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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젝이라는 독특한 사상가에 대한 인물 설명은 별도의 글로 올리고 있다.

(최근 우리 나라에서 잘 알려진 피터슨 교수와 지젝의 토론 영상이 화제가 되었다. 지젝의 놀라움이 다시 한번 드러나는 영상이었다는 평들이 많았다. 필자는 시간 관계상 조금밖에 못 봤지만 이러한 빅매치는 이야기만 들어도 가슴이 뛴다.)

 

이 책에서 좋은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었는데, 상당히 잘 읽히고 그에 대한 해석도 좋다.

 

짧게나마 이 책의 내용을 빌려서 그를 표현해 본다면 다음과 같은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지젝이 걸어온 삶의 모든 국면 속에서 우리는 하나의 테마가 반복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는 어릴 적에 자기 나라의 지배적인 시 문화보다 헐리우드 영화를 더 좋아했다.

 

학생일 때에도 공산주의 공식적인 사고방식 대신 프랑스 철학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그에 대한 글을 썼다.

 

본격적인 학자의 길에 들어선 뒤에는 정통 라캉학파에 집착하지 않고 다른 철학자들과의 관계 속에서 라캉을 해석하고자 했다.

 

철학자로서 지젝은 관습적으로 다뤄온 주제보다는 대중문화를 통해 사고했다.

 

다시 말해, 지젝의 지적여정은 그가 속한 공식 문화와 거리를 두거나 이질적인 특징을 보여왔다.

 

그는 항상 지배적인 정설 내부의 불투명한 지점이었으며, 그가 놓인 사회적, 철학적 관습에 온전히 통합되지 않는 '얼룩'이었다."

 

참으로 멋진 표현이다. 지젝이라는 사상가는 이러하다.

 

그에게 영향을 미친 사상가는 헤겔, 마르크스, 라캉이다.

 

철학에서는 헤겔, 정치학에서는 마르크스, 정신분석학에서는 라캉의 빚을 지고 있는 것이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헤겔의 철학을 통해 지젝은 사유 방법에 일정한 형태를 부여하는 법을 배우고, 마르크스의 이론을 통해 이론의 차원을 넘어선 실천적 동기와 근거를 제공 받고, 라캉의 정신분석학을 통해 지젝은 분석 용어와 개념적 틀을 제공 받았다.

 

지젝은 스스로를 마르크스주의자라고 선언하는데, 헤겔의 변증법은 이데올로기 비판에 필요한 분석적 도구를 제공했다면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비판은 그런 분석과 비판의 이유를 설명해 준 격이 된다.

 

그 다음 라캉 이론이 필요했던 이유는 마르크스주의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방법, 즉 이데올로기 해석 이론으로서의 필요 때문이었다.

 

이데올로기를 해석하는 적합한 이론 없이는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상부구조가 토대의 지속성을 보증하는지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은 마르크스주의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었는데, 지젝이 이해하기로는 이데올로기란 개인들이 사회와의 관계를 이해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그는 라캉의 이론에서 실마리를 찾는다.

 

(즉 이데올로기는 개인들의 본능적이고 심리적인 과정 속에서 작동하므로 이런 과정에 대한 이론을 발견하는 게 관건인데 지젝은 라캉 이론에서 이 부분을 발견한 것이다.)

-> 여러 철학,심리학자들의 이론을 적절하게 융합해서 독창적인 길을 내는 그의 능력은 탁월한 것 같다.

 

라캉의 저서가 너무 난해하기 짝이 없어 이해하기가 어려운데 지젝이 라캉의 이론을 잘 설명해주고, 적용해 줌으로써 오히려 라캉 이해에도 도움을 많이 줬다. (고맙기 짝이 없다)

 

라캉, 지젝

 

라캉 이전의 정신분석학은 보통 신경증 환자들을 치료하는 방법론과 심적 과정에 대한 이론들을 포함하는 지적 영역으로 협소하게 이해되었다면 라캉을 거친 정신분석학은 이 영역을 넘어 정치학, 철학, 문학, 과학, 종교 등 모든 인간 존재의 활동 영역으로 그 분석적 야망을 확대시킨다.

(이러한 원대한 기획을 위해 라캉이 도입한 것이 상상계, 상징계, 실재계이다. 그래서 라캉은 철학, 사회의 틀로 해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프로이트와 다른 지점 중 하나다.)

 

이 책은 이해도 쉽고, 요약도 잘 되어 있어서 지젝과 라캉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소중한 해설서다.

 

각 챕터 뒤에는 요약도 되어 있어서 이해를 돕는다.

 

하지만, 쉽다 쉽다 하지만 철학서적이 지닌 기본적인 난해함은 분명히 있으니 너무 방심해선 안 된다.

 

이 책에서 소개된 지젝과 라캉 등은 따른 지면을 통해 글을 올리게 될 것이다.(언젠간...)

 

그의 사상은 단지 이론에 머물지 않고, 굉장히 실천적인 영역으로 뻗어 나가니 주목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

(최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통찰을 담은 그의 저서도 판매하고 있다. 어서 읽어봐야 겠다)

 

대중문화와 일상생활의 사례들을 통해 지젝의 저작이 고민하고 있는 핵심 이슈를 도출하는 저자의 능력도 상당한 책이다.

 

지젝 사상의 핵심 이슈를 화두로 던지며 글을 마무리하겠다.

 

[지젝 사상의 핵심 이슈들]

1. 주체란 무엇이며, 왜 그토록 중요한가?

2. 탈근대성에서 끔찍한 것은 무엇인가?

3. 현실과 이데올로기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가?

4. 남성과 여성의 관계는 무엇인가?

5. 왜 인종주의는 항상 환상인가?

 

하나 하나에 들어 있는 해석이 참신하고, 놀랍다. (물론 해결책으로 제시된 부분들 중에는 모호하고, 애매한 부분들도 공존한다)

 

잘 공부해서 다른 영역에 적용해 보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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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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