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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다 다카시가 이야기하는 '인간 알레르기'는 DSM 등의 정신 분류 체계에 들어 있진 않으나 실제로 나타날 수 있는 하나의 질환이라고 볼 수 있다. 불안 장애, 우울증, 다양한 인격 장애, 강박증, 기분 실조증 등에서 그런 모습들이 일부 관찰되는데 결국 요약하자면 '인간 자체에 대해 질려버린 상태'라고도 볼 수 있다.

 

이 상태는 명확한 사건들이 합쳐진 경우가 많다. 인간들에게 아낌 없이 나눠주고, 퍼주고, 착취 당하기만 하고 자신을 채워주는 사람은 극히 적을 때......거기다가 사회의 쓰디쓴 현실과 가족 내의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들이 겹쳐지면 세상과 인간에 대한 환멸이 커지고 일말의 기대감도 사라지게 되는 순간이 있다.

 

그럴 때 우리는 인간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싶어진다. 일종의 인간 알레르기라 볼 수 있다. 

(그들은 대인 관계를 거부한다....싫다......이유가 명확하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상처 받기 쉬운 성격, 공감 능력의 부족, 자신에 대한 집착, 극단적인 성향이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고 과도한 이물 반응인 인간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사회 부적응, 인간관계의 갈등, 가정불화, 육아 문제 등 고단한 삶의 배경 속에서 인간 알레르기가 탄생하는 것이다.

 

증상이 심하면 병명이 붙는 수준에까지 이르기도 한다. 그러나 치료를 받을 정도는 아니더라도 일상적으로 피곤함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또한 특정 상황에서 특정 인물에게만 강한 거부 반응을 보일 때도 많다.

 

안타깝게도 현대 정신의학은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에 따라 질환을 분류하는 방법(증상 진단)을 쓰고 있다. 그 때문에 증상마다 각기 다른 진단명이 내려져 증상의 진짜 원인이 무엇인지는 알기 어렵다.

 

예를 들어 콧물과 재채기가 계속 나오고 눈이 가렵고 충혈되며 밤에도 잠을 못 자고 온몸이 나른하며 쉽게 피곤해져 의욕도 생기지 않는 상태에 빠져 있다고 하자.

 

증상 하나하나에 제각기 병명을 붙이면 비염, 결막염, 불면증이다.

 

여기에 전신피로, 의욕 저하 등의 전신 증상으로 이름 붙일 수도 있고, 감기 같은 바이러스 감염증, 우울증 따위의 병명까지도 추가할 수 있다.

 

그러나 알레르기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을 가진 현대인이라면 딱 감이 올 것이다. 바로 꽃가루 알레르기가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것을 말이다. 이것을 아는 순간 비로소 모든 증상을 설명할 수 있는 병인 진단이 가능해진다.

 

마찬가지로 인간 알레르기의 증상도 불안이 강하면 불안장애, 의욕이 떨어지거나 쉽게 피로해지고 기분이 침울해지면 우울증, 잠을 잘 수가 없으면 수면 장애와 같은 병명을 붙인다.

 

그리고 각 증상에 대한 약을 처방한다.

 

결국 무엇이 원인이고 무슨 일이 생겼는가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 그대로다.

 

하지만 이 모든 증상이 인간 알레르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라면 인간 알레르기라는 하나의 병인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인간 알레르기와 관련된 증상은 현대 정신의학에서 어떤 병명으로 명명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자.

 

 

[1] 사회 불안 장애

과거에는 대인 공포증이나 대인 긴장증이라고 부르던 것들이 대부분 여기에 해당된다. 사람이 많은 곳에 가거나 사람들 앞에 나서서 이야기하는 것에 강한 불안을 느낀다.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많이 보고, 누군가를 정면으로 보는 게 두려워 시선을 잘 맞추지 못한다. 이런 증상의 뿌리에는 인간에 대한 과도한 공포감이 자리잡고 있으며 인간 알레르기가 잠재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2] 적응 장애

학교나 회사 등 환경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스트레스 때문에 우울증이나 불안이 심해지는 상태를 말한다.

 

이 진단에는 환경에서 받는 스트레스나 환경과 본인 사이의 불협화음이 원인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병인을 언급한 진단이라 할 수 있다. 인간 알레르기가 있으면 인간관계에서 필요 이상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적응 장애를 일으키기 쉽다.

 

 

[3] 인격 장애

행동과 감정, 인지의 편향으로 생활뿐만 아니라 대인 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는 상태를 말한다. 앞에서 말했듯이 인간 알레르기의 특징으로도 행동, 감정, 인지 면에서 특유의 편향성이 있으므로 수많은 종류의 인격 장애에는 인간 알레르기가 내재되어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

 

타인과 교류하는 데 기쁨이나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고독을 좋아하는 분열성 인격 장애, 상처 받지 않기 위해서 친밀한 관계를 거부하는 회피성 인격 장애, 가까운 사람조차 믿지 못하고 시기심이 강한 망상성 인격 장애, 자기 부정이 심하고 자신은 어차피 버림 받을 거라는 잘못된 확신에 빠져 상대에게 매달리거나 공격하는 경계성 인격 장애, 이와 반대로 지나친 과시욕에 사로잡혀 타인을 깔보는 자기애성 인격 장애, 이런 모든 인격 장애의 공통점은 인간 알레르기이다.

 

-> 이 부분은 좀 의견이 다르긴 한데..........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구나.'

 

[4] 기분 변조증

늘 부정적인 감정과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불만이나 신체 이상을 호소한다. 가벼운 우울증이 1년 반 이상을 차지하는 유형이다.......인간 알레르기가 일반화된 사람들에게서 자주 발견할 수 있는 증상이다.

 

 

[5] 강박성 장애

특히 불결 공포에 시달리는 유형은 타인이 만졌을 법한 문손잡이나 난간을 잡는 데 강한 저항감을 느낀다. 의자나 좌변기에 앉는 것도 더럽다고 생각해 외출했다가 돌아오면 옷을 전부 갈아입지 않고는 못 배긴다.

 

 

타인을 불결하다고 생각해 과도하리만치 거부하고 제거하려는 병리 현상은 인간 알레르기와 관련이 깊다. 실제로 이 경우, 결벽증과 함께 대인 긴장 증상이 심해서 타인과 편하게 어울리지 못하는 것이 보통이다.

 

[6] 신체 추형 장애

자신의 얼굴이나 몸이 추하다고 믿는 것으로, 마음속의 자기 모습이 부정적으로 왜곡되어 있다. 시선 공포나 대인 공포가 공존하는 경우도 많으며,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피하려 한다. 중심적인 병리 현상은 인간 알레르기인 경우가 많다.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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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피성 인격장애, 그리고 이 책에서 소개하는 회피형 인간, 우리가 사회적으로 언급하는 히키 코모리(은둔형 외톨이)가

모두 동의어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상당 부분 겹치는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DSM 정신의학에 정식 등록은 안되어 있지만 이 부분은 조만간 큰 사회적 문제가 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해 본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회피형 인간의 최대 특징은 타인과의 친밀한 관계를 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회피형 인간은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상대방이 친밀함이나 호의를 보여도 무뚝뚝한 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기본적인 성향이 타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혼자 뭔가 하는 것을 좋아한다.

 

 

타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에 전혀 흥미가 없는 것은 아니며 마음만 먹으면 잘 지낼 수도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고통과 노력이 동반되기 때문이다.

 

부분적인 회피형 인간도 상처받거나 거부당하는 것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타인과 친해지거나 자신의 존재가 드러나면 그에 따른 책임을 최대한 피하려고 한다.

 

그러나 회피형 인간처럼 불안해 하고 소극적으로 반응하지는 않는다.

 

 

이들 중에는 언뜻 보면 자신감이 충만하고 오만한 사람, 혹은 냉혹하고 태연스럽게 타인의 공을 착취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겉모습은 정반대일지라도 친밀한 관계나 지속적인 관계를 피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즉 회피형 인간의 본질은 불안감이 강하다거나 소극적이다거나 하는 데 있지 않다.

 

 

친밀한 신뢰 관계와 그에 따른 지속적인 책임을 피하는 것. 이것이 핵심적인 특징이다.

 

친밀한 신뢰 관계란 지속적인 책임과 결부되어 있다. 회피형 인간은 그것을 성가시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도 결혼과 자녀 양육이 충분히 가능한데, 그것들을 성가신 짐으로 여기기 때문에 꼭 결혼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며 아이를 갖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 (이 부분은 오카다 다카시와 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 '책임', '회피'가 그들에게 중요 이슈이지만, 어린 시절부터

역기능적 가정에서 태어나서 과도한 '정서적 보호자 역할, 과도한 책임 부여'가 된 집안에서 자라난 아이의 경우에 이후에 책임감을 적극적으로 타인에게 부여할 에너지가 남아있질 않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결혼이나 자녀 양육을 피하는 경우도 있다. / 또는 결혼 이후 부부 관계에서 반대 측의 과도한 애착 결핍으로 인해 이 부분을 채워 주다가 에너지가 소진되는 경우도 있다. 좀 더 섬세하게 접근해도 좋을 것 같다.)

 

뭔가를 지속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것을 의식한 순간 사랑의 열정조차 차갑게 식어버리기도 한다. 이 유형의 또 다른 특징인 감정을 억제하는 성향도 친밀한 관계나 지속적인 책임을 피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친밀함은 정서적인 것으로만 성립되기 때문이다. 정서적으로 교감하는 것이야말로 애착이며 진정한 친밀함인 것이다.

 

하지만 정서적인 애착 관계에는 지속적인 책임감이 필요하다.

 

그러다 보니 책임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을 때는 애착이 족쇄가 되고 만다.

 

그러니 책임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최대한 친밀한 관계를 만들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회피형 인간의 사회 적응 전략은 친밀함을 피함으로써 정서적인 속박이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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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집에까지 어떻게 왔는지 도통 기억을 못한 경험이 혹시 있는가?

 

매일 다니는 길에 익숙한 나머지, 당신의 눈과 몸이 반사적으로 운전을 하는 사이에 정신은 다른 곳으로 가 있는 경험 말이다.

 

이런 '얼이 나간' 듯한 느낌은 경미한 형태의 해리(dissociation)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심한 수준의 해리 현상을 보이는 사람은 모든 것이 실재가 아닌 듯 느끼거나, 묘하게 낯선 느낌이 들거나, 무감각해지거나, 이탈되어 있는 듯이 느낀다.

 

정신이 '떠나 있는'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들은 기억할 수도, 못할 수도 있다.

 

해리의 정도는 반사적으로 운전하여 귀가하는 것에서부터 우리가 다중성격장애(Multiple Personality Disorder)라고 부르는 극단적인 해리까지 여러 양상이 있다.

(그래서 요즘엔 다중성격장애를 '해리성 정체장애'(Dissociative Identity Disorder)'라고 부른다.)

 

(필자: 참고로 다중인격장애는 영화 등에서는 인기있는 소재이지만 ([Identity] [23 identity] 등), 학계에서는 이게 진정으로 존재하는 정신장애인지 논란이 있습니다. 물론 DSM 에 등재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도 일단 검증이 된 질환이긴 하지만 치료진의 말에 쉽게 암시가 걸리는 히스테릭한 환자들이 치료자의 의도에 따라 다중인격이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건 아닌지 의구심을 품는 학자들도 많습니다.)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고통스러운 느낌이나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기 다른 수준의 해리를 경험할 수 있다.

 

큰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상황일수록 경계인이 해리를 경험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극단적인 경우엔 짧은 시간 동안 현실과의 모든 접촉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경계인이 당신과 함께 겪은 상황을 전혀 다르게 기억한다면, 해리 현상으로 그것을 설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경계인의 고백]

가끔 나 자신이 자동으로 움직이는 로봇처럼 느껴진다.

 

아무것도 현실 같지가 않다.

 

눈 앞이 뿌옇게 흐려지고, 마치 내 주위에서 한 편의 영화가 상영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나의 치료사는 그럴 때 내가 마치 정신을 놓은 것처럼, 아무도 닿을 수 없는 곳에 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한다.

 

현실로 돌아오면, 사람들은 내가 나 자신은 기억 못하는 말과 행동을 했다고들 한다.

 

-[잡았다, 네가 술래야] 에서-

 

*모든 이미지는 구글 이미지를 활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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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누군가를 아끼고 사랑한다면, 당신은 아마 이 특징에 아주 익숙할 것이다.

 

경계성 분노는 대체로 매우 격렬하고 예측할 수 없으며, 논리와는 무관하다.

 

마치 돌발홍수의 급물살이나, 갑작스러운 지진, 맑은 하늘의 번개 같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났듯이 갑자기 사라져 버린다.

 

그러나 어떤 경계인들은 그와 정반대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

 

자신의 화를 전혀 표현할 수 없다고 느낀다.

 

마샤 리네한은 화를 내지 않는 경계인은 "만약 조금이라도 화를 내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분노로 이어질 것을 두려워하며, 어떤 때에는 자기가 아주 조금만 화를 내도 상대방이 복수해 올 것이라는 공포를 느낀다." 라고 쓰고 있다.

 

경계성 성격장애 전문가인 제인 드레서는 우리와의 인터뷰에서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은 비단 분노뿐 아니라 모든 감정을 아주 격렬하게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녀는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DSM)의 진단 기준에서 분노가 강조된 이유는 대체로 분노가 경계인 주변 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감정이기 때문이라는 논리를 폈다.

 

리네한도 이런 믿음에 동조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신체의 90% 이상 부위에 3도 화상을 입은 사람들과 같아요. 정서적인 피부라고 할까, 그것이 거의 없으니 아주 작은 접촉이나 움직임에도 심한 괴로움을 느끼죠."

 

당신이 경계인에게서 언어적, 물리적 공격을 받는다면, 경험 많은 정신건강 전문가들도 때때로 경계성 분노를 개인적으로 받아들여 기분 나빠한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

 

 

 

 

[경계인의 고백]

 

내가 주변을 통제할 수 없다고 느낄 때면 나는 긴장하고 화가 나기 시작한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상황이 더 심각해진다.

 

모든 부정적인 것들이 강한 돌풍처럼 다가와 나를 압도한다.

 

일단 터지면 나는 단 몇초 사이에 완벽한 평정심으로부터 극단적인 분노로 옮겨 갈 수 있다.

그럴 때면 나는 내가 적들에게 포위 당했으며 다른 모든 사람이 내가 화를 내어 문제를 일으키도록 자극하는 것처럼 느낀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런 성질은 어렸을 때 당한 학대 때문인 듯하다.

 

어느 시점에 나는 부모님의 학대를 더 참을 필요가 없다고 결심했다.

학대를 분노로 받아치는 것이 나의 생존 방법이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배려하는 일이 어려워졌다.

 

아니, 사실은 그들이 나에게 상처를 주었기 때문에 나도 그들에게 상처를 주고 싶다.

이런 생각이 잘못된 것임을 알고 있다.

 

하지만 무언가에 격노해 있을 때 내가 느끼는 감정이 그것이다.

나는 그저 내가 아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생존하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경계인의 고백]

 

내가 생각하기에 경계인들은 오직 한 가지만 걱정한다.

바로 사랑을 잃는 것이다.

 

그런 데 대해 정말 걱정이 되면 나는 공포에 휩싸이고, 화를 냄으로써 그것을 드러낸다.

공포를 느끼는 것보다는 화를 내는 일이 더 쉽고, 화를 내면 내가 덜 연약한 듯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화를 내는 것이 사실은 상처받는 데 대한 두려움의 표현이라고는 어떤 경계인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화가 났을 때는 세상에 대한 그 모든 지적인 이해들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 상황에서 나를 돕는 단 한 가지는 남편의 이런 말이다.

 

"당신이 화가 난 게 아니라 두려워 하고 있다는 걸 난 알아."

그 순간 분노는 눈 녹듯이 사라지고 나는 다시 두려움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나는 진정한 분노 - 보통 사람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느끼는 분노-를 전혀 느끼지 못한다.

그러려면 자기(self), 즉 온전한 존재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자기가 없기 때문에 - 혹은 내가 진정한 자기를 너무나 깊이 묻어 두어 이젠 찾을 수가 없기 때문에 - 진정으로 화를 낼 수가 없다.

 

-[잡았다, 네가 술래야] 에서 -

 

*모든 이미지는 구글 이미지를 활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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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일반적으로 몇 시간, 아주 드물게만 며칠 이상 지속되는 일시적 불쾌감이나 짜증, 혹은 불안)

 

대부분의 사람은 기분이 나쁠 때 기분 전환을 위해 스스로 노력한다.

 

또한 자기 기분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어느 정도는 조절할 수 있다.

 

경계인에게는 그런 일들이 무척 어렵다.

 

그들의 기분은 불과 몇 시간 사이에 격렬한 분노에서 우울한 감정으로, 우울에서 짜증으로, 짜증에서 불안감으로 바뀔 수 있다.

 

 

[비경계인의 고백]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남편과 사는 것은 한 순간은 천국에서, 다음 순간에는 지옥에서 사는 것과 같다.

 

나는 그를 유쾌한 지킬 박사이자 끔찍한 하이드 씨라고 부른다.

 

그는 단순히 내가 너무 앞서거나 빠른 속도로 말했다고, 잘못된 어조나 표정으로 말했다고, 아무

튼 별별 이유로 이성을 잃고 화를 낸다.

 

그의 기분을 맞추어 주기 위해서 나는 살얼음을 밟듯이 조심조심 행동해야 한다.

-[잡았다, 네가 술래야]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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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DSM) 4판에 의하면, 경계성 성격장애자 중 3~10%가 자살을 한다.

 

이 수치에는 음주 운전처럼 죽음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을 하는 경계인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마샤 리네한은 경계성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자살(그리고 충동적이며 문제가 있는 다른 행동들)은 통제할 수 없는 극도의 감정적 고통에 대한 해결책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한다.

 

물론 자살은 한 사람의 기분을 바꾸는 가장 궁극적인 방법이다.

 

자살보다는 덜 치명적인 행동들도 [경계인의 기분을 바꾸는 데] 꽤 효과적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약물 과다 복용은 보통 긴 시간 잠이 들게 만드는데, 잠은 정서적 취약성을 규제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또한 자살 위협을 포함한 모든 자살적 행위는 주변의 행동  - 정서적 고통을 줄이는 데 유용할 수 있는 도움 - 을 유도해 내는 데도 매우 효과적이다.

 

많은 경우 그러한 행동은 주변 사람으로 하여금 경계인의 정서적 고통에 관심을 보이고 그 고통을 완화해 주려고 노력하게 만드는 유일한 방법인 것이다.

 

 

 

 

 

 

[비경계인의 고백]

 

어느 날 아내가 절망적인 모습으로 울면서 집으로 돌아왔다. 남자 친구가 자기를 차버렸다는 것이다.

 

놀랍게도 아내는 내가 그녀의 외도에 화를 내서는 안 되며, 고통받고 있는 자신을 위로해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충분히 위로하지 않자 아내는 죽어 버리겠다고 위협하기 시작했다.

열살짜리 아들이 보는 앞에서 말이다.

 

그러나 아들은 이미 엄마의 행동들에 극도로 냉소적이 되어 있었다.

 

[자해행위]

 

 

자해행위 또한 가족들이 이해하기 매우 힘든 경계성 성격장애 행동 중의 하나이다.

그 예로는 신체 부위를 날카로운 물체로 긋기, 피부 태우기, 뼈 부러뜨리기, 머리 찧기, 바늘로 찌르기, 피부 긁어대기, 머리카락 뽑기, 상처 딱지 뜯어내기 등이 있다.

 

이 모든 행동에 자살 의도는 없다.

 

위험하거나 강박적인 행동 - 비만이 될 정도로 과도하게 먹기, 다른 사람들에게 신체적인 싸움을 걸기 등- 도 자해행위의 한 종류가 될 수 있다.

 

스스로에게 상처를 내는 것은 극도의 정서적 고통 - 주로 수치, 분노, 슬픔, 버림받는 느낌 - 을 방출하거나 조절하기 위해 경계인들이 쓰는 대처 기제이다.

 

자해는 베타 엔도르핀(beta-endorphins)이라고 알려진 체내 마취제를 방출하기도 한다.

 

이런 화학물질들이 자해를 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행복감을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다.

 

 

 

경계인들이 자해를 하는 이유는 사람에 따라 지극히 다양하지만 다음과 같은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1] 마비된 감정과 공허감을 완화하여 살아 있음을 실감하기 위해

 

[2] 감정을 마비시키기 위해

 

[3] 다른 사람에게 분노를 표현하기 위해

 

[4] 자신을 벌하기 위해, 혹은 자기혐오를 표현하기 위해 (이런 현상은 학대를 받은 경계인에게서 더 빈번히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5] 스스로 생각하는 만큼 자신이 '나쁜 '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어떻게든 증명하기 위해

 

[6] 스트레스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7] 자신의 고통을 통제할 수 있다는 느낌을 얻기 위해

 

[8] 현실 감각을 되찾기 위해

 

[9] 자신이 '실재함'을 느끼기 위해

 

[10] 신체적 고통에 집중함으로써 정서적 고통, 좌절, 다른 부정적 느낌들로 부터 벗어나기 위해

 

[11] 자신의 정서적 고통을 타인에게 전하거나 도움을 청하기 위해

 

 

 

 

[다음은 경계인들이 자해에 관해 직접 한 말들이다.]

 

[1] "솔직히 말해, 내가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누군가가 알아채도록 하려고 그렇게 한 것 같아요."

 

[2] "내 기분이 얼마나 나쁜지를 다른 사람에게 일일이 설명할 필요가 없어요, 내 몸에 상처를 냄으로써 직접 보여줄 수 있죠."

 

[3] "누군가에게 화가 날 때, 난 그 사람을 부숴 버리고, 다치게 하고, 죽이고 싶어요, 하지만 실제로 해칠 수는 없다는 걸 알지요. 그래서 내 몸에 상처를 내거나 머리를 잡아 뽑으면서 그 화를 표현하는 거에요. 당장에는 기분이 나아지지만, 나중에는 자신이 너무 수치스러워서 왜 그런 짓을 했을까 후회합니다."

 

[4] "아버지가 나에 대한 학대를 멈추었을 때, 나는 갑자기 사라져 버린 그 아픔을 대신할 만한 무언가를 만들어 내야 했어요."

 

[5] "나에게 흉터들이란 부모님이 내게 한 일을 보여주는 거죽의 그림일 따름이에요."

 

 

 

 

자해는 미리 계획될 수도, 충동적일 수도 있다.

 

의도적으로 행해질 수도 있고 무의식적으로 -몽롱한 가운데 자신이 하는 일을 깨닫지 못하는 듯한 상태에서 - 행해질 수도 있다.

 

자해를 하는 동안 고통을 느낄 수도 있고,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자해 사실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옷으로 가려지는 부위만을 건드린다.

 

우리가 인터뷰한 사람 중에는 상처 때문에 병원에 가면 자해 사실이 밝혀질까 봐 스스로 상처 봉합술을 배운 이들도 있었다.

 

어떤 사람은 자위 행위의 결과에 관해 보다 솔직한 태도를 보이기도 하는데, 아마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자신의 고통을 알리는 방법이기 때문일 듯하다.

 

우리가 인터뷰한 경계성 성격장애자들은 자신이 왜 자위행위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머리로 이해한다고 해서 그런 행동을 멈추기가 쉬워지지는 않는다.

 

그들 대부분이 느끼기에 자해행위는 마치 흡연처럼 삶에 대처하기 위한 습관이며, 자해 욕구는 흡연자가 담배 한 개비를 더 피우고 싶어하는 욕구만큼이나 강할 수 있다.

 

경게인 모두가 자신을 해치거나 자살하려 한다는 오해가 있다.

 

경계인이어도 일상생활을 잘 해나가는 사람은 자해행위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자해하는 경계인이 그렇지 않는 경계인에 비해 전문적인 도움을 더 많이 구하는 편이기에 그 같은 오해가 생기기 쉽다.

 

-[잡았다, 네가 술래야]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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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충동적인 행위들 중 두 가지 이상이 나타나야 합니다. 경계성 인격장애를 DSM 차원에서 진단하기 위해서 필요한 항목이며 최근 개정된 DSM-5 의 정의가 더 정확하니 여기 나온 설명들은 경계성 인격장애의 전반적인 특징으로 간주하고 읽으면 될 것입니다.

 

 

 

 

(ex) 과소비, 마약, 알코올 남용, 좀도둑질, 무모한 운전, 폭식, 무절제한 성행위 등)

 

주의: 5번 기준에 있는 자살이나 자해행위는 포함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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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에게는 가능만 하다면 끝없이 탐닉하고 싶은 충동들이 있다.

 

이를테면 초콜릿 한 상자를 몽땅 먹어 버린다든가, 예쁜 스웨터를 색깔별로 모두 산다든가, 새해를 축하하는 샴페인을 마지막 잔까지 마신다든가 하는 것들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충동을 조절하거나 즉각적인 만족을 지연시키는 능력을 다양한 정도로 지니고 있다.

 

그들은 자기 행동의 장기적인 결과 -위의 경우 늘어난 몸무게, 엄청난 액수의 신용카드 청구서, 그리고 끔찍한 숙취 - 들을 안다.

 

그러나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충동을 물리치거나 조절하는 일이 아주 힘들다.

 

늘 공허와 불안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유쾌함을 주는 활동은 기분 전환의 좋은 도구이다.

 

감정 상태를 바꾸는 약물은 보다 즉각적인 위안을 제공하는 만큼 더욱 강력한 전환 수단이 된다.

 

피해를 낳는 행동들은 분노나 자기 혐오를 표현하는 방법일 수 있다.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또한 폭식과 구토, 무분별한 성행위, 좀도둑질, 충동적 쇼핑, 과음 혹은 약물 남용 같은 충동적인 행동을 통해 공허함을 채우고 정체성을 만들려 애쓰기도 한다.

 

 

 

 

경계성 성격장애와 중독물질 남용 장애는 종종 함께 나타난다.

 

어떤 연구에서는 경계성 성격장애 환자 중 약 23% 에게 중독물질 남용 장애가 있다고 보고했다.

 

중독물질을 남용하는 경계인은 둘 이상의 물질 (주로 마약과 알코올 중독이 함께 나타남)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고, 우울한 감정을 느끼기 쉬우며, 자살 기도나 사고가 잦고, 충동 조절 능력이 떨어지며, 반사회적 경향을 보일 가능성이 더 큰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당신과 관게가 있는 경계인이 마약이나 알코올을 남용하고 있다면, 그의 어떤 행동이 경계성 성격장애와 관련되며 어떤 행동이 중독물질 남용과 관련되는지 판단하는 일은 매우 어려울 수 있다.

 

-[잡았다, 네가 술래야]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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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이삼십대가 되면 자아상, 즉 자신에 대해 가지는 이미지가 상당히 일관성을 띤다.

 

사십대쯤에 그때까지의 삶의 선택들에 대해 의문을 던지면서 중년의 위기를 거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자신의 가치들, 종교적 신조, 주요 문제들에 관한 입장, 경력과 관련한 선호 같은 것들을 아주 당연하게 여긴다.

 

그러나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이런 것들에 관한 탐색이 끝을 모른다.

 

타인에 대한 일관된 인식이 결여된 것처럼 자기 자신에 대한 본질적 인식 역시 결여되어 있다.

 

언제든 믿고 매달릴 수 있는 자신에 대한 인식이 없는 그(그녀)는 마치 폭풍 한 가운데 떠 있는 배의 갑판에서 비바람에 이리저리 떠밀리고 강타당하는 승객과 같다.

 

맹렬한 폭풍우 한가운데에서 그는 붙잡을 무언가를 찾아 필사적으로 주변을 살핀다.

 

그러나 보이는 것은 구명조끼를 입고 돛대에 스스로를 묶은 다른 승객들 뿐이다. 또 다른 집채만 한 파도가 갑판을 덮치자 그는 살아남기 위해 다른 사람이 매달린 돛대를 함께 잡는다.

 

하지만 구명조끼는 한 사람만 입을 수 있는 크기이고, 돛대도 두 사람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갈라지기 시작한다.

 

 

 

로버트 윌딩어는 만성적인 공허함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인 정체성 혼미(identity diffusion)의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정체성 혼미란,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환자들에게서 보이는 증상으로서,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는 느낌, 뿌리 깊으며 종종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느낌을 의미한다.

 

보통 우리는 다른 환경 속이나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도 자신을 일관성 있게 경험하는데,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은 그런 자기의 연속성을 경험하지 못한다.

 

대신, 경계성 성격장애 환자들은 통합시킬 수 없을만큼 서로 모순되는 자기 이미지들로 가득 차 있다.

 

그들은 흔히 자신의 내면이 텅 비어 있는 듯하다거나, 자신에게는 아무것도 없다거나, 누구와 있느냐에 따라 다른 사람이 된다고 말한다.

 

그들의 내적 공허함과 혼미 때문에 그들은 어떻게 행동하고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존재할지를 결정하는 데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반응에 의지하게 된다.

 

누군가가 옆에 없으면 자신이 누구인지 인식 못하거나, 아예 자신이 존재한다는 느낌조차도 가지지 못하게 된다.

 

이러한 사실은 그 같은 환자들이 왜 혼자 있는 것을 피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종종 충동적으로까지 행동하는지, 그들이 왜 원인을 알 수 없는 공포나 한없는 권태, 그리고 해리를 경험하는지를 부분적으로 설명해 준다.

 

 

 

경계인들은 자신을 정의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동시에 자신의 정체성이 무엇이든간에 항상 모자람이 있다고 느낀다.

 

앞에서 분열에 대해 설명하면서 우리는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판단할 때 근거로 삼는 것은 상대방과의 가장 최근 만남이라고 했다.

 

그들은 관계라는 것을 여러 요소들이 공존하는 통합체로 보지 못한다.

 

관계란 언제나 "그런데 당신은 최근 나를 위해 뭘 했지?" 라는 질문일 뿐이다.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도 남들과 같은 방식으로 대한다.

 

그들의 자존감은 자신의 최근 업적에 달려 있다.

 

그리고 남들을 평가할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도 가혹하게 평가하기 때문에 무슨 일을 하든지 자기 마음에 드는 경우가 없다.

 

이런 이유 때문에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 중 일부는 하는 일에서 눈부신 성공을 이루고, 직장과 공동체, 혹은 가정에서 업적을 인정받게 된다.

 

그러나 그들은 종종 자기가 마치 대사를 외우는 배우 같다고 느낀다.

 

관객들이 집으로 돌아가면 그들의 존재는 사라지는 것이다.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들 중 일부는 자신이 타인의 무력한 희생자라고 여긴다.

 

그의 행동이 특정한 상황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경우에도 말이다.

 

이것 역시 그들이 지닌 정체성 딜레마의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예로, 집단상담 시간 중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어느 남자가 불평하기를, 집주인이 자신을 쫓아냈기 때문에 갈 곳이 없다고 했다.

 

다른 참가자들은 한 20분쯤 그에게 동정의 말을 건네다가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묻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이 남자는 집주인의 주차 공간에 자신의 차를 세우는 등 아파트의 규칙을 너무 많이 어겨서 쫓겨난 것이었다.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한 여자는 상습적으로 남편을 구타했고, 수도 없이 바람을 피웠으며, 남편 옷가방 안에 마약을 숨겨 놓은 뒤 경찰에 신고하여 남편을 구속시키기도 했다.

 

여자는 끝내 남편에게 이혼하자고 했다. 그 후 남편은 직장에서 만난 여자와 사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경계인 여성은 친구에게 자신의 이혼을 설명할 때 남편이 직장 동료를 만나기 위해 자신을 버렸다고 말했다.

 

두 경계인 모두 각자의 상황에서 자신이 한 역할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 중 일부가 피해자 역할을 하는 까닭은 그것이 동정적인 관심을 유발하고, 정체성을 제공하며, 자기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착각을 주기 때문이다.

 

학대 경험이 있는 경계인들은 그러한 경험의 각본을 그대로 반복하기도 한다.

 

어쩌면 그들은 신뢰하는 사람으로부터 잔인한 행동을 기대하도록 오랫동안 조건화되었기 때문에 자신을 계속해서 피해자로 여기는지도 모른다.

 

어린아이였을 때 그들은 학대하는 사람의 행동이 자기 탓이라고 느꼈을 수도 있다.

 

자신의 어떤 점 때문에 사람들이 차갑고 무자비하게 행동한다고 믿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성인이 되었을 때 타인에게서 최악의 상황을 기대하는 것이다.

 

 

 

그들은 상대의 정상적인 행동을 잔인하거나 자신을 버리려는 행동으로 해석해 강한 분노나 절망, 혹은 수치심으로 반응한다.

 

이러한 배경을 모르는 주변 사람에게는 그들의 행동이 혼란스럽기만 할 것이다.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다른 역할은 바로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는 역할이다.

 

이런 긍정적 역할은 경계인들에게 정체성을 제공하고 통제감을 강화시켜 주며 공허함을 덜 느끼도록 해준다.

 

[경계인의 고백]

 

내게는 함께 있는 사람의 특징들을 내 것으로 취하는 카멜레온 같은 능력이 있다. 그러나 이런 행동은 다른 사람보다 나 자신을 속이기 위한 것이다. 내가 어떤 특정한 성격이 될 때, 나는 마치 망토를 입는 것처럼 진정한 나 자신 위에 그 성격을 덧입는 것이 아니다. 그 시간 동안 나는 내가 원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나는 사람들의 삶을 망치는 일을 즐기는 교활한 책략꾼이 아니다. 그 과정은 사실상 의식적인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런 일이 오랫동안 지속되다 보니 나 자신도 내가 누구인지 모르겠다. 자신이 실재가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위조품 같이 말이다. 만약 나에게 이런 과정에 대한 실질적인 통제력이 있다면, 위협을 느낄 때마다 '나 자신'으로 돌아가면 그만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자신이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

 

-[잡았다, 네가 술래야]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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