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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기에 받은 상처가 성인의 몸,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성인이 되어서 각종 염증 질환, 알레르기, 심장질환, 우울증, 공황장애, 두통 등으로 고생하는 모든 이들이 한번 쯤 참고해 봐야 할 내용이 아닌가 싶다. 우리 몸을 통전적으로 해석한 탁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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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사이의 만성적인 불화, 낮은 수준이지만 지속적인 굴욕이나 탓하고 수치 주기, 만성적인 놀림, 서로에 대해 은밀한 분노를 불태우던 부모의 조용한 이혼, 아동의 삶에서 아버지나 어머니가 너무 이르게 퇴장하는 것, 과하게 비판적이거나 불안정하거나 자기애적이거나 양극성장애가 있거나 알코올 등의 물질에 중독되어 있거나 우울증이 있는 부모 아래서 받는 감정적 상처, 신체적/ 정서적 학대 혹은 방임 - 너무나 많은 가정에서 일어난 일들이다.

 

게다가 아동기의 가족 외적인 스트레스 인자들 역시 성인기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차츰 드러나고 있다. 여기에는 생애 초기의 의료 관련 트라우마, 괴롭힘이나 신고식을 당하는 것, 폭력이 만연한 동네에서 사는 것이 포함된다.

 

개인이 겪는 역경의 세부 사항은 가정마다 동네마다 다르겠지만, 내용이야 어찌 되었든 발달 중인 뇌의 회백질에 동일한 유기화학적 변화를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는 점은 모두 같다.

 

펠리티가 평했듯, "유아기와 아동기 시절은 그저 흘러가 버리는 게 아니라, 젖은 시멘트에 남은 아이의 발자국처럼 평생을 간다."

 

혹은 시인 T.S 엘리엇이 [네 개의 사중주(Four Quartets]에서 읊었듯, "나의 시작 속에 나의 끝이 있다."

 

생애 초기의 트라우마와 후기의 질환 사이에 이렇듯 양의 상관관계, 즉 비례성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당연히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이 성인기 질환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다.

 

병이 생기는 데에는 생활 방식, 유전, 환경독소, 식단을 포함한 많은 이유가 있다.

 

우리가 성인기에 병을 얻는 것이 단지 우리가 아동기에 겪은 일 때문은 아니다. 

 

아동기의 트라우마와 역경이 성인기 질환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만으로 우리가 곧장 치유되는 것도 아니다.

 

펠리티와 앤다의 연구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우리가 지금 어떤 건강 문제에 직면해 있든 거기에 아동기의 경험이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인지하지 않으면 치유가 더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미국 전역의 연구실에서 신경과학자들은 한때 불가해한 것으로 여겨졌던 뇌와 신체의 연결 관계를 세밀히 들여다보고, 우리가 아주 어렸을 적이나 십대 시절에 받는 생애 초기의 스트레스가 정확히 어떻게 우리의 몸과 세포와 심지어 DNA 까지도 변화시켜 성인이 되었을 때 우리의 발목을 붙드는지를 생화학적 수준에서 하나하나 분석하고 있다.

 

-[멍든 아동기 평생 건강을 결정한다] , 도나 잭슨 나카자와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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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이 겪는 역경은 정도가 심하지 않더라도 깊은 수준의 생물 물리학적 변화를 일으켜 성인기에 만성적 건강 문제를 낳을 수 있다.

 

"연구 결과, 저희가 검토한 열 개 유형의 역경은 거의 동일한 정도로 피해를 입힌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라고 펠리티는 말한다.

 

펠리티와 앤다가 17000명 이상의 응답을 분석한 결과,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 가운데 다른 유형에 비해 현저하게 더 큰 영향을 주는 유형은 없었다. 성적 학대처럼 사회적으로 특히 수치스러운 경험으로 여겨지기에 더욱 심각하다할 유형, 신체적 학대처럼 폭력성이 더 공공연히 드러나는 유형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홍미롭게도, 아버지나 어머니에 의한 반복적인 모욕이 다른 유형에 비해 약간 더 해로웠고, 성인기의 질환과 우울증의 가능성을 조금 더 높이는 상관관계가 있었다.

 

자녀를 폄하하고 창피를 주거나 알코올 중독 또는 우울증이 있는 아버지나 어머니와 함께 사는 것만으로도 자녀는 대단히 해로운 부정적 경험의 상처를 입고 뇌와 면역 기능이 영영 손상될 수 있다.

 

앤다에 의하면, ACE 검사가 밝혀내는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다른 연구자들도 이에 동의한다.

 

지난 여러 해 동안 과학자들은 ACE 연구에 포함되지 않은 유형의 아동기 스트레스 인자들을 검사할 방법을 찾고자 했다.

 

일례로 2014년에 케임브리지대학 연구자들은 14세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출생 시부터 11세 때까지 그 자녀가 - 혹은 가족 전체가 - 겪은 부정적인 생애사건(life event, 결혼, 이혼, 질병, 부상, 이직, 실직 따위를 포함하여 개인의 일상적 삶에 상당한 지장이나 변화, 재적응을 초래하는 사건과 경험. '생활 사건'이라고도 한다.)이나 어려웠던 일들을 뭐든 기억해 내어 말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때 연구자들은 부모 사이의 심한 언쟁이나 긴장 상태 같은 것뿐 아니라 단순히 가족 구성원 간에 애정이나 소통이 없다는 것도 포함하여 "가족 중심적" 문제들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이 아이들이 각기 17세, 18세, 19세일 때 찍은 뇌영상(brain imaging, '신경영상[neuroimaging]'이라고도 한다.)을 보면, 가정 내 애정 결핍이나 부모 간 불화처럼 아주 흔하지만 비교적 만성적인 형태의 가족 역기능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발달 중인 뇌에 변화가 일어나 크기와 부피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아동기 외상 질문지(Childhood Trauma Questionnaire, CTQ)'는 12세 이상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아동기에 겪은 보다 미묘한 형태의 상처나 방임이 남긴, 보이진 않지만 좀체 사라지지 않는 영향을 검사하는 데 사용된다.

 

CTQ에서는 "가족 구성원이 내게 상처를 주는 모욕적인 말을 했다.', "가족 구성원이 내게 '멍청하다', '게으르다', '못생겼다'와 같은 말을 했다" 등의 정교한 진술의 사실 여부에 대해 '전혀 아니다, 거의 아니다, 가끔 그렇다, 자주 그렇다, 매우 자주 그렇다' 중의 하나로 답하도록 한다.

 

CTQ는 긍정적 진술에 부정적 대답을 할 수도 있게 되어 있다.

 

응답자는 "가족에게서 힘과 지지를 얻었다"와 같은 진술이 '거의 사실이 아니다' 라고 답하거나, "사랑받는다고 느꼈다"는 진술에 '가끔'만 사실이라고 답할 수 있다.

 

이렇듯 응답자로 하여금 아동기의 정서적 경험을 한결 섬세하게 그려내도록 하는 CTQ의 특성 덕분에 연구자들은 낮은 수준의 가정 내 애정 결핍이나 방임조차 어린 아동의 뇌에 손상을 입히고 훗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놀라운 과학적 상관관계를 밝혀낼 수 있었다.

 

-[8부]에 계속-

-[멍든 아동기 평생 건강을 결정한다] , 도나 잭슨 나카자와 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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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는 어떨까? (로라는 이 책의 이전에 나온 인물이다. 이 책에 나온 다양한 사례들은 상당히 도움이 많이 된다. 관련 분야에 관심이 많다면 꼭 읽어보면 좋읋 책이다. ACE 점수 체계도 책에 잘 소개되어 있다. 나중에 다른 지면을 통해 이에 대한 내용도 알릴 계획이다.)

 

로라의 ACE 점수는 4점이다.

 

ACE 연구의 기준에 따르면, 로라가 유년기에 겪은 다음과 같은 정서적 트라우마들이 그녀의 점수에 1점씩을 보탰다.

 

[1] 가정 내의 성인이 일상적으로 그녀를 폄하하고 창피를 주었다.

 

[2] 가족 구성원 가운데 누구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자주 느꼈다.

[3] 자신을 보호하거나 돌봐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자주 느꼈다.

 

[4] 부모님은 이혼했고, 아버지는 그녀의 인생에서 사라진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스무 살 적의 로라는 앞으로 멋진 인생이 펼쳐질 똑똑한 젊은 여성으로 보였다.

 

그녀가 "남들에게 보이지 않을 뿐, 항상 저 깊이 세포 수준에서 떨고 있다."는 사실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그녀가 40대 중반에 심장병 조기 발병으로 고통받게 되리라는 것 역시 아무도 알 수 없었을 테다.

 

사실 로라 자신도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과 성인기 건강의 관계에 대한 첨단적인 연구가 자신이 성인기에 겪은 질병을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한다는 사실에 놀라고 있다.

 

로라는 말한다.

 

"제 어린 시절이 고난으로 가득한 유년기였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지요. 부모의 싸움을 목격하거나, 부모가 이혼을 하거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어머니나 아버지가 퍼붓는 비난을 견뎌내야 했던 사람이 저뿐만이 아니잖아요.

 

저는 그럭저럭 버텼고, 집을 나왔고, 제 인생을 살기 시작했어요. 다들 그렇지 않나요?"

 

하지만 로라 역시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게 있다 .

 

"종종 제 문제가 뭘까 고민하곤 했어요.

 

고객과 대립하거나 남편과 오해가 있을 때 내가 몇 시간씩 불안과 공포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왜 나의 불안 센서는 항상 풀가동되고 있는 걸까?

 

왜 아직 마흔여섯 살밖에 안 됐는데 심장병 때문에 가슴에 제세동기까지 달고 있을까?"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 연구는 로라가 자기 인생의 이런 퍼즐을 맞출 수 있도록 돕는다.

 

존의 ACE 점수는 3점이다. (존도 앞에 나온 사례의 주인공이다.)

 

(이 책을 보시면 가슴 절절한 사연들, 우리 주변에서 제법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많은 역기능적 가정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이런 환경이 미치는 강력한 영향을 알아두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부모 중 한 사람, 아버지가 그를 자주 무시했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해치는 것을 목격했다.

 

아버지는 진단을 받지는 않았지만 행동건강(behavioral health)상의 장애를 겪고 있었음이 분명하다. 아마 자기애 성향이나 우울증이-혹은 둘 다-있었을지 모른다.

 

조지아의 ACE 점수 역시 3점이었다. 캣, 로라, 존, 조지아는 결코 특이한 경우가 아니다.

 

미국 성인 세 명 중 두 명이 유년기의 상처를 조용히 품은 채 어른이 되고, 그 상처가 자신들의 일상적 건강과 안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전혀 혹은 거의 모른 채 살아간다.

 

다섯 살이나 열다섯 살 때 일어난 일이 30년 뒤 당신을 병원에 입원시킬 수 있다. 그 일이 크게 보도된 사건이든, 유년기의 집 거실에서 은밀하게 일어나 다른 누구도 알지 못하는 일이든 마찬가지다.

 

-[6부]에 계속-

-[멍든 아동기, 평생 건강을 결정한다], 도나 잭슨 나카자와 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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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기의 경험은 정말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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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이 손가락을 'V' 자로 벌리고 짙은 색의 보이시한 앞머리를 빗어 넘기자 연한 갈색 눈동자가 드러났다.

 

"제게 일어나고 있는 일을 이해할 단서가 생겼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꼈어요. 하지만 의사가 한 말을 곱씹을수록 비통해지기도 했습니다. 저는 자문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그때 그토록 많은 고통과 슬픔을 겪지 않았더라면, 지금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 하고요."

 

더 행복한 유년을 보냈다면 캣의 인생은 크게 달라졌을까?

 

어렸을 적 그런 투라우마를 겪지 않았더라면 되었을 수 있는 건강한 사람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그녀는 찾을 수 있을까?

 

캣은 하나의 지극히 중요한 질문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나의 망가지고 상처 입은 자아가 내가 인생에서 되고 싶은 사람을 누르고 이기지 못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로라, 존, 조지아가 겪은 역경의 이야기처럼 (앞에 나온 사례들), 캣의 이야기 역시 우리 안에서 수십 년 동안 조용한 시한폭탄처럼 째깍거리던 과거가 언제라도 우리의 세포들을 통해 메시지를 터뜨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설령 우리가 과거를 잊더라도 몸은 절대 잊지 않는다고.

 

캣의 ACE(아동기의 부정적 경험) 점수에 각기 1점씩 보탠 것은 가족 역기능의 여러 범주 중 그녀가 겪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1] 캣은 가족 구성원 중 누구도 자신을 사랑하거나, 자신을 중요하거나 특별한 사람으로 생각지 않으며,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 보살피지 않는다고 자주 느꼈다.

 

[2] 자신을 보호해 주거나 돌봐줄 사람이 없다고 자주 느꼈다.

[3] 어머니가 위협당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또한 당시에는 몰랐지만 어머니가 살해당하는것을 목격했다.

 

[4] 직계 가족이-아버지가- 교도소에 갔다.

 

캣의 ACE 점수에 마지막 1점을 더한 것은

 

[5] 부모님을 잃었다는 사실이다.

 

(ACE 항목은 추후 업로드 예정?)

 

다시 말해서, 캣의 ACE 점수는 5점으로 매우 높다.

 

그럼에도 스무 살이나 서른 살 적의 캣을 만난 사람들은 그녀의 아동기 트라우마가 훗날 그녀를 괴롭힐 여러 가지 건강상, 생활상의 장애들로 이어지리라는 걸 아마 알아차리지 못했을 것이다.

 

캣의 상사들은 그녀가 커리어를 쌓아나갈 기회를 스스로 제한함으로써 자신의 재능이 발휘되는 걸 방해했다고만 생각했을 것이다.

 

당시 캣의 친구들은 그녀를 과민하게 반응하고 남을 조종하려 드는 사람, 그리고 본인이 말했듯 "작은 오해에서조차 재빨리 자신을 피해자 자리에 놓고 남을 탓하는" 사람으로 묘사했을 수도 있다.

 

대부분의 의사들은 캣에게 암과 심장병의 가족력이 있는지 여부를 제외하고는 유년기에 대해 묻지 않았다. 기껏해야 가장 효과적이라는 최신 항우울제, 항불안제, 스테로이드, 또는 면역억제제를 처방하면서, 알약과 연고만으로 그녀의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곤 했다.

 

그러나 캣이 경험한 트라우마는 그녀의 면역계와 뇌의 회백질에 변화를 일으켰고, 그녀가 일생 동안 보일 스트레스 반응의 수준을 재설정했다. 그리하여 캣은 성인기에 몸의 염증과 자가면역질환에 아주 취약한 사람이 되었고, 이런 온갖 문제들은 그녀의 어머니가 사망한 바로 그 나이에 표면화하기 시작했다.

 

-[5부]에 계속-

-[멍든 아동기, 평생 건강을 결정한다.] , 도나 잭슨 나카자와 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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