노는 여전히 현재적이다.

 

아도르노는 타고난 능력을 잘 간수하고 발전시켜 사회적으로 실현 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물론 복받은 인생이기도 했다. 성악가인 어머니에게서 예술적 자질을 물려받았고, 성공한 유대인 상인인 아버지에게서 적대적인 사회 속에서 자신을 보존하고, 자긍심을 획득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어려서부터 배웠다.

 

그의 죽음과 더불어 교양을 통해 보편인으로 자신을 구성한다는 독일 시민사회의 고전적인 이념도 종말을 고했다.

 

소비사회의 대중들은 자기형성(Ich-bilden) 이념인 교양(Bildung)을 거추장스러워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교양을 소비재로 만드는 놀라운 솜씨를 발휘했다. 완전히 계몽된 지구에서는 소비만이 승리를 구가하고 있다.

 

-[아도르노, 현실이 이론보다 더 엄정하다], 이순예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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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대학교에 있는 식당의 이름을 떠올려보자.

 

바로 학생식당이다.

 

학교의 식당이 학생식당인 이유는 기본적으로 대학의 구성원인 학생들이 학교 바깥의 식당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지시설이기 때문이다.

 

일부 학교에서는 외부인이 방문해 학생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경우를 제한하기 위해 학식을 구입할 때 학생증을 제시하도록 유도하는 경우도 있다. 

 

공공기관이나 사기업의 구내식당도 동일한 원칙을 적용하는 경우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학생식당이라는 이름이 존재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대부분의 대학교에는 학생식당 외에도 교수식당이 있기 때문이다. 통상 교수식당은 학생식당보다 메뉴의 질이 높을 뿐만 아니라 가격도 높은 편이다. 식당의 근무자가 직접 음식을 서빙해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럼 왜 대학교에 교수식당이 따로 존재하는 것일까?

 

대체로 기존의 학교 구성원들은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문제지만, 앞으로 이에 대해서도 곧 공식적인 문제 제기가 일어날 것이라 예상된다.

 

가령 일반 회사에서 대리 이하가 이용하는 사원식당과 과장급 이상이 사용하는 간부식당을 구분해 운영한다면 (물론 일부 회사에는 임원들이 이용하는 VIP 식당이 있지만, 대체로 외빈을 모시는 식당으로 활용하는 편이다) 회사 구성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놀랍게도 조직 구성원의 등급을 나눠서 식당을 운용하는 곳들이 존재한다.

 

법원이 대표적이다. 2021년 4월 <경향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전국 법원 19곳 중 18곳의 구내식당에서 판사와 직원이 식사하는 공간을 분리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내용이 보도되자 결국 김명수 대법원장은 전국 법원의 판사 전용 식당을 없애고 판사, 직원 구분없이 식당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법원행정처는 전국 법원 총무과에 법관만 들어갈 수 있었던 구내식당, 즉 간부식당을 폐지하고 차등을 두지 말도록 권고했다. 이렇듯 법원을 포함한 공공기관에서도 특정 계급을 위한 식당이 사라지는 상황인데, 지성의 산실이라 불리는 대학교가 아직도 요지부동인 것이다.

 

2022년 6월 미국 코넬대학교의 엄치용 연구원은 언론 기고를 통해 "한국의 대학 건물 중 괴물 같은 명칭은 단연 교수식당 내지는 교직원 식당이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가 미국 대학에 가보니 교수나 학생 구분 없이 동등하게 배식구 앞에서 줄을 서서 먹더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는 지성을 대표한다는 대학에서조차 신분에 따라 식사 장소에 차별을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한국 대학의 위기를 말하는 사람은 많지만 대부분 돈과 관련된 문제에만 집중한다고 밝혔다.

 

대학의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들이 주로 학령 인구 감소와 등록금 동결에 따른 대학의 재정 악화를 이야기할 뿐 대학교 내 뿌리 깊이 박혀 있는 꼰대 문화가 대학 발전을 저해해왔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말이다.

 

그는 교수식당뿐만 아니라 교수 전용 화장실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에 남아 있는 꼰대 문화는 비단 교수식당만은 아닐 것이다.

 

과연 모든 것을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지금의 젊은 세대 학생들이 기존에 남아 있는 관행들을 계속 유지할 것인지 지켜봐야 할 문제다. 또한 학교가 학생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학교에서는 학생이 곧 학교의 주인이라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교수가 학교의 주인인 것과 같은 관행을 일삼아왔다. 겉과 속이 다른 모양새를 계속 취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차라리 관행을 고치지 못할 바에야 사실 학교의 주인은 교수, 학생은 물주라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나을 듯하다.

 

-[그건 부당합니다], 임홍택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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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학창 시절 꼰대 문화의 상징물.jpg>라는 게시물이 올라와서 화제가 됐다.

 

단 한 장의 사진이 공개된 게시물에는 공감과 댓글이 폭풍같이 달렸다.

 

사진에는 한 학교의 넓은 계단이 담겨 있었다. 처음에는 어떤 의미인지 알기 어려운데, 댓글을 보면 차차 그 의미를 알게 된다.

 

우선 사진 속 넓은 계단은 학교의 중앙 계단이다. 글쓴이는 왜 계단을 찍은 사진을 올린 것일까.

 

글쓴이는 자신이 90년대생이라고 밝히면서 자신이 학교를 다닐 당시에는 학교 중앙에 있는 계단으로는 학생들이 출입할 수 없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해당 계단은 교직원만 이용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자신의 교실이 중앙 계단 근처에 있음에도 눈앞에 있는 계단을 놔두고 비효율적으로 가장자리 계단을 이용해 빙 돌아서 교실에 가야 했다는 것이다.

 

물론 글쓴이는 교무실에 가거나 선생님 심부름을 가야 하는 목적이라면 중앙 계단을 이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단, 사뿐사뿐 걸어 다녀야 하고 선생님과 마주치기라도 하면 경건한 표정으로 공손하게 인사해야 한다고 한다.

 

또 중앙 계단을 이용하고 싶을 때는 손에 프린트물 같은 아이템을 들고 가면 효과 만점이었다는 팁도 전하고 있다.

 

실제로 자신들의 학교에서도 교직원만 중앙 계단을 이용할 수 있었다는 제보성 댓글들이 게시글에 달려 있다. 또 학생이 출입할 수 없는 곳이 중앙 계단뿐만 아니라 다른 곳들도 있었다는 댓글도 관찰됐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출입금지 구역이 바로 교실 앞문과 교직원 화장실이었다.

 

학교나 반마다 다르지만 교실 앞문은 보통 선생님 심부름으로 옆 반에 전달 사항이 있거나 물품을 빌리러 갈 때만 이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예외적으로 학급 임원은 특별히 출입을 허가해주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선생님이 교실에 없을 땐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데, 자칫 앞문을 열었을 때 선생님과 마주치기라도 하면 낭패라는 댓글도 있었다.

 

이처럼 90년대생이 증언하는 학생들의 금단 구역은 현재 거의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글쓴이는 밝히고 있다.

 

 

하지만 당시 학생들에게는 함부로 갈 수 없었던 공간이었던 듯 하다. 한편으론 추억의 한 조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학교의 꼰대 문화를 잘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덧붙이고 있었다. 

 

과연 학교의 꼰대 문화로 일컬어지는 학생들의 금단 구역은 전부 사라진 걸까?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오히려 90년대생이 경험한 학창 시절 꼰대 문화의 범위가 초중고에서 점차 확대됐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 대학교 후배가 교수로 임용된 후 겪었던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학생들과 소통을 나누고 싶은 생각에 식당을 방문했다. 

 

마침 같은 과 학생을 발견하고는 옆으로 다가가 함께 식사를 해도 괜찮은지 물었다. 그러자 학생은 너무나 당황해하며 어쩔 줄 몰라 했다. 그 모습에 오히려 당황한 그가 학생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학생은 자신이 3학년인데 학교를 다니는 내내 어느 교수님도 같이 밥을 먹자고 한 적이 없었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나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냥 같이 밥 먹기 싫었던 것 아니냐며 농담을 던졌지만, 개인적인 사연을 떠나 왜 그처럼 학생과 교수 사이의 거리가 멀어진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건 부당합니다], 임홍택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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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는 앞서, 한국의 남성과 여성들은 이러한 대결 모드가 진행되기 이전에 우리 사회의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각기 다른 부당함을 가지고 있다고 살펴본 바 있다.

 

그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현재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는 젠더 갈등은 곧 부당함과 부당함의 싸움이라 할 수 있다.

 

표면적으로 남녀 간 문제에서 기인한 것처럼 보이는 이 문제도 따지고 보면 부당함의 주체가 남/녀 쌍방이 아니기 때문에 서로 지지고 볶고 싸운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상대편을 싸잡아 혐오하는 방식은 효과적인 해결 방식이 될 수 없다.

 

<공정하지 않다>의 저자 박원익과 조용호는 남녀가 서로의 차이점을 보고 총을 겨누는 것은 초점이 어긋난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제는 남녀 모두가 서로 차이점보다 공통점을 봐야 할 때라고 조언한다.

 

우리는 여기서 문제 해결의 작은 힌트를 찾아낼 수 있다.

 

저자들은 페미니즘을 둘러싼 남녀 인식의 격차를 뚜렷하다고 할 수 있지만, 전통적인 가부장적 성 역할에 대한 반감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젊은 남녀들은 각자의 이유로 결혼이 불공정 거래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 한국 사회가 남녀 각자에게 부여한 전통적 가치관, 즉 "남자는 남자다워야 한다", "여자는 여자다워야 한다" 안에 감춰진 부당성을 모두 공통적으로 거부하고 있다.

 

남자와 여자는 독박 병역과 독박 육아라는 다른 차원의 무기를 허공에 휘두르며 타격감 없는 무한 전쟁에 빠져 있다.

 

하지만 그들이 마주하고 있는 진짜 적이 사실은 서로가 아니라 우리 사회 구조에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면 무의미한 싸움에서 벗어나 협력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집단 싸움을 부추기는 양극단 커뮤니티 속 트롤러들의 목소리에 대표성을 부여하지 않는 연습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트롤러들과 건강한 남녀를 구분 지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여전히 대부분의 남성들은 여성이 당하는 성범죄에 함께 분노하고, 여성을 향한 혐오에 맞서 함께 싸운다.

 

여성들 역시 나의 친구와 가족이 묵묵히 국가 주도의 강제 징집을 신성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며 "수고 많았어" 라는 따스한 한마디를 전달해 왔다.

 

앞으로도 SNS와 미디어는 계속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헛된 시도를 주류의 목소리인 것처럼 포장하고 선동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아직 해결하지 못한 각자의 부당함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반복해 상기하고, 자극적이고 급진적인 모습 뒤 건강한 일반인이 굳건히 서 있다는 점을 잊지 않는다면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연대를 이뤄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건 부당합니다], 임홍택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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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보다는 다소 생소한 '채권'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기 좋은 책이다.

(미주미 카페에서 이벤트 응모해서 받은 책이다.)

 

기존에 '채권'에 대해 원론적이고, 이론적인 설명을 하는 책들은 종종 있었지만 실제로 채권을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해주는 책은 별로 없었던 게 사실이다.

이 책은 기본적인 채권의 정의와 다양한 채권의 종류를 소개해 두고 우리같은 초심자들이 투자 목적으로 활용할 만한 채권은 무엇이며, 이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매매하는지 그 방법까지 상세하게 소개해 주는 책이다. 컬러로 된 HTS 화면을 직접 캡쳐해서 숟가락으로 밥을 떠먹여 주는 수준으로 자세히 소개가 되어 있다.

이 책을 읽고 채권 투자를 할 수 없다면 이는 MTS 만을 사용하고 있는 분들 뿐 아닐까?

 

(물론 MTS 로도 투자가 가능하긴 하지만 증권사가 얻는 이득이 적은 분야다 보니 UI 등이 불편한 부분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채권을 거래할 대는 HTS 거래를 추천하고 있으며 이 책에 나온 화면들도 HTS 로 구성되어 있다.)

주식보다 안정성이 높고, 3개월마다 이자가 나와서 배당주 처럼 활용도 가능하고 원금 손실도 거의 없다시피 하다는 장점. 게다가 이율이 적금보다 좋으니 채권 투자를 안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 요지다. 저자 스스로가 가장 마지막 파트에서 자신의 매수 내역, 받은 이자 등을 공개해 주고 있다 보니 신뢰도가 더 올라간다.

사실 우리 나라는 이런 금융 교육을 너무 안 시키는 것 같다. 추,중,고 때도 이런 개념들을 배울 수 있었다면 좋을 텐데 학업에 치중하느라 금융 공부에 소홀할 수 밖에 없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10장 파트에서는 Q&A 형식으로 궁금한 부분을 추가적으로 답변해 주는데, 최근 이슈가 되었던 레고랜드 PF 대출 건에 대한 내용이나 영구채 조기 상환 불발 흥국생명발 외화채 위기 등에 대한 내용은 실제 사회 이슈와도 연결되어 있어 실질적인 지식을 얻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2장에서 '채권투자 무작정 따라하기'를 보면 이 책이 얼마나 실용성이 높은지 제대로 알 수 있다.

 

처음에 계좌를 만드는 법부터, 컴퓨터에 HTS 설치하는 방법, 로그인부터 종목 선택, 채권 수익률 계산기를 활용하는 방법과 중요성, 채권 매수 후 이자 받기, 즐겨찾기 기능 활용하기, 장내채권종합주문 창 활용하기, 채권 전종목 시세 창 활용하기 까지...

책의 저자가 단지 책 한권을 내는 게 목적이 아니라, 상대방으로 하여금 채권 투자를 제대로 추천하고 이를 실현하고 살기를 간절히 원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중간에 짤막하게 소개가 되었지만 경제적 자유를 위해 채권 투자를 활용하라는 부분 등은 저자의 채권 투자가 지닌 심오한 동기와 목적의 영역을 보여주고 있어서 짧지만 중요한 파트였다고 생각한다.

앞에서 채권의 정의, 종류를 소개하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투자하는지 방법까지 제시해 준 다음에 심화된 내용은 후반부에 잘 설명하고 있는데 콜 옵션, 풋 옵션의 개념이 적용된 채권, 만기상환일이 임박한 채권을 투자하는 게 이득인지에 관하여, 채권을 중도에 매도해 버릴 때 수익률을 계산하는 방법, 해외 채권에 대한 소개 등도 잘 나와 있다.

가히 이 책 한권이면 채권 투자에 대한 두려움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단, '특정 종목'을 추천해 주거나 하진 않기 때문에 그 부분은 개별적인 공부가 필요하긴 하다.

 

채권 투자를 처음하는 사람, 그리고 관심이 있는 사람은 무조건 1독을 권하는 책이다.

단지, 채권 투자가 기타 배당주 투자나, 주식 투자보다 이점이 있느냐? 에 대한 부분은 뒷 부분에서 일부 지면을 할애하여 설명을 하고 있지만 논쟁의 여지가 있다.

이건 사람의 성향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안정적으로 따박따박 정기적인 이자를 받으면서 원금도 지키고 이득을 보는 게 좋다면 장기전을 생각하며 채권을 모으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하지만, 좀 더 빨리 경제적 자유를 이루고 싶고, 본인이 트레이딩을 할만하다면 성장주 + 배당주 투자 조합이 수익률에서 더 앞설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채권 투자 자체를 할지/말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이 책이 '채권 투자'에 대한 훌륭한 입문서이자, 중요한 가이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큰 이견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작성자의 채권투자를 향한 애정과 이 책을 읽는 독자를 향한 친절이 느껴지는 잘 쓰여진 책이다.

* 이벤트 당첨으로 받은 책을 리뷰한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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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의 임금 격차 또한 큰 차이를 보인다.

 

OECD에서는 매년 회원국의 남녀 임금 격차를 발표하는데, 대한민국은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5년부터 2020년까지 1등의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그 격차 수준은 1995년부터 2020년까지 1등의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그 격차 수준은 1995년 44.2퍼센트에서 2020년 31.5퍼센트로 다소 완화된 측면이 있지만, 여전히 다른 국가에 비해서는 큰 폭의 차이를 보인다.

 

이렇게 남녀 간 큰 차이를 보이는 주된 이유로는 여성의 경력단절이 뽑힌다. 아이를 출산하고 육아를 도맡으며 경력이 단절되고, 자연스럽게 여성의 근속 연수가 짧아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내용에 대한 또 하나의 반론은 "경력 단절 없는 20대 여성은 군대를 간 남성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는 것 아닌가?"라는 점이다. 이와 같은 가설은 일부 사실로 드러난다. 

 

연령대 남녀 임금 격차에서 만 20~24세는 남녀의 차이가 없거나 여성의 임금이 남성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남성의 군복무를 반영하지 않은 결과다. 군복무, 경력 차이, 대학 전공별 차이 등의 변수를 통제해 임금 격차를 분석한 연구에 의하면 경력 단절 이전의 연령대에서도 성별로 인한 격차가 존재한다.

 

여성 입장에서 보면 이것은 분명 여성이 사회적으로 부당한 차별을 받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남성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는 현시대에도 여성으로서 당하는 객관적인 부당함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좀 고민이 된다. 리더로서의 실력, 임금을 받을 만한 구체적인 활동이 뒷받침 된 결과라면 단순히 임금 차이만 가지고 불평등을 논하는 게 맞는지 고민이 된다. 여성을 약자로 인식하고 복지의 측면에서 일정 부분 선을 맞추려는 취지라면 어느 정도 참작이 되지만 그런 논리는 여성들도 동의하지 않을 텐데.........)

 

 

이러한 부당한 차별을 해소하는 의미에서 시작된 것이 우리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여기고 있는 페미니즘(Feminisim)이다. 만약 위와 같은 의미에 한정한다면 페미니즘의 정의는 분명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서 정의한 대로 '성별에 대한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인 평등이 존재한다는 믿음', 즉 일종의 휴머니즘에 기반을 둔 평등적 사회 운동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에서 페미니즘은 다른 의미의 강력한 논란을 품은 단어가 돼버렸다.

 

지금의 페미니즘은 매우 광범위하고 수없이 많은 분파가 있어 한 문장으로 정의하기도 힘들다.

 

그렇기에 페미니즘을 지지한다고 알려진 사람들에게 "페미니스트세요?" 라고 물으면 "어떤 페미니즘을 말씀하시는거죠?" 라는 대답을 듣기 일쑤고,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페미'는 그 자체로 '여성우월주의'이자 극단적으로 남성을 혐오하고 모든 남성을 잠재적 성범죄자로 모는 성차별주의라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을 정도다.

 

어찌 보면 여성의 부당한 성차별을 시정하기 위한 개념이 오히려 남성을 차별하는 도구로 인지되거나 오해를 받고 있는 셈이다. 

 

특히 반여성을 대표 기치로 내세운 극우사이트 '일베'의 무차별적 혐오에 대항하기 위해 등장한 메갈과 워마드 사례가 그렇다.

 

이들 커뮤니티가 일베와 같은 방식으로 혐오를 돌려주는 미러링을 진행하면서, 지금 현재까지도 젠더 갈등이라는 이름으로 급진적인 페미니즘과 30대 이하 젊은 남성들의 부당성 대결이 이어지고 있다.

 

-[4부]에 계속-

-[그건 부당합니다], 임홍택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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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나 금융기관 또는 큰 회사들은 언제 이자를 지급하고 원금을 돌려줄지가 적힌 채권을 발행한다.

 

해당 채권을 매수한다는 것은 약속대로 이자를 받고, 투자 원금을 상환받을 수 있다는 뜻이나 다름 없다.

 

채권을 발행하는 쪽에서는 여러 가지 운영에 필요한 돈을 비교적 저렴하게 확보할 수 있어 좋고, 채권에 투자하는 쪽은 안전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어 좋다.

 

채권은 여러 종류가 있다. 대한민국과 같은 국가에서 발행한 것은 '국채'이고, 서울이나 경기도, 부산, 춘천 등에서 채권을 발행하면 '지방채'다.

 

만약 한국철도공사, 한국전력, 한국도로공사 같은 공공기관에서 채권을 발행하면 '국공채'가 되고, 삼성전자나 LG, SK 같은 공신력 있는 주식회사에서 채권을 발행하면 '회사채'가 된다.

 

이처럼 채권은 개인 단위의 소규모 발행이 아니다.

 

공신력 있는 단체가 하는 약속인 셈이다.

 

 

따라서 채권의 발행부터 상환까지 채권거래 전반을 보호하는 국가 차원의 법적인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으며 철저히 적용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안심하고 채권을 활용할 수 있다.

 

채권은 이미 오랫동안 국가나 금융기관 또는 큰 회사에서 효율적으로 활용해 온 수단이다.

 

국가나 금융기관 또는 큰 회사들은 예전부터 채권을 발행하여 자금을 마련했을 뿐 아니라 이렇게 발행된 채권에 투자하여 안전하게 수익을 얻고 있었다는 뜻이다.

 

[은행과 채권 투자]

-누구나 알고 있고 한 번쯤 사용해 봤을 은행의 예/적금은 우리가 은행에 돈을 빌려주고 (예금하고) 만기가 되면 정해진 이자와 원금을 돌려받는 수단이다. 그렇다면 은행은 우리가 빌려준 돈을 가지고 무엇을 하길래 우리에게 이자라는 돈을 줄 수 있는 것일까?

 

은행은 우리가 돈을 맡기면 대출을 통해 개인이나 기업들에 그 돈을 빌려 주고 높은 이자를 받는다.

 

대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한 등급의 채권에도 투자하여 상대적으로 더 높은 이자를 받아낸다.

 

은행에서는 우리의 돈을 가지고 창출해내는 수익의 아주 일부만을 우리에게 이자를 지급하고, 나머지 수익 대부분을 은행의 순이익으로 가져간다. 개인투자자들에게는 굉장히 비합리적이고 비효율적인 구조인 것이다.

 

이러한 구조로 인해 은행들은 엄청나게 많은 순이익을 벋어들이고 있다.

 

은행이라는 회사의 순이익이 많이 발생한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받게 되는 이익이 적어진다는 뜻이며, 우리가 지금껏 예/적금을 통해 매우 낮은 이자를 받아왔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우리가 은행처럼 직접 대출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거나 위험할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한 해답으로 은행에서도 활용하고 있는 채권이라는 수단에 직접투자함으로써 거기에서 발생하는 높은 이익을 전부 가져가고자 한다.

 

-[채권투자 처음공부], 포프리라이프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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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은 쉽게 말해서 내가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주었을 때 그 돈을 빌려주었다는 증거이자 그 돈을 빌려줌으로써 언제 얼마큼의 이자를 받고, 빌려주었던 돈을 언제 돌려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권리이다.

 

한자로는 빚 채, 문서 권을 쓴다. 한자 뜻 그대로 빌려준 금품에 대한 권리 문서인 것이다.

 

이렇게 권리나 문서가 명확하게 존재해야 우리가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 주었을 때 돈을 빌려준 기간 동안 약속된 이자를 확실히 받을 수 있고, 약속된 일자가 되면 빌려준 돈을 좀 더 안전하고 확실하게 돌려받을 수 있다.

 

정리하면, 채권은 우리가 돈을 필요로 하는 대상에게 일정 기간 돈을 빌려주고 그 대가로 돈을 빌려준 기간 동안 정해진 이자를 받는 권리이며, 약속 했던 일자가 되면 빌려줬던 투자금을 돌려받게 되는 투자 수단이다.

 

[채권과 사채의 차이점]

-우리가 채권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조금 무섭게 생각하거나 부정적으로 여기게 된 이유는 흔히 사채라고 알려진 채권 때문인 것 같다. 사채의 사전적인 의미는 개인과 개인 간에 돈을 빌리고 돌려받는 채무 관계를 말한다.

 

하지만 사채는 폭력배나 고리대금업자 같은 사람들에게 돈을 빌리는 행위로 흔히 알려져 있다.

 

정말 급하게 돈이 필요해서 금방 갚으면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1000만원을 빌렸는데 몇 달 만에 갚아야 할 원금이 몇 천만원, 1억 원으로 불어나 있고, 당장 돈을 갚지 않으면 내 장기를 가져가겠다며 무시무시한 사채업자들이 협박하는 상황은 누군가의 경험담으로 전해지거나 영화나 드라마의 단골 소재로 사용되곤 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받을 수 있는 법적인 권리를 잘 모른다. 사채업자는 그 권리나 규제의 사각지대를 노리고 불합리한 조건들로 계약을 진행한다.

 

그러고는 엄청나게 불어난 이자와 원금을 갚으라며 돈을 빌린 사람들의 피를 말리는데 이것이 사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다.

 

사채로 인한 협박과 폭력은 단지 드라마 속 장면이 아니라 어디선가 실제로도 일어나고 있는 현실인 것이다.

 

하지만 채권의 기본적인 구조인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행위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다.

 

사채의 경우는 나쁘게 활용하는 일부 집단들의 문제일 뿐이다.

 

칼은 음식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필수적이고 효율적인 요리 도구이지만 잘못 사용하면 깊은 상처를 입히는 흉기가 될 수 있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배우고 활용하려는 채권은 앞서 설명한 무섭게 느껴지는 사채와는 다르다. 

 

내가 돈을 빌리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나의 돈을 돈이 필요한 대상에게 빌려주고 원금과 이자를 받는 수단이다. 나의 돈을 특정 개인에게 빌려주는 것도 아니다. 공신력 있는 대상, 즉 죽가나 금융기관 또는 큰 회사에 빌려주고 원금과 이자를 받는 과정이 바로 앞으로 배우고 활용할 채권투자인 것이다. 

 

-[채권투자 처음공부], 포프리라이프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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