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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석 박사님의 쉽게 쓴 정신분석 관련 책입니다. 부담없이 접근 가능하며, 본인의 경험이 잘 녹아 있기 때문에 정신분석에 대해 이해하길 원한다면 입문하기 좋은 책입니다.

 

 

 

분석 시작 무렵에 피분석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분석가인 나의 역할은 '이 사람의 고통이 무엇일까? 그것은 어디서 온 것일까? 를 이해하는 것이다.

동시에 '이 사람에게 정신분석이 적당한가?' 를 판단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다.

누구나 정신분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정신분석을 받기에 적당한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우선 자기 마음을 잘 읽고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정신분석에서는 '마음 중심적임'(심리적 역량)(Psychological mindedness) 사람' 이라고 한다.

"그 때 나는 이런 감정을 느꼈어요. 그리고 이러이러한 생각이 떠올랐어요." 라고 말할 줄 아는 사람이다.

기자처럼 사건만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건 속에서 느낀 자기 감정과 마음을 이야기할 줄 아는 사람이다.

정신분석이 자기 마음을 탐구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이런 능력이 필수적이다.

예컨대 Ms A는 내 진료실에 처음 온 날 화분을 보며 "화분의 저 식물은 아마도 난 같은데, 참 행복해 보이네요." 라고 말했다.

나는 "그렇게 보이세요?" 라고 물었다.

그녀는 웃으며 "작은 난이 혼자서 넓은 화분을 차지하고 있어서 참 좋겠어요. 풍요로워 보여요." 라고 했다.

나는 그녀가 난을 보며 느끼는 자기감정과 상상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 후 분석 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그녀는 난을 부러워하고 있었다.

넓은 화분, 풍요로운 토양을 독점하고 매일 나의 보살핌을 받고 사는 난이 부러웠던 것이다.

내가 매일 난에게 물을 주고 잎을 손질해 줄 것이라고 상상했다.

그녀는 그렇게 자상한 아버지를 원하고 있었다.

그녀에게는 남동생이 하나 있었고 그녀의 비의식은 남동생에게 아버지를 빼앗겼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자상한 아버지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Ms A  는 난을 보며 떠오른 생각과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또한 분석은 최소한 2년 이상 걸리는 긴 항해이다. 그래서 분석을 받는 사람에게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그리고 인간관계를 한 번 맺으면 오래 유지하는 사람이 분석에 좋다.


작은 일로 삐치고 절교하는 사람은 분석에 적당하지 않다.

 

분석과정에서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생기면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중단해 버릴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분석가는 "오랜 친구가 있는가?"에 관심을 기울인다.


사람을 고용하는 사람이라면 "수년간 함께 일하는 직원이 있는가?" 라는 것도 관심사항이다.


Ms A 는 남편과 10년 째 비교적 화목한 가정 생활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것도 분석에 적당한 사람이라는 판단의 이유가 되었다.


분석에 적당한 환자인가를 판단할 때는 현실적인 여건들도 고려해야 한다. 우선 시간을 낼 수 있어야 한다. 분석은 보통 한 번에 45분간, 일 주일에 4일을 만난다.


거의 매일 만나다시피 하기 때문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분석은 불가능하다.


또한 거리상 두 시간씩 차를 타고 와야 한다면 분석을 받기가 어려울 것이다.


Ms A 는 가까운 곳에 살고 있었고 직장도 진료실에서 가까웠다.


아침 일찍 분석을 받고 직장으로 출근할 수 있는 거리였다.


또한 정신분석에 적당한 사람들은 분석에 대한 동기가 강해야 한다.


분석을 통해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될 분명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 이유는 보통 노이로제 증상인 경우가 많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안 때문에 잠 못 자고 시달리다가 분석가를 찾기도 한다.


남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성공했지만 자신은 예나 지금이나 도무지 행복하지 않고 우울한 사람들도 분석가를 찾는다.


늘 뭔가에 쫓기는 것 같은 기분으로 사는 사람들도 정신분석을 원한다. '이런 기분에서 제발 벗어나고 싶다.'고 호소한다.


대인관계의 어려움 때문에 분석을 받는 사람도 많다.


사람을 만났을 때 지나치게 긴장하는 사람들은 전화도 마음 편하게 못한다.


전화기를 들고 몇 번이나 망설이고 다짐한 후에 비로소 다이얼을 돌린다.


상대방이 싫어할 것 같아서이다. "귀찮게 왜 전화질이야?"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그럴 리가 없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전화기를 들 때마다 마음은 긴장한다.


'제발, 이 바보 같은 마음에서 벗어나고 싶다.' 는 소원이 간절하다. 이런 사람들이 분석실의 문을 두드린다.


북미나 유럽에서는 심리학자나 사회사업가들이 분석을 많이 받는다. 또 인류학자, 연예인, 시인이나 예술가들도 많다.

많은 사람을 상대하는 사람들이라 갈등도 그만큼 많고 그래서 분석의 효과도 잘 알기 때문이다. 분석을 받는 사람을 지적인 사람으로 보는 사회도 있다.

 


Ms A도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겉으로는 사교적으로 보였지만 속마음은 늘 긴장하고 있었고 외로웠다.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가 없었다.


가까워지는 것이 두려웠다.


전문직도 가졌고 비교적 성공했지만 마음은 행복하지 못했다.


이것이 분석을 받게 된 동기였다.


Ms A 뿐만 아니라 인간은 누구나 친밀함(intimacy)에 대한 갈망이 있다. 그런데 친밀함을 가로막는 요소들이 있다. 친밀함을 가로막는 원인들에 대해서는 다른 장에서 다루겠다.


대인관계의 어려움이나 불안, 우울, 강박관념 같은 증상이 심할수록 벗어나고 싶은 동기도 강해진다.


동기가 강한만큼 분석의 어려움도 잘 이겨낼 수 있다. 그래서 고통이 심할수록 분석에 적합한 조건이 된다. 반대로 증상이 쉽게 호전되어 버리면 분석의 동기가 약해져서 분석이 어려워지기도 한다.


그래서 정신분석에서는 진정제나 항우울제로 증상을 없애주는 처방을 하지 않는다. 힘들어도 인간은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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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에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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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행복하게 하는 친밀함]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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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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