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SMALL

회피형 인간에게 대한 분석 등 인격장애를 연구할 때 '애착'은 매우 유용하며 오카다 다카시의 진가가 잘 드러난 책 중 하나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타인을 받아들이거나 거부하는 것을 좌우하는 시스템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이 애착이다.

 

애착은 아이와 양육자 사이를 연결하는 끈이다.

영국의 정신과 의사 존 볼비(John Bowlby, 1907~1990)가 발견했고, 미국의 심리학자 해리 할로(Harry Harlow, 1905~1981)가 그 이론을 입증했다.

 

그 후 많은 연구를 통해 애착은 어린아이의 성장과 발달에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성인이 되고 난 후의 대인 관계나 애정 생활, 스트레스 내성, 심신의 건강을 좌우한다는 것도 밝혀졌다.

 

애착은 인간뿐만 아니라 포유류, 특히 사회성이 높은 포유류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어린아이의 애착 대상에게 꼭 달라붙어 충분히 보살핌을 받고 관계를 맺음으로써 기본적인 심리적 안정감과 사회성의 토대를 얻는다. 안정된 애착 관계를 형성하려면 시간적 한계점인 한 살 중반까지 특정한 양육자와 충분히 밀착하고 교감하며 깊은 관계를 구축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

 

애착 장애는 불행하게도 그런 기회를 충분히 얻지 못해 애착 형성이 불완전해짐으로써 생겨난다.

 

 

양육자가 아이에게 깊은 애정을 쏟는 것을 게을리하거나 편안함을 주는 존재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자주 바뀌는 것도 원인이다.

 

다 자란 이후의 애착 관계에 따라 어느 정도 보완할 수도 있지만 어린 시절 받은 상처가 크면 불안정한 애착 성향을 계속 가지고 있기 때문에 편안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애착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경우에도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친밀한 인간관계를 맺지 못한 채 고독한 생활을 즐기며, 사람과 사귀더라도 표면적인 관계에 머무르는 유형은 '회피형'이라고 부른다. 또 하나는 친밀한 인간관계에 지나치게 집착하며 다가가고 멀어지기를 반복하는 유형으로 '불안형'이나 '저항/양가형)'(그냥 양가형이라고 부를 때도 있다)이라고 부른다.

 

회피형 인간은 좀처럼 친밀한 관계를 갖지 못한다. 가령 가정을 꾸린다 해도 왠지 모르게 불성실한 태도를 취하고 만다. 배우자나 자식을 방치하기 쉽고 그러다 보니 서서히 원망과 분노를 사게 된다. 

 

-> 이게 상당히 무서운 포인트다.

 

하지만 회피형 인간 자신은 그 사실을 전혀 깨닫지 못한다. 회피형 인간이 더 이상 경제적 역할을 할 필요가 없어지면 가정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도 오랜 세월 쌓은 부덕의 소치라 할 수 있다.

 

반면에 불안형 인간은 자신이 버림받지나 않을까, 거부당하지나 않을까 하는 불안에 시달린다. 그래서 지나치게 상대의 애정이나 인정을 바란다.

 

불안형의 다른 이름인 양가형의 '양가(ambivalence)'란 상대방에게 과도하게 의존하는 한편, 상대방의 사소한 잘못에도 화를 내는 상반되는 경향이 공존하는 것을 가리킨다.

 

그 때문에 자신에게 버팀목이 되어주거나 이익을 가져다 주는 사람에게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전부 부정하는 말을 내뱉고 만다. 그러면 상대방도 넌더리가 나서 결국 관계가 끝나버리는 경우도 많다.

 

자신의 행동 때문에 평소 두려워하던 일이 현실이 되고 마는 것이다.

 

-> (경계성 인격 장애에서 이런 양상이 자주 나타납니다.)

 

강한 인내심을 가지고 지지해주는 상대를 만나지 못하는 이상 두 가지 유형 모두 안정된 행복을 손에 넣기는 힘들다.

 

또한 애착 장애인 사람은 스스로 충분한 보살핌과 사랑을 받고 자라지 못해서 자녀를 양육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상처가 깊은 사람은 자식을 갖는 걸 두려워하는 경우도 많다.

 

대인 관계나 양육 문제와 함께 애착 장애의 두드러진 특징이 하나 더 있는데 그것은 자기 자신에게 편안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들은 스스로에게 위화감이나 부정적인 감정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나는 어딘가 이상하다, 뭔가가 결핍되어 있다, 왠지 허전하다, 살아가는 의미를 모르겠다'는 존재 자체에 대한 의심을 마음 깊은 곳에 품고 있다.

 

그 때문에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다. 또한 예민하고 스트레스에 약하다. 언뜻 강인하거나 쿨하게 보이는 경우에도 사실은 몸이 스트레스를 느껴 맥없이 망가지기도 한다.

 

실제로 애착이 불안정한 사람은 우울증이나 심신증 등에 걸리기 쉬운 경향이 있다.

 

대체로 타인에게 혐오감이나 거부 반응을 보이며 괴로워하는 사람들은 불안정한 애착 성향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다만 애착이 안정된 사람이라도 특정 인물에게만큼은 강한 혐오감이나 거부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애착이 불안정한 사람이라도 특정 인물만큼은 다정하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 인간이 인간에게 보이는 혐오감과 거부 반응은 이처럼 애착 이론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사회 문화적인 부분도 많다.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오카다 다카시 저-

728x90
반응형
LIST

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
728x90
반응형
SMALL

 

아기는 삶을 귀찮아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개중에는 예외도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예외적인 아기들의 존재가 인간의 회피하는 자아가 어디에서 유래하는지 힌트를 주기 때문이다.

 

아기들 중에는 생존의 기력이 없는 것처럼 젖을 빨려고 하지 않고 걸음마를 시작하지도 않으며 주위에도 관심이 없고 그저 같은 행동을 무의미하게 반복하는 아기가 있다.

 

때로는 스스로에게 상처를 입히면서 병에도 저항력이 없어 쇠약해진 끝에 결국 생을 마감하는 아기도 있다. 건강하게 태어난 아기 중에도 이런 아기들이 있다.

 

 

생존의지를 잃어버린 아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조사한 소아의학자들은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엄마로부터 격리되거나 엄마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방치된 아기들에게 그런 경향이 훨씬 많았던 것이다.

 

아주 어릴 때 이른바 학대를 당하거나 방치된 아기일수록 생존이 귀찮다는 인식이 더 강했다.

 

이러한 상태를 의학자들은 '반응성 애착장애'라 불렀는데, 그 증상은 주변에 대한 무관심이나 현저히 더딘 성장과 발달로 나타났다.

 

심각한 경우에는 중증의 자폐 증상을 보였으며, 가벼운 경우에도 다른 사람과의 정서적 교류를 기피하거나 혹은 경계심 없이 누구에게나 다가가고, ADHD 성향이나 충동성향이 두드러지는 정서불안 경향을 보였다.

 

 

또 그다지 심각하지 않더라도, 양육자와의 애착에 문제가 있는 아이가 전체의 30~40퍼센트에 이른다는 사실이 최근 새롭게 밝혀졌다.

 

학대나 방치를 당하지 않았지만 문제가 있는 양육이 행해졌거나, 엄마가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해 엄마와의 애착이 불안정한 사례가 많았다.

 

어릴 적 보살핌 부족이 만성적으로 지속되면 아이는 애정이 부족한 환경에 적응한 결과, 타인에 대해서도 차가운 태도를 보이며 다른 사람의 호의나 친절을 바라지 않는 성격으로 성장한다.

 

-[마지못해 혼자입니다] , 오카다 다카시 저-

 

728x90
반응형
LIST

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
728x90
반응형
SMALL

 

회피형 자아가 인생의 어느 시기부터 시작되었는지 안다면 개선의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다.

 

회피성향이 선천적인 것이라면 지극히 어릴 때부터 그런 특징이 나타나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회피형 젊은이의 엄마에게 그의 유아기에 대해 물으면, 젖을 빠는 힘이 약했다거나 그다지 울지 않는 아이였다는 답변이 더러 있지만, 오히려 신경질적으로 자주 울었다거나 재우는 데 애를 먹고 유아기에는 활발하고 건강했다는 답변이 자주 돌아온다.

 

개중에는 선천적으로 기력이 부족한 아이도 있지만, 초등학교 때까지는 활달하고 적극적이며 호기심이 왕성했던 아이가 커가면서 점점 무기력한 사람이 되어 가는 사례를 자주 목격할 수 있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는 아이를 엄마의 가슴에 올려놓으면 아직 손발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면서 젖을 찾으려고 고개를 움직이는데, 젖꼭지를 입에 물려주면 달려들 듯이 빨기 시작한다.

 

 

이는 갓 태어난 갓난아기도 생존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다.

 

엄마젖은 처음부터 충분한 양이 분출되지 않는다.

 

분유를 구할 수 없던 시절에는 젖을 먹는 것 외에 아기가 영양을 흡수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신생아는 아직 잘 나오지도 않는 젖을 필사적으로 빨면서 생존양식을 확보했다. 출산 초기에는 모유의 양이 부족해 아기가 기아상태에 빠지는 일도 있었다.

 

태어난 직후의 아기는 오히려 체중이 줄어드는 현상이 보통이었다. 아기가 젖을 빨기 시작하면 모유의 양도 불어나고 아기의 체중도 늘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금은 분유로 곧바로 영양을 채워주어 아기가 기아 상태와 싸우면서까지 필사적으로 젖을 빨아야 할 필요성은 사라졌다.

 

젖을 빠는 행동을 기피하면 살아남을 수 없던 시대의 아이들과, 곧장 분유로 어려움 없이 영양을 흡수하는 오늘날의 아이들은 생의 초기부터 다른 삶의 스탠스를 지니게 된다.

 

어쨌거나 분유든 모유든 성장에 필요한 양을 귀찮아하지 않고 제대로 섭취했기 때문에 누구나 성장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갓난아기가 조금씩 자라 맞이하는 인생의 다음 관문은 걸음마다. 대개의 아이들은 1살이 되면 걷기 시작한다. 빠른 아이는 10개월경부터, 늦은 아이는 14개월경부터 걷기 시작한다.

 

걸을 수 있으려면 잡고 서기 시작해 천천히 발을 떼야 하고, 마침내 용기를 내어 아무것도 잡지 않고 첫 발을 내딛어야 한다.

 

작은 몸집으로 무거운 머리를 지탱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몇 번이고 시도를 하면서 실패를 되풀이하다 기적의 순간을 맞이한다.

 

회피형 젊은이도 어릴 적 그 관문을 틀림없이 거쳤다.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여 걷는 기술을 몸에 익힌 것이다. 넘어지는 게 무서운 사람도 어릴 적에는 그렇게 몇 번이고 넘어지면서 울고 다시 일어나 반복한 결과 이제는 당연하듯이 걷고 있다. 적어도 아기 때는 귀찮다거나 피하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10년, 15년이 흐르는 사이 귀찮다는 의식이 서서히 싹트기 시작했다. 도대체 어찌된 일일까.

 

-[마지못해 혼자입니다], 오카다 다카시 저 -

 

728x90
반응형
LIST

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
728x90
반응형
SMALL

 

홉스의 자연관과는 정반대되는 전제에서 출발하면서 결과적으로 인간이 가진 사악함의 기원을 해석한 사람이 스위스에서 태어난 사상가 장 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qu, 1712~1778)이다.

 

그는 [인간 불평등 기원론]에 자연 상태에서 인간은 서로에게 연민을 느끼는 평등한 존재라고 밝혔다.

 

그런데 소유와 경쟁 때문에 우열이 극명해지자 질투심과 불행감이 생겨나고, 그로 인해 분쟁과 약탈이 일어나 인간을 사악한 존재로 바꿨다고 설파한다.

 

인간이 사악해진 근본 원인으로 우열을 자각하는 데서 생긴 질투심을 꼽은 건 루소의 혜안이라 할 수 있다.

 

성서에서 처음 거론된 살인은 형 카인이 동생 아벨을 살해한 것이다. 형은 신의 총애를 받던 동생을 질투했다.

 

사랑받지 못한다는 불행감은 타인에 대한 연민을 잃게 만들고, 불신감과 증오를 불러일으킨다.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는 타인을 배척하려는 심리를 보여주는 가장 오래된 사례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비극은 인간이 평등을 추구하기 위해 벌인 일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자신도 똑같이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에 자신만 외면당하는 불행감을 맛보게 되면 혜택받은 사람에게 적대감이 생기는 것이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 1844~1900)는 인간의 마음속에 숨어 있는 질투심과 불행감에 주목했으며 그것을 '르상티망'(ressentiment)'이라고 불렀다.

 

그는 기독교 도덕 그자체가 타인의 행복을 질투하는 르상티망에 의한 것이라고 말하며, 우리는 선악을 초월한 피안의 세계에 서 있는 초인을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사상은 훗날 나치 세력이 권력의 도구로 잘 이용했다.

 

애당초 니체의 주장 자체에도, 변변찮은 삶을 살 수 밖에 없는 사랑받지 못한 고독한 인간의 르상티망이 내재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에서 -

 

 

 

728x90
반응형
LIST

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
728x90
반응형
SMALL

오카다 다카시가 이야기하는 '인간 알레르기'는 DSM 등의 정신 분류 체계에 들어 있진 않으나 실제로 나타날 수 있는 하나의 질환이라고 볼 수 있다. 불안 장애, 우울증, 다양한 인격 장애, 강박증, 기분 실조증 등에서 그런 모습들이 일부 관찰되는데 결국 요약하자면 '인간 자체에 대해 질려버린 상태'라고도 볼 수 있다.

 

이 상태는 명확한 사건들이 합쳐진 경우가 많다. 인간들에게 아낌 없이 나눠주고, 퍼주고, 착취 당하기만 하고 자신을 채워주는 사람은 극히 적을 때......거기다가 사회의 쓰디쓴 현실과 가족 내의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들이 겹쳐지면 세상과 인간에 대한 환멸이 커지고 일말의 기대감도 사라지게 되는 순간이 있다.

 

그럴 때 우리는 인간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싶어진다. 일종의 인간 알레르기라 볼 수 있다. 

(그들은 대인 관계를 거부한다....싫다......이유가 명확하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상처 받기 쉬운 성격, 공감 능력의 부족, 자신에 대한 집착, 극단적인 성향이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고 과도한 이물 반응인 인간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사회 부적응, 인간관계의 갈등, 가정불화, 육아 문제 등 고단한 삶의 배경 속에서 인간 알레르기가 탄생하는 것이다.

 

증상이 심하면 병명이 붙는 수준에까지 이르기도 한다. 그러나 치료를 받을 정도는 아니더라도 일상적으로 피곤함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또한 특정 상황에서 특정 인물에게만 강한 거부 반응을 보일 때도 많다.

 

안타깝게도 현대 정신의학은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에 따라 질환을 분류하는 방법(증상 진단)을 쓰고 있다. 그 때문에 증상마다 각기 다른 진단명이 내려져 증상의 진짜 원인이 무엇인지는 알기 어렵다.

 

예를 들어 콧물과 재채기가 계속 나오고 눈이 가렵고 충혈되며 밤에도 잠을 못 자고 온몸이 나른하며 쉽게 피곤해져 의욕도 생기지 않는 상태에 빠져 있다고 하자.

 

증상 하나하나에 제각기 병명을 붙이면 비염, 결막염, 불면증이다.

 

여기에 전신피로, 의욕 저하 등의 전신 증상으로 이름 붙일 수도 있고, 감기 같은 바이러스 감염증, 우울증 따위의 병명까지도 추가할 수 있다.

 

그러나 알레르기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을 가진 현대인이라면 딱 감이 올 것이다. 바로 꽃가루 알레르기가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것을 말이다. 이것을 아는 순간 비로소 모든 증상을 설명할 수 있는 병인 진단이 가능해진다.

 

마찬가지로 인간 알레르기의 증상도 불안이 강하면 불안장애, 의욕이 떨어지거나 쉽게 피로해지고 기분이 침울해지면 우울증, 잠을 잘 수가 없으면 수면 장애와 같은 병명을 붙인다.

 

그리고 각 증상에 대한 약을 처방한다.

 

결국 무엇이 원인이고 무슨 일이 생겼는가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 그대로다.

 

하지만 이 모든 증상이 인간 알레르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라면 인간 알레르기라는 하나의 병인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인간 알레르기와 관련된 증상은 현대 정신의학에서 어떤 병명으로 명명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자.

 

 

[1] 사회 불안 장애

과거에는 대인 공포증이나 대인 긴장증이라고 부르던 것들이 대부분 여기에 해당된다. 사람이 많은 곳에 가거나 사람들 앞에 나서서 이야기하는 것에 강한 불안을 느낀다.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많이 보고, 누군가를 정면으로 보는 게 두려워 시선을 잘 맞추지 못한다. 이런 증상의 뿌리에는 인간에 대한 과도한 공포감이 자리잡고 있으며 인간 알레르기가 잠재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2] 적응 장애

학교나 회사 등 환경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스트레스 때문에 우울증이나 불안이 심해지는 상태를 말한다.

 

이 진단에는 환경에서 받는 스트레스나 환경과 본인 사이의 불협화음이 원인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병인을 언급한 진단이라 할 수 있다. 인간 알레르기가 있으면 인간관계에서 필요 이상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적응 장애를 일으키기 쉽다.

 

 

[3] 인격 장애

행동과 감정, 인지의 편향으로 생활뿐만 아니라 대인 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는 상태를 말한다. 앞에서 말했듯이 인간 알레르기의 특징으로도 행동, 감정, 인지 면에서 특유의 편향성이 있으므로 수많은 종류의 인격 장애에는 인간 알레르기가 내재되어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

 

타인과 교류하는 데 기쁨이나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고독을 좋아하는 분열성 인격 장애, 상처 받지 않기 위해서 친밀한 관계를 거부하는 회피성 인격 장애, 가까운 사람조차 믿지 못하고 시기심이 강한 망상성 인격 장애, 자기 부정이 심하고 자신은 어차피 버림 받을 거라는 잘못된 확신에 빠져 상대에게 매달리거나 공격하는 경계성 인격 장애, 이와 반대로 지나친 과시욕에 사로잡혀 타인을 깔보는 자기애성 인격 장애, 이런 모든 인격 장애의 공통점은 인간 알레르기이다.

 

-> 이 부분은 좀 의견이 다르긴 한데..........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구나.'

 

[4] 기분 변조증

늘 부정적인 감정과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불만이나 신체 이상을 호소한다. 가벼운 우울증이 1년 반 이상을 차지하는 유형이다.......인간 알레르기가 일반화된 사람들에게서 자주 발견할 수 있는 증상이다.

 

 

[5] 강박성 장애

특히 불결 공포에 시달리는 유형은 타인이 만졌을 법한 문손잡이나 난간을 잡는 데 강한 저항감을 느낀다. 의자나 좌변기에 앉는 것도 더럽다고 생각해 외출했다가 돌아오면 옷을 전부 갈아입지 않고는 못 배긴다.

 

 

타인을 불결하다고 생각해 과도하리만치 거부하고 제거하려는 병리 현상은 인간 알레르기와 관련이 깊다. 실제로 이 경우, 결벽증과 함께 대인 긴장 증상이 심해서 타인과 편하게 어울리지 못하는 것이 보통이다.

 

[6] 신체 추형 장애

자신의 얼굴이나 몸이 추하다고 믿는 것으로, 마음속의 자기 모습이 부정적으로 왜곡되어 있다. 시선 공포나 대인 공포가 공존하는 경우도 많으며,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피하려 한다. 중심적인 병리 현상은 인간 알레르기인 경우가 많다.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에서 -

 

728x90
반응형
LIST

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
728x90
반응형
SMALL

회피성 인격장애, 그리고 이 책에서 소개하는 회피형 인간, 우리가 사회적으로 언급하는 히키 코모리(은둔형 외톨이)가

모두 동의어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상당 부분 겹치는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DSM 정신의학에 정식 등록은 안되어 있지만 이 부분은 조만간 큰 사회적 문제가 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해 본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회피형 인간의 최대 특징은 타인과의 친밀한 관계를 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회피형 인간은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상대방이 친밀함이나 호의를 보여도 무뚝뚝한 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기본적인 성향이 타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혼자 뭔가 하는 것을 좋아한다.

 

 

타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에 전혀 흥미가 없는 것은 아니며 마음만 먹으면 잘 지낼 수도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고통과 노력이 동반되기 때문이다.

 

부분적인 회피형 인간도 상처받거나 거부당하는 것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타인과 친해지거나 자신의 존재가 드러나면 그에 따른 책임을 최대한 피하려고 한다.

 

그러나 회피형 인간처럼 불안해 하고 소극적으로 반응하지는 않는다.

 

 

이들 중에는 언뜻 보면 자신감이 충만하고 오만한 사람, 혹은 냉혹하고 태연스럽게 타인의 공을 착취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겉모습은 정반대일지라도 친밀한 관계나 지속적인 관계를 피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즉 회피형 인간의 본질은 불안감이 강하다거나 소극적이다거나 하는 데 있지 않다.

 

 

친밀한 신뢰 관계와 그에 따른 지속적인 책임을 피하는 것. 이것이 핵심적인 특징이다.

 

친밀한 신뢰 관계란 지속적인 책임과 결부되어 있다. 회피형 인간은 그것을 성가시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도 결혼과 자녀 양육이 충분히 가능한데, 그것들을 성가신 짐으로 여기기 때문에 꼭 결혼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며 아이를 갖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 (이 부분은 오카다 다카시와 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 '책임', '회피'가 그들에게 중요 이슈이지만, 어린 시절부터

역기능적 가정에서 태어나서 과도한 '정서적 보호자 역할, 과도한 책임 부여'가 된 집안에서 자라난 아이의 경우에 이후에 책임감을 적극적으로 타인에게 부여할 에너지가 남아있질 않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결혼이나 자녀 양육을 피하는 경우도 있다. / 또는 결혼 이후 부부 관계에서 반대 측의 과도한 애착 결핍으로 인해 이 부분을 채워 주다가 에너지가 소진되는 경우도 있다. 좀 더 섬세하게 접근해도 좋을 것 같다.)

 

뭔가를 지속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것을 의식한 순간 사랑의 열정조차 차갑게 식어버리기도 한다. 이 유형의 또 다른 특징인 감정을 억제하는 성향도 친밀한 관계나 지속적인 책임을 피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친밀함은 정서적인 것으로만 성립되기 때문이다. 정서적으로 교감하는 것이야말로 애착이며 진정한 친밀함인 것이다.

 

하지만 정서적인 애착 관계에는 지속적인 책임감이 필요하다.

 

그러다 보니 책임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을 때는 애착이 족쇄가 되고 만다.

 

그러니 책임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최대한 친밀한 관계를 만들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회피형 인간의 사회 적응 전략은 친밀함을 피함으로써 정서적인 속박이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에서 -

 

728x90
반응형
LIST

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