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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목받고 있는 연구는 애착의 안정 여부에 따라 전전두엽 (전두엽 중에서 가장 앞쪽에 위치하는 영역)의 좌우 활동에 차이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 현상이 최초로 보고된 것은 1989년으로, 만 1세 유아의 뇌파를 조사한 결과 우전전두엽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아이가 좌전전두엽이 활발한 아이보다 어머니와 떨어졌을 때 심하게 울었다.

 

모자 분리 때의 격한 반응은 양가형(성인의 불안형에 해당) 아이의 특징이므로, 이 결과는 양가형 아이에게서는 우전전두엽 활동이 과잉경향을 보인다는 것이 된다.

 

그 후 많은 연구에 의해 이 발견은 검증되었고 사실로 밝혀졌다.

 

또한 불안정한 애착, 그 중에서도 애착불안이 강한 사람은 우전전두엽의 활동이 높았다. 

 

그에 비해 회피형인 아이나 성인은 좌전전두엽의 활동이 활발하다.

 

 

좌전전두엽은 이성적인 제어에 관여하므로 정서반응을 억제하려는 결과라고 해석된다.

 

좀 더 알기 쉽게 말하면 어머니와 떨어지는 슬픈 상황에서 애착불안이 강한 양가형 아이나 불안형 어른의 경우는 격하게 울며 따라가는 과잉 정서반응을 보인다. 그것은 우전전두엽의 과활동이라는 생리학적인 반응으로서 뇌파의 변화로 관찰할 수 있었다.

 

반면에 회피형인 아이나 어른은 슬픔과 울음 같은 정서반응을 억제하기 위해 이성 중추인 좌전전두엽의 활동이 활발해진다. 즉, 우전전두엽이 활발해지는 것은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양가형이나 불안형인 사람은 스트레스, 특히 애착을 위협받는 스트레스에 감정적이 된다. 그에 비해 좌전전두엽 활동이 높은 사람은 감정을 억제함으로써 정서 혼란에 빠지는 것을 막는다.

 

그럼 안정형인 아이나 성인의 경우는 어떤 반응을 나타낼까. 사실 좌전전두엽과 우전전두엽의 활동에 현저한 치우침은 없지만 좌전전두엽의 활동이 약간 활발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정서적인 반응을 억제하지 않고, 그렇다고 해서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지도 않는, 어느 정도 슬픔과 고통은 느끼지만 이성의 힘으로 적당히 억제하는 균형감이 특징이다.

 

제삼자의 입장에서 보면 회피형인 사람이 가장 이성적이고 스트레스나 슬픔을 잘 이겨낸다고 생각될 것이다. 그러나 혈중 스트레스 호르몬 증가라는 생리학적 반응을 보면, 사실은 안정형보다 회피형이 더 스트레스를 받았다.

 

본인이 그것을 무시하고 아닌 척하는 것 뿐이다.

 

 

회피형인 사람에게 심신증(심리적인 원인으로 신체에 일어나는 병적인 증상)이나 공황장애가 많은 것은 남들에게 냉정하게 보여서 자신의 예민하다는 것을 필사적으로 안 들키려 하기 때문이다. 

 

그런 방어구조는 다음과 같은 실험으로 증명되었다.

 

건강한 어머니를 둔 아이와 우울증에 걸린 어머니를 둔 아이를 대상으로 어머니가 방에서 나가려고 문 쪽으로 갔을 때의 뇌파반응을 비교했다.

 

어머니가 건강한 아이는 우전전두엽의 활동이 활발해져서 정서반응이 높아진 반면, 우울증 어머니를 둔 아이는 좌전전두엽의 활동이 활발해졌다. 우울증 어머니를 둔 아이도 똑같이 슬프지만 그것을 씩씩하게 견뎌내려 하는 것이다.

 

9개월 된 젖먹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과잉행동과 슬픔, 화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격하게 보이는 아이일수록 우전전두엽의 활동이 항진하기 쉬웠다.

 

좌전전두엽에 의한 제어가 약하고, 그래서 감정이나 행동을 통제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 아이는 새로운 장소나 낯선 어른에게 가는 일에도 소극적이어서 어머니에게 달라붙어 있는 시간이 많았다.

 

다른 연구결과에서는 우전전두엽 활동의 항진은 나쁜 감정에 잘 빠지고 외부 세계나 타인을 두려워해서 안전기지가 되는 존재에 달라붙어 있으려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은 양가형과 불안형인 사람에게서 보이는, 의존과 공격(분노와 불만)이라는 양가적인 불균형이다.

 

-[예민함 내려놓기], 오카다 다카시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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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착불안과 함께 심리사회적 예민함을 높이는 요인이 되어 삶의 고달픔과 행복도를 좌우하는 것이 마음의 상처다.

 

사람은 트라우마를 겪고 나면 쉽게 상처받고 상처도 오래간다.

 

트라우마와 관련 있는 장면이나 인물, 사건에 민감해지는 것도 물론이다.

 

그 외의 무관한 것에도 민감해져서 사소한 말에 상처 입고, 일이 뜻대로 안 되면 침울해진다.

 

또 신경이 예민해지기 때문에 과각성 상태가 되어 잠을 깊게 못 자고 작은 소리나 기척에도 깬다.

 

또 하나 특징적인 증상으로, 상처받았던 장면이 갑자기 되살아나서 불쑥불쑥 머릿속에 침입한다.

 

이 증상을 플래시백(flashback) 또는 침입증상이라고 한다.

 

 

플래시백이 일어나면 전혀 다른 시공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듯이 불쾌했던 순간으로 돌아간다. 동시에 그 순간의 공포와 슬픔, 분노, 수치가 생생하게 되살아나서 심하게 좌절하기도 한다.

 

그런 장면을 반복해서 보는 경우도 있다. 악몽이 계속될 때는 트라우마가 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나마 꿈에 나온다는 것은 아직 건전한 상태라는 뜻이다. 꿈은 마음의 정화장치이기 때문이다. 완전히 정화되지 않아 악몽이 되는 것인데, 여러 번 악몽을 꿈으로써 그 아픔을 극복해보려는 것이다.

 

자신의 무의식도 싸우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여기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고로 남편을 잃은 한 여성은 10년이 지나도 TV 뉴스를 보지 못한다. 직접 관계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고 소식을 듣는 것이 무서워서 뉴스가 시작되면 허겁지겁 채널을 돌리거나 아예 꺼버린다. 한 젊은이는 겉보기엔 멀쩡한데도 구직 활동을 하지 못했다. 수년 전 한 회사의 면접에서 면접관으로부터 짓궃은 질문을 받아 마음에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이후 도저히 면접을 볼 수 없게 되었다. 트라우마를 치료하고 나서야 겨우 구직 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

 

학교에 가지 않는 아이들에게서는 종종 학교 공포증이라는, 학교에 대한 트라우마 증상을 볼 수 있다.

 

다른 면에서는 이상이 없는데 학교에 가려고만 하면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개선하기 위해서는 트라우마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다. 학교에 다닐 때는 힘들어했지만 사회에 나와 활기차게 일하는 예도 있다.

 

트라우마가 된 것에 얽매이지 말고 다른 가능성을 찾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수도 있다.

 

앞에서 열거한 과각성이나 신경의 예민함, 마음의 취약성에 더해 플래시백이나 회피 증상을 보이는 경우는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의심된다. 그러나 이 중 일부 증상만 보일 경우에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마음의 상처가 있다고 추측된다.

 

-[예민함 내려놓기], 오카다 다카시 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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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기에 받은 상처가 성인의 몸,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성인이 되어서 각종 염증 질환, 알레르기, 심장질환, 우울증, 공황장애, 두통 등으로 고생하는 모든 이들이 한번 쯤 참고해 봐야 할 내용이 아닌가 싶다. 우리 몸을 통전적으로 해석한 탁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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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사이의 만성적인 불화, 낮은 수준이지만 지속적인 굴욕이나 탓하고 수치 주기, 만성적인 놀림, 서로에 대해 은밀한 분노를 불태우던 부모의 조용한 이혼, 아동의 삶에서 아버지나 어머니가 너무 이르게 퇴장하는 것, 과하게 비판적이거나 불안정하거나 자기애적이거나 양극성장애가 있거나 알코올 등의 물질에 중독되어 있거나 우울증이 있는 부모 아래서 받는 감정적 상처, 신체적/ 정서적 학대 혹은 방임 - 너무나 많은 가정에서 일어난 일들이다.

 

게다가 아동기의 가족 외적인 스트레스 인자들 역시 성인기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차츰 드러나고 있다. 여기에는 생애 초기의 의료 관련 트라우마, 괴롭힘이나 신고식을 당하는 것, 폭력이 만연한 동네에서 사는 것이 포함된다.

 

개인이 겪는 역경의 세부 사항은 가정마다 동네마다 다르겠지만, 내용이야 어찌 되었든 발달 중인 뇌의 회백질에 동일한 유기화학적 변화를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는 점은 모두 같다.

 

펠리티가 평했듯, "유아기와 아동기 시절은 그저 흘러가 버리는 게 아니라, 젖은 시멘트에 남은 아이의 발자국처럼 평생을 간다."

 

혹은 시인 T.S 엘리엇이 [네 개의 사중주(Four Quartets]에서 읊었듯, "나의 시작 속에 나의 끝이 있다."

 

생애 초기의 트라우마와 후기의 질환 사이에 이렇듯 양의 상관관계, 즉 비례성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당연히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이 성인기 질환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다.

 

병이 생기는 데에는 생활 방식, 유전, 환경독소, 식단을 포함한 많은 이유가 있다.

 

우리가 성인기에 병을 얻는 것이 단지 우리가 아동기에 겪은 일 때문은 아니다. 

 

아동기의 트라우마와 역경이 성인기 질환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만으로 우리가 곧장 치유되는 것도 아니다.

 

펠리티와 앤다의 연구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우리가 지금 어떤 건강 문제에 직면해 있든 거기에 아동기의 경험이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인지하지 않으면 치유가 더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미국 전역의 연구실에서 신경과학자들은 한때 불가해한 것으로 여겨졌던 뇌와 신체의 연결 관계를 세밀히 들여다보고, 우리가 아주 어렸을 적이나 십대 시절에 받는 생애 초기의 스트레스가 정확히 어떻게 우리의 몸과 세포와 심지어 DNA 까지도 변화시켜 성인이 되었을 때 우리의 발목을 붙드는지를 생화학적 수준에서 하나하나 분석하고 있다.

 

-[멍든 아동기 평생 건강을 결정한다] , 도나 잭슨 나카자와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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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이 겪는 역경은 정도가 심하지 않더라도 깊은 수준의 생물 물리학적 변화를 일으켜 성인기에 만성적 건강 문제를 낳을 수 있다.

 

"연구 결과, 저희가 검토한 열 개 유형의 역경은 거의 동일한 정도로 피해를 입힌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라고 펠리티는 말한다.

 

펠리티와 앤다가 17000명 이상의 응답을 분석한 결과,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 가운데 다른 유형에 비해 현저하게 더 큰 영향을 주는 유형은 없었다. 성적 학대처럼 사회적으로 특히 수치스러운 경험으로 여겨지기에 더욱 심각하다할 유형, 신체적 학대처럼 폭력성이 더 공공연히 드러나는 유형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홍미롭게도, 아버지나 어머니에 의한 반복적인 모욕이 다른 유형에 비해 약간 더 해로웠고, 성인기의 질환과 우울증의 가능성을 조금 더 높이는 상관관계가 있었다.

 

자녀를 폄하하고 창피를 주거나 알코올 중독 또는 우울증이 있는 아버지나 어머니와 함께 사는 것만으로도 자녀는 대단히 해로운 부정적 경험의 상처를 입고 뇌와 면역 기능이 영영 손상될 수 있다.

 

앤다에 의하면, ACE 검사가 밝혀내는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다른 연구자들도 이에 동의한다.

 

지난 여러 해 동안 과학자들은 ACE 연구에 포함되지 않은 유형의 아동기 스트레스 인자들을 검사할 방법을 찾고자 했다.

 

일례로 2014년에 케임브리지대학 연구자들은 14세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출생 시부터 11세 때까지 그 자녀가 - 혹은 가족 전체가 - 겪은 부정적인 생애사건(life event, 결혼, 이혼, 질병, 부상, 이직, 실직 따위를 포함하여 개인의 일상적 삶에 상당한 지장이나 변화, 재적응을 초래하는 사건과 경험. '생활 사건'이라고도 한다.)이나 어려웠던 일들을 뭐든 기억해 내어 말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때 연구자들은 부모 사이의 심한 언쟁이나 긴장 상태 같은 것뿐 아니라 단순히 가족 구성원 간에 애정이나 소통이 없다는 것도 포함하여 "가족 중심적" 문제들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이 아이들이 각기 17세, 18세, 19세일 때 찍은 뇌영상(brain imaging, '신경영상[neuroimaging]'이라고도 한다.)을 보면, 가정 내 애정 결핍이나 부모 간 불화처럼 아주 흔하지만 비교적 만성적인 형태의 가족 역기능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발달 중인 뇌에 변화가 일어나 크기와 부피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아동기 외상 질문지(Childhood Trauma Questionnaire, CTQ)'는 12세 이상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아동기에 겪은 보다 미묘한 형태의 상처나 방임이 남긴, 보이진 않지만 좀체 사라지지 않는 영향을 검사하는 데 사용된다.

 

CTQ에서는 "가족 구성원이 내게 상처를 주는 모욕적인 말을 했다.', "가족 구성원이 내게 '멍청하다', '게으르다', '못생겼다'와 같은 말을 했다" 등의 정교한 진술의 사실 여부에 대해 '전혀 아니다, 거의 아니다, 가끔 그렇다, 자주 그렇다, 매우 자주 그렇다' 중의 하나로 답하도록 한다.

 

CTQ는 긍정적 진술에 부정적 대답을 할 수도 있게 되어 있다.

 

응답자는 "가족에게서 힘과 지지를 얻었다"와 같은 진술이 '거의 사실이 아니다' 라고 답하거나, "사랑받는다고 느꼈다"는 진술에 '가끔'만 사실이라고 답할 수 있다.

 

이렇듯 응답자로 하여금 아동기의 정서적 경험을 한결 섬세하게 그려내도록 하는 CTQ의 특성 덕분에 연구자들은 낮은 수준의 가정 내 애정 결핍이나 방임조차 어린 아동의 뇌에 손상을 입히고 훗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놀라운 과학적 상관관계를 밝혀낼 수 있었다.

 

-[8부]에 계속-

-[멍든 아동기 평생 건강을 결정한다] , 도나 잭슨 나카자와 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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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기, 청소년기에 받은 상처, 트라우마가 성인이 되어서 몸과 정신에 미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하다.

물론 그것만 가지고 성인기 건강을 설명할 순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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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모든 것의 이론'>

 

과학자들은 아동기 트라우마와 뇌 구조, 성인기 건강의 상관관계를 정신생물학 분야의 새로운 '모든 것의 이론'이라고 부른고 있다.

 

(정신생물학은 심리생물학, 행동신경과학이라고 한다. '모든 것의 이론[theory of everything]'은 자연계의 네 가지 힘인 전자기력, 강한 핵력, 약한 핵력, 중력을 하나로 통합하여 설명하는 -즉, 모든 물리적 현상과 관계들을 완벽하게 설명하는 - 가상의 이론을 가리킨다-)

 

수십 년에 한 번꼴로 획기적인 심리사회학적 '모든 것의 이론'이 등장하여, 우리가 지금 왜 이러한지, 그리고 어떡해서 이렇게 되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새 시나리오를 쓰도록 돕는다.

 

20세기 초에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은 우리의 깨어 있는 시간과 꿈의 대부분을 무의식이 지배한다고 주장했고, 자아 개념을 탄생시켰다.

 

융의 이론은 다른 여러 가지 외에도 개인의 성격이 내향성과 외향성 중 한쪽으로 기운다고 설파했고, 이를 바탕으로 훗날 캐서린 쿡 브리그스와 이저벨 브리그스 마이어스 모녀는 성격 유형 지표이자 검사 도구인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를 개발했다.

 

 

더 나중에 신경과학자들은 '0세에서 3세'가 뇌 시냅스9연접) 발달의 결정적 시기임을 밝혀냈고, 그 결과 헤드스타트(Head Start, 1965년 미국에서 시작된, 저소득층 가정의 미취학 아동에게 제공하는 교육, 건강, 영양 서비스) 프로그램과 유치원, 유아원 교육이 시작되었다.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에 대한 오늘날의 지식은 우리가 자신을 보는 방식에, 다시 말해 우리가 어떻게 지금처럼 되었고, 어째서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사랑하며, 어떡하면 아이를 더 잘 양육할 수 있고, 자신의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 어떻게 할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 연구는 신체적 고통과 정서적 고통이 모두 인간 면역계의 복잡한 작용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면역계는 우리 몸의 최고 운영통제 센터다.

 

그리고 아동기의 뇌에 일어나는 일들은 신체와 뇌와 정신, 이 모든 것을 관장하는 최고 운영체계에 어떤 프로그램이 설치될지를 결정한다. 그 프로그램은 평생을 간다.

 

이 새로운 '모든 것의 이론'을 통합하는 원리는 다음과 같다 : 정서적 이력은 신체의 생리에 새겨지며, 이 둘은 서로 손잡고 당신이 어떻게 살아가게 될지가 담긴 각본의 많은 부분을 쓴다.

 

다시 말하면, 당신이 생애 초기에 겪은 일들은 당신의 생명활동 즉 신체 생리의 대본을 쓰고, 당신의 신체 생리는 당신이 살게 될 인생의 대본을 쓴다.

 

(한마디로 어린 시절, 청소년기에 어떤 삶을 살았고 그것을 감정적으로 어떻게 받아들이며 데미지를 입었느냐에 의해 신체 건강도 영향을 크게 받고, 그로 인해 인생의 상당 부분이 판가름 난다는 무서운 이야기다......이건 사실 경험적으로 증명하기가 어렵지 않다.)

 

-[7부]에 계속-

-[멍든 아동기, 평생 건강을 결정한다] , 도나 잭슨 나카자와 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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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는 어떨까? (로라는 이 책의 이전에 나온 인물이다. 이 책에 나온 다양한 사례들은 상당히 도움이 많이 된다. 관련 분야에 관심이 많다면 꼭 읽어보면 좋읋 책이다. ACE 점수 체계도 책에 잘 소개되어 있다. 나중에 다른 지면을 통해 이에 대한 내용도 알릴 계획이다.)

 

로라의 ACE 점수는 4점이다.

 

ACE 연구의 기준에 따르면, 로라가 유년기에 겪은 다음과 같은 정서적 트라우마들이 그녀의 점수에 1점씩을 보탰다.

 

[1] 가정 내의 성인이 일상적으로 그녀를 폄하하고 창피를 주었다.

 

[2] 가족 구성원 가운데 누구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자주 느꼈다.

[3] 자신을 보호하거나 돌봐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자주 느꼈다.

 

[4] 부모님은 이혼했고, 아버지는 그녀의 인생에서 사라진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스무 살 적의 로라는 앞으로 멋진 인생이 펼쳐질 똑똑한 젊은 여성으로 보였다.

 

그녀가 "남들에게 보이지 않을 뿐, 항상 저 깊이 세포 수준에서 떨고 있다."는 사실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그녀가 40대 중반에 심장병 조기 발병으로 고통받게 되리라는 것 역시 아무도 알 수 없었을 테다.

 

사실 로라 자신도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과 성인기 건강의 관계에 대한 첨단적인 연구가 자신이 성인기에 겪은 질병을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한다는 사실에 놀라고 있다.

 

로라는 말한다.

 

"제 어린 시절이 고난으로 가득한 유년기였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지요. 부모의 싸움을 목격하거나, 부모가 이혼을 하거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어머니나 아버지가 퍼붓는 비난을 견뎌내야 했던 사람이 저뿐만이 아니잖아요.

 

저는 그럭저럭 버텼고, 집을 나왔고, 제 인생을 살기 시작했어요. 다들 그렇지 않나요?"

 

하지만 로라 역시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게 있다 .

 

"종종 제 문제가 뭘까 고민하곤 했어요.

 

고객과 대립하거나 남편과 오해가 있을 때 내가 몇 시간씩 불안과 공포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왜 나의 불안 센서는 항상 풀가동되고 있는 걸까?

 

왜 아직 마흔여섯 살밖에 안 됐는데 심장병 때문에 가슴에 제세동기까지 달고 있을까?"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 연구는 로라가 자기 인생의 이런 퍼즐을 맞출 수 있도록 돕는다.

 

존의 ACE 점수는 3점이다. (존도 앞에 나온 사례의 주인공이다.)

 

(이 책을 보시면 가슴 절절한 사연들, 우리 주변에서 제법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많은 역기능적 가정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이런 환경이 미치는 강력한 영향을 알아두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부모 중 한 사람, 아버지가 그를 자주 무시했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해치는 것을 목격했다.

 

아버지는 진단을 받지는 않았지만 행동건강(behavioral health)상의 장애를 겪고 있었음이 분명하다. 아마 자기애 성향이나 우울증이-혹은 둘 다-있었을지 모른다.

 

조지아의 ACE 점수 역시 3점이었다. 캣, 로라, 존, 조지아는 결코 특이한 경우가 아니다.

 

미국 성인 세 명 중 두 명이 유년기의 상처를 조용히 품은 채 어른이 되고, 그 상처가 자신들의 일상적 건강과 안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전혀 혹은 거의 모른 채 살아간다.

 

다섯 살이나 열다섯 살 때 일어난 일이 30년 뒤 당신을 병원에 입원시킬 수 있다. 그 일이 크게 보도된 사건이든, 유년기의 집 거실에서 은밀하게 일어나 다른 누구도 알지 못하는 일이든 마찬가지다.

 

-[6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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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기의 경험은 정말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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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이 손가락을 'V' 자로 벌리고 짙은 색의 보이시한 앞머리를 빗어 넘기자 연한 갈색 눈동자가 드러났다.

 

"제게 일어나고 있는 일을 이해할 단서가 생겼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꼈어요. 하지만 의사가 한 말을 곱씹을수록 비통해지기도 했습니다. 저는 자문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그때 그토록 많은 고통과 슬픔을 겪지 않았더라면, 지금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 하고요."

 

더 행복한 유년을 보냈다면 캣의 인생은 크게 달라졌을까?

 

어렸을 적 그런 투라우마를 겪지 않았더라면 되었을 수 있는 건강한 사람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그녀는 찾을 수 있을까?

 

캣은 하나의 지극히 중요한 질문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나의 망가지고 상처 입은 자아가 내가 인생에서 되고 싶은 사람을 누르고 이기지 못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로라, 존, 조지아가 겪은 역경의 이야기처럼 (앞에 나온 사례들), 캣의 이야기 역시 우리 안에서 수십 년 동안 조용한 시한폭탄처럼 째깍거리던 과거가 언제라도 우리의 세포들을 통해 메시지를 터뜨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설령 우리가 과거를 잊더라도 몸은 절대 잊지 않는다고.

 

캣의 ACE(아동기의 부정적 경험) 점수에 각기 1점씩 보탠 것은 가족 역기능의 여러 범주 중 그녀가 겪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1] 캣은 가족 구성원 중 누구도 자신을 사랑하거나, 자신을 중요하거나 특별한 사람으로 생각지 않으며,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 보살피지 않는다고 자주 느꼈다.

 

[2] 자신을 보호해 주거나 돌봐줄 사람이 없다고 자주 느꼈다.

[3] 어머니가 위협당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또한 당시에는 몰랐지만 어머니가 살해당하는것을 목격했다.

 

[4] 직계 가족이-아버지가- 교도소에 갔다.

 

캣의 ACE 점수에 마지막 1점을 더한 것은

 

[5] 부모님을 잃었다는 사실이다.

 

(ACE 항목은 추후 업로드 예정?)

 

다시 말해서, 캣의 ACE 점수는 5점으로 매우 높다.

 

그럼에도 스무 살이나 서른 살 적의 캣을 만난 사람들은 그녀의 아동기 트라우마가 훗날 그녀를 괴롭힐 여러 가지 건강상, 생활상의 장애들로 이어지리라는 걸 아마 알아차리지 못했을 것이다.

 

캣의 상사들은 그녀가 커리어를 쌓아나갈 기회를 스스로 제한함으로써 자신의 재능이 발휘되는 걸 방해했다고만 생각했을 것이다.

 

당시 캣의 친구들은 그녀를 과민하게 반응하고 남을 조종하려 드는 사람, 그리고 본인이 말했듯 "작은 오해에서조차 재빨리 자신을 피해자 자리에 놓고 남을 탓하는" 사람으로 묘사했을 수도 있다.

 

대부분의 의사들은 캣에게 암과 심장병의 가족력이 있는지 여부를 제외하고는 유년기에 대해 묻지 않았다. 기껏해야 가장 효과적이라는 최신 항우울제, 항불안제, 스테로이드, 또는 면역억제제를 처방하면서, 알약과 연고만으로 그녀의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곤 했다.

 

그러나 캣이 경험한 트라우마는 그녀의 면역계와 뇌의 회백질에 변화를 일으켰고, 그녀가 일생 동안 보일 스트레스 반응의 수준을 재설정했다. 그리하여 캣은 성인기에 몸의 염증과 자가면역질환에 아주 취약한 사람이 되었고, 이런 온갖 문제들은 그녀의 어머니가 사망한 바로 그 나이에 표면화하기 시작했다.

 

-[5부]에 계속-

-[멍든 아동기, 평생 건강을 결정한다.] , 도나 잭슨 나카자와 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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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은 말한다.

 

"저에게 그라운드 제로가 있다면 그것이었어요(여기서 'ground zero'는 자신이 최악의 상황에 처한 곳이라는 뜻이다.). 저는 서른네살의 석사 학위 보유자였는데 주차를 해주고 바텐더 일을 하고 있었죠. 

 

저는 걸어 다니는 슬픔이나 다름없었어요. 아무리 해도 저 자신을 진정시킬 수가 없었어요. 그때 제게는, 인생을 바꾸려고 아무리 노력해 봤자 인생은 제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어요. 세상은 살 만한 곳이라고 느낀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그즈음 캣이 아동기에 받은 독성의 정서적 스트레스가 신체에 표출되기 시작했다.

 

마치 수십 년 묵은 고통이 몸 표면으로 끓어오르는 것 같았다. 손, 다리, 배를 가리지 않고 피부에 온통 발진이 일어났다. 당시 찍은 사진을 보면, 벌어져서 진물이 나오는 붉은 헌데들이 캣의 몸 거의 전부를 뒤덮고 있다.

 

캣은 말한다.

 

"통증이 너무 심해서 잠을 잘 수 없었습니다. 몸을 뒤집을 수도 없었고요. 끊임없이 몸을 긁어댔죠. 하루가 끝날 무렵이면 진물 나고 벗겨진 헌데들에 옷이 착 달라붙었어요. 몸에 붙어버린 바지를 벗겨낼 때마다 무척 고통스러웠습니다."

 

캣을 처음 진료한 의사는 그녀에게 다량의 프레드니손(면역을 억제하는 항염증제)을 처방했다. 그러나 증상은 악화되었다. 캣은 말한다. "관절들이 커지고 부었습니다."

 

바텐더인 캣은 매일 자전거를 타고 출근했다. "하지만 자전거 페달을 한 발로만 밟아야 했어요. 반대쪽 다리는 무릎이 심하게 붓고 염증이 생겨서 아예 굽힐 수 없었거든요."

 

캣은 피부와 관절에 이토록 심한 염증을 유발시킨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고자 여러 의사를 찾아다녔다.

 

혈액검사 결과 백혈구 수치가 너무 낮은 걸로 보아 골수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 캣의 자가항체 수치는 이례적으로 높았다. 결합조직병-아마도 루푸스, 혹은 류마티스 관절염-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캣은 전통적인 요법에 더해 전체론적(holistic)인 해법도 찾아보고자 의사를 몇 사람 더 만나봤다.

(전체론적 의학에서는 병의 원인은 단일한 게 아니므로 신체의 일부분을 기계적으로 치료할 게 아니라 종합적, 전체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다양한 요법을 활용한다. 흔히 대체의학으로 분류되는데, 한의학은 전체론적이지만 대체의학은 아니다.).

 

그러던 중 한 의사가 가족과 생애 내력에 대해 묻더니 캣의 인생을 영영 바꿔놓을 질문을 던졌다.

 

"30년 전 당신이 받은 고도의 정서적 스트레스와 현재 당신을 괴롭히는 심한 신체적 염증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을지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라고 물은 것이다.

 

 

캣은 말한다.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녀가 성장기에 겪은 일을 감안하면, 성인이 된 지금 행복을 느끼기 어려운 이유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섯 살 적 있었던 일과 그로부터 30년 뒤 면역계의 붕괴 사이에" 생리학적 관계가 있으리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이어서 그 여의사는 캣이 완전히 간과한 놀라운 사실 하나를 지적했다.

 

"어머니가 35세의 나이에 살해당했다고 하셨죠."

 

캣의 차트를 유심히 살펴보던 의사가 캣의 생년월일을 언급했다.

 

"곧 생일이네요. 몇 주 뒤면 서른 다섯 살이 되는 거예요.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살해당한 그 나이에 가까워지고 있어요."

 

캣은 말한다.

 

"그건 제게 큰 깨달음의 순간이었어요. 그 전에는 제가 어릴 적 겪은 일과 신체적 붕괴 사이에 연결고리가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 어딘가에서는 의사의 말이 옳다는 걸 알겠더군요."

 

캣은 말한다.

 

"저는 꼭 저의 과거에서, 제 이야기에서, 제 고통으로부터 줄곧 달아나다가 다시 저 자신과 맞닥뜨린 것 같았어요."

 

그 모든 정서적 고통과 독성 스트레스가 캣의 정신과 마음에, 그리고 그녀의 몸에까지 큰 피해를 입혀왔던 것이다.

 

-[4부]에 계속-

-[몽든 아동기, 평생 건강을 결정한다] , 도나 잭슨 나카자와 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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