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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종영된지 한참 지난 드라마다. 하지만 워낙 비숲에 대한 좋은 평가들이 많다 보니 반신반의하면서 완주했다.

결론은, 한국에서도 왠만한 미드 부럽지 않은 몰입력 있는 작품이 나왔다는 것이다.

의사 드라마도 멜로, 요리 드라마도 멜로, 정치 드라마도 멜로로 귀결되던 한국 드라마의 식상한 전개 방식을 탈피했다는 점만으로도 일단 신선했다.

 

이 작품은 처음에는 단순한 범죄 스릴러 물이라고 생각했으나 검찰,경찰,행정,재벌, 군부 등각계각층에서 벌어지고 있는 어두운 면모들을 과감하게 들춘 보기 드문 문제작이었다.

물론 이와 같은 부정/비리 고발 드라마는 더러 있었으나, 완결이 난 마지막 화 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주제 의식을 확실하게 전달해 주는 드라마는 좀처럼 보지 못했던 것 같다.

배우들의 열연도 주목할 만 한데, 드라마로 만나는 배두나, 조승우는 그저 반가웠다.

일단 인물들의 개성이 온전하게 살아 숨쉬고, 이러한 개성이 일관성 있게 시리즈 전반에 걸쳐 나타났기에 몰입도가 감소하지 않았으리라...

 

insula(뇌섬엽) 부위 절제 수술을 받고 나서 감정을 드러내지 못하게 된 황시목 검사(조승우)가 주인공이다 보니, 감정과잉으로 흘러가지 않고 보는 이들도 차분하게 추리/수사에만 집중을 할 수가 있었다.

그러면서도, 주인공이 감정이 없는 존재가 아니라 감정이 있으나 이를 드러내거나 표현하거나 인지할 수 없다는 점....그래서 격해지는 상황에서는 몸이 이를 버티지 못해 발작을 일으킨다는 설정 등은 황시목 검사를 향한 연민의 감정, 따스한 시선, 보호 본능을 자극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 드라마는 치밀하게 추리를 하면서 용의자를 찾아나서게 만드는데 미리 정보를 입수하지 않고 처음부터 보는 걸 추천한다. 예상을 빗나가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을 선사해 줄 것이다.

 

서부 지방 검찰청과 용산 경찰서에 소속되어 있는 검사,경찰 들이 사건의 중심에 있으며 그 주변부로 해서 초거대 재벌기업 한조가 우뚝 서 있다. 한 남자의 죽음을 둘러싼 얽히고 설킨 각자의 이야기.

 

모든 등장인물들이 비밀을 가지고 있으며 나무 하나하나가 모여서 거대한 숲을 이룬다.

조승우, 배두나 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의 감초같은 연기들도 일품이다. 드라마 진행에 방해가 될 만한 어설픈 연기를 보여주는 이들은 드물다.

(여담이지만 [sky 캐슬]을 최근에 봤더니 윤세아, 박유나 씨 등 출연진이 눈에 띈다. 비슷한 듯 하면서도 다른 역할도 상당히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이창준 역을 맡은 유재명 씨의 연기도 상당히 인상 깊으며 자세한 스포일링은 생략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이다. (마지막 법정에서의 모습은 정말 압권)

(드라마 [자백] 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었다 하니 기대를 해본다)

 

사회를 고발하는 장르물. 몰입도와 신선도를 유지한 채 끝까지 일관성 있게 주제를 끌고 나간 보기 드문 수작.

 

 

너무 허황되고, 이상적인 결과가 아니라 지극히 현실적인 범위 내에서 현 시대의 문제점을 조망해 준 점 등이 이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줬다고 생각한다.

"법관에게 있어 정의란, 영원한 짝사랑이자 궁극의 이데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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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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