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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기부터 그는 민족학, 신학, 고전 비극, 성서 등 광범위한 영역을 근거로 활용하기 때문에 그의 연구의 폭이 넓어진다.

 

그는 현대 사회의 문화 형성, 학습에도 모방이 중요한 기여를 하지만 '폭력'을 초래한다는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차이의 상실'로 인해 더 큰 폭력이 초래된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차이는 모든 자연적, 문화적 질서의 원칙이 되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이 서로에 대한 관계속에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주고, 조직화되고 위계질서를 갖춘 총체 가운데에서 사물들이 의미를 갖도록 해주는 게 바로 '차이'인데, '폭력'은 모든 '차이'를 지워버리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모방 경쟁' -> '차이 소멸' -> '전염된다' -> '집단 전체의 위기'

 

이 도식을 막아야 '폭력의 메커니즘'이 예방된다고 지라르는 주장한다.

 

차이의 소멸, 유사성으로 인해 '잠재적 폭력'이 표출되는 수 많은 예시로서 그는 성서 속 카인과 아벨이나 신화 속 오이디푸스, 이오카스테의 근친상간을 근거로 든다.

 

모방이론-퍼옴-

 

여기서 근친상간은 차이 소멸의 극단적인 양상이 되는데 그것은 한 가족 내에서의 중대한 차이, 즉 어머니와 아들 사이의 차이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해석은 프로이트의 이론과 대립되므로 지라르는 프로이트를 상당한 지면을 할애하여 비판한다. 프로이트가 직관적으로 자신의 이론에 근접해 왔지만 아쉽게도 그걸 끝까지 끌고 나가지 못하고, '모방 욕망'과 '콤플렉스 이론' 중 후자를 선택했다며 지라르는 안타까워 한다. 그리고 프로이트가 그런 선택을 하게 된 이유까지도 설명해 낸다.) 

 

그 다음 [경쟁, 짝패] 라는 개념이 나오는데

 

다시 정리하면

 

차이의 소멸 -> 경쟁적 폭력 야기 -> 전염되어 -> 차이 소멸이 더 심화된다.

 

그런데 경쟁에 빠져 있는 이들은 서로가 '쌍둥이'와 같은 존재가 된다는 사실, 즉 차이 소멸과 경쟁의 동일한 희생자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고 지라르는 말한다. 그들은 차이 소멸의 주역이고, 폭력 전염의 주범이면서 동시에 상호적 폭력의 희생자가 되는 것이다.

 

즉, 경쟁자들 사이에 차이가 전혀 없어지면 모든 차이가 사라져 '동질성'만 남게 되어 그 둘은 완벽한 '짝패'(double)가 되어 버린다. 그리고 지라르는 이 '짝패'는 항상 '괴물'의 존재와 연결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신화에서 묘사되는 '괴물'도 어떤 초자연적 존재에 대한 묘사라기 보다는 차이 소멸과 짝패에 대한 상징아라고 말한다.

(이렇게 주장하는 근거가 좀 부족하지 않나?)

 

이제 그의 이론 체계 전반부인 '모방 욕망' , '경쟁' 이라는 개념을 파악했으니 후반부 이론인 '희생양 메커니즘'을 살펴보자.

 

저자의 표현을 빌려보자.

 

모방 이론2 -퍼옴-

 

"차이 소멸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모든 것을 파괴해 버리는 욕망, 즉 상호적 폭력에 의해 존립 자체가 위험해진 집단과 그 구성원들을 구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가능성은 구성원들 모두의 폭력을 단하나의 대상에게로 집중시키는 것이다."

 

(그의 모방 이론도 훌륭하지만, 희생양 이론은 실제적으로 와닿는 부분이 많다. 특히 가정 내에서 한명의 희생양을 만드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므로 잘 공부해 보자.)

 

"희생의 진정한 성격은 사회적이다. 그것은 폭력의 집단 전이를 의미한다."

 

"희생은 폭력을 일정한 방향으로 배출시키는 일종의 '대체 폭력'이다."

 

결국 인간에게서 '모방 욕망'은 근본적인 속성이다 보니 필연적으로 갈등, 폭력에 봉착하게 되고 이 폭력은 이러한 필연적 조건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하기도 하는데 그게 바로 희생의 폭력, 대체하는 폭력이다.(폭력의 이중성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결국 희생양에 대한 집단 전체의 폭력은 한 공동체가 파멸에 이르지 않고 번영해 나가는 데 있어 필수적인 하나의 단계라고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좋은' 폭력, '대체하는' 폭력이 '나쁜' 폭력을 막는 이상한 모양새가 생겨 버린다. '폭력으로 폭력을 제어하는 것'이 희생양 메커니즘의 정의가 되다 보니, 이 희생양 메커니즘은 본질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 엄청난 딜레마 속에서 지라르는 '폭력 자체를 극복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다가 기독교 사상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다.

 

좀 더 이야기를 나누자면 희생양을 만들 때도 모든 인간은 만장일치의 태도를 보여야 하는데 한 명이라도 이 규칙을 거부하면 전체 틀이 깨지고 말기 때문이다.

 

즉 위기를 맞이한 인간이 희생양에게 모든 책임을 전이시키는 과정에서도 모방이 개입되어 '저 녀석은 벌을 받아야 한다' 라는 유죄성에 대한 확신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버린다. 그러면서 한 명도 빠지지 않고, 그 희생양을 향해 돌을 던지는 것이다.

 

이러한 모방과 차이소멸은 희생물에 대한 폭력적 만장일치의 필요충분조건이라고 저자는 이야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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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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