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에 대해 고민하는 국민들이 많아졌을 것이다.
이 나라는 일제 강점기를 거쳐 동족 상잔의 아픔을 딛고 일어나 군부 독재의 그늘 속에서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룬 독특한 나라다.
지금 누리는 자유와 복지가 쉽게 얻어진 게 아니었고, 아직도 부조리하고, 부당한 문제들이 도처에 산재해 있는 부족한 국가이다.
그럼에도 우리 나라는 다른 나라에서 누리지 못하는 수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좋은 나라이기도 하다.
최순실/박근혜 국정 농단 사태를 기점으로 '국가'에 대해 재고를 하게 되면서 유시민 씨가 개정판을 내놓았다.
워낙 믿고 보는 글 솜씨를 지녔기에 책은 재미있고 잘 읽힌다.
1장에서는 토마스 홉스의 [리바이어던]을 소개하며 '국가주의 국가론', 우리 나라에 많이 존재하는 '이념형 보수-국가주의'에 대해 소개한다. 그리고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국가주의 국가론을 지지할 수 밖에 없었던 역사적/시대적 배경을 해설한다.
2장에서는 법치주의의 개념을 소개하면서 자유주의 국가론을 이끈 스미스, 루소, 밀 등에 대해 소개를 한다. 소위 '시장형 보수'의 탄생이다.
3장에서는 공산주의 혁명, 국가의 소멸, 정치적 냉소주의, 그리고 사회주의의 실패 등을 다룬다.
4장에서는 플라톤이 말한 '철인 정치', 맹자가 말한 '군자가 다스리는 세상' 등을 소개하며 '민주주의'의 의미를 고찰해 본다. 누가 나라를 다스려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가득 담긴 장이다.
5장에서는 '애국심'이라는 감정을 탐색하는데 애국심을 극도로 중요하게 여겼던 독일 관념론자 피히테와 애국심을 사악하다고 규정한 톨스토이 등을 소개한다.
6장에서는 칼 포퍼 등의 개념을 활용해서 '혁명'에 대한 지식이 소개되어 있다.
7장에서는 진보정치의 참된 의미에 대해서 다양한 학자들의 이론을 기반으로 탐색하고 있다.
8장에서는 라인홀트 니버의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에 나온 개념을 소개해 주면서 '정의'가 무엇인지, '시장'과 '정의'의 관계는 어떠한지, 국가가 지녀야 할 '도덕적 이상'은 무엇인지를 고민해 본다.
마지막 9장에서는 정치인이 따라야 할 도덕법에 대해 고민한다.
사실 워낙 다루는 범위가 넓다 보니, '국가' 한 가지를 논할 때에도 고찰해야 할 사안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또한 절대적인 기준을 세워 놓는 유일신론의 세상이 아니다 보니 각 이론가들의 주장들이 나름의 장/단점을 가지고 서로를 보완/상쇄 해주는 그림이 그려질 뿐이다.
이 책 속에는 유시민 씨의 깊은 내공과 자신의 생각이 잘 버무려져 있다. 그러한 주관성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분들도 있겠으나 그 부분이 이 책을 한층 더 재미있게 읽히게 해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유시민 작가의 치열한 고민이 담겨 있으며 그의 넓은 식견과 통찰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이 책을 완전히 동의하지 않을 수는 있다. 때론 비판적으로 읽어볼 필요도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그가 지향하는 세상이 자유를 지향하고, 정의롭고, 상식이 통용되는 느낌이 강하다 보니 큰 틀을 놓고 본다면 가슴 뜨겁게 읽을 수 있는 내용들이 많다.
자신이 어떤 직업을 가지고,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든 간에 한 국가에 소속되어 있으며 한 나라의 영향 하에 있는 이상 이와 같은 분야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 해선 안 될 것이다.
끊임 없이 공부하고 연마해야 할 분야다.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든 그렇지 않든 정치 관련 이론가들의 사상을 공부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되니 한번쯤 읽어 보길 추천한다.
책이 재미있고 유익해서 상당한 몰입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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