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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다 다카시 책은 정말 중요하다. 히키 코모리, 회피성 인격장애, 인간 알레르기 분야라든지, 경계성 인격장애 분야에서는 이 만한 저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앞으로 현대 사회에서 더욱 이 저자의 이야기가 많이 회자되리라 예상해 본다.

 

한 분야에서 깊은 깨달음과 지식을 연마한 자들은 세계 전체를 아우르는 이론을 만들고 싶어지는데 가령 우주론에서도 '모든 것에 대한 이론' 을 만들려는 시도가 있었던 것과 유사하다.

 

다카시도 언컨텍트 시대에 인간 진화심리학을 기반으로 하여 새로운 인간 종인 '디스커넥트 인간형'이 세상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는 대담한 미래를 그려 나간다. 다카시 책을 보고 비판적인 느낌이 든 경우는 별로 없었다. 워낙 탁월하고, 지식의 깊이, 경험의 폭이 넓은 정신과 의사이기 때문에 전적으로 배우고, 수용해야 할 내용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책은 도발적인 시도, 참신한 시도였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우며 일부 소름 돋을 정도로 생각해 볼 만한 시사점을 주긴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비판적인 시각으로 봐야 할 책이었다.

 

일단, '디스커넥트 인간형'이라는 분류가 꼭 필요한가가 의문이다.

 

정의 자체가 모호하다. 약간은 자폐증과 같기도 하고, 아스퍼거 증후군과 유사하기도 하며, 회피성 애착을 지닌 사람, 히키 코모리, 비범한 천재, 조현성 인격장애 등 다양한 정신병리나 인격 구조가 뒤섞인 느낌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니체라든지, 유발 하라리 등도 디스커넥트 인간 유형이라고 하는데 글쎄..... 본인이 뭔가 가설을 세워 놓고 거기에 진실을 끼워 맞추는 듯한 느낌을 지우기가 어렵다.

 

'애착'의 중요성을 굉장히 강조하고, '애착'이 세상을 이끌어 가는 핵심 원동력임을 전제로 하는 그가 미래 시대에는 애착/관계 중심적 인간은 도태되고, 애착이 크게 필요 없는 '디스커넥트 인간 유형'이 살아남기 좋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그 근거로 진화론적 접근 방식을 취한다. 그래서 새로운 종의 출현, 대진화/소진화 까지 언급하면서 혁명적이고, 급진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이야기하는데 "좀 많이 나가버린" 이론이 아닌가 싶다.

 

굳이 정확한 정의 자체가 어려운 신종 용어를 활용해서 세상을 설명하려 하기 보다는 기존에 존재하는 병리 개념, 성격 구조 개념을 가지고도 어느 정도 세상은 설명이 되기 때문이다.

 

오캄의 면도날 법칙에 기반한다면 '단순할수록 진리에 가까울 확률이 높다' 고 본다면, 이런 개념은 다소 불필요하지 않나 싶다.

 

하지만 큰 틀 속에 여러 개념들을 혼합 시켜 두면, 세상을 큰 틀에서 조망하고, 설명하기 편해진다는 장점은 있다. 갈수록 타인에겐 관심이 없고, 혼자가 편하고, 성/결혼/아이에 연연하지 않고, 인간보다는 사물이나 기술에 더 친화적인 사람이 많아지는 시대.

 

이런 유전자가 더욱 자연 선택을 받게 되어 후대에 대물림 된다는 흥미로운 발상.

 

이들은 호모 사피엔스를 몰아낸 네오 사피엔스가 될 지도 모른다는 이야기 한다.

 

코로나 이후 언컨텍트 시대가 대두되고, 사람들이 IT 매체 속에서 사람들과의 교류를 더 즐기게 되고, 일본 포함 우리나라 및 다양한 나라에서 히키 코모리/은둔형 외톨이가 많아지는 것고 사실이다.

 

기존에 이런 해석만으로도 제법 충분하다 생각하는데 '디스커넥트 인류' 라....... 진화심리학, 진화론이라는 전제를 달고 개념을 만들면 이와 같은 결론이 도출되는 것 같다. 아마 기독교가 이야기하는 유신론적 접근을 기저에 활용했다면 이와 같은 도출과는 제법 다른 모습으로 미래를 예견할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자신이 지닌 세계관이나, 경험지식 등을 많이 의존하는 것 같다.

 

'애착'을 평생 연구해 온 학자가 이젠 '애착 없는 인류'를 예견하고 있다.

 

워낙 내용이 도발적이라 비판할 여지가 많긴 하지만, 미래 시대에 정말 이런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그는 실제 존재하는 인물, 과거의 인물, 다양한 사례들을 근거로 제시하면서 논의를 전개하기 때문에 읽다 보면 설득되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나는 개인적으로는 크게 설득되지 않은 책이다.

 

-[디스커넥트 인간형이 온다], 오카다 다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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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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