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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좁은 의미에서의 문화-즉, 사상/정서/상상력-를 연구하는 사람에게는 바바리안적 요소들이 덜 중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요소들을 무시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리스-로마와 다른 이교주의의 파편들이 고대 노르드어/앵글로색슨어/아일랜드어/웨일스어에 남아 있습니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그런 파편들이 많은 아서 왕 로망스(모험담)의 기저를 이루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세의 연애시는 바바리안들의 관습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발라드는 아주 최근까지도 (늘 반복되는 이야기는 아닐 수도 있는) 선사 시대의 전래 이야기를 단편적으로 들려주는 것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고대 노르드어와 켈트어 텍스트들은 오랫동안 아주 제한된 지역 바깥으로는 전혀 알려지지 않다가 근대에 와서야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언어가 달라지면서 앵글로색슨어는 금세 잉글랜드에서도 이해할 수 없는 언어가 되었습니다.

 

고대 게르만족과 켈트족 세계의 여러 요소가 이후의 자국어들에 분명히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보려면 참으로 힘들여 찾아야 합니다.!

 

웨이드(Wade)(게르만 신화의 등장인물. 웨일랜드의 아버지)나 웨일랜드(Weland)(게르만 신화와 북구 신화에 나오는 전설적인 대장장이)가 한 번 등장할 때 핵토르, 아이네이스, 알렉산드로스, 카이사르는 쉰 번이나 등장합니다.

 

중세의 책에서 켈트족 종교의 유산 후보 하나를 캐낼 때 마르스와 베누스와 디아나는 스무 번씩 등장합니다.

 

연애시에 담긴 바바리안들의 영향을 희미하고 추측 수준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하지만 연애시가 그리스-로마 고전이나 심지어 아라비아인들에게 영향을 받은 요소는 훨씬 더 분명합니다.

 

바바리안들의 유산이 정말 적다기보다는 몸을 숨기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심지어 몸을 숨기는 데 아주 능하다고도 생각할 수 있겠지요. 로망스와 발라드에 있어서는 이것이 사실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둘이 어떤 의미에서, 어느 정도나 중세 특유의 산물인지 물어야 합니다.

 

18세기와 19세기 사람들은 중세에서 로망스와 발라드가 차지하는 비중을 실제보다 크게 봤습니다. 그렇게 된 데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중세 로망스를 직접 계승한 아리오스토(Ludovico Ariosto, 1474~1533)(이탈리아의 시인. 대표작 <광란의 오를란도>), 타소(Torquato Tasso,1544~1595)(이탈리아의 시인. 대표작 <해방된 예루살렘>), 스펜서(Edmund Spenser, 1552~1599)(영국의 시인. 대표작 미완성 장편시 <선녀여왕>)의 작품들은 허드(Richard Hurd, 1720~1808)(영국의 주교. 대표작 <기사도와 로망스에 관한 문학>(Letters on Chivalry and Romance) 와 워턴(Thomas Warton, 1728~1890)(영국의 계관시인)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순문학(polite literature)'으로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Letters on Chivalry and Romance

허구 작품에 대한 그런 취향은 '형이상학파' 시대(17세기)와 문예 전성기(Augustan Age)(18세기 전반)에도 줄곧 살아 있었습니다. 발라드(이야기를 담은 민요) 또한 종종 다소 격이 떨어진 형태로 등장하기는 해도 여전히 살아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유모에게서 발라드를 들었고, 저명한 평론가들이 가끔씩 발라드에다 찬사를 보냈습니다.

 

따라서 18세기의 중세 '부활'은 완전히 죽지 않은 것을 살려 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로를 따라 우리는 중세 문학을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우리 집 앞에 흐르던 개울을 따라가다 수원에 이른 셈입니다. 그 결과, 로망스와 발라드가 중세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과도하게 채색하게 되었습니다.

 

학자들을 제외하면 지금도 여전히 그렇습니다. 보는 사람의 머릿속에 중세의 이미지를 떠올리고자 하는 대중적 도상화 - 포스터, <펀치>(Punch) (영국에서 발행된 만화 위주의 주간지)의 농담 - 는 모험을 찾아 떠난 기사를 그려 놓고 성과 도움이 필요한 처녀, 용 같은 것을 배경에 잔뜩 배치합니다.

 

이런 대중적 인상에 대해서는 흔히 변호가 가능합니다. 어떤 의미에서 로망스와 발라드는 중세 특유의 작품 또는 중세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꼽힐 만한 자격이 있습니다.

 

중세인들이 남긴 문학 작품 중에서 로망스와 발라드가 가장 많은 이들에게 계속해서 즐거움을 주는 것으로 입증되었습니다.

 

여러모로 정도 차이가 있는 비슷한 장르들을 다른 곳에서 찾아볼 수 있기는 하지만, 로망스와 발라드는 총체적 효과 면에서 독특하고 대체 불가합니다.

 

-[폐기된 이미지], C.S LEWI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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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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