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라고 하지만 사실 그다지 재미있지 않다. 패널로 앉아 있는 개그맨(우먼)들의 말처럼, 사람들을 웃겨야 하는데 우습게 보여버리고 마는.... 왜 이 남학생은 이런 시도를 하는 걸까?
자신의 지나치게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에 불만이 많았던 이 친구는~ 그 틀을 깨고자 더욱 사람들 앞에서 공포증을 이겨 내며 자신을 채찍질 하고 있다.
그 이면에는 좋지 못한 아버지 상이 존재한다. 지나치게 엄한 아버지 상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 심지어는 폭력을 구사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 아버지의 모습은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 준다.
자신이 배우지 못하고 힘들게 살았던 시절이 있었기에, 그것을 아들로부터 보상 받고자 하는 전형적인 심리가 엿보인다.
보란듯이 좋은 대학 가고, 좋은 직장 가서 돈 잘 벌어오면 그게 자신이 살아가는 힘이 된다는 것이다. 물론, 아버지 입장에서 그 마음이 얼마든지 생길 수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이 문제에서 만큼은 이제 솔직해 지도록 하자. 이건 엄밀한 의미에서 사랑이 아니다.
무엇보다도'자신의 아들을 위한 사랑'은 아니다. 보상받지 못하고, 천대 받던 자신을 향한 사랑의 발로로 아들을 휘어잡고, 다그치고, 모욕 주고 있지 않은가.
어머님도 마찬가지다. 한 명 있는 형도 마찬가지다. 아무도 이 친구를 지지해 주거나 응원해 주지 않는다.
"넌 무엇을 하고 싶니?"
"넌 참 멋진 녀석이야~"
"넌 있는 모습 그대로 참 가치 있어~"
이런 뉘앙스의 대화가 인생에서 한번이라도 오갔을런지 모르겠다. 섬세한 지성을 지닌 가까운 지인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 친구는 수치심 중독에 빠져 있을꺼야, 늘 집에서 수치를 당하고 무시를 당하니, 그 속으로 자신을 던져 넣어버린 것 같은..."
스스로는 개그가 자신에게 잘 맞고, 이를 통해서 활로를 찾은 듯 하다. 이건 시간이 지나면 정말 그러할 수도 있지만, 어쩌면 자신이 진정 하고 싶었던 건 개그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더군다나 자신이 '개그' 하는 걸 도저히 못 봐주는 가족들 앞에서 계속 '개그'를 시도하는 모습은 슬픈 자학 행위나 다름 없다.
한번이라도 인정 받고 싶은 아들의 처절한 절규로 보이기도 하고, 그들이 원치 않는 것을 자신을 우습게 만들면서까지 기어코 줘버리고 싶은 수동 공격성 같기도 하다.....
착한 심성을 지닌 그 학생은 이렇게라도 자신을 항변하고 있는 것 아닐까?
"나도 살아 있다. 당신들이 조롱하고 모욕 주고 수치심을 준 나란 존재. 이젠 감정을 어떻게 주고 받는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교감하는지도 모르겠어. 난 수치심을 느낄 때만 날 느낄 수 있어."
이런 고백을 되내이며 오늘도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우습게 내어 던지고 있는 건 아닌지...
이 학생에게 이야기 해 주고 싶다.
"당신이 개그하지 않아도 당신은 당신입니다. 누구도 당신의 삶을 침해할 권리는 없습니다. 그게 당신의 아버지이든, 어머니이든,가족이든.... 당신이 진정 원한다면 그 일을 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당신의 참된 가치를 당당히 펼쳐 나갔으면 좋겠어요. 너무 잘하고 있어요. 그 동안 살아 내줘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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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 케노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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