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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학의 아버지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스스로 불안을 조절하기 위해 약물에 크게 의존했다.

프로이트의 초기 학술 논문 가운데 여섯 편은 코카인의 효능에 관한 것이었다.

​프로이트는 1880년대부터 거의 10년동안 규칙적으로 코카인을 투여했다.

"최근에 심한 우울증이 왔을 때 다시 코카인을 썼소. 놀랍게도 적은 양으로도 기분이 최고로 좋아졌어요. ​지금은 이 마법의 물질을 칭송하는 글을 쓰려 참고 문헌을 모으는 중이오."

1884년 아내에게 보낸 편지다. 프로이트는 코카인의 의학적 특성을 연구하여 명성을 얻을 수 있으리라고 믿었다.

 

 

 

코카인이 커피 정도의 중독성 밖에는 없다고 생각해서 예민한 신경, 우울, 소화불량, 모르핀 중독 등 모든 병의 치료제로 자기 자신과 다른 환자들에게 처방했다.

 

프로이트는 코카인을 "마법의 약"이라고 불렀다. ​"나는 우울증이나 소화불량이 올 때 정기적으로 아주 조금씩 흡입하는데 효과가 탁월하다."

 

파리에 있는 스승 장마르탱 샤르코의 살롱 모임에 참석할 때도 사회불안을 달래기 위해 코카인의 힘을 빌렸다. 프로이트의 코카인 사랑은 자신이 코카인을 처방한 절친한 친구가 치명적인 중독 상태가 되었을 때에야 수그러들었다.

 

그렇지만 ​프로이트는 코카인 직접 경험을 통해 일부 정신질환은 뇌에 물리적 원인이 있다는 확신을 굳게 가지게 되었다.

그러니 의학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프로이트는 후기 작업 덕에 정신병은 무의식의 심리적 갈등에서 나온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하는 현대 정신역학 치료법의 선구자로 생각되지만, 또 한편으로 ​초기에 코카인 관련 연구를 썼기 때문에 정신병은 물리적, 화학적 기능이상에 따른 것이므로 약물로 치료할 수 있다고 보는 생물학적 정신의학의 선구자 가운데 한 명이기도 하다.

 

​현대 정신약리학 역사를 훑어보면 프로이트의 코카인 실험처럼 우발적인 면이 두드러진다.

​지난 60년 동안에 상업적 성공을 거둔 항불안제나 항우울제 대부분이 우연히 발견되었거나, 본디는 결핵, 수술 쇼크, 알레르기 치료약, 살충제, 페니실린 보존제, 염료, 살균제, 로켓 연료 등등 불안이나 우울과 전혀 상관없는 용도로 개발된 물질이었다.

P.S: 프로이트는 자기가 니코틴 중독이라는 것도 인정했다. ​거의 평생 동안 시가를 하루에 스무 대 이상 피웠고 결국 60대에 구강암에 걸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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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앞에 서면 얼굴이 붉어지는 경험들은 많이들 해 봤을 것입니다. 하지만 얼굴이 붉어지는 것에 대한 극도의 불안과 두려움이 생겨 '공포증'(phobia) 수준까지 치닫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직접 보지는 못했으나 실제 사례들을 들어보는 건 도움이 될 것입니다. 특정 공포증은 사마귀, 개구리, 고양이 공포증 부터 시작해서 주사 바늘 공포증, 동그라미 공포증 등등 종류도 가지각색입니다. 자신이 적면 공포증에 해당한다면 관련 책을 사보시거나, 관련된 행동 치료 등을 검색해서 도움을 받아보시길 추천합니다. (필요시 정신과, 상담소 방문도 추천합니다.)

 

 

 

 

적면 공포증: 사람들 앞에 서 얼굴을 붉히는 것에 대한 두려움


적면 공포증 케이스가 처음 발표된 때가 1846년이었다.


독일 의사가 스물한 살 의대생이 얼굴 홍조를 억제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수치심 때문에 자살한 일을 기록으로 남겼다.


몇 해 뒤에 다윈은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에서 얼굴 붉힘에 관한 이론에 한 장을 할애해 사람이 가장 불안을 감추고 싶을 때에 얼굴이 붉어져 불안을 폭로하고 마는 현상을 관찰했다.


"​자기 모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얼굴이 붉어지지는 않고 다른 사람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할까 생각할 때 얼굴이 붉어진다."


​"수줍음 많은 사람은 다른 사람이 지나가는 말로 가볍게 자기 외양에 관해 언급을 했다 하면 꼭 얼굴을 붉힌다."


다윈 말이 맞다.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도 긴장하면 얼굴이 잘 붉어지는 사람들이 있는데, 얼굴이 붉어졌다고 언급하면 더 타는 듯이 불타오른다.

 

 


 

여자 직장 동료 한 명은 결혼식을 앞두고 결혼식에서 얼굴이 붉어지는 수치를 견딜 수 없어서 여러 가지 약물 요법을 시도하고 심지어 수술까지 고려했다.

(긴장하면 얼굴이 붉어지는 것 때문에 ​흉강경 교감신경 절제술 ​이라는 수술을 받는 사람들이 한 해에 수 천명이다. 흉곽 근처에 있는 교감신경 신결절을 파괴하는 수술이다.)


나한테도 긴장했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 여럿 있지만 다행히도 얼굴이 붉어지지는 않아서, 이 동료를 보면서 결혼식에서 얼굴을 붉히는 일을 굴욕이라고 여기다니 얼마나 어리석은가 하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나도 내 결혼식에서 땀 흘리고 떨면서 얼마나 부끄러워 했는지 떠올랐고 어리석기는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반응을 일으키는 감정은 ​부끄러움​일 것이다.


불안과 얼굴의 홍조 둘 다 부끄러움이 추동한다.


1839년 영국 의사 토머스 버지스는 [얼굴 붉힘의 생리와 기제]라는 책에서 ​"영혼이 강한 힘을 행사하여 도덕적 감정이 일으키는 다양한 내적 정서를 얼굴에 나타낼 수 있게끔 하려고" 신이 사람이 얼굴을 붉히도록 설계했다고 주장했다.


​붉어진 얼굴은 "우리가 신성하게 지켜야 할 규칙을 위반하고 있음을 다른 사람에게 드러내는 표지가 되므로 우리가 스스로를 저지할 수 있게 해준다" 다윈처럼 버지스도 얼굴 붉힘은 우리의 자의식과 사회성이 생리적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본 셈이다.

 

 


 

​우리 스스로에 대한 인식, 또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의식이 겉으로 드러났다는 말이다.


다윈의 후기 저작이나 현대 진화생물학에서는 얼굴을 붉히는 것이 우리가 무언가 부끄러운 사회적 위반을 저지르고 있다는 몸의 신호일 뿐 아니라 (얼굴이 뜨거워지므로 얼굴이 붉어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우리가 스스로를 겸손하게 인지함을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신호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곧 높은 계급에 있는 사람에게 사회적 겸허를 드러내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또 버지스 식으로 말하면 얼굴 홍조는 사회적 규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막아 반사회적 충동을 저지하는 역할을 한다.


사회적으로 불안해하고 얼굴이 붉어지는 것은 진화를 통한 적응일 수 있다.


사회적 예의를 지킴으로써 무리에서 추방 당하지 않게 해 주는 행동이다.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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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정신약리학의 정신적 선조는 그보다도 더 멀리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그리스 의사 히포크라테스는 기원전 4세기에 병리적 불안은 생물학적, 의학적 문제라고 규정했다.

히포크라테스는 이렇게 썼다.

 

 

                                -히포크라테스-

"[정신병이 있는 사람의] 머리를 갈라 보면 뇌에 습기가 많고 땀으로 가득하고 역한 냄새가 난다."

히포크라테스는 '체액'이 광기의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담즙이 뇌로 갑자기 몰려가면 불안이 일어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히포크라테스의 뒤를 이어 담즙의 온도에 중대한 비중을 두었다. 담즙이 따뜻하면 온화하며 열정적이고 담즙이 차가우면 불안하고 겁이 많다.)

히포크라테스는 불안 등 정신장애는 체액이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도록 하면 나을 수 있는 의학적, 생물학적 문제라고 봤다.

그러나 플라톤과 그 추종자들은 정신세계는 생리학과 구분되는 자율성을 지닌다고 생각하여 불안이나 우울이 신체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에 반대했다.

                               -플라톤-

 

어느 고대 그리스 철학자는 정신병을 생물학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어린애 이야기처럼 허황하다."​ 고 했다.

 

플라톤은 사소한 심리적 문제는 의사가 치료할 수 있지만(정서적 문제가 신체를 통해 나타날 때가 있기 때문이다.) 깊은 곳에 근원이 있는 정서적 문제는 오직 철학자들만 치유할 수 있다고 했다. 불안 등의 정신적 문제는 생리적 불균형이 아니라 영혼의 부조화에서 오며 여기에서 회복하려면 깊은 자아성찰, 자기통제, 철학을 따르는 삶이 필요하다.

플라톤은 "어떤 사람의 몸과 마음이 대체로 건강한 상태라면 배관공을 불러 집수리를 하듯 의사를 불러 사소한 질환을 고칠 수 있다. 그렇지만 전체적 구조가 망가졌다면 의사는 쓸모가 없다."고 했다.


따라서 영혼을 치료하는 데 적절한 방법은 철학 뿐이다.


히포크라테스는 헛소리라고 일축했다. "저 철학자들이 자연과학에 대해 쓴 글들은 미술과 무관한 만큼 의학과도 무관하다." 히포크라테스가 말했다.


병적 불안은 히포크라테스와 아리스토텔레스, 현대 약학자들의 생각처럼 의학적 질환인가?


아니면 플라톤과 스피노자, 인지행동 치료사들 생각처럼 철학적 문제인가?


프로이트와 그 추종자들이 생각하듯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와 성적 억압에서 비롯된 심리적인 문제인가?


혹은 쇠렌 키에르케고르와 실존주의자들의 주장처럼 정신적인 병인가?


아니면 W.H 오든, 데이비드 리스먼(미국 사회학자, 교육자로 [고독한 군중] 등의 저서를 남김), 에리히 프롬, 알베르 카뮈, 또 무수히 많은 현대 사상가들이 선언했듯 문화적인 병인 동시에 우리가 사는 시대와 사회 구조의 한 기능인 것일까?


사실을 말하자면 불안은 생물학적 기능인 동시에 철학적인 기능이기도 하고, 육체와 정신, 본능과 이성, 개성과 문화 모두와 관련 있다.

 

우리는 불안을 정신적, 심리적으로 경험하지만, 분자나 생리학적 층위에서도 불안을 측정할 수 있다.


불안은 유전에 의해 만들어지는 동시에 양육에 의해서도 만들어진다.


심리적 현상이면서 사회적 현상이다. 컴퓨터 용어로 말하면 하드웨어의 문제(배선이 엉망이다)이면서 소프트웨어의 문제(논리적 오류가 있는 프로그램을 돌려서 불안한 생각을 일으킨다.)이기도 하다.


기질은 어느 하나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위험 유전자라든가 어린 시절의 상처 같은 한 가지 원인에서 비롯되는 것처럼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사실 스피노자와 두드러지게 침착한 성품이 본인의 철학 덕분인지 생물학적으로 그렇게 타고났기 때문인지 어떻게 알겠는가?


스피노자가 유전적으로 자율신경 각성 정도가 낮기 때문에 고요한 철학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닐 수도 있지 않나?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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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정신분석자는, 발굴작업을 수행하고 있는 고고학자처럼, 가장 깊숙히 감추어진 가장 갚진 보물을 찾을 때까지 환자의 정신을 한 층 한 층 벗겨가야 한다.”

-프로이트-

[-학지사-에서 출판한 [성격 심리학] 전공 교재에 있는 내용들 참고했습니다.]

 

무의식의 중요성을 강조한 정신분석은 인간에 대한 이해를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틀에 따라 설명한 이론이 정신분석이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성격형성에 생물학과 초기 아동기 경험의 중요성을 바탕으로 정신분석을 개발하였다. 그는 인간이 생물학적 존재이기 때문에 심리사회 발달단계를 통해 성숙하면서 자신의 강한 성적 추동과 사회적으로 수용될 수 있는 방식으로 행동하려는 욕구간의 균형을 이루려고 노력한다고 믿었다.

인간이 생물학적 존재라는 점과 더불어 대략 5세까지의 초기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결정론적 입장을 취했다.

(5세 이전에 인간이 거의 완성된다고 본 것이다.)

많은 심리학자들은 인간 성격 형성에 비합리적인 본능적 힘을 강조한 프로이트의 결정론적 입장을 비판해 왔다. 분명히 프로이트가 본능적 힘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 것은 사실이지만, 정신분석을 통한 그의 본질적 메시지는 인간이 생물학의 희생자가 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프로이트는 정신분석은 나의 창작물이다라고 하였다. 정신분석은 심리학 및 정신의학 내에서 성격심리학에 대한 영향 뿐 아니라, 일반 사람들의 인간과 세계를 보는 관점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쳐왔다.

따라서 오늘날에도 프로이트가 만든 정신분석에 대한 이해는 역사적인 이유에서뿐만 아니라 계속되는 영향 때문에도 필요하다. 프로이트의 기여 때문에, 인간의 심리적 성숙을 향상시키고 정서적 어려움을 가진 사람들을 조력하려는 상담 및 임상심리학자들의 노력은 훨씬 성공적이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1.  프로이트의 생애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1939) 1856년 모라비아(현재는 체코슬로바키아의 일부)의 프레이베르그(Freiberg)에서 태어났다.

프로이트가 네 살 때인 1860년에, 그의 가족은 모라비아에서 비엔나로 이주하였으며, 프로이트는 비엔나에서 삶의 대부분을 보냈다.

프로이트는 어려서부터 뛰어난 재능을 보였으며 가족, 특히 어머니로부터 많은 격려를 받았다. 그는 17살에 김나지움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후 의학 및 과학적 연구를 위해 비엔나 대학에 입학하였다.

의학 외에 생물학, 생리학, 교육 등에 대한 다양한 관심 때문에, 그는 대학에서 8년을 보내게 되었다. 마침내 프로이트는 의사자격시험을 치르고, 1881년 임상신경학자로서 개업을 하였다. 프로이트는 의사자격시험을 치르고, 1881년 임상신경학자로서 개업을 하였다. 프로이트는 사랑에 빠졌던 베르내이스(Martha Bernays)와 약혼한지 4년이 지난 1886년 결혼하였다.

프로이트는 1884년 브로이어(Josef Breuer)와 관계를 맺으면서 정신분석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프로이트는 브로이어로부터 히스테릭적 신경증을 위한 담화치료’(Talking cure)와 최면의 사용에 대해 배웠다.

1885, 프로이트는 프랑스에 가서 샤르코(Jean Charcot)와 함께 최면을 연구하며 4개월 반을 보내면서 샤르코에게서 환자들의 문제가 성적 근거를 갖는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다. 신경증이 성적 근거를 갖는다는 아이디어를 마음속에 간직하다가, 1890년대 중반에서야 프로이트는 신경증을 지배하는 문제가 부적절한 성적 발달이라고 확신하였다.

브로이어와 프로이트는 1895년 공동연구로서 흔히 정신분석의 시작으로 지적되는 신경증에 관한 연구’ (Studies on hysteria)를 발표하였다. 프로이트는 1897년 자기분석을 착수하였으며 자신의 신경증 문제를 불안 신경증으로 진단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가 성적 긴장의 누적에 의해 기인한다고 주장하였다. 프로이트가 사용한 자기분석의 방법은 꿈 분석’(dream analysis)이었다. 꿈 분석은 약 2년 동안 계속되었으며 그러한 결과가 누적되어 그의 주요 저서인 꿈의 해석’(The Interpretation of Dreams)으로 1900년에 발표되었다.

프로이트는 1902년까지 정신분석의 이론과 실제를 향상시키는데 관심을 기울였으며, 이 무렵에 아들러(Alfred Adler)를 포함한 소집단이 프로이트 집에서 열린 주말 토의집단에 참여하였다. 신경증의 문제에 대한 이러한 초기 논의는 심층 심리학의 네 주역이라 할 수 있는 프로이트, 아들러, 랭크(Otto Rank), (Carl Gustav Jung)의 다른 이론적 신념과 응용기법의 발달에 중요하게 기여하였다.

 

프로이트는 1905성 이론에 관한 세 편의 에세이’(Three essays on the theory of sexuality)를 발표하였고, 1909년 홀(Stanley Hall)에 의해 미국에 초빙되어 클라크 대학에서 강연한 후 그의 명성이 국제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아들러, , 랭크가 각각 자신의 이론과 스타일을 발달시킴으로써, 초기 정신분석 집단은 갈등과 반목으로 붕괴되었다. 아들러는 1911, 융은 1914년에 정신분석 집단에서 이탈하였다. 하지만 프로이트의 명성은 1919년부터 그가 죽은 해인 1939년까지 최고조에 달했다.

1920년대에 프로이트는 인간의 동기에 근거한 성격이론과 체계를 발달시켰으며 이러한 이론의 영향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치료기법 이상으로 확장되었다.

정신분석을 통해 프로이트는 저항(resistance)을 자신의 고통에 직면하지 않으려는 보호형태이며, 억압(repression)을 의식적 자각에서 그러한 고통을 제거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억압은 정신분석의 근본적 원리가 되었다.

즉 억압된 자료는 장기간의 정신분석에서 사용되는 기법인 꿈 분석과 자유 연상(free association)을 통해 밝혀지게 된다. 정신분석에서 효과적인 치료작업은 환자와 치료자의 인간적 관계 혹은 전이(transference)에 따라 결정된다. 프로이트는 환자가 치료자에 대해 갖는 정서적 태도인 전이가 신경증 치료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믿었다.

 

2.  주요 개념

여기에서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의 주요 개념인 자각의 수준, 본능이론, 성격의 구조이론, 불안, 방어기제 등을 살펴 보고자 한다.

 

자각의 수준

무의식 하면 프로이트란 이름을 떠올리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프로이트 정신분석의 핵심은 사람들이 억압하여 무의식에 숨겨버린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지형학적 모델(topographical model)을 통해 자각의 수준을 구분하였다.

그가 제안한 자각의 세 수준은 의식(conscious), 전의식(preconscious), 무의식(unconscious)이다. 프로이트는 이러한 자각의 수준을 빙산에 비유하기를 좋아했다.


의식(conscious) : 의식은 개인이 현재 자각하고 있는 생각을 포함한다. 의식의 내용은 새로운 생각이 정신에 들어오고, 오래된 생각은 정신에서 물러나면서 계속적으로 변한다. 당신이 생각하여 현재 어떤 것을 얘기할 때, 당신은 아마도 의식의 일부분을 표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프로이트는 우리가 자각하고 있는 의식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하여 우리가 자각하지 못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전의식(preconscious) : 전의식은 의식과 무의식의 중간에 있는 자각으로서 꽤 용이하게 의식으로 가져와 질 수 있는 정신의 부분이다. 엄격히 말하면, 전의식은 무의식의 부분이지만 쉽게 거기에 저장된 기억, 지각, 생각이 의식으로 변화될 수 있는 의식의 아래 부분이다.

무의식(unconscious) : 무의식은 프로이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자각의 수준이다. 무의식은 정신의 가장 깊은 수준에서 작동되는 것으로 우리가 자각하지 못하는 경험과 기억으로 구성된다. 무의식은 정신분석의 초점이 되는 부분이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무의식은 본능에 의해 지배되며 모든 행동의 배후에서 작동하는 주요한 추진력으로 우리의 행동을 방향 짓는 소망과 욕망이 자리잡고 있는 곳이다.

 

 

 

본능이론

프로이트의 성격이론은 성격의 주요한 추진력을 추동(drive) 혹은 충동(impulse)으로 보는 본능이론이다. 본능은 성격의 기본적 요소이며, 행동을 추진하고 방향 짓는 동기이다.

프로이트는 본능을 에너지의 형태로 보았으며 이러한 에너지가 신체적 욕구와 정신의 소망을 연결한다고 보았다. 프로이트는 본능을 두 가지 범주, 즉 삶 본능(life instinct)과 죽음 본능(death instinct)으로 나누었다.

 

삶 본능(life instincts): 삶 본능은 인간의 생존을 위해 식욕, 성욕 등과 같은 생물학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기여하며 성장과 발달 지향적이다. 프로이트는 삶 본능에 의해 나타난 정신에너지를 리비도(libido)라고 하였다. 이러한 리비도가 어떤 한 가지 대상이나 사람에 집중되어 나타나는 것을 리비도의 집중’(cathexis)이라고 한다.

프로이트가 성격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겼던 삶 본능은 성(sex)와 관련되며, 그것은 단순히 남녀간의 성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 쾌락을 주는 모든 행동이나 생각을 포함한다.

 

죽음 본능(death instinct): 프로이트는 삶 본능과 상반된 개념으로서 죽음 본능이 있다고 가정하였다. 즉 그는 사람들이 죽는 것에 대한 무의식적인 소망을 가지고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죽음 본능의 주요한 구성요소가 공격성이다.

즉 개인의 죽음 본능은 공격성으로 표출되어 자신이 아닌 타인이나 대상을 죽이고자 하는 소망으로 파괴하고 정복하고 죽이도록 하는 추동이다. 프로이트가 인생 후반에 제안한 죽음 본능은 그의 이론 중에서 많은 성격이론가들에게 가장 비판을 받는 개념이기도 하다.

 

성격의 구조 이론

프로이트는 성격이 세 가지 구조적 구성요소인 원초아(Id), 자아(Ego), 초자아(Superego)에 의해 작동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구성요소는 각각 독특한 속성을 가지면서 상호 간에 영향을 주며 기본적으로 만족 혹은 쾌락을 추구한다.

 

원초아(Id): 원초아는 성격의 가장 원시적인 부분으로 모든 본능의 저장소이다. 이것은 인간 성격의 생물학적 구성요소이다. 따라서, 원초아는 본능적 추동에 의해 충동적으로 작동하며 성격의 다른 두 부분인 ego, superego에 쾌락을 위한 압력을 가한다.

Id는 직접적인 신체적 욕구만족과 관련되며, 작동하는 주요원리는 쾌락원리(pleasure principle)이다. Id는 쾌락원리에 의해 작동하기 때문에 현실이나 도덕성에 대한 고려 없이 쾌락을 추구한다.

 

자아(Ego) : 이것은 인간 성격의 심리적 구성요소이다. Ego는 성격의 합리적 측면으로 실제적인 면에서 개인이 접하는 현실을 인지하고 조정하면서 현실 원리(reality principle)에 따라 작동한다. Ego Id의 요구를 고려하면서 현실 요구에 맞춰 쾌락을 지연시키거나 충족시키는 적절한 방법을 찾는다.

더불어 Ego Superego가 주도하는 도덕적 측면을 고려하여 합리적이고 규범적인 행동을 위한 조정역할을 수행한다. 이런 점에서 Ego의 지배자는 Id, reality, Superego라고 할 수 있다.

 

초자아(Superego): 초자아는 인간 성격의 사회적 구성요소로서 주로 개인의 내적 도덕성인 양심(Conscience)과 개인이 추구하고자 하는 자아이상(ego-ideal)에 의해 작동한다. 따라서 초자아가 작동하는 주요한 원리는 도덕원리(morality principle)이다.

 

 

 

프로이트는 성기기(phallic stage)에 남자 아이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Oedipus complex)를 겪고 여자아이는 엘렉트라 콤플렉스(Electra complex)를 겪는다고 보았다. Superego는 아이들이 자신과 같은 성의 부모와 동일시, 즉 사회적 실체를 받아들임으로써 사회화를 통해 이러한 complexㄹ르 해결하면서 발달한다고 본다.

다시 말하면, 아이들은 보통 5~6세 정도가 되면 부모의 규칙과 훈계에 의해 성격의 도덕적 측면을 형성하고 complex를 해결하면서 성격의 사회적 구성요소인 superego를 발달시키게 된다. Superego의 주요한 목적은 도덕적 완성을 추구하는 것으로 Id가 반사적 행동 및 정신의 일차적 과정에 따라 쾌락을 추구하는 것을 억제시키면서 사회적 요구에 부합하는 측면에서 만족을 추구하는 것이다.

 

불안

 프로이트는 원인에 대한 명확한 대상이 없이 두려움을 느끼는 것을 불안(anxiety)으로 보았으며 모든 anxiety의 원형이 출생외상(birth trauma)이라고 생각하였다.

그가 제안했던 세 가지 유형의 anxeity현실 불안(reality anxiety), 신경증 불안(neurotic anxiety), 도덕 불안(moral anxiety)이다. 이러한 anxiety는 앞에서 설명한 성격의 세 가지 구조와 관련해서 이해할 수 있다. 즉 현실 및 세 가지 자아간의 갈등에 의해 anxiety가 야기된다.

 

현실 불안(reality anxiety) : reality anxiety Ego가 현실을 지각하여 두려움을 느끼는 anxiety로서 실제적 위험에서 우리를 보호하는데 기여한다.

신경증 불안(neurotic anxiety): neurotic anxiety는 현실을 고려하여 작동하는 Ego와 본능에 의해 작동되는 Id 간의 갈등에서 비롯된 불안이다. 이러한 불안은 막대한 힘을 가진 Id에 의해 충동적으로 표출된 행동이 처벌받진 않을까 하는 무의식적 두려움이다.

도덕 불안(moral anxiety) : moral anxiety Id Superego 간의 갈등에서 비롯된 불안으로 본질적으로 자신의 양심에 대한 두려움이다. 만약 당신이 자신의 도덕적 원칙에 위배되는 본능적 충동을 표현하도록 동기화 되면, 초자아는 당신으로 하여금 수치와 죄의식을 느끼도록 한다.

 

방어기제(Defense Mechanism)

불안은 자아에게 닥친 위험을 알리는 신호이다. 불안은 세 가지 자아간의 갈등으로 끊임없이 야기된다. Ego는 충동적으로 쾌락을 추구하는 Id와 완벽성을 추구하는 Superego와의 갈등을 감소시키려고 노력한다. 프로이트는 모든 행동이 본능에 의해 동기화되는 것처럼 역시 불안을 피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방어적이라고 보았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불안을 원치 않으며 불안으로부터 벗어나기를 원한다. 따라서 인간은 갈등에서 비롯된 불안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방어기제(defense mechanisms)를 사용한다. 방어기제는 고통에서 우리를 보호한다는 점에서 유용한 목적에 기여하지만, 그것이 무분별하고, 충동적으로 사용될 때는 병리적이 된다. 다양한 방어기제가 작동되는 구체적 내용은 서로 다르지만 공통적인 두 가지 특성을 가진다.

 

 

첫째는 현실의 부정 혹은 왜곡이다. 둘째는 방어기제는 무의식적으로 작동된다는 점이다. 몇 가지 주요한 방어기제의 내용 및 예를 표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종류

내용

억압

억압(repression)은 프로이트가 정신분석의 전체적 구조가 의존하는 주춧돌이라고 부를 정도로 가장 중요한 방어기제이다. Repression Ego가 위협적인 내용을 의식 밖으로 밀어내거나 혹은 그러한 자료를 의식하지 않으려는 적극적 노력이다. 본질적으로 repression은 우리에게 불편함이나 고통을 가져다 주는 존재에 대한 무의식적 부정이다.

자신을 학대하거나 부모에 대한 뿌리깊은 적대감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

부정

부정(Denial)은 현실에서 일어났던 위협적이거나 외상적인 사건을 받아들이지 않고 거절하는 것이다.

부모가 사랑하는 자녀의 죽음을 계속해서 믿지 않으려 하는 것.

반동형성

반동형성(Reaction Formation)은 개인의 내면에서 수용할 수 없는 충동을 정반대로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ex)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에게 오히려 더 gentle하게 대하며, 좋아하는 척 하는 행동)

위협적인 성적 충동에 사로잡혀 있던 사람이 정반대로 포르노그라피를 맹렬하게 비판하는 것.

투사

투사(Projection)는 자신이 갖고 있는 좋지 않는 충동을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다고 원인을 돌리는 것이다.

내가 그를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나를 미워한다고 표현하는 것.

퇴행

퇴행(Regression)은 위협적인 현실에 직면하여 덜 불안을 느꼈던 그리고 책임감이 적었던 이전이 발달단계의 행동을 하는 것이다.

아이가 학교에 가야 한다는 위협에 직면하여 잠자리에 오줌을 싸는 행동

전위

전위(Displacement)는 어떤 대상에게 원초아의 충동을 표현하기가 부적절하면, 그러한 충동을 다른 대상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아빠에게 꾸중들은 아이가 적대감을 아빠에게 표현하지 못하고 동생을 때리거나 개를 발로 차는 경우.

승화

승화(sublimation)는 전위의 한 형태로서 수용될 수 없는 충동이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충동으로 대체되는 것이다.(ex) 폭력과 가학의 충동을 지닌 사람이 이걸 좋은 곳에 쓰기 위해 경찰이 되거나, 의사가 되고자 하는 것-> one of the theory로서만 받아들여야 합니다.;;)

타인에 대한 공격성이 권투선수가 되어 훌륭한 시합을 하는 것으로 대체되는 것.

합리화

합리화(rationalization)는 자신의 행동을 그럴듯한 그러나 부정확한 핑계를 사용하여 받아들여질 수 있게끔 행동을 재해석하는 것이다.

이솝우화에서 포도를 딸 수 없었던 여우가 포도가 실 것이라고 결론 내렸던 것은 합리화의 고전적 예

 

3.  성격 발달

프로이트는 성격이 심리성적 발달단계에 따라 형성된다고 보았다. 심리성적 단계의 주요한 특징은 정신에너지인 libido가 신체 부위의 어디에 집중되느냐에 따라 다섯 단계로 구분된다. 이러한 다섯 단계는 구강기, 항문기, 성기기, 잠재기, 생식기이다.

인간이 출생하여 이러한 다섯 단계에 따라 성격을 형성하지만, 때로 어떤 사람은 지나친 좌절 혹은 만족 때문에 심리성적 발달 단계의 어떤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libido가 신체의 다른 부위로 이동하지 않는 것을 고착(fixation)이라고 한다.

여기서는 프로이트가 제안한 심리성적 발달 단계의 주요한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구강기(oral stage): 유아가 출생하여 1세까지에 해당하는 심리성적 발달의 첫 단계가 구강기(oral strage)이다. 이 시기에 유아의 libido는 입에 집중되어 있다. 유아는 입을 통해 빨고, 먹고, 깨무는 행위에서 긴장감소와 쾌락을 경험한다.

유아는 libido의 일차적 대상인 어머니의 젖을 빨면서 어머니에게 전적으로 의존한 상태에서 이 세상에 대한 지각을 배우게 된다. Oral stage 동안에 나타나는 두 가지 행동방식은 구강 수용적 행동oral receptive behavior)과 구강 공격적 행동(oral aggressive behavior)이다. 유아로서 구강 욕구가 지나치게 만족되면, 성인이 되어 세상에 대하여 지나치게 낙관론을 갖거나 의존적인 성격을 갖는 경향성이 있다. 구강 공격적 행동에 고착된 사람은 지나친 비관론, 적의성, 공격성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항문기(anal stage): 심리성적 발달 단계의 두 번째는 보통 1~3세까지 진행되는 것으로 libido가 항문에 집중되는 항문기(anal stage)이다. 이 시기의 성격형성은 본능적 충동인 배설과 외부적 현실인 배변훈련과 관련되어 결정된다. 배설물을 방출하는 것은 아이에게 쾌락이지만, 배변훈련의 시작과 함께 아이는 이 쾌락을 지연시키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만약 배변훈련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으면, 아이는 두 가지 방식으로 반응할 수 있다. 한 가지 방식은 부모가 하지 말라고 한 시간과 장소에 배변을 함으로써 부모의 요구에 거절하는 행동을 한다. 아이가 이러한 행동을 좌절을 감소하기 위한 만족스런 행동으로 여기고 자주 하면, 항문 공격 성격(anal aggressive personality)을 발달시킬 수 있다.

아이가 배변훈련의 좌절에 반응할 수 있는 두 번째 방식은 배설해야 할 변을 보유하는 것이다. 변을 보유하면서 만족을 느끼고 부모를 조작하는 아이는 고집이 세고 구두쇠로 특징되는 항문 보유 성격(anal retentive personality)을 형성한다.

성기기(남근기)(phallic stage) : 프로이트의 심리성적 발달 단계 중 성격 형성에 가장 중요한 시기가 4~5세 중에 나타나는 성기기(phallic stage)이다. 필자가 이 단계를 남근기로 쓰지 않는 이유는 남근기라고 하면 프로이트의 심리성적 단계가 여성을 배제한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아이의 libido의 초점, 즉 쾌락의 초점이 항문에서 성기로 옮겨진다.

이 단계에서 아이는 성기를 만지거나 환상을 통해서 쾌락을 느낀다. 성기기의 갈등은 아이의 반대 성인 부모와 관련한 근친상간 욕망에 대한 환상과 관련되어 있다(프로이트의 초기 이론은 성적 유혹이론이었나 후기 이론은 성적 환상 이론이다.)

남자아이가 반대 성인 어머니에 대한 무의식적 욕망에서 비롯된 갈등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Oedipus complex)이다. 프로이트는 이 용어를 아들과 어머니와 성 관계와 그 결과를 비극적으로 묘사한 그리스 신화로부터 따왔다.

이 단계에서 어머니는 남자아이의 사랑의 대상이 된다. 남자아이는 환상과 행동을 통해 어머니에 대한 성적 소망을 나타낸다. 그러나 남자아이는 아버지를 어머니에 대한 경쟁자이며 위협적 존재로 여긴다. 또한 그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특별한 관계에 있음을 지각하고, 아버지에 대해 질투심과 적대심을 가지게 된다. 연약한 아이가 힘 있는 적대자인 아버지로부터 자신의 성기가 잘려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갖게 되는 것을 거세불안(castration anxiety)이라고 한다.

남자아이는 자신을 아버지와 동일시(identification)함으로써 이러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극복한다. 더불어 사회적 규범, 도덕적 실체라고 할 수 있는 아버지에 대한 동일시를 통해 Superego를 형성하게 된다.

여자아이가 성기기에 겪는 갈등을 프로이트는 Electra complex라고 하였다. 그리스 신화에서 electra는 동생을 설득해서 아버지를 살해했던 어머니와 어머니의 정부를 살해케 했다. 성기기 중에 아버지는 여자아이의 애정의 대상이 된다.

프로이트는 남자아이의 거세불안과 상반되게 여자아이는 남근선망(penis envy)을 갖는다고 보았다. 즉 여자아이는 자신의 성기를 잃었다고 믿고, 남자아이는 자신의 성기를 잃을까 두려워한다. 여자아이는 어머니와 동일시(identification)를 통해 Electra complex를 해결하고 superego를 형성하게 된다.

잠복기(latency period) : 6세에서 사춘기까지로 실제로는 심리성적 단계가 아니다. 이 시기에 성적 본능은 휴면을 취한다. 아이들은 이 기간 동안 학교 활동, 취미, 스포츠, 우정 관계 등을 통해 성적 충동을 승화시킨다.

생식기(genital stage) :  심리성적 발달의 마지막 단계인 생식기(genital stage)는 사춘기에 시작한다. 이 단계에 청소년의 발달 특징은 급격한 신체적 성장과 더불어 호르몬의 변화이다. 이러한 신체적 변화에 따라 오랫동안 휴면에 있었던 libido가 성기에 집중되면서, 청소년은 이성에 대한 관심과 함께 성행위를 추구하기 시작한다.

소년과 소녀는 서로 다른 성적 정체감을 인식하면서 성 및 대인관계 욕구를 충족할 방법을 찾는다. 생식할 능력을 갖춘 존재로서 인간은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만족을 추구하며 직접적으로 성행위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자위 행위를 통해 긴장을 해소하면서 쾌락을 경험한다.

지금까지 설명한 프로이트의 심리성적 발달단계를 요약해 보자.

 

단계

연령

특징

구강기

0-1

Libido가 입에 집중되어 있으며, 주로 빨기를 통해 쾌락을 얻음. Id가 지배적인 시기.

항문기

1~3

배변훈련(외부 현실)이 배변으로 인해 얻어지는 만족을 방해함.

성기기

4~5

근친상간에 관한 환상: 오이디푸스 complex, 불안, superego가 발달됨.

잠복기

5~사춘기

성적 본능의 sublimation(승화) 단계

생식기

청소년기~성인기

성역할 정체감과 성인으로서의 사회적 관계가 발달되는 시기.

 

*모든 이미지는 구글 이미지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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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 또는 정신치료 등에 대해서는 일단 일반 대중들에게 생소한 개념이거니와 정신과에 가서 권유를 받고 치료를 시작하더라도 1시간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치료실에 들어가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실 수 있습니다. 이무석 선생님의 비교적 쉽게 쓰여진 이 저서에서 관련 내용을 발췌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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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분석을 받고 싶다고 내게 전화를 하거나 이메일을 보내오면 나는 시간을 정한다.

약속 시간에 그분이 들어오면 "어서 오십시오." 라고 인사는 하지만 악수는 하지 않는다.

신체접촉은 분석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자리를 잡고 앉으면 먼저 질문을 한다.

"분석을 받고 싶은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말씀 해 주실까요?"

"자신에 대해서 말씀해 주실까요?" 혹은 "혹시 어떤 어려움이 있으신가요?" 라고 말문을 연다.

누구나 낯선 사람에게 자신의 문제를 얘기한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더구나 아주 내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이만 저만한 용기가 필요한 게 아니다.

그래서 나는 내담자가 이야기할 때 그런 불안을 덜어 주려고 노력한다.

힘든 침묵이 흐를 때는 "말씀하기가 쉽지 않으신 것 같습니다!" 라고 도와주기도 한다.

사람들은 나를 찾아올 때 몇 가지 두려움을 안고 온다.

'선생님이 나를 정신병자로 진단하지 않을까?' 혹은 '나도 모르게 과거의 부끄러운 기억이 떠오르면 어쩌나?' 하는 것이다.

'선생님이 나를 무시하거나, 나에게 혐오감을 느끼면 어쩌나?' ' 분석을 받다가 나도 모르게 이상한 상태에 빠져서 헛소리를 하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다.

그러나 이런 두려움은 실은 비의식 탐구에 대한 두려움과 저항이 모양을 바꾸어서 나타난 것일 뿐이다.

비의식이란 의식의 지하실로, 그 문 앞에서 인간은 큰 두려움을 느낀다. 비록 두렵지만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분석가를 찾는다.


인간의 모든 심리적 고통, 즉 대인관계의 어려움, 고독, 친밀한 관계 형성의 어려움, 불안, 우울, 의심과 열등감이 모두 비의식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불안 신경증, 강박증, 공포증 등의 정신질환의 원인도 모두 이 비의식에 숨어 있다.'

비의식에 내려가 그 뿌리를 이해하고 해결할 때 사람들은 자유로워질 수 있다.

혼자서는 비의식의 탐구가 두렵지만, 전문가인 분석가와 함께라면 안심할 수 있다.


 

 

(카우치에 누워 자유연상을 시도하는 환자, 그리고 환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정신분석가)


 

--[나를 행복하게 하는 친밀함] 에서 -​

 

*이미지는 구글 이미지를 활용해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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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물의 발견은 정신병과 인간 본성에 관한 생각에 충격적인 영향을 미쳤다. 우리의 성격, 지성, 문화 자체를 한 자루의 효소로 축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에드워드 쇼터, [프로작 이전] (2009)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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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년대에 잠시 동안 나는 모노아민 산화효소 억제제(MAOI)인 페넬진을 먹었다. 상표명은 ​나르딜​이다. MAOI 는 나에게 별로 효과가 없었다. 불안이 줄어들지 않은 데다가 오히려 이 약의 부작용 때문에 죽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아주 많이 했다.

 

  MAOI가 특정 성분과 결합하면 매우 위험하고 치명적일 수도 있는 부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MAOI를 먹는 환자가 와인 등의 발효주, 오래된 치즈, 피클, 특정 종류의 콩, 약국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여러 약 등 아미노산에서 유래한 티라민 함량이 높은 것을 같이 먹으면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심한 두통, 황달, 혈압 급상승, 심한 내출혈을 일으킨 경우까지 있었다. 그러니까 이 계열 약은 건강 상태가 아주 좋을 때에도 ​건강염려증과 건강에 대한 불안에 시달리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적당하지 않다.

 

​  환자에 따라서는 우울, 불안 치료에 MAOI보다 나은 방법이 없는 사람도 있지만, ​부작용 때문에 여러 해 전부터 기분장애 치료에 일차적 치료 방법으로 고려하지는 않는다. ​MAOI가 내 정신병 치료 역사에서는 카메오 출현에 그쳤지만 불안의 과학 문화사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당시 막 형성되기 시작한 신경화학적 정신병 이론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초기 약물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20세기 중반 MAOI와 이미프라민 등 삼환계 약물이 등장하며 우울과 불안에 대한 과학적 이해의 기반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MAOI 계열 약은 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등장했다. 독일 공군이 영국 도시를 V-2 로켓 미사일로 포격하다가 사용하던 연료가 떨어져서 대신 ​히드라진​이라는 연료로 로켓을 발사해야 했다. 히드라진은 독성이 있는 폭발성 물질이었지만 과학자들은 히드라진을 변형해서 의학적으로 쓸 수 있음을 알아냈다. 전쟁이 끝난 뒤 남은 히드라진을 제약회사에서 헐값에 사들였다. 1951년 뉴저지 주 너틀리에 있는 호프만라로슈 사에서 일하던 화학자들이 히드라진을 변형해서 만든 화합물 ​이소니아지드와 이프로니아지드가 ​결핵균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임상 시험이 뒤따랐다. 1952년에는 이소니아지드와 이프로니아지드 둘 다 결핵 치료제로 판매되었다.

 

  그런데 이 두 항생제에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있었다. 이 약을 투여 받은 뒤에 일부 환자들이 "​행복감에 빠져" 결핵 병동 복도에서 춤을 추는 일이 있었다고 신문에 실렸다. ​이 보도를 읽은 정신과 의사들은 이소니아지드와 이프로니아지드에 기분을 좋게 하는 효과가 있으니 정신과 약으로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1956년 뉴욕 로클랜드 주립 병원에서 여러 정신질환이 있는 환자들에게 5주 동안 이프로니아지드를 투여하는 연구를 했다. 5주 투약 기간이 끝날 무렵 ​우울증이 뚜렷이 호전되었다. ​이 병원 연구 책임자인 네이선 클라인은 "정신에 활력을 주는" 효과를 보았고 그래서 자기 개인병원의 우울증 환자들에게도 이프로니아지드를 처방했다. 네이선 클라인은 일부 환자들에게서 "증상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고했다.

 

  클라인은 "​정신의학 역사에서 이런 약효를 발휘한 치료제는 이프로니아지드가 처음"​이라고 단언했다. 1957년 4월 호프만라로슈 사는 이프로니아지드를 ​마르실리드​라는 상표명으로 판매하기 시작했고 이 약은 <뉴욕 타임스> 1면을 장식하기도 했다. 마르실리드는 MAOI 계열 약 1호이자 ​항우울제로 알려진 첫 번째 약​이기도 하다.

 

  20세기 중반은 신경과학의 역사가 일천할 때다.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관한 지식이 아직 초보적인 수준이었다. ​"불꽃"이냐 "국물"이냐를 두고 논쟁이 계속되었다. 그러니까 뉴런 사이에서 자극이 전기적으로 전달되느냐 아니면 화학적으로 전달되느냐를 두고 과학계의 의견이 나뉘었다. 옥스퍼드 대학교 약리학 교수 레슬리 아이버슨은 1950년대를 이렇게 회상했다. "내가 케임브리지에서 학부생일 때에는 뇌 안에 화학적 전달은 없고 뇌는 전기 기계와 같다고 배웠다."

 

  19세기 후반 영국 생리학자들이 뇌 안의 화학물질에 관한 기초적 연구를 해 놓았다. 그렇지만  1920년대에 접어들어서야 오스트리아 그라츠 대학교 약리학 교수 오토 뢰비가 ​처음으로 신경전달물질의 존재를 밝혔다. ​뢰비는 1926년에 ​아세틸콜린​이라는 화학물질이 신경 끝에서 다른 신경으로 자극이 전달되는 과정을 중재한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  소라진과 밀타운 ​판매가 가속화하는데도 뇌세포 사이에서 자극을 전달하는 물질인 신경전달물질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확실히 입증이 되지 않은 상태였다.(이 약을 처방하는 의사들이나 이 약을 개발한 생화학자들이나 약에 왜 이런 효과가 있는지는 오리무중이었다.) 그 때 스코틀랜드에서 두 연구자가 발견한 사실이 평형추를 "국물" 쪽으로 강하게 기울게 했다.

 

  1954년 에든버러 대학교에서 독일 신경과학자 마르테 포크트가 ​노르에피네프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있다는 증거를 처음 발견했다. ​그해 말 포크트의 동료인 존 헨리 개덤이 여러 변칙적 실험을 통해 이전까지는 소화와 관련된 장내 물질이라고 생각되던 ​세로토닌이 신경전달물질임을 발견​했다.

 

  개덤은 스스로 LSD를 먹어 실험을 했다. 개덤은 48시간 동안 제정신이 아니었고 또 실험실에서 측정한 바에 따르면 뇌척수액 내의 세로토닌 대사 물질 함량도 줄어들었다고 한다. 개덤은 이런 애매한 결론을 내렸다. 세로토닌은 정신건강을 유지하게 도와준다. 따라서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정신병에 걸릴 수 있다. 이렇게 하여 신경전달물질과 관련된 정신건강 이론이 탄생하게 되었고 의학계나 문화 전반에서 불안과 우울을 바라보는 관점도 달라지게 된다.

 


 

p.s 세로토닌의 역사

초기 세로토닌 연구 역사를 간략하게 살피면 이렇다. 1933년에 이탈리아 연구자 비토리오 에르스파메르가 ​위에서 화학물질을 발견하였고 ​이 물질이 장 수축을 촉진하여 소화 작용에 관여하는 듯 보였기 때문에 ​엔테라민​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1947년 미국 클리블랜드 병원에서 고혈압을 연구하던 생리학자 두 명이 혈소판 안에서 엔테라민을 발견했다. 엔테라민이 ​혈관 수축을 일으킨다는 것을 알게 되어 세로토닌이라고 새로운 이름을 붙였다. (세로는 라틴어 세룸(serum)에서 나온 말로 '피'를 뜻하고 토닌은 그리스어 토니코스(tonikos)에서 온 말로 근긴장을 가리킨다). ​1953년에 처음으로 뇌에서 미량의 세로토닌이 발견되었지만 연구자들은 위에서 나와 혈류를 타고 뇌로 이동한 잔존물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나중에야 세로토닌이 신경전달물질 역할을 한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MAOI=모노아민산화효소 억제제=Monoamine oxidase inhibitor

세로토닌=serotonin

 

 

 

※ 모든 이미지는 구글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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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타운은 1955년 5월 9일 조용히 시장에 등장했다.

 

​  처음 두달 동안은 매출이 한 달에 7500달러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불안, 긴장, 정신적 스트레스"에 효과가 있다는 광고가 먹혔는지 곧 판매량이 급증했다.

 

​  12월에는 미국에서 밀타운 매출이 50만 달러에 달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 해 수천만 달러어치씩 팔렸다.

 

  1956년에는 밀타운이 문화 현상의 하나가 되었다.

 

  영화배우 등 유명 인사들이 새로운 안정제를 칭송했다. "영화계에 꼭 필요한 게 있다면 그것은 다름 아닌 안정이다." 로스엔젤레스 어느 신문에 실린 칼럼이다. ​

 

  "영화계에서 일단 '알 만한 인물'이 될 만큼 올라왔다면 긴장감과 정신적, 감정적 스트레스에 무릎까지 빠진 기분일 것이다. 정상에 오르기까지 고군분투하며 느꼈던 불안감은 정상에 오르고 나면 여기 계속 머무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불안감으로 바뀐다. 그러니 유명 배우건 무명 배우건 하나같이 약통에 조그맣고 신비로운 알약을 가득 채운다."

 

  루실 볼의 매니저는 시트콤 [왈가닥 루시] 세트장에 늘 밀타운을 구비해 놓았다. 루실 볼이 실제 남편이자 시트콤 속 남편이기도 한 데시 아나즈와 티격태격하고 난 뒤 마음을 진정시켜야 할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는 잡지 인터뷰에서 집필과 [이구아나의 밤] 제작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버텨내려면 "밀타운,술,수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영화배우 털룰라 뱅크헤드는 자기가 밀타운을 이렇게 많이 먹으니 윌리스 실험실이 있는 뉴저지 주에 세금을 내야 한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지미 듀랜트와 제리 루이스도 텔레비전 시상식에서 공식적으로 이 약을 찬미했다. 코미디언 밀턴 벌은 자기가 진행하는 화요일 밤 텔레비전 쇼를 이런 말로 시작하곤 했다. "안녕하세요, 밀타운 벌입니다."

 

  ​유명인들의 적극 지지를 받으며 밀타운은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잡지에는 "행복 알약", "마음의 평화를 주는 약", "행복을 처방하다." 운운하는 글이 실렸다.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아내 갈라 달리는 밀타운의 열렬한 애호가여서 밀타운을 주제로 한 10만 달러짜리 설치미술 작품 제작을 남편에게 의뢰하라고 카터 사를 설득하기도 했다.

 

  올더스 헉슬리는 [멋진 신세계]에서 약에 취한 디스토피아를 그리기도 했으니 약물의 위험성을 준엄하게 경고할 것 같은데 오히려 메프로바메이트 합성이 "핵물리학 분야의 최근 발견보다 더 중요하고 더욱 혁명적"이라며 열렬한 전도에 나섰다.

 

  밀타운은 시판 18개월 만에 역사상 가장 많이 처방되고 (아마도 아스피린을 제외하면) 가장 많이 소비되는 약이 되었다.

 

 미국인 가운데 최소 5%는 이 약을 먹었다. "역사상 처음으로 일반 인구의 불안을 집단적으로 치료할 수 있게 되었다." 신경학자 리처드 레스탁은 나중에 이렇게 평했다.

 

​  밀타운은 불안의 개념 자체를 바꾸어놓았다. 1955년 이전에는 일단 안정제라는 게 없었다. 불안 자체를 치료하기 위한 약은 존재하지 않았다.(영어로 "안정제(tranquilizer)"라는 말을 처음 쓴 기록은 의사이자 독립선언문 서명에 참여한 벤저민 러시의 글이다. 벤저민 러시는 이 말을 정신병자를 구속하는 용도로 만든 의자를 가리키는 뜻으로 썼다.) 그런데 몇 년 만에 미국에서 수십 종의 안정제가 나와 약국 판매대를 가득 채웠고 제약회사에서는 수억 달러를 들여가며 또 다른 약 개발에 매진했다.

 

 

 

  신약에 대한 정신의학계의 믿음은 좀 지나친 감이 있었다. ​프랭크 버거의 친구 네이선 클라인은 1957년 의회에서 증언을 하면서 정신과 약물 등장이 ​"인류 역사에서 원자폭탄 개발보다도 더 중요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런 약들이 인류의 숙원이었던, 사람의 화학적 기질과 심리적 행동 사이 관계의 비밀을 풀 열쇠를 제공하고 병리적 욕구를 교정할 효과적인 수단이 되어준다면 핵융합 에너지를 파괴할 목적으로 사용할 일이 없을 것입니다."

 

​  클라인은 <비즈니스위크>기자에게 메프로바메이트는 경제적 생산성에도 (사업가들이 효율성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므로), 예술적 창의성에도 (작가나 화가가 신경증을 물리치고 "정신적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게 해주므로) 도움이 된닥 말했다. 지나치게 유토피아적인 전망이다 싶었지만 약물이 더 나은 삶을 가져다주리란 생각이 널리 퍼졌다. 1960년이 되자 전체 미국 의사의 75%가 밀타운을 처방했다.

 

정신분석가의 소파에서 이루어지던 불안 치료가 이제 가정의학과 진료실로 옮겨졌다.

 

이드와 초자아의 갈등을 해소하려는 노력은 곧 뇌 안의 신경화학 조성을 미세 조정하는 문제로 바뀌게 될 것이다.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에서 - 

 

 

 

※ 모든 이미지는 구글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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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에도 군은 전투로 신경이 망가져 무너져 내린 군인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두고 아직 고민이다.

 

  이라크 전쟁 중에 비겁함을 이유로 불명예 전역한 미군의 이야기를 다룬 기사가 <뉴욕 타임스>에 실렸다. 이 군인은 명예 전역으로 인정해주어야 한다고 반발했다. 자기는 겁쟁이가 아니라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일 뿐이라고 했다. 전쟁 스트레스 때문에 공황장애가 생겼고 불안 발작 때문에 제대로 역할을 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변호사는 이 군인은 겁쟁이가 아니라 홙ㅏ라고 주장했다. 군은 처음에는 그 차이를 인정하지 않으려 했지만, 나중에는 비겁함이라는 죄목은 취하하고 직무 태만이라는, 강도가 약한 위반으로 바꾸었다.

 

  역사적으로 볼 때 불안에 시달리는 군인은 언제나 있었다.

 

  결정적 순간에 신경이 무너지고 몸이 배신하곤 했다. 남북전쟁 때인 1862년 연방군인 펜실베이니아 자원군 68사단 소속 병사 윌리엄 헨리는 심한 복통과 설사에 시달렸다. 군의관들이 그것 말고는 건강 상태가 좋다고 판단하여, 윌리엄 헨리는 공식적으로 "군인의 심장(soldier's heart)" 진단을 받은 최초의 사례가 된다.

 

​  전투 스트레스 때문에 일어나는 증후군을 가리키는 말이다. 2차 세계 대전 동안에 미군의 실금률을 조사했는데 장의 통제를 잃는 군인이 5~6% 정도 일정한 비율로 나타났고 일부 전투 분대에서는 20% 가 넘기도 했다. 1945년 6월 이오지마에 상륙하기 직전 미군은 설사병에 시달렸다. ​일부 군인들은 설사를 핑계로 전투에서 빠지려고 했다. 1944년 프랑스에 주둔한 미군 전투여단을 조사했더니 군인 가운데 절반 이상이 전투 중에 식은땀을 흘리고 현기증을 느끼거나 실금을 했다.

 

  2차 세계 ​때 보병대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두려움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고 말한 사람은 7% 밖에 되지 않았다.

 

  75%는 손이 떨린다고 했고 85%는 손바닥에 땀이 고인다고 했다. 12%는 대변을, 25%는 소변을 참지 못했다고 말했다 .(설문에 응한 사람의 1/4이 전투 중에 소변을 지렸음을 인정했다는 말을 듣고 한 육군 대령은 이렇게 말했다. "맙소사.... 그렇다면 네 명 중 세 명은 거짓말쟁이라는 말이네!") 얼마 전 미 국방부에서는 이라크 전쟁에 참전한 병사들 중 전투 지역에 정찰을 나가기 전에 불안 때문에 구토를 한 군인이 매우 많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나중에 저명한 미국 역사가가 되는 윌리엄 맨체스터는 2차 세계대전 때 오키나와에서 전투에 참가했다. "내 턱이 씰룩거리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무언가 작동 이상 신호를 보내는 불빛처럼 들어왔다 나갔다 했다."

 

  윌리엄 맨체스터​가 직접 전투에 처음 나서서 판잣집에 숨은 일본군 저격병에게 다가갈 때의 경험을 회상하며 쓴 글이다.

 

"배 속에서 여러 밸브들이 열렸다 닫혔다 했다. 입이 바싹 말랐고 다리가 덜덜 떨렸고 눈은 초점이 맞지 않았다."

 

  맨체스터는 일본군 저격병을 쏘아 죽였다. 그러고 나서 구토를 하고 오줌을 지렸다. "이게 사람들이 '혁혁한 무용'이라고 부르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나는 맨체스터가 불안 속에서 일으킨 생리적 반응에는 ​도덕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맨체스터는 상황의 ​실존적 무게감​을 의식했다. ​고맙게도 아우구스티누스 이래로 여러 사람들이 불안을 도덕성과 연결했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런 생리적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사람은 냉혈한 살인자다. 작가 크리스토퍼 히친스 (거침없는 소신 발언으로 유명해 겁쟁이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사람이다)의 말을 빌리면 "​압박감 아래에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은 훌륭한 군인이 될 자질을 갖춘 것으로 보이겠지만, 전투 피로나 외상 후 스트레스에 시달리지 않는 장교는 무감한 뒤에 사이코패스와 같은 침착함을 감추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소대 전체를 철조망으로 가득한 구렁텅이에 몰아넣고도 아무런 가책을 느끼지 않는 일이 일어난다."

 

  그렇지만 고대로부터 문화적으로 용기와 남자다움을 연결 지어왔다. 극한 상황에서 신체 기능을 통제하는 능력에 ​도덕적 우월성​을 부여한 것은 물론이다. 전설에 따르면 나폴레옹이 위험한 작전을 앞두고 "철심 같은 신경줄"을 지닌 군인이 필요해서, 지원자 몇 명을 총살형하는 척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한다. 나폴레옹은 공포탄이 발포되었을 때에 "변을 지리지 않은" 지원자를 선택했다.

 


 

  내 동료인 제프는 전쟁 특파원으로 세계 곳곳 전장에 파견되었고 테러 단체에 납치된 일도 있는데, 신참 전쟁 특파원은 다들 처음으로 총구 앞에 섰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 지 궁금해 한다고 말한다.

 

"포화 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가장 궁금한 게 바로 이거다. 나도 바지에 변을 지릴까? 어떤 사람은 지리고 어떤 사람은 안 지린다. 나는 안 지렸다. 그래서 그 때 괜찮으리라는 걸 알았다. 그렇지만 겪어보기 전에는 절대 알 수 없는 일이다."

 

  다행히도 나는 한 번도 포화 속에 있어본 적이 없다. 그렇지만 내가 어느 쪽일지는 알 것 같다.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 모든 이미지는 구글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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