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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중세를 권위의 시대라고 말할 때는 흔히 교회의 권위를 생각합니다.

 

그러나 중세는 교회의 권위만이 아니라 여러 권위가 공존하는 시대였습니다.

 

중세 문화를 환경에 대한 반응이라고 볼 때 중세 문화는 환경을 구성하는 요소 중 필사본들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응했습니다.

 

중세의 모든 저술가는 가능한 한 이전의 한 저술가를 토대로 삼고 한 고전 저자(auctour) (작품들이 당대 문학적 지형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작고한 고전의 저자)를 따라갔는데, 라틴어 작가이면 더 선호했습니다.

 

이는 중세 시대와 야만 상태의 차이점이자 근대 문명과의 차이점이기도 합니다.

 

야만인 공동체에서 문화를 습득하는 방법이라면 유구한 행동 양식에 참여하는 것과 입에서 나오는 말, 즉 부족의 나이 든 사람의 말을 듣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대부분의 지식이 결국 관찰에 의존합니다. 그러나 중세에는 주로 책에 의존했습니다.

 

물론 당시에는 읽을 줄 아는 사람이 지금보다 훨씬 적었습니다. 그러나 어떤 면에서 독서는 전체 문화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이 진술에 유보 조항을 하나 달아야 하겠습니다. 중세의 뿌리는 책을 통해 주로 전해진 그리스-로마 전통뿐 아니라 북부와 서부에 위치한 '바바리안'들이기도 하다는 점입니다. 

 

'바바리안'이라는 단어에 작은따옴표를 붙인 것은 오해의 소지를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표현은 자칫하면 로마 제국의 국경을 압박했던 이들과 로마 시민들 사이에 인종과 예술과 자연적 역량 면에서 고대에 실제로 존재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차이가 있었다는 말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로마 제국이 무너지기 오래 전부터 시민권은 이미 인종과는 아무런 연관 관계가 없었습니다. 로마 제국의 역사 내내, 인접해 있던 게르만족과 켈트족은 일단 로마에 정복당하거나 동맹 관계가 되면 로마 문명에 동화되는 데 주저함이 없었고 어려움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켈트족이 그 일에 더 적극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들은 지체 없이 토가를 입었고 금세 수사학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중절모까지 다 갖춰 입고 유럽인인 척하는 호텐토트(Hottentot)(남아프리카공화국 원주민 코이코이족을 가리키는 네델란드어로 '열등하다'는 뜻을 갖고 있다)와는 전혀 달랐습니다.

 

동화는 매우 실질적이었고 흔히 영구적이었습니다. 몇 세대 만에 그들은 로마의 시인, 법률가, 장군들을 배출하게 됩니다. 두개골의 형태와 이목구비와 피부색과 지성 면에서도 그들은 그리스-로마의 기존 구성원들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이해된 의미에서의) 바바리안들이 중세에 기여한 바는 그들을 연구하는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평가될 것입니다. 법과 관습과 전반적 사회 형태에 관한 한, 바바리안적 요소들이 가장 중요할 것입니다.

 

어떤 나라에서는 특정한 예술이 특정한 방식으로 중요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문학의 그 어떤 것도 문학이 사용하는 언어보다 더 본질적일 수는 없습니다. 언어는 고유의 개성이 있습니다.

 

다른 어떤 언어와도 다른 시각을 함축하고 정신 활동을 드러내며 울림을 갖습니다. 

 

어휘만이 아니라 - 영어의 'heaven'이 프랑스어의 'ciel'가 같은 의미일 수는 없습니다. - 구문의 형태도 독특합니다.

 

따라서 잉글랜드를 포함한 게르만족 국가들의 중세(와 근대) 문학에는 바바리안들의 언어에서 유래한 것이 만연합니다. 

 

라틴어에 밀려 켈트어들과 게르만 침략자들의 언어들이 거의 사라진 다른 나라들에서는 상황이 상당히 다릅니다.

 

중세 영문학의 경우, 프랑스어와 라틴어의 영향을 모든 면에서 충분히 감안하고 나면, 모든 문장이 그 어조와 리듬과 '느낌'에서 여전히 바바리안들이 남긴 유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어와 앵글로색슨어의 관계를 문학과 무관한 "언어학적 사실일 뿐"이라고 무시하는 이들은 문학이 존재하는 양식 자체에 대해 충격적인 무신경함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폐기된 이미지], C.W LEWI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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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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