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미 카페에서 이벤트 당첨이 되어서 받은 책입니다.
즉 '(주)메디치미디어에서 책을 협찬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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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투자 관련 서적과는 전혀 다른 노선을 걷는 책이다. 핵심 주제가 꽤 간결하지만,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심리', '철학' 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여타 다른 투자 책들과는 전혀 다른 인상을 받은 책이다.
구체적인 차트 분석법이나, 제무제표 분석에 대한 내용은 전혀 들어있지 않다. 초중반에는 저자 본인이 직접 겪은 투자 성공,실패에 대한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나와 있다 보니 한 사람의 전기문을 읽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그러나 이 책의 진가는 초,중반에 저자의 생애를 자세하게 들여다 본 뒤에 그 삶의 경험을 근거로 내리는 심리적 분석에 있다.
대개 이 정도로 집요하게 인간의 본성과 심리를 파고들면서 투자 전략을 제시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저 하락장에 인간이 겪는 '공포', 상승장에 '환희,희망'에 취하는 심리 정도를 다루는게 고작이다. 그러나 이 책은 비단 주식 투자를 넘어서서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모든 인간들이 지녀야 할 필수적인 '마음가짐', '정신'을 가르쳐 주는 책이다.
어떤 면에서는 '심리', '철학'에 더 가까운 색깔을 지닌 책이다.
그러나, 만약 투자를 수년간 해본 사람들이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 책을 1권만 추천해 달라" 라고 말한다면 나는 자신있게 이 책을 먼저 추천할 것이다.
이 책은 투자로 성공, 실패를 경험해 본 이들이라면 가슴을 후벼팔만한 내용이 가득하다.
이 책의 저자인 짐 폴도 큰 돈을 벌어도 보고, 큰 돈을 잃어도 봤다. 이후에 자신이 투자에 대해 배우기 위해 소위 투자의 대가/구루들이 썼다는 책을 잔뜩 읽는데 그 책에서는 서로 모순되는 '돈 버는 법'이 잔뜩 써 있다.
"달리는 말에 올라타서 추세추종을 하라"
"주식은 하락할 때 싸게 매수해야 한다"
"롱 포지션을 잡고, 꾸준히 나아가야 한다. 시장은 우상향하게 되어 있다"
"하락장에서도 적절히 반대 포지션을 잡을 줄 알아야 돈을 벌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서로 모순되는 '돈 버는 법'이 난무한다. 이 책의 저자는 이 모든 과정을 본인 스스로 거쳐 왔으며 집요하게 인간의 심리와 본성을 고민한 흔적이 느껴진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투자로 마음고생을 해본 이들이 공감하며 들을 수 있는 내용이 가득하다.
결론적으로 돈 버는 방법은 원래 많다. 경영도 의사결정도 성공적인 길은 여러가지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손실을 관리하는 것',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 이다.
'돈을 잃지 않는 방법'은 생각보다 다양하지 않고, 몇 가지 요소로 압축이 가능하다는 점에 착안하여서 이 책의 이야기는 투자에 직접 적용 가능한 내용으로 급 전환된다.
책의 중/후반부터는 인간의 심리에 대해 다루기 시작하는데 이 책의 백미는 뒷부분이다. 이 책이 알려주는 재미있는 개념들은 꼭 책을 직접 읽으면서 정리하길 바란다. 나는 이 책의 내용을 종합해서 몇 가지 통찰을 정리해 보겠다.

- 인간의 자의식 과잉
페터 베셀 자페라는 노르웨이 철학자가 이야기한 소위 '실존적 엘크 이론'이 있다. 인간계가 엉망이 되어 버린 원인은 인간의 '과잉된 자의식'에 있다는 흥미로운 이론이다. 너무 과도하게 발달되어 버린 인간의 정신, 뇌로 인해 '자의식'이 선을 넘게 발달해 버린 나머지 인간은 허튼 짓을 가득 한다는 거다. 여기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방어기제에 대한 설명들도 따르 찾아보면 인생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된다. 이 [로스]라는 책에서도 인간은 생각보다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자아를 지키기 위해서 비이성적인 행위들을 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자페의 이론과 궤를 같이 한다고 본다. 책에서는 이를 '감상주의'에 빠진다고 표현하며,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가 죽음과 상실을 받아들이는 5단계로 설명한 '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의 과정이 투자자에게도 나타난다고 이야기한다.
애초에 우리가 투자에서 실패하고, 돈을 잃는 것이 '나의 존재'에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님에도 우리는 이를 '존재의 실패', '자아의 파괴'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개인화', '내면화' 한다고 표현하는데, 이렇게 범주의 오류를 일으켜 버림으로써 투자자는 속된 말로 멘탈이 나가버린다. 그러니, 상실의 5단계를 경험하기도 하고 자신의 철학, 정신, 이성을 의지하지 않고 군중심리에 휘둘리면서 뇌동매매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 동안 투자 관련 서적을 수십권 읽어 봤지만, 이렇게 핵심을 찌르는 책은 처음 봤다. 이것이야말로 롤랑 바르트가 [밝은 방]에서 이야기한 '푼크툼'(punctum) 이 아닌가 싶다. 누군가는 그냥 지나가는 말로 이 글을 읽었을지 모르지만, 투자를 할 때 가장 위험한 함정이 사실은 인간의 내면에 도사리고 있었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인간이 의사결정을 하고, 투자를 할 때 자신은 내기나 도박을 하지 않는다고 자부하지만 이렇게 성공/실패를 개인화, 내면화 해버리는 범주의 오류를 일으켜 버린다면 자신의 '자아'와 '자존심'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비이성적인 행위를 저지르게 된다. 결국 그 사람이 아무리 말로 '투자를 하고 있다'고 주장을 하고, 실제 '투자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해도 그 사람이 하는 행동들이 영락없는 '도박꾼'이 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인간은 '과잉된 자의식'을 내려놔야 한다. '나'에게 집중하지 말고, 투자는 투자 자체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의 막대한 재산이 주식에 다 들어 있다면 이는 존재를 위협할 정도로 중요해질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또 다른 핵심을 제시한다.
2. 생각하라. 계획을 세워라.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Cogito ergo sum). 데카르트가 이야기한 방법론적 회의의 출발점이 되는 문장이다. 우리는 결국 계획을 먼저 세워야 한다. 이를 투자에 적용해 본다면 일단 '출구 전략'(손절매)을 세워 놓고 시작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미국의 린든 존슨 대통령과 베트남전 이야기를 예시로 드는데 결국 병사들을 파병하기 전에 탈출계획과 전쟁의 마무리 단계에 대한 플랜을 짜고 전쟁에 임해야 하는데, 베트남전이라는 거대한 사건을 자기 자신의 '개인적 존재'와 커플링 시켜버리는 바람에 이성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고, 계획도 짜지 않고 무리한 추진을 했다는 게 이야기의 요점이다.
결국 우리는 주식을 투자할 때도 그 주식이 당장 오를지 내릴지는 알 수 없으며 이를 예측하는 것도 우리의 역할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오르든, 내리든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출구전략'을 계획해 두고, 이를 잘 생각한 다음에 포지션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주식을 해보면 열심히 거시경제를 공부하고, 주가를 분석하고 나서 우리는 예측을 시도하려 한다. 이는 책에서 소개하는 내기꾼이나 도박꾼이 즐기는 심리인데 내가 추측한 답이 맞아 떨어질 때 느끼는 희열과 기쁨, 도파민 폭발에 길들여진 것이다. 이런 식으로 목적이 희석되어 버리면, 방향이 맞을 때는 보상이 있겠으나, 방향이 어긋나 버렸을 때 '감정주의'에 빠지고, '군중을 따라가고' , '뇌동매매'를 해 버리게 된다. 그리고 손절매를 미리 잡아두고 출발하는 게 아니라 이미 포지션을 잡고 나서 부랴부랴 '손절매'를 잡는 우를 범하게 된다.
그나마 뒤늦게라도 손절매를 잡으면 다행인데, 대개는 이 책의 저자가 대두유로 트레이딩을 하다가 전재산을 날려 먹은 것처럼 자신이 내린 답이 옳다는 고집을 부리다가 작은 손실로 끝날 문제를 전재산을 잃는 대가로 마무리 하곤 한다.

3. 인간은 비이성적이다
개인은 추론하고 숙고하고 이성적으로 계획을 세우지만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군중심리'에 빠지게 되면 고립된 상태의 개인과는 전혀 다른 행동을 하게 된다. 인간은 경배하는 존재(Homo Adorans)다. 그래서 종교가 발달하고, 무언가를 의지하려 하고, 비이성적인 현상들을 21세기가 되어도 더욱 추종하게 되어 있다. 개인이 군중에 속하는 순간 그 사람은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서슴없이 하고, 충분한 근거가 나오고 있는데도 잘못된 가정을 고수하며 고집을 피우기 마련이다. 인간이 이성적으로 보이지만 생각보다 '감상적인 이유', '자존심 지키기'를 이유로 거기에 답을 끼워 맞추는 어리석은 짓들을 하곤 한다. 그래서 인간의 발달 심리가 주식 투자에도 중요하다. 자신의 어린 시절의 결핍을 메우기 위해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 '자신의 예측이 맞았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자존감을 향상시키기 위해'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 길을 고수하면 할수록 우리의 투자는 수렁으로 빠지게 된다. 간헐적으로 투자에 성공을 한다손 치더라도 그 성공이 개인화, 내면화가 되어 버리고 '강화'가 되기 때문에 추후에 반드시 큰 손실의 대가를 치르게 된다.
그래서 투자자는 한번은 큰 파산을 겪어봐야 하나 보다. 이는 인간이 발달심리적으로 결핍과 문제가 많은 경우가 더 빈번해서가 아닐까 싶다.
4. 소유냐 존재냐. 존재로 살아가라.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를 보면 인간은 소유로 살아가는 부류와 존재로 살아가는 부류로 나뉜다. '내가 무언가를 소유하는 것' 에 집착하며 살아가는 인생은 주식 투자를 할 때도 '나라는 소유물을 지키기 위해' 접근한다. 그러나 존재로 살아가는 이들은 주식 투자의 수익/손실과 나의 존재를 철저하게 구분한다. 그건 단지 돈에 불과하고, 물질에 불과하다. 소유 자체가 나의 정체성이나 나의 존재를 침범하지 않는다. 아무리 돈이 중요하고 수익이 중요해도 이를 내 존재에 귀속시키고 이를 개인화하거나 내면화하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 이 책 [로스]에서도 돈을 잃는 행위를 내 인생/존재의 loss 로 받아들이지 말아라고 강조한다. 이게 바로 범주의 오류이며, 이는 전혀 다른 종류의 리스크라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유, 물질'의 중요성이 너무 극대화되다 보니, 자신의 영혼, 자신의 존재도 팔아넘기는 비정한 사건들이 종종 일어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 투자를 성공적으로 하길 원한다면 우리는 우리가 소유하는 '사물/물질'과 우리의 정체성, 자아의 영역인 '존재'에 대한 구분을 확실하게 할 줄 알아야 한다.
이 책에서도 한발짝 떨어져서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감정을 이입하지 않는 '관조'의 중요성에 대한 대목이 나오는데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 이야기하는 '에포케'(epoche, 판단중지)의 자세가 투자를 할 때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모든 것에 답을 내리려 하지 마라. 이 책에서도 적절한 예시가 나온다. 유명한 지성인에게 까다로운 질문을 던져 봤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고민을 안 해봤네요. 저도 잘 모르겠네요" 라는 답을 그 지성인이 했다고 한다. 이런 자세가 필요하다. 모든 것에 나의 '사물화된 존재'를 걸고, '물질화된 나의 자존심'을 걸어서, 내 고집을 피우고, 내 결핍을 채우려는 개인화를 하지 말고 모르는 건 모른다고 이야기하고 생각을 더 해봐야 할 부분들을 남겨두는 거다. 이 '에포케' 개념을 철학자 후설이 '괄호치기'로 재해석해서 현상학적으로 해석했는데 우리도 때론 투자의 영역에서 '괄호치기'를 해 두고 이를 멀리서 관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번 [로스]라는 책은 심리학, 철학, 경영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통찰을 주고, 이를 투자에 바로 적용 가능하게 도와준 보기 드문 수작이다.
무조건 1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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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 시뮬라크르
생각하기를 그치지 않는 인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