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SMALL
"훌륭한 국가는 우연과 행운이 아니라 지혜와 윤리적 결단의 산물이다. 국가가 훌륭해지려면 국정에 참여하는 시민이 훌륭해야 한다. 따라서 시민 각자가 어떻게 해야 스스로가 훌륭해질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국가'에 대해 고민하는 국민들이 많아졌을 것이다.

이 나라는 일제 강점기를 거쳐 동족 상잔의 아픔을 딛고 일어나 군부 독재의 그늘 속에서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룬 독특한 나라다.

지금 누리는 자유와 복지가 쉽게 얻어진 게 아니었고, 아직도 부조리하고, 부당한 문제들이 도처에 산재해 있는 부족한 국가이다.

 

 

그럼에도 우리 나라는 다른 나라에서 누리지 못하는 수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좋은 나라이기도 하다.

최순실/박근혜 국정 농단 사태를 기점으로 '국가'에 대해 재고를 하게 되면서 유시민 씨가 개정판을 내놓았다.

워낙 믿고 보는 글 솜씨를 지녔기에 책은 재미있고 잘 읽힌다.

1장에서는 토마스 홉스의 [리바이어던]을 소개하며 '국가주의 국가론', 우리 나라에 많이 존재하는 '이념형 보수-국가주의'에 대해 소개한다. 그리고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국가주의 국가론을 지지할 수 밖에 없었던 역사적/시대적 배경을 해설한다.

2장에서는 법치주의의 개념을 소개하면서 자유주의 국가론을 이끈 스미스, 루소, 밀 등에 대해 소개를 한다. 소위 '시장형 보수'의 탄생이다.

3장에서는 공산주의 혁명, 국가의 소멸, 정치적 냉소주의, 그리고 사회주의의 실패 등을 다룬다.

4장에서는 플라톤이 말한 '철인 정치', 맹자가 말한 '군자가 다스리는 세상' 등을 소개하며 '민주주의'의 의미를 고찰해 본다. 누가 나라를 다스려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가득 담긴 장이다.

5장에서는 '애국심'이라는 감정을 탐색하는데 애국심을 극도로 중요하게 여겼던 독일 관념론자 피히테와 애국심을 사악하다고 규정한 톨스토이 등을 소개한다.

6장에서는 칼 포퍼 등의 개념을 활용해서 '혁명'에 대한 지식이 소개되어 있다.

7장에서는 진보정치의 참된 의미에 대해서 다양한 학자들의 이론을 기반으로 탐색하고 있다.

8장에서는 라인홀트 니버의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에 나온 개념을 소개해 주면서 '정의'가 무엇인지, '시장'과 '정의'의 관계는 어떠한지, 국가가 지녀야 할 '도덕적 이상'은 무엇인지를 고민해 본다.

마지막 9장에서는 정치인이 따라야 할 도덕법에 대해 고민한다.


사실 워낙 다루는 범위가 넓다 보니, '국가' 한 가지를 논할 때에도 고찰해야 할 사안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또한 절대적인 기준을 세워 놓는 유일신론의 세상이 아니다 보니 각 이론가들의 주장들이 나름의 장/단점을 가지고 서로를 보완/상쇄 해주는 그림이 그려질 뿐이다.

이 책 속에는 유시민 씨의 깊은 내공과 자신의 생각이 잘 버무려져 있다. 그러한 주관성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분들도 있겠으나 그 부분이 이 책을 한층 더 재미있게 읽히게 해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유시민 작가의 치열한 고민이 담겨 있으며 그의 넓은 식견과 통찰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이 책을 완전히 동의하지 않을 수는 있다. 때론 비판적으로 읽어볼 필요도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그가 지향하는 세상이 자유를 지향하고, 정의롭고, 상식이 통용되는 느낌이 강하다 보니 큰 틀을 놓고 본다면 가슴 뜨겁게 읽을 수 있는 내용들이 많다. 

자신이 어떤 직업을 가지고,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든 간에 한 국가에 소속되어 있으며 한 나라의 영향 하에 있는 이상 이와 같은 분야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 해선 안 될 것이다.

 

끊임 없이 공부하고 연마해야 할 분야다.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든 그렇지 않든 정치 관련 이론가들의 사상을 공부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되니 한번쯤 읽어 보길 추천한다.


책이 재미있고 유익해서 상당한 몰입을 하게 될 것이다.

 

 

728x90
반응형
LIST

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
728x90
반응형
SMALL

인간의 역사는 여러 측면에서 볼 수 있다.

물질적 생활의 변화를 중심으로 살필 수도 있고 사람들의 사회적 관계 변화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다.

호모 사피엔스의 보편적 특성인 이성의 발현 과정을 줄기로 삼아 역사를 관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인간의 보편적 이성은 서로 다른 생각의 대립과 경쟁을 통해 자기를 실현한다.

역사는 서로 다른 사상과 아이디어들 사이의 살아남기 경쟁이 추동하는 이성의 자기 발현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

 

어떤 사상도 완전하지 않으며 삶의 기술적 조건과 환경은 계속 바뀌기 때문에 한 시기에 사람들의 의식을 지배했던 사상은 조만간 새로운 사상의 도전에 직면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시대의 교체는 언제나 사상과 이념의 교체를 동반한다.

정치철학과 국가이론도 예외가 아니다.

자유의 정신을 전제군주제의 가장 위험한 적으로 보았다는 점에서 마키아벨리는 옳았다.

 

 

<마키아벨리>

 

 

인간은 자유롭게 살고자 하는 욕망을 지닌 존재이다.

 

자유를 희구하는 생물학적/사회적 본능은 그것을 실현하는데 적합한 정치제도를 만드는 것으로 자기의 존재를 드러냈다.

전제군주제 국가를 철학적으로 정당화했던 국가주의 국가론이 입헌군주제나 공화제 국가를 꿈꾼 자유주의자들의 도전에 직면한 것은 자연스러운 사태였다.

이 사상적 도전을 현실의 승리로 전환하는 데 기여한 철학자와 정치가는 숱하게 많지만, 대표적으로 세 사람을 들 수 있다.

 

로크, 스미스,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 1806~1873)이다.

로크는 시민들의 동의로 성립하고 법에 따르는 통치를 주창했다.

 

스미스는 사회의 부를 증진한다는 목표 아래 국가가 시행한 자의적 간섭과 특권의 철폐를 제안했다. 밀은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어떤 경우에도 침해해서는 안 되는 기본권으로 내세웠다.

이들의 주장을 한마디로 줄이면 국가는 선을 행하려 하기보다 악을 저지르지 않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자유주의 국가론의 핵심이다.

오늘날 거의 모든 산업사회와 문명국가에서는 자유주의 국가론이 지배적 사상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과 법률도 '대부분' 자유주의 국가론에 입각해 만들어졌다.

 

여기서 '모두'가 아니라 '대부분'이라고 하는 것은 국가보안법 때문이다. 국가보안법은 전형적이고 대표적인 '국가주의 법률'이다.

자유주의 철학자들은 홉스의 제자라고 할 수 있다.

 

                             <토마스 홉스>

 

국가가 일종의 사회계약에 의해 탄생했으며 국가의 임무가 범죄와 무질서, 외부의 침략에서 사람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는 견해를 승인했다.

그러나 그들은 사회계약의 세부 내용 가운데 주권자가 누구이며 국가권력이 어떻게 정당성을 확보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홉스와는 크게 다른 주장을 내놓았다.

​국가에는 치안과 국방을 넘어서는 다른 책무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국가권력이 자기의 임무를 수행할 때 지켜야 할 규칙과 넘어서지 말아야 할 경계를 설정했다.

이 모든 것들이 합쳐진 결과, 자유주의 국가론은 거꾸로 선 국가주의 국가론이 되었다. 국가주의 국가론에서 개인은 국가의 부속물에 불과하다.

 

국가 그 자체가 가장 중요하며 개인은 국가에 종속된다.

 

그러나 자유주의 국가론에서는 거꾸로 국가가 개인을 위해 복무한다.

로크는 사회계약론을 받아들였지만 전제군주제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는 이랬다.

 

인간은 모두 자유롭고 평등하며 독립되어 있으므로 어느 누구도 자신의 뜻에 반해 다른 사람의 정치적인 권력에 복속할 수 없다.

인간이 자유를 포기하고 사회의 구속을 받는 것은 다른 사람과 결합하여 하나의 공동사회를 형성하는 데 동의할 때 뿐이다.

 

그리고 그 목적은 소유권을 지키고 외부의 침략을 막아 서로 안락하고 평화로운 삶을 영위하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홉스와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이 공동사회, 즉 국가를 누가 어떻게 통치하도록 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서 홉스와 생각이 달랐다.

로크는 사회계약을 어느 한 사람이나 추상적인 공동체가 아니라 사회의 다수파에게 권력을 주는 것으로 해석했다.

 

                          <존 로크>

 

최고 권력인 국가의 입법권을 장악한 사람은 즉흥적이고 임의적인 명령이 아니라 국민에게 공포되어 널리 알려지고 항구적으로 확립된 법률에 의거하여 통치해야 한다.

또 사람들 사이에 분쟁이 일어나면 공평하고 정직한 재판관들이 법률에 따라 판결해야 한다.

아울러 국가는 나라 안에서 법률의 집행을 위해서만 힘을 행사해야 하고, 밖으로는 외적의 침략에서 공동사회를 수호하기 위해 사용해야 한다. 국민의 평화와 안전, 공공의 복지 이외의 다른 목적을 위해 사용되지 못하도록 국가 권력을 제한해야 한다.

그가 국가의 목표에 새롭게 추가한 '공공의 복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나중에 스미스가 명확하게 제시했다.

-2부에 이어서-

 

728x90
반응형
LIST

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
728x90
반응형
SMALL

정치학자 박명림 교수는 대한민국의 기원을 한국전쟁으로 본다.

이런 시각은 홉스의 이론에 맞닿아 있다. 70년 전 우리는 지구적 차원의 이데올로기 전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해방정국의 혼란과 민족분​단을 겪었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민족 전체가 불구덩이에 던져지는 참혹한 내전을 치렀다.

국가를 대하는 국민의 의식에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가 남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무려 500만명이 죽고 사라지고 다쳤던 동족상잔의 이 전쟁을 우리는 '6.25 전쟁' 또는 '한국전쟁'이라고 한다. 그토록 짧은 기간에 이토록 좁은 영토에서 그처럼 많은 인명이 살상당한 전쟁은 세계사에서 흔치 않았다.

 

 


게다가 미군의 공습, 이념전쟁, 반전을 거듭한 전황 때문에 다른 어떤 전쟁보다도 민간인 살상이 많았다.


한국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휴전협정 이후 긴 세월이 흘렀고 전쟁을 직접 체험하지 않은 세대가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게 되었지만, 국민들이 일제강점에서 벗어난 이후 최대 사건으로 꼽는 것은 단연 '한국전쟁'이다.

'한국전쟁' 이전의 사건들은 크건 작건 모두 전쟁으로 흘러들어갔고, 그 이후 정치와 사회, 외교도 모두 이 전쟁의 테두리 안에 놓였다. 이것은 대한민국 뿐 아니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는 이론이며 북한은 그 정도가 더 심하다.

그 결과 북한은 사회주의국가나 독재국가라는 말보다 병영국가(garrison state)라는 표현이 더 적합한 나라가 되었다.

대한민국은 전쟁의 피바람을 마시면서 성장했다. 국가기구가 급속하게 팽창했고 반공주의가 위세를 떨치는 가운데,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안보 체제에 편입됨으로써 가까스로 국가의 안정을 확보했다.

 

10만 남짓하던 군대는 전쟁을 거치면서 60만이 넘는 대군으로 성장했고 경찰의 규모도 단기간에 5만 명을 넘겼다.

 

 

당시 대한민국의 사회적 발전 단계를 고려하면 지나친 규모였으며 이것이 전쟁 이후 정치의 틀을 결정했다.

1961년 군사 쿠데타와 뒤이은 30년간의 군부독재는 분단과 전쟁이 아니고는 그 유래를 설명하기 어렵다. 기나긴 자본주의 발전과 사회적 분화를 거치면서 상비군과 관료제가 발전하고 국가제도가 형성된 것이 아니라 길게는 8년, 짧게는 3년에 불과했던 전쟁을 통해 대한민국이라는 새로운 국가가 만들어졌다.

우리의 국가는 시민사회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오히려 시민사회의 도전을 파괴하면서 밖에서 주어진 다음 급팽창하는 형태로 구축되었다.

다시 말하지만 분단국가 대한민국의 발생사는 홉스의 국가론과 너무나 잘 어울린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대통령이 철학적으로는 홉스를, 통치기술로는 마키아벨리를 추종했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들은 사회 내부의 혼란을 방지하고 '북괴의 침략'을 막는 것을 국가의 절대적인 목표로 설정했고, 이를 위애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국민이 아니라 자기가 가장 잘 판단할 수 있다고 믿었다.

"지금은 반대하지만 해놓고 나면 좋아할 것"이라며 국민이 압도적으로 반대한 사업을 밀어붙였던 이명박 대통령의 말에도 이런 사고방식이 깔려 있었다.

북한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의 위협을 쉼 없이 강조하면서 국론통일을 요구한 박근혜 대통령의 태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 정치활동의 자유, 평등권과 노동권은 법질서와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며 통치권을 위협하는 요소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북한 공산집단의 침략 위협과 북괴의 지령을 받는 친북용공세력이 야기하는 내부적 혼란'에 대한 실제적인 또는 조작된 대중의 공포감을 이용하여 국가권력을 장악하고 유지했다.

-[국가란 무엇인가] 에서 -

 

728x90
반응형
LIST

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
728x90
반응형
SMALL

로크가 [시민정부론](An Essay concerning the true original, extent, and end of civil government)에서 펼친 국가이론은 모든 민주주의 국가에서 채택한 헌법의 기본원리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정치권력의 정당성은 다수 국민의 동의를 그 원천으로 하며, 국가권력을 장악한 사람들은 평화와 안전, 공공의 복지라는 국가목표를 이루기 위해 확립되고 공개된 법률에 따라 권력을 행사해야 한다.

헌법과 법률이 규정한 바를 벗어나 사적인 목적을 위해 자의적으로 권력을 행사해서는 안된다.

'주권재민'과 '법치주의', 이것 없이는 국가권력이 정당성을 획득할 수 없다.


일부 권력자들의 심각한 오용 때문에 대한민국에서 '법치주의'라는 말이 큰 오해를 받고 있다.

 

 

'법치주의'는 법률과 형벌로 국민을 다스리는 것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법률과 형벌로 국민을 다스리는 것은 권력 그 자체의 속성이기 때문에 어떤 주의도 필요하지 않다.

법치주의는 권력이 이러한 속성을 제멋대로 발휘하지 못하게, 권력자가 자의적으로 권력을 행사하지 못하게 하려고 만든 원칙이다.

법치주의는 통치받는 자가 아니라 통치하는 자를 구속한다. 권력자가 주관적으로 아무리 선한 의도를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헌법과 법률이 그에게 위임한 권한의 범위를 넘어서, 헌법과 법률이 정한 방법의 한계를 넘어서 그 의도를 실현하기 위한 권력행사를 하지는 말라는 것이다.

법치주의에서 일탈하면 권력은 정당성을 상실하며, 정당성이 없는 국가권력에 대해서는 복종할 의무가 없다.

 

국가주의 국가론이 인민의 안전과 평화를 보장하려는 적극적 이론인 반면, 자유주의 국가론은 국가가 악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소극적 이론이다.

 

 

자유주의 국가론은 국가주의 국가론과 대립함으로써 새로운 균형을 만들어내는 안티태제(antithese)였다.

 

로크의 사상은 영국과 유럽을 넘어 미국 헌법을 만든 소위 '건국의 아버지'들에게 철학적 기초를 제공했다.

우리나라는 미군정의 지배 또는 후견을 받는 가운데 헌법을 제정하고 정부를 수립했다.

그런 점에서 로크의 국가론은 대한민국 사회의 기본 질서를 세우는 데도 간접 영향을 주었다.

그래서 로크가 [시민정부론]에서 펼친 논리는 대한민국 헌법에서 그대로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시민정부론]은 [리바이어던]보다 약 40년 늦게 나왔다.

 

홉스와 마찬가지로 로크도 왕당파와 공화파의 권력투쟁으로 잦은 정변과 혼란이 벌어진 시기에 살았다.

 

그런데 그는 재산이 없었던 홉스와 달리 법률가의 아들로서 적지 않은 유산을 받은 덕에 옥스퍼드 크라이스트처치 칼리지를 마친 후 4년간 학생을 가르친 것 말고는 별다른 돈벌이를 하지 않았다.

 

정치인 친구와 인연이 있어서 외교관으로 잠깐 일한 시기도 있었지만, 실험과학과 약학 등 새로운 자연과학과 철학을 연구하는 데 인생의 대부분을 썼다.

 

지병인 천식 때문에 런던의 탁한 공기를 피해 프랑스에서 여러 해 지내기도 했던 로크는 뜻하지 않게 정변에 휘말려 네델란드로 도망쳐야 했고 영국 정부는 그를 반역자로 규정해 유럽 전역에 지명수배령을 내렸다.

[시민정부론]은 로크가 5년 넘게 망명생활을 한 끝에 영국으로 돌아온 직후 쓴 논문이었다.

홉스는 정치적 혼란 그 자체를 극복해야 할 악으로 보았지만, 로크는 항구적인 법률이 아니라 즉흥적이고 임의적인 명령으로 통치함으로써 혼란을 야기하는 권력의 행태가 더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했다.

뛰어난 지성을 지닌 철학자로서 거의 비슷한 시대를 살며 동일한 정치적 혼란을 경험했던 두 사람이 상반되는 국가론을 펼친 것이다.

-[국가란 무엇인가] 에서 -

728x90
반응형
LIST

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