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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음)


전학 간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게 된 주인공 아유무. 전학 첫 날 가장 살갑게 친구가 되어 줬으나 한 순간에 돌변해 버린 마나미. 남녀 공학 학교에서 벌어지는 왕따 현상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일본 드라마다.

 

피해자들의 두려움과 고립된 상태를 잘 반영해 주는 드라마이며 캐릭터들의 개성도 훌륭하다.

 

드라마의 초반에 묘사되는 피해자가 겪는 고통스러운 상황들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가슴이 답답하고, 괴로워지게 만들 정도로 가해자들의 괴롭힘은 가혹하고 잔인하다.

 

일본 드라마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치밀하고 섬세한 감정 표현과 심리 묘사들은 보는 이들의 성향에 따라서 다소 과하게 느껴지거나, 오글거리는 부분도 있으나 이러한 정서가 잘 맞는 이들에게는 깊은 감정 이입에 도움을 주는 플러스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이 드라마의 백미는 끔찍한 괴롭힘을 당하던 아유무에게 든든한 동료들이 생기는 스토리 전개다. 더 나아가 한명의 '정의'가 다수의 '정의'가 되기 시작하면서 '정의'가 힘을 얻기 시작하고, 결국 '거짓된 가해자'들은 자신들의 '엉성한 결속력의 한계'를 드러내고, 와해되어 가는 지점이 이 드라마의 카타르시스가 폭발하는 지점이다. 가장 통쾌한 순간이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 의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결국 '가해자'는 또 다른 '피해자'가 되고,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왕따 현상이 반복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 순간, 드라마의 여주인공처럼 우리도 선택을 해야 한다.

 

"그녀를 용서할 것인가?"

 

간단해 보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실존적이며 철학적인 질문이 우리 앞에 놓이게 된다.

 

그리고 주인공인 아유무는 '멋진 선택'(내 기준에서는)을 하게 되는데...


마음 같아서는 자신을 끔찍하게 괴롭히던 마나미를 끔찍하게 괴롭혀 주고, 통쾌한 복수를 해주길 기대했으나, 아유무는 가해자 보다는 '왕따' 현상이라는 괴물 그 자체와의 싸움을 선포한다.

 

우리가 싸워내야 할 보이지 않는 '괴물'을 명확하게 인식한 것이다. 마치 게임을 할 때 마지막 보스인 줄 알고 괴물을 격퇴했으나 사실은 히든 보스가 남아 있어서 더욱 맹렬한 공격을 해오는 것처럼 '왕따'현상은 개별적 인간을 각개격파하는 것만으로 해결될 것 같지 않다.

 

 

 

 

이 뚜렷한 주제 의식이 이 드라마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화려한 복수를 꿈꾸던 이들에겐 아쉬운 반전일 수 있으나, 이 드라마의 전형적이고 정석적인 주제 의식이 바로 이 드라마를 봐야 할 가치를 높여 주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왕따 현상' 에 대해 우리 모두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도 가해자, 방관자 들과 똑같은 수준으로 떨어져 버리지 않기 위해 최선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가진 자들의 횡포, 학교 측의 무능함, 주변의 방관자, 가족 구성원의 문제 등 '왕따 현상'에 수반되는 여러가지 요소들이 적절하게 녹아져 있어 현실감을 더해주는 이 작품은 여러 모로 시사점이 많은 작품이 될 것이다.

 

 

 

주연 배우들의 연기도 좋고, 스토리도 흥미진진하기 때문에 오락적인 요소로도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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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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