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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은 자존감과 인정, 정체감 등 자기 스스로 얻기 어려운 것들을 타인에게서 구한다.

 

무엇보다도 그들이 찾는 것은 자기 안에 블랙홀처럼 존재하는 공허감과 절망을 영원한 사랑과 동정심으로 채우면서 돌보아 줄 사람이다.

 

[경계인의 고백]

 

나는 친절해 보이는 사람이면 누구에게든 다가가곤 했다.

그들이 나를 돌봐주리라는 깊은 희망을 가지고 말이다.

그러다가 이 세상 누구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나를 사랑하고 돌봐줄 수는 없다는 사실을 (고통스럽게) 깨달았다.

 

마음 속의 나는 아직 어린아이였지만 겉모습은 성인이었기 때문이다.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지닌 강렬한 궁핍감은 그들이 맺는 모든 종류의 인간관계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비경계인 부모와 경계인 자녀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비경계인의 고백]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열여덟 살짜리 딸을 키우는 일은 휴일도 없이 날마다 24시간 일하는 직업을 갖고 있는 것과 같다.

 

딸은 늘 우울해하고, 그럴 때마다 위로가 필요하다. 일상적인 문제들의 해결책을 생각하는 데도 딸에게는 도움이 필요하다.

 

한밤중에 자기 살을 그어 피를 뚝뚝 흘리는 모습으로 울면서 내 침실로 오기도 한다.

 

나는 그 아이를 매우 사랑하지만 이런 일의 끝이 어디인지 모르겠고, 어떡해야 좋을지도 모르겠다.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딸 아이만을 위해 쓰다 보니 다른 자식들이 원망하기 시작한다.

 

_____________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관계를 잃는 일은 마치 팔다리 하나를 잃는 일, 심지어는 죽음과도 맞먹게 느껴질 수 있다.

 

동시에 그들은 자존감이 아주 앉아서, 아무도 자신과 함께하고 싶어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경계심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들은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에게 애정이 없으며 곧 자기를 떠나리라는 것을 밝혀줄 단서를 늘 찾는다.

 

그러한 두려움이 맞았음이 확인되는 듯하면 분노를 터뜨리거나,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흐느끼거나, 복수를 하려 들거나, 자해를 하거나, 바람을 피우거나, 그 밖의 파괴적인 행동을 하는 등의 반응을 보인다.

 

이는 경계성 성격장애의 핵심적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경계성 성격장애로 고통받는 사람은 다른 사람과 가까워지고 친밀해지기를 무엇보다도 절실히 원한다.

 

하지만 그런 목적을 이루기 위해 그들이 하는 행동은 오히려 다른 사람들을 멀어지게 만든다.

 

이런 상황은 그를 상대하는 비경계인인 당신에게도 무척이나 고통스러울 것이다.

 

그러니 이 장애를 지닌 사람에게는 어떨지 상상해 보라.

 

당신은 잠시 휴식을 취하거나 벗어나 있을 수 있다. 재미있게 놀고, 파티에 가고, 책을 읽고, 해변에서 긴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경계인은 하루 24시간 내내 자신의 공포, 걱정과 함께 있어야 한다.

 

많은 경계인이 과대 이상화와 폄하의 양극단을 오락가락하는데, 이를 '분열(splitting)'이라고 부른다.

 

경계인들은 다른 사람들을 사악한 마녀 아니면 착한 요정으로, 성자 아니면 악마로 인식한다.

 

당신이 그들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듯하면 당신을 최고의 영웅이라고 부를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실망시켰다고 보면 한 순간에 당신은 못된 악당이 되고 만다.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은 타인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함께 보는 것이 매우 힘들기 때문에, 어떤 사람에 대한 그의 평가는 종종 상대와의 마지막 만남에 근거하게 된다.

 

코미디 쇼인 '새터데이 나잇 라이브'에 나오는 '미스터 단기기억'처럼 말이다.

 

미스터 단기기억에게는 모든 순간이 새롭다.

 

점심 시간이 되면 그는 같이 밥을 먹는 사람에게 계속해서 자신을 소개하고, 음식을 주문하고 또 주문한다.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의 감정적 기억도 그와 비슷한 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제롤드 크라이스먼은 분열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보통 사람은 양면가치를 지니고 있고, 두 가지 모순되는 상태를 한번에 경험할 수 있다.

이에 비해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은 두 상태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한쪽에 있을 때는 다른 쪽의 감정 상태를 전혀 의식하지 못한다.

 

정서적인 측면에서 보면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은 마치 어린아이와 같아서 인간의 모순성이나 애매모호함을 용인하지 못한다.

 

그는 어떤 사람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조화시켜 일정하고 통일성 있게 이해할 수가 없다.

특정한 순간에 좋거나 나쁜 사람일 뿐, 그 중간이나 회색 지대는 존재하지 않는다.

 

미묘하거나 근소한 차이는 아예 이해하지 못하거나 아주 힘들게만 이해한다.

 

끊임없이 엄습해 오는 모순된 감정들과 이미지들로부터, 그리고 그 이미지들을 조화시키려는 노력에서 오는 불안으로부터 경계인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분열' 기제는 종종 역효과를 가져온다.

 

성격이라는 옷감 안에서 처음에는 작게 해어졌던 부분이 나중에는 완전히 찢어진다.

즉, 자기 정체감과 다른 사람들의 정체성이 더욱 극적으로, 더욱 자주 바뀌게 되는 것이다.

 

_______________

 

전부가 아니면 무(無) 라는 경계인의 사고방식은 인간관계 뿐 아니라 삶의 다른 영역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들 중 일부는 무슨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책이 하나밖에 없다고 믿는다.

 

일단 행동을 취하면 되돌릴 수 없다.

 

예를 들면,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여자가 직장에서 자신이 싫어하는 일을 맡게 되었다.

 

그녀의 해결책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직장을 구만두는 것이었다.

 

경계인의 노력 또한 전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식일 때가 많다.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한 대학생의 경우, 정치 캠페인에 깊이 관여하게 되자 모든 수업에서 낙제 점수를 받게 되었다.

 

다음 학기에 그는 수업에 전념하기 위해 일체의 정치 활동을 그만두었다.

 

자신의 시간을 두 가지 활동에 나누어 쓸 수 없었던 것이다.

 

경계성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흔히 사람 사이의 관계가 명확하게 정의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타인은 친구가 아니면 적이고, 열정적 애인이 아니라면 오로지 정신적인 우정을 나누는 친구인 것이다.

 

이는 경계인이 엣 연인과 정신적인 친구가 되기 힘든 이유 중의 하나이다.

 

확실한 정의에 대한 집착은 타인에게만 적용되는 게 아니다.

 

자기 자신 역시 흑백논리로 본다.

 

 

 

경계인들을 위한 책에서 리처드 모스코비츠는 이렇게 설명한다.

 

당신(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은 아마도 완벽을 향해 진력할 것이고 때로는 그것을 이루었다고 느끼지만, 작은 결점 하나라도 보이면 가차없이 자신을 책망할 것이다. 스스로에 대해 만족할 때면 자신이 아주 특별한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으며, 규칙이 다른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졌지 자신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믿을 것이다. 또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가질 자격이 있으며 이 세상의 좋은 것은 모두 가져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스스로에게 불만스러울 때는, 아무것도 가질 자격이 없다고 느낄 것이다. 세상의 온갖 나쁜 일에 대한 책임이 자신에게 있으며 벌을 받게 되리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만약 그 벌이 찾아오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당신을 벌하도록 만들거나 스스로 벌을 내릴 수도 있다.

 

분열은 상시적으로 반복될 수도 있다.

 

경계인의 필요와 기대를 모두 채워 주는 일은 불가능하거나 아주 어렵다.

 

우선,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필요나 기대를 명확하게 말하지 않을 경우가 많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거나, 원하는 것이 있는지조차 스스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계인이 원하는 바를 알았을 경우에도, 거기에 부응하려 들면 그들은 이제 다른 무언가를 원하다고 말하곤 한다.

 

하루 사이에도 몇 번씩 당신은 그에게 영웅이 되었다 악당이 되었다 할 수 있다.

 

반대로 그러한 영웅/악당, 성자/죄인의 순환 주기가 몇 년이 될 수도 있다.

 

'애정의 대상'에게서 '결함'을 확인한 경계인은 때로 새로운 대상을 찾아내지만, 결국은 같은 순환을 반복하게 마련이다.

 

이 같은 상황에 처할 경우, 당신은 자신에 관해 일관성 있고 균형 있는 시각을 견지해야 한다.

 

이는 생각보다 힘들 수 있다.

 

왜냐하면 경계인은 당신이 어떤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고 굳게 믿으며, 그 만큼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의 확신은 결코 연기가 아니다.

 

진실로 그렇게 믿는다.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이 당신을 열렬하게 긍정적으로 대할 때 당신이 이성적 관점을 유지하는 일 또한 매우 중요하다.

 

그런 관점은 당신이 미움받는 처지에 놓일 때 자신을 굳건히 지탱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부분적으로는 그들의 분열 습관 때문에,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들-특히 어렸을 때 학대를 받은 사람들-은 타인을 신뢰하는 일이 아주 어렵다.

 

그러한 신뢰 부족은 인간 관계에서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예를 들어, 당신을 악당으로 여기는 시기에 경계인은 당신이 진정으로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거나 바람을 피운다는 비난을 퍼부어 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경계인은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사람임을 보여주려고 더욱 애쓰지만 종종 허사로 돌아간다.

 

불신감은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의 내면에 깔려 있는 것이지 비경계인의 특정한 행동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수가 많기 때문이다.

 

 

 

[경계인의 고백]

 

나에게는 항상 무언가 채워지지 않는 갈망 같은 게 있었다.

스스로도 그걸 명확히 규정할 수 없어서 그저 바닥이 보이지 않는 욕구의 구덩이라고 불렀다.

그것은 나를 보통 사람과 다르게 만들고, 부끄럽게 만들었다.

 

나는 다른 사람과 가까워지는 것이 두려웠다.

 

내가 못된 여자이며 정신적으로 문제 있는 여자임을 알아낼지도 모른다는 공포감 때문이었다.

 

그래서 대상을 분산했다.

 

많은 친구를 사귀었다. 하지만 누구와도 아주 가까이하지는 않았다.

 

그리하면 어쩌다 내가 방심해서 한 친구가 내가 아주 이상한 사람임을 알게 되어 멀어지더라도, 나에게는 다른 친구가 쉰아홉 명이나 남아 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연애라는 것이 끼어들었다. 그리고 친밀감이 따라왔다.

 

한 사람이 그토록 소중해지고 나니 위험은 더욱 커졌다. 내 안의 욕구들이 취약한 둑 안의 물처럼 차오르기 시작했다. 욕구들이 둑을 무너뜨리고 분출하지 않도록 나는 안간힘을 써야 했다.

 

아,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이 남자도 나를 필요로 한다.

 

그래, 이번에는 안전할지도 몰라. 그래서 나는 사나운 물살을 막고 있던 둑에서 큰 돌덩이 하나를 쳐낸다. 그러자 급류가 나를 삼켜 버리고, 거센 물살에 나는 핀볼처럼 방향을 잃고 이리저리로 튕겨진다.

 

세상이 빙빙 돈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없게 물살은 제멋대로다.

 

나와 함께 있어 줘. 매일 낮, 매일 밤. 나를 보고, 내 말을 들어줘. 나 여기 있잖아. 내가 보여? 여기 있어! 여기야, 여기에 있다고!...

 

아 믿을 수 없어! 마침내, 마침내, 이 모든 요구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난 거야!

 

얼마나 다행스런 일이야! 그런데.... 이것 좀 봐! 그가 거부하고 있어. 조용히 텔레비전 좀 보고 싶다고 하네.

 

다른 할 일이 있다네. 그럼 나는 도대체 뭘 하라는 거지? 욕구 좌절! 아아, 정말 짜증 나... 빌어먹

을. 난 이 남자가 미워. 내가 마음을 열었잖아.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이 사람은 모른다는 거야?

아니, 나와 이야기하는 대신 텔레비전을 보겠다고? 이 순간 여기서 나와 함께 있기보다 친구들과 나가고 싶다고?

 

 

자기가 대체 뭔데 내게 정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거야?

 

화가 나서 미치겠네. 그리고 정말 창피스러워. 벌거벗은 내 모습을 보인 거잖아.

 

바닥 모르는 내 욕구의 구덩이를 보여 버린 거야. 그가 나를 웃음 거리로 만들었어.

 

당황스러워서 나는 막 공격한다. 단단히 혼내줘야지.

 

그 나쁜 놈에게 자기가 감히 누구를 가지고 놀려 했는지 가르쳐 줘야해.

이 친구야. 알기나 해? 나는 너 안 좋아해. 아니, 너 따위는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구.

자 이것 한 방 먹어! 또 한 방! 봤지? 나는 끄떡없어. 난 강한 여자라구. 나에겐 빌어먹을 어떤 사람도 필요 없어.

 

너 따위는 더욱 그래. 나는 지쳐 쓰러질 때까지 분노하고 소리 지른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내가 그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입혔는지 보게 된다.

 

그러고는 나 자신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경멸한다. 죽을 것처럼 무섭다. 그가 떠날 것이기 때문이다. 미련도 없이 떠나리라는 것을 나는 안다.

 

나는 상처받기 쉽다. 나는 전혀 강하지 않다. 제발 버리지 마. 사실 난 강한 여자가 아냐. 네가 정말 필요해. 어떻게 하면 내 마음을 보여 줄 수 있지?

 

나는 울면서 애원한다. 그가 얼마나 멋진 남자인지, 얼마나 참을성이 많은지 얘기한다.

 

당신이 날 싫어한다는 걸 알아. 싫어하는 게 당연하지. 나 같은 건 죽어야 해!

 

당신에게도 내가 없는 게 나을 거야. 아니, 괜한 말이 아냐. 진짜 내가 죽어 버렸으면 좋겠어...

그가 조금 누그러지는 빛을 보인다. 오, 제발 나에게 만회할 기회를 줘. 언제 어디서든 머서진 사랑을 나누자. 열두 가지 맛있는 코스 요리도 만들어 줄게.

 

너의 어여쁜 정부라도 될게. 너에게 내 열정의 멋진 모습을 보일 수 있게 해줘.

후유, 그가 돌아왔다. 그는 아직 내 곁에 있다. 일을 영 그르치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그와 함께 있으니 정말 기분이 좋다. 그는 나를 좋아해. 내겐 그가 필요해.

 

내가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초래했음을 깨닫게 되면, 즉 이러한 순환이 너무 자주 반복되어서 관계가 더는 손쓸 수 없이 망가져 버렸다는 것을 깨달으면, 그가 나와 같은 결론에 도달했는지와 상관없이 스스로 관계를 끊어 버리고 새로운 사람을 찾는다. 그리고 이 끔찍한 과정을 또다시 겪는다.

-[잡았다, 네가 술래야]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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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뉴욕의 타임스 스퀘어 광장 한 가운데에서 길을 잃고 혼자 서 있는 일곱 살 아이라고 상상해 보라.

 

조금 전까지만 해도 당신은 엄마 손을 잡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엄마는 군중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엄마를 찾으려고 주위를 미친 듯이 둘러보지만 엄마는 보이지 않고 겁나는 낯선 사람들이 당신을 쏘아 보며 지나갈 뿐이다.

 

바로 이런 감정이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이 거의 언제나 느끼는 것이다.

 

자신만이 고립된 듯하고, 불안하며, 혼자라는 사실 때문에 겁에 질리는 그런 감정 말이다.

 

주위에서 그를 아끼고 지지해 주는 사람들은 마치 길 잃은 어린아이에게 미소를 짓거나, 도움을 베풀거나, 따뜻하게 포옹을 해주는 군중 속의 몇몇 친절한 얼굴 같은 존재이다.

 

그러나 그 사람들이 곧 떠날 듯한 행동을 하든지 경계인이 헤어짐의 징조로 해석할 수 있는 일을 무엇이든 하는 순간, 경계인은 공포에 질려 허둥대고, 갑자기 분노를 터뜨리거나 떠나지 말라고 애원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반응한다.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버림 받는 다는 공포를 불러 일으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 장애가 있는 한 여성은 자신의 룸메이트가 지하의 공동세탁실에 가기 위해 아파트를 나서는 것조차도 못하게 했다고 한다.

 

한 예로, 어떤 남자가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아내에게 자신이 생명이 위험할지도 모르는 병에 걸렸다고 애기하자 아내는 남편이 의사를 만난 것에 불같이 화를 냈다고 한다.

 

때로는 버림 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경계인이 솔직하게 이야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분노 같은 방법으로 그 두려움을 표현하는 경우도 많다.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느낌, 자신의 상황에 대한 무력감은 경계성 성격장애자의 분노를 쉽게 자극하기 때문이다.

 

경계인이 어렸을 때 보호자의 관심을 받지 못했거나 심한 문제가 있는 가정에서 자랐다면,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느낌을 부정하거나 억누름으로써 공포를 극복하는 법을 배웠을 수도 있다.

 

오랜 기간 같은 방법을 쓰다 보면, 더 이상 처음의 감정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당신 주변의 경계인이 기분 나빠하거나 화를 낸다면, 혹시 그 사람이 버림 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유발할 만한 일이 없었는지 생각해 보기 바란다.

 

[비경계인의 고백]

 

직장에서의 귀가 시간이 5분이라도 늦어지면 아내는 내게 전화를 걸어 어디 있는지 알아 내려고 한다. 무선 호출기를 들고 출근해야 하며, 아내는 끊임없이 호출기를 울려댄다.

 

친구들과 외출할 수도 없다. 아내가 너무 싫어하기 때문이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중에 호출 당하는 수도 있다.

스트레스가 심해 이제는 아내가 같이 나가지 않는 이상 친구들과 어울리는 일도 그만두었다.

 

[경계인의 고백]

 

버림 받았다고 느낄 때의 내 감정은 고립감, 끔찍한 공포, 그리고 주위 모든 사람으로부터의 소외감 등이 뒤섞인 것이다. 나는 겁에 질려 당황한다. 배신 당하고 이용당한 느낌이다. 죽을 것만 같다.

 

어느 날 밤, 나는 남자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텔레비전에서 하는 영화를 보고 있다면서 영화가 끝나면 전화하겠다고 했다. 나는 시간을 때우기 위해 다리미질을 했다.

그는 전화하지 않았다. 좀 더 기다렸다.

 

여전히 벨이 울리지 않았다. 버림 받을 거라는 끔찍한 느낌이 다시 닥쳐왔다.

 

나 자신도 어쩔 수 없었다. 바로 전날, 이제 그가 진정으로 나를 사랑한다고 믿기 시작했기 때문에 더욱 고통스러웠다. 밤 10시, 마침내 전화벨이 울렸을 때는 이미 그와 헤어지기로 마음 먹은 뒤였다.

 

그가 헤어지겠다고 하기 전에 내가 먼저 그를 지워야 했다. 그러나 전화를 받고 보니 남자 친구는 그때까지 영화를 보고 있었다. 자신이 우스꽝스러웠지만, 내가 느꼈던 아픔, 공포, 심장을 찌르는 듯했던 불안감은 너무나도 생생했다.

-[잡았다, 네가 술래야]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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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면서 인격장애(성격장애)가 있다는 말들을 종종 듣는데, 이는 단순히 성격이 이상한 사람을 지칭하는 것일까? 아니면 명확한 기준이 있는 것일까? 사실 정신과 영역에서 '인격장애'는 함부로 진단 내리지 않는 진단명이며 다른 모든 진단이 배제되면서 특정 조건을 만족할 때만 부여할 수 있는 기술적 정의라고 볼 수 있다.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DSM) 4판에 의하면, 성격장애란 한 문화에 속한 사람들의 일반적 기대 범위를 현저하게 벗어나는 편향되고 지속적인 내적 경험과 행동의 양상 때문에 현실 적응에 어려움이 빚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성격장애는 한 개인의 삶에 전반적으로 고정화되어 있다. (즉, 변화하기 힘들다)

 

또한 반영구적이며 대인관게에서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큰 지장이 된다.

 

정의 자체에도 나오듯이 성격장애는 본인과 주변 사람 모두에게 스트레스를 준다.

 

경계성 성격장애는 대부분 부정적인 언어로 설명되기 때문에 경계성 성격장애로 진단 받은 사람은 큰 낙인이 찍힌 것처럼 느낀다.

 

그러므로 경계성 성격장애를 다룰 때, 그 장애 자체와 장애를 지닌 사람은 별개라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

 

경계성 성격장애는 사람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어떤 것이지, 그것을 지닌 사람 자체를 말해주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물론 당신이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과 함께 살고 있다면, 머리로는 장애와 그것으로 고통 받는 사람이 별개라는 사실을 이해하더라도, 그 둘을 따로 생각하기가 쉽지 않을 터이다.

 

분명히 경계인들은 나을 수 있다.

 

변덕스러움이나 극단적 분노, 자해행위같이 문제가 되는 증상들은 적절한 약물 투여와 심리치료를 통해 상당히 호전될 수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행동을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은 경계인 자신이다.

 

이러한 사실을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이해하는 일은 경계인과 당신 자신의 회복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잡았다, 네가 술래야]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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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짧게 소개된 '히스테리성(연극성) 인격장애(성격장애)는 DSM-5 나 PDM 에서 자세하게 소개되고 정신분석에서 깊게 연구하고 있는 히스테리성 인격장애보다는 다소 아마추어적인 설명이 많이 들어 있다. 하지만 일반 대중들이 보기엔 더 직관적이고 이해하기가 쉬울 내용이라서 "이런 느낌이다~" 라고 파악하기에는 좋은 내용 같습니다.

 

 

 

연극성 인격장애 혹은 히스테리성 인격장애는 주로 여성에게서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여겨졌으나, 근래에는 남성에게서도 더욱 자주 관찰되고 있다.

연극성 인격장애자들은 끊임없이 타인의 관심을 끌고 시선을 사로잡으려 한다.

그들은 ​기질적으로 감정이 불안정하며 또한 작위적이다.

​그들은 수시로 태도와 목소리를 바꾸며, 때로는 상대방이 누구냐에 따라 억양과 표현의 방법마저 그때그때 바꾸는 능력이 있다.

진실한 인간관계 맺기를 피하려 하기에 그들은 주로 혼자지만, 누군가 자신을 주시하고 있으면 안도감을 느낀다.

(PDM 의 내용에 따르면 그들의 대인관계는 상당히 피상적이며 많은 이야기를 하며 사교적으로 보이지만 정작 자신에 대한 깊은 이야기는 극도로 꺼려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들은 끊임없이 상대방을 유혹하려 한다.

그러나 그 단계가 지나면 그들은 관계를 이어나가기 힘들어한다.

 

(그래서 연극성 인격장애(성격장애)가 의심되는 이들은 이성에 대한 관심이 많으며, 이성 친구에 대한 친밀감(intimacy)을 성적 행위와 혼동하는 경향이 있다. 즉,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다 내어주는 건 엄밀한 의미에서의 '친밀감'이 아닌데도, 상대방이 자신을 성적으로 받아들이면 이를 '관계적 친밀감'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자신의 모든 걸 다 내어주나 관계를 깊게 맺는 법을 모르고, 피상적인 수준에 머물다 보니 상대방은 이 사람과 깊은 교감을 나누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고 결국 헤어지거나 관계가 서먹해 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렇게 관계에서 한이 맺히고 나면 남성 혐오, 여성 혐오 (주로 남성 혐오가 더 많을 것이다. 연극성 인격장애가 대체적으로 여성군에서 더 많이 발견되므로) 를 외치며 분노를 표현하곤 할 것이다.)

 

그들은 타인에게 내비치는 이미지와는 달리 매우 유약한 내면을 갖고 있다.

감정이 매우 풍부하지만 기분이 계속 변한다.

협박을 하거나 자살기도, 성적유혹 등의 행위를 하면서 타인을 조종하려 한다.

노골적으로 성을 드러내지만 실제 관계를 유지해나가는 것은 미흡하기 짝이 없다.

(대체적으로 '여성' 히스테리성 인격장애 환자들은 자신과 다른 성 (남성)이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다른 성을 동경하고 가지고 싶어 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증오하는 양가적인 감정을 드러내곤 한다.) 

 

그들은 나쁜 자기상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 분리 불안을 가지고 있으며, 버림받았다는 생각이 들면 우울이나 불안 증세를 보인다.

-[악성 나르시시스트와 그 희생자들] 에서 -​ 

 

*모든 이미지는 구글 이미지를 활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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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악성 나르시스트(자기애성 인격장애)를 '도착자'로 표현한다.

 

 

 

우리의 내면을 다루는 심리적 방어기제는 같은 방식으로 존재한다.

반자극(Para excitation)이라는 기제가 존재하는데, 이는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기제이다.

'반자극의 기능은 자신을 파괴할 위험이 있는 외부의 강한 자극으로부터 정신기관을 보호하는 것이다.'

반자극은 정신계 주변, 의미와 외부세계의 기관 사이 접경지에 위치해 있는 인지적 심급이다.

정신세계는 외부적 자극을 그것의 질에 따라서 얼마나 받아들일 것인지를 결정한다.

예를 들어 설명해보자.

내가 만일 모르는 사람을 만나면 우선 그를 경계할 것이다.

좋은 사람인가 나쁜 사람인가? 따뜻한 사람인가 위험한 사람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에 따라 그와의 만남에서 나오는 정보들을 주입할 것이다.

만일 그 사람이 멍청하거나 그가 나를 욕한다면 그가 하는 말은 내게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다.

반대로 나의 오랜 친구를 만났고 오랜 시간 교감을 나눈 사이인데, 그가 나에 대해 나쁘게 말한다면 나는 쉽게 상처 받고 말 것이다.

.....


도착자들은 보통 유혹의 단계에 들어서기 전에​ 상대의 이미지를 비하하는 말을 한다.

 

방어력이 낮아진 피해자는 도착자의 말에 완전히 휘둘린다.

 

유년기에 역설적 공격을 너무 많이 당했거나 반자극이 결핍된 인격장애를 갖고 있는 경우, 자아와 그 나머지 세계를 혼돈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 자폐적 퇴행을 보이기도 하고, 그보다 덜한 경우 이인증(Depersonalization) 같은 더욱 강력한 기제에 의존하게 된다.

 

보충 설명:

(self(자기)를 논함에 있어서 이를 ego(자아)와 거의 동의어로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한다. ego vitality(자아 생기), 자아 활동성(ego activity), 시간 경과에 흔들리지 않는 자기 단일성(unity), 자기 정체성(self-identity), 자기 경계(boundary), 이러한 다섯 가지가 자기의 잠정적이고 형식적인 성질이라고 봤을 때 ego activity 의 문제로 인해 이인증을 경험할 수 있다.)

 

ego activity(자아 활동성)은 행동이 '나의 것'이라는 느낌, 즉 세계 속에서 의지를 발동시키는 행위자(agent)라는 느낌이 손상을 받아 수동 경험(passivity experience)를 낳는 것인데 이게 극단적으로 나타나면 delusion of being controlled(조종 망상)을 경험하여 타인이 자신을 조종하고 있다는 사고장애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psycohtic 수준보다는 양호하지만 성격장애, 신경증 환자에서는 자신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경험하는 '이인증'을 경험하기도 한다.

(하지만 자아 경계(ego boundary)의 문제로 '이인증'을 해석해도 말이 되니, 명확한 구분은 어려워 보인다.)


 

반자극은 자신을 보호하지만 외부세계에서 오는 자극의 질과 양에 따라 수용의 정도가 결정된다.

자신감이 있을 때는 독서 등을 통해 외부세계를 걸러서 인식한다. 우리가 진정 보고 싶지 않은 세계에 대해서는 거리를 두게 된다.


악성 자기애자가 사용하는 역설적 커뮤니케이션은 피해자의 반자극 능력을 파괴하고 금지명령이나 투사의 효과를 더욱 강화하는 특징이 있다.


-[악성 나르시시스트와 그 희생자들]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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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노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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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적 인간 중심 이론의 기원은 인간 역사의 가장 깊은 근저에 뿌리내려 있다.

스스로 살아있는 것에 대한 의미에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미 실존적 인간 중심 탐구에 이미 참여한 것이다.

 

실존주의가 라틴어(ex-sistere)에서 나온 것으로 '나아가다' 또는 '~이 되다'를 뜻하는 말이라면, 인본주의(humanism)는 고대 그리스 전통의 '자신을 아는 것'에서 비롯된 말이다.

그러므로 실존적 인본주의는 자신이 되어가는, 또는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1960년대 초, 미국의 인간 중심 심리학은 인본주의와 실존주의에 기대어 심리학에 대한 새로운 차원을 이끌어 내었다.

 

이러한 접근은 정신분석과 행동주의에 내포된 환원주의적 관점을 반대하며 선택, 표현의 자유, 그리고 초월성의 특성을 강조한다.

철학적 측면도 중요하게 다루는데 죽음, 깊은 슬픔과 인간의 한계와 같은 실존적 요소에도 관심을 둔다.

 

특히 철학적 측면은 Rogers(1951)와 Perls(1971)에 의해 발전된 다른 인본주의적 세계관과 구별될 수 있는 부분이며 자기 초월적 운동의 흐름과도 차별성을 지닐 수 있는 측면이다.

이에 대한 것은 나중에 더 자세히 다룰 것이다.

여기서는 오늘날의 실존적 인본주의란 인간의 한계에 대한 실존적 강조와 인간의 가능성에 대한 인간 중심적 주장을 결합한 미국신 혼합물이라고 말하는 것으로 충분하리라고 본다.

이 결합은 상호 보완적인 대극의 역설적 통합을 만들어 낸다.


실존적 인간 중심 치료가 아우르는 세 가지 가치는 자유(인간의 한계 속에 주어진 것 안에서 무엇인가가 되어가는 것), 경험적 반영(참된 자신이 되고자 하는 것을 가로막는 장애물과 싸우는 것), 책임감(자신이 된 것에 따른 행동 또는 반응을 하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현대 실존적 인간 중심 치료는

 

(1) 주어진 한계 속에서 자신이 무엇이 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는 '전인적'(지적-정서적-운동감각적) 능력

(2) 그 선택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전인적 능력

(3) 결정한 선택에 따라 행동하며 표현할 수 있는 전인적 능력을 강조한다.


이러한 가치를 기반으로, 실존적 인간 중심 치료는 근본적인 변화가 단지 지적 또는 행동적 재구성만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경험적 또는 '전인적' 재각성으로 이루어진다는 가정을 근거로 방법론을 개발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뒤에서 다룰 고소공포증에 시달렸던 해밀턴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고자 한다.


해밀턴은 조절화 기술을 통해 두려움을 없애는 법을 배우기는 했지만 정작 두려움을 훈습하고 이를 바꾸는 것을 배우기 전까지는 두려움을 온전히 경험적으로 마주할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실존적 인간 중심 접근법의 핵심은 전인적 만남에 대한 강조이다.


우리의 관점에서 이러한 종류의 접근법은 특히 우리가 의도성(intentionality)이라고 부르는 것, 즉 내담자가 자신의 인생을 되찾을 수 있는 능력을 발달시키고자 할 때 매우 중요하다.


-[실존적 인간 중심 치료]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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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장애'(Personality disorder)의 특성상 자아 동조적(Ego-syntonic)이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나마 다른 '성격장애' 들과 비교했을 때 '스스로의 병에 대한 인식'(Insight)이 잘 생긴다는 연구도 있으며, 그래서 자발적으로 정신과나 상담소를 찾는 %가 높은 편임에도 '온전한 의미에서의 성격 장애' 그 자체를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이러한 정보들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유용하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당연하다.

 

당신의 상상은 이렇게 전개될 것이다.

 

상대방은 당신에게 고마워하며, 경계성 성격장애라는 악마를 정복하기 위해 당장 치료를 받기 시작할 것이다.

 

아쉽게도 그런 일은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

 

기대와는 달리, 우리가 인터뷰한 대부분의 사람은 상대방이 그 이야기를 들은 후 감사 대신 분노와 부인, 끊임없는 비난을 쏟아 부었다고 했다.

 

오히려 그 이야기를 한 사람에게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는 경우도 많았다.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당신의 이야기에 상대방은 너무나 큰 수치심과 절망을 느껴 자해를 시도할지 모른다.

 

아니면 당신이 알려준 정보를 자기 행동에 대한 책임을 부정하는 데 쓸 수도 있다 .

 

"나도 나 자신을 어쩔 수 없어. 나는 경계성 성격장애자인걸."

 

심리학 박사인 존 그로홀은 이렇게 말했다.

 

"누군가로 하여금 스스로의 행동을 바꾸고 싶어지게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 경계성 성격장애를 지닌 사람의 행동은 당사자에겐 단순한 '행동' 아니라 평생 써온 일종의 '대처 기제'이기 때문입니다.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과 이야기할 때는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

 

마지막으로, 경계인의 주변 사람들 역시 부인과 비난으로 반응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특히 장애가 있는 사람의 어머니나 아버지, 형제 자매 같은 직계 가족들은 그럴 가능성이 더 크다.

 

당신이 할 일은 누군가에게 무엇을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

대부분의 사람은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에서 강한 친밀감을 기대한다.

하지만 경계성 성격장애처럼 중요한 사항에 관해 상대방과 얘기할 수가 없다면 그런 친밀감은 얻기 어렵다.

따라서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경계성 성격장애의 가능성이 있음을 알리고 싶어할 수 있다.

그럴 경우, 단기적으로는 상황이 오히려 더 나빠질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우선 이 책을 다 읽은 후, 검증된 정신건강 전문가를 만나 상황을 설명하고 어떡할지 의논하기를 권한다.​

 

-[잡았다, 네가 술래야]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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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른 사람의 개인적 경계를 지켜 주는 데 어려움을 겪는가?

 

2. 자신의 개인적 경계를 명확히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가?

 

3. 과소비, 위험한 성행위, 싸움, 도박, 마약이나 알코올 남용, 무모한 운전, 좀도둑질, 무절제한 식습관 등 자신에게 해가 될 수 있는 행위들을 충동적으로 하는가?

 

4. 고의로 피부에 상처를 내거나 피부를 태우는 등의 자해행위를 하는가?

 

5. 자살하겠다고 위협하거나 실제로 자살을 시도하는가?

 

6. 타인에 대한 바람에 바탕을 둔 환상,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이상적 환상에 빠져 경솔하게 그들과의 관계에 들어가는가?

 

7.무슨 일도 이 사람 마음에 들게 할 수 없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타인에 대한 기대를 자주 바꾸는가?

 

8. 별 것 아닌 듯한 일을 가지고 무서울 정도로, 그리고 종잡을 수 없이 화를 내거나, 아니면 반대로 화를 내는 데 아주 어려움을 겪는가?

 

9. 뺨을 때리거나 발로 차거나 손톱으로 할퀴는 등 다른 사람을 신체적으로 학대하는가?

 

10. 불필요하게 위기를 자초하거나 무질서한 삶을 사는가?

 

11. 일관성 없게, 혹은 에측할 수 없게 행동하는가?

 

12. 다른 사람과 가까이 있고 싶어하다가 갑자기 반대로 그 사람과 거리를 두고 싶어하는 행동을 반복하는가?

(예를 들어, 모든 것이 잘되어 갈 때 괜히 상대방에게 싸움을 건다거나, 관계 끊기와 재결합 노력을 되풀이하는 일)

 

13. 아주 사소하거나 과장된 일들 때문에 다른 사람을 자기 삶에서 쉽게 내치는가?

 

14. 어떤 상황에서는 적절하고 절도 있개 행동하다가 다른 상황에서는 통제력을 극도로 잃어버리는가?

 

15. 잔인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다른 사람을 비판하거나 비난하는 언어 폭력을 행사하는가?

 

16. 잘 아는 사람에게는 언어폭력을 쓰면서, 잘 모르는 이에게는 매력적인 가면을 쓰는가? 단 몇 초 만에 그 두 태도 사이를 오갈 수 있는가?

 

17. 자신이 원하는 것을 관철하기 위해 극단적인 방식이나 교묘히 남을 조종하는 방식으로 행동하는가?

 

18. 자신이 무시당한다고 느끼면 주위의 관심을 끌기 위해 적절치 못한 발언이나 행동을 하는가?

 

19. 다른 사람이 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느끼지 않은 것을 느꼈다고, 혹은 믿지 않는 것을 믿는다고 주장하는가?

 

 

 

-[잡았다, 네가 술래야]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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