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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진 코믹스의 유료 웹툰이다.

레진 코믹스는 댓글란이 따로 없다 보니, 매화를 보고 나서 타인들의 생각들을 보고 싶으나 볼 수가 없다. ​ 작가의 블로그 등을 가면 확인이 가능하다 하나, 일단 기존의 네이버,다음 웹툰 등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불편감을 느낄 수도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묘하게도 이렇게 댓글이 없다 보니 작품에 좀 더 몰입하게 되고, 자신만의 생각을 정립하는데는 도움이 되는 면도 있는 것 같다.

레진 코믹스의 액션/학원물인 [소년이여] 이후에 상당히 인상깊은 작품이었다.

 

 

이 작품은, 배경이 고등학교이며 왕따 당하는 친구를 향한 복수극이라는 점에서는 '소년이여' 나 여타 다른 학원물과 유사해 보이지만 실상을 들여다 보면 상당히 결이 다른 작품이다.

사실, 이 작품을 다 읽고 나서 느낀 점은 다음 웹툰인 '이태원 클라쓰' 처럼, 드라마로 만들면 정말 좋은 작품이 나올 것 같다는 것이었다. 드라마적 요소와 드라마적 묘사들이 상당히 섬세하게 잘 배치되어 있어서 정지되어 있는 영화를 보는 느낌을 잘 연출해 준 작품이다.

중대한 스포일러가 들어 있어서 자세한 이야기를 하기는 어려우나, 이 작품 속에는 심리학적 개념들이 잔뜩 녹아 들어 있다.

악당 최고 보스 같은 느낌을 풍기는 금수의 언행을 보면 사이코패스의 모습이 얼핏 느껴진다.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겠지만, 이런 친구들이 나중에 성인이 되면 반사회성 인격장애가 될 확률이 있다.

주인공인 형오를 향한 애정이 넘치는 남수같은 캐릭터도 사이코 패스 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있는 캐릭터다. 그래서, 끔찍한 일을 저질러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며 묘하게 사회성의 핀트가 어긋나 있다. 하지만, 남수 캐릭터는 작가도 후기에서 밝혔듯이 강아지(개)가 지닌 속성들이 퓨전되어서 상당히 신비로우면서도,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묘사 되어 있다.

 

 

웹툰의 전반부 플롯은 다리가 불편해서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주인공 형오가 전학 간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게 되는 장면들이 적나라하게 묘사되면서 전개된다. 

후반부는 이를 남수라는 캐릭터가 복수를 해 나가는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이 부분에서 여타 학원물과 약간 다른 방향성을 보여준다.

 

가령 [소년이여] 등을 보면, 먼치킨 급의 캐릭터가 나타나서 통쾌한 복수를 한다는 설정이라면, [구원하소서] 에서의 복수는 역시 치밀하고, 적나라하지만 자신의 살을 깎아 가면서 행하는 복수로서 광기의 정도가 더 크다고 할 수 있겠다. (마지막에 형오가 느꼈을 복수를 동일하게 되갚아 주는 부분은 적나라하고, 처절하면서도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라는 복수의 공식에 가장 부합하는 복수였다고 생각한다)

이렇게만 보면 '소년이여' 와 복수를 전개하는 방식을 제외하고는 별로 다를 바가 없어 보이지만, 실상 이 작품을 좀 더 깊게 들여다 보면 다양한 부분에서 독창성을 지켜냄을 알 수 있다. 

 

각 캐릭터가 지닌 비하인드 스토리가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있고, 이야기를 종료하고 나서 과거 이야기를 여러 화에 걸쳐 묘사해 준 전개 방식도 상당히 마음에 든다.

남수라는 캐릭터는 원래 화목한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그들의 화목을 시기하며, 외로움에 허덕이던 조현병이 의심되는  옆집 여자의 살인으로 파탄이 나버린다.

의문의 연쇄 살인마, 정신 이상자로 부터 받게 되는 무차별 공격이 우리 주변에서도 간헐적으로 일어나는 게 현실이며 이러한 비참한 상황에 덧붙여서 추가적인 교통사고로 인해 벌어지는 비극적인 전개는 남수가 사이코패스에 가까운 사람이 되어갈 수 밖에 없는 당위성을 나름은 제공해 준다.

(환경적 요소가 사람의 성격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일부 학자들은 받아들이기 어렵겠지만, 남수의 삶을 보면서 그가 유전적 요인만으로 그런 성격을 지니게 되었다고 주장하기는 참으로 어려워 보인다.)

경찰 서장의 아들인 금수라는 캐릭터.... 그 아비로부터 정의를 배우기는 커녕, 기만과 불의를 학습하고 자란 그는 또 다른 결을 지닌 사이코패스가 되는데....

남수는 마치 '이태원 클라쓰'에 나오는 박새로이를 좋아하는 여자 주인공과 비슷하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형오)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 죄책감 없이 해낼 수 있는 캐릭터다.

 

 

반면에 금수라는 캐릭터는 작가 설정은 '금수저' 에서 모티브를 따 왔다고 하지만 짐승(금수)과 비슷하다. 비겁하고, 열등감도 많고, 욕심도 많으며, 일반적으로는 재수가 없다는 느낌을 받기 딱 좋은 캐릭터다. 하지만, 그에게도 잘못된 학습을 베푼 못난 경찰 아버지가 있었다.

이 작품은 좁게는 한 개인의 성장에 미치는 가정 환경의 중요성, 부모의 양육의 중요성이 깊게 가미되어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그러한 가정에서 형성된 다양한 사람들이 여러 전문 분야로 뛰어 들게 되면서 발생하게 되는 사회의 부조리와, 불의까지도 조심스럽게 담아내려 한다.

 

(ex) 경찰서장의 아들이 경찰서 내에서 벌이는 무차별 폭행에서도 눈을 감아 버리는 경찰서 사람들에 대한 묘사라던지, 학교의 이미지를 지키기에만 급급한 학교의 상급자들의 모습, 무차별 따돌림, 폭행 앞에서도 자신들의 안위만 챙기기 급급한 학급

내 방관자들, 장애우(형오)를 향한 곱지 못한 다양한 시선과 편견들 등...)

​사회의 주요 이슈들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수 있게 해 줄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건(ex) 장애인에 대한 차별, 왕따 문제, 청소년 범죄에 대한 처벌 문제, 입양아에 대한 문제)

이 작품이 지닌 큰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이번 작품은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잘 버무려져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그냥 난잡하게 뒤섞인 잡탕이 아닌, 맛있게 비벼진 전주 비빔밥처럼  느껴진다는 점이 핵심이다. 

캐릭터의 개성이 충분히 살아 있으며, 남수의 복수가 펼쳐지는 후반전에는 액션/학원물이 주는 카타르시스도 일견 느끼게 해 준다. 하지만, '소년이여'에서처럼, 환타지 적으로 흘러가진 않으며 남수는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고 희생해서 사랑하는 형오를 지키고자 한다.

불우한 삶의 연속이었던 남수...... 자신을 낳아준 부모의 얼굴조차 기억할 수 없었으며, 자신을 입양한 부모 중 엄마는 교통사고로 사망, 아버지는 알콜 중독자에 정신 이상자가 되어 버려 자신의 존재 자체가 저주 받는 삶을 살았던 그였다.

그러한 남수에게 유일한 구원이 되어준 존재는 자신의 쌍둥이 형인 '형오'였다.

 

지독한 고통이 삶의 연속이었던 형오..... 비교적 안정적인 집에 입양되었으나 학교 생활 자체만으로도 그의 삶은 지옥의 연속이었다. 아무도 그를 불지옥에서 건져 내주지 못했다.

그러한 형오에게 유일한 구원이 되어준 존재는 자신의 쌍둥이 동생인 '남수'였다.

이 웹툰의 제목처럼 남수와 형오는 서로가 서로에게 '구원자'가 되어 준다.

남수는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 형오를 지키려 하였으며, 결국 정신과 병원에 갇혀서 정신과 의사에게 로샤 검사를 받으면서 이야기는 종료가 된다.

결국 형오는 의대를 포기하고 심리학과를 선택하고 말이다.

인간이란 존재의 폭력성과, 희생양 메커니즘, 그리고 그 속에서 찾게 되는 구원의 개념들은 리네 지라르의 이론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결론적으로 이 작품은 참 잘 만든 수작이며, 캐릭터의 개성과 섬세한 묘사가 돋보이인다. 유료 결제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추후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만나게 되길 기대해 본다. 다양한 학원물이 양산되는 가운데, 표면적으로는 학원물을 표방하나 그 이면에 스릴러와 드라마가 가미된 개성 넘치는 작품을 정성껏 그려 주신 작가님께도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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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런은 힘 센 캐릭터들이 나와서 서로 자웅을 겨루는 SF 물로 볼 수도 있지만 깊은 철학이 담겨져 있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이다. 정주행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으나 존재의 정의, 참된 선의 기준, 복수와 용서 등 민감한 이슈들을 피하지 않고 고민하는 주인공들의 모습 속에서 삶의 진실을 발견해 나가는 묘미가 있다.

 

주인공인 엔 마이어가 늘 고민하는 '옳은 길', '더 나은 선택' 에 대한 고민은 읽는 독자에게도 깊은 몰입감을 선사해 주며 엔 마이어의 고민에 함께 동참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나이트 런 366화


-본성을 변화시키는 건 불가능하지만, 그 존재를 정의하는 건 '행동과 선택'이야~ 라고 말하며, 모모를 위로해 주는 엔 마이어...

 

-"너의 본성은 엔 마이어와 다르다.. 너의 안에는 악성이 존재하지 않느냐? 라고 반문할 때, "그래도 난 엔 마이어와 동일한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모모의 모습을 본다.


-스칼렛 요한슨이 나오는 공각기동대를 보면 우리의 존재를 규정하는 건 우리의 기억이 아니라 우리의 '행동'이라고 이야기하는 대사가 생각난다.

 

-우리가 취하는 선택의 축적이 곧 우리 자신을 규정하며 우리의 인생을 만들어 나간다는 장 폴 사르트르의 일갈이 떠오르기도 한다.

 

-결정론적으로 fixed되어 진 듯한 인간이라는 존재에게 삶의 긍지와 의지를 주는 고백이다.

 

-자신의 본성적, 기질적 속성으로 인해 괴로워 하거나, 지난 날의 아픈 기억과, 괴로웠던 사건들로 인해 힘들어 하는 이들에겐 다시 한번 앞을 바라보고 걸어갈 수 있는 존재의 용기가 필요하다. 그 모든 밑 작업에는 '행동과 선택'이 존재한다.

 

 

 

 

-영화 [이터널 선샤인]을 보면 옛 연인과의 아팠던 기억을 지우고 싶어서 기억을 지우는 시술소를 찾는 주인공(짐 캐리)이 등장한다. 우리의 '기억의 축적'이 우리의 존재를 규정할 것만 같은 숙명적인 인생의 번뇌 속에서 우리는 '자신의 행동'을 통해서 우리의 존재를 새롭게 규정해 나갈 희망을 얻게 된다.

 

-성경에서도 우리가 하는 말이 아니라, 우리가 행하는 '행동'이 우리의 믿음을 증명한다고 말하지 않던가. (물론 부연설명이 필요한 영역이긴 하지만)

 

당신이 생각하는 '존재'를 정의하는 중요한 요인은 무엇인가?


 

나이트런의 마지막 대사로 갈무리를 해야 겠다.


"우리는 선택한다. 그렇게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를 정해가고 미래를 바꾼다."

 

*모든 이미지는 구글 이미지를 활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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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네이버 웹툰을 많이 보는 편이지만 다음에서 간혹 건지는 웹툰 중에는 소위 대작들이 많다.

 

강풀의 많은 작품들이 그러했으며, 이번 작품 나빌레라는 단연 완성도 높은 추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스토리는 어렵지 않다.

나이 많은 어르신이 어릴 때 꿈꾸던 발레를 배워 나가면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룬 작품이다.. (이야기에 중요한 기,승,전,결이 있으나, 자세한 스포일러는 생략함)

그러나 이 웹툰에서 '어르신이 발레하는 것'은 하나의 흥미로운 소재에 불과하며 일종의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표면적으로는 이런 눈에 띄는 작품의 소재가 매력으로 다가오겠지만 한 화 한 화 읽어 내려가다 보면 이 작품의 참 면모를 보게 된다.

 

 

작품의 이면에는 한 인간의 꿈과 희망에 대한 깊은 고뇌, 그리고 다양한 인간관계 및 가족의 소중함, 시간의 소중함 등 보다 본질적인 요소들이 강조되어 있다.

작중 인물들이 느끼는 감정이나 그들이 품고 있는 다양한 생각들이 상당히 짜임새 있게 묘사되어 있어서 작품을 보는 이들로 하여금 깊은 몰입을 가능케 해 준다는 게 이 작품의 큰 장점일 것이다.

 

드라마나 영화화를 해도 좋을 만큼 퀄리티가 뛰어나서 주인공의 감정에 동화되어 함께 울거나 웃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작품에 나오는 표현들도 주옥 같은 부분이 많다.

"다리 한두 번 부러지면 뭐 어때서?"

"꿈이 부러지는 것 보다야 낫지!"

작중 주인공을 진료하던 한 의사가 해 주는 조언이다. 주인공 할아버지가 발레 연습 도중 다리를 다치지만 꿈이 부러지는 것에 비한다면 그 위기는 감당할 가치가 있다는 용기를 선사해 주는 부분이다.

어린 시절 달리기를 하다가 넘어진 아들에게 "잘했어. 끝까지 뛰었으니까 된 거야. 넘어질 수 있어. 괜찮아. 아파서 잠깐 울어도 괜찮아." 라고 말하며 위로해주는 아버지의 회상 신 속에는 인생의 값진 교훈이 숨어 있다.

 

드라마와 웹툰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미생>​의 교훈과도 겹치는 지점이 있다.

"마냥 즐겁고 행복하기만 하면 그건 취미지. 즐겁고 행복하지만, 무섭고 긴장되고, 실패하면 아쉽고 분하고 화나는 건 그게 꿈이라서 그래."

 

 

때론 두렵기도 하고, 더 잘하고 싶고, 지면 왠지 분하고 화도 나고.... 최근에 인기 온라인 게임 LoL 의 유명한 게이머가 늘 우승만 해 오다가 패배를 하고 나서 굉장히 아쉬워 하는 모습이 뉴스로 보도된 적이 있었는데, 당시 일부 사람들은 늘 세계 최고의 길을 걸었던 사람이 한번 아쉽게 진 것 가지고 너무 생색 내는 것 아니냐며 비난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 게이머는 진정 프로였으며, 그 게임에 꿈을 담았기에 한번의 패배에도 분해하며, 아쉬움을 남길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이 작품은 나이를 먹은 노인을 주인공으로 만든 웹툰으로 강풀의 <그대를 사랑합니다>에 비견할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나이 먹은 어르신을 주인공으로 삼은 웹툰이 인기를 얻기는 쉽지 않기에 사람들은 젊고 눈에 띄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삼고 싶은 유혹에 빠질 수 있다.

그러나, 노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웹툰에서는 시간과 경험의 소중함, 삶의 의미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을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어린 시절의 시간은, 시간이 무언지도 모른 채 지냈고, 어른이 되어가던 시간은 삶이 힘들어 하루라도 빨리 그 시간, 그 시절이 끝나길 바라며 지냈다. 나이 들어 평온이 찾아오고 시간은 다시 어렸을 때 처럼 시간이 지나는 걸 잊은 채 살았었고, 그리고 지금의 시간은 얼마가 남았을지 불안감을 떠안고 살고 있다.

 

어쩌면 다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을 돌아보고, 미련을 돌아보고, 시절을 돌아보고, 바람을 돌아보고, 내게 찾아온 행복한 변화들은 내게 찾아온 불행한 변화 덕분에 알게 되었으니.... 내게 ... 십년이 남아 있다면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내게 일 년의 시간이 남아 있어도 행복해질 거다.

 

내게 한 달의 시간이 남아있다 해도 행복해지고 싶다. 내게 하루의 시간만 남았다 해도 그래도 행복해지려고 최선을 다하고 싶다.

 

 

나의 시절은 너를 만나 다행이고, 우리를 만나 꿈만 같구나."

이 웹툰의 주인공이 이야기의 극 후반에 남긴 이 독백은 참으로 명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을 자세히 따라온 독자라면 주인공과 그 주인공 주변을 둘러싼 수 많은 관계들 속에서 그리고 주인공 자신이 처한 열악한 환경 속에서 다음과 같은 대사가 지닌 뜻이 얼마나 절절한지 공감할 것이다. 

가슴 속에 따뜻함을 남기고, 우리로 하여금 울고 웃게 만들어주는 웹툰.

만화를 가벼이 여기는 우리 나라의 수준 낮은(?) 정서에서는, 웹툰이 성숙한 문화로 인정받는데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이 작품이 주는 강렬한 교훈은 평생 기억될 것이다. 훌륭한 작품이다.​ 

 

 

*모든 이미지는 구글 이미지를 활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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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진 코믹스의 유료 웹툰으로 돈을 좀 내야 완결을 볼 수 있는 웹툰이다.

학교에서 왕따 당하던 주인공이 힘을 얻어서 자신을 괴롭히던 가해자를 혼내주는 류의 학원물은 웹툰에서 꽤나 인기가 있는 소재라서 많이들 사용한다.

이 작품의 독특한 점은 독자들이 원하는 환타지가 그대로 실현된다는 점이다.

 

 

 

주인공은 무력하게 가해자에게 무너져 내리지만, 주인공의 형(어쩌면 더 중인공에 가까운)이 강력한 힘을 지녀서 무법하며, 무례한 자들을 화끈하게 처단하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큰 위기나 반전 없이 이어지는 완벽한 복수극이 주는 카타르시스가 특징인 작품이다.

이 작품을 보면서 사회 속에서 강자로 인해 받게 되는 억압과 차별, 억압과 착취라는 위계 질서의 숨막힘을 일부 해소할 수 있으며, 사회의 법과 정의가 제대로 해주지 못하고 있는 '정의'에 대한 성찰도 해볼 수가 있다.

이 웹툰은 철저한 복수로 점철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폭력을 미화하거나 그 힘을 이상화 하지도 않는다.

폭력이 폭력을 부르며, 그 끊어 낼 수 없는 뫼비우스의 띠 또는 '악의 연쇄 작용'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잘 그려주고 있기 때문에 이 작품은이 시사하는 바도 상당히 크다.

1차적으로는 진한 쾌감을 느낄 수 있어서 이 작품의 매력에 빠지게 되나, 작품을 다 보고 나면 과연 이 학교 폭력의 굴레, 악의 순환을 어떤 식으로 끊어내야 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웹툰을 보면서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 <복수는 나의 것>, <올드 보이>, <친절한 금자씨> 와 같은 복수물 또는 뒤마의 <몽테크리스토 백작> 등과 함께 엮어서 고민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또는 영화  <악마를 보았다> 와 같이 '악'에 대해 '더 큰 악'으로 응징하는 방식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는 지독한 '악'에 대해 '선'으로 응대를 하여, '악'을 용서하거나 없는 것처럼 취급하는 삶의 방식도 있을 것이다.

복수에 대한 가장 깊은 혜안을 줬던 문학 작품은 웹툰 <나이트런>이 정점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마저도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하고 깊은 고뇌를 반복할 뿐이다.


최근에 일방적인 폭력과 그로 인한 부상을 경험하고 나서 이 사건에 대해 나는 '어느 정도의 용서와 어느 정도의 정의 구현'을 적용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시점이다.


우리의 삶에선 이 작품처럼 강자-약자, 갑-을, 가해자-피해자의 구도가 쉴 새 없이 펼쳐질 것이며 우리는그 때마다 나름의 신념과 철칙을 가지고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한 사람의 크리스천으로서 가질 수 있는 '사랑과 희생' 위에 '정의'를 어느 지점까지 덧입혀야 할지 고민될 때가 많다. 아무튼 이 웹툰은 다양한 사색을 도와주는 나름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지만 결국 이 작품의 강점은 카타르시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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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가장 아끼는 웹툰입니다. '복수'와 '용서'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긴 보기 드문 수작입니다. 대사가 너무 많아서 적응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으나 방대한 세계관과 매력적인 캐릭터, 심오한 철학이 잘 버무려진 잘 만든 작품입니다. 게임이나 에니메이션으로 멋지게 만들어진다면 인기몰이를 할 것 같은 작품입니다.

 

 

-복수와 용서의 경계-

 

[나이트런 Ex 문 오프닝51]

 

모모: 하지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적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진데?

 

헨슨: 전부

 

모모: 그게 누군데? 대상의 범위도, 실행한 자도 모르면서 루인(딸을 죽인 세력)과 협력자란 적당한 이미지 밖에 없잖아.

 

헨슨: 그럼 내 딸은 누가 죽인건데? 지시한 녀석? 거래한 녀석? 묵인한 행성 관계자? 폭탄을 쏟는 버튼을 누른 녀석? 작전을 세운 녀석? 그렇게 생각해선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다 부숴야지.

 

안 그러면, 복수의 증명도 완결도 할 수가 없잖아.

 

………….

 

악몽이 끝나지 않잖아.

 

모모: 어디까지 복수해야 악몽이 끝나는데요? 누구까지? 몇 명까지? 루인의 말단사원은? 계약업체는? 사회는? 기획자는? 실행자만? 협력자는?

 

헨슨: 알게뭐야.

 

모모: 칼이 나아갈 방향을 모르면, 무고한 사람이 죽어요.

 

헨슨: 무고한 사람이 어디 있단 거지?  루인은 저런 무책임한 녀석들에게 힘을 받아 타인을 죽이지. 의지도 없이. 선택했단 실감 없이 선택한 거잖아.

 

모모: 정해야 해요…… ‘, 있다고 보여주는 것이지 끝까지 휘두르는 것이 아니니까. 적어도 정해요….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해 멈추는 지점을…..

 

난 괴물이지만……… 그 아이의 아버지가 괴물이 되길 바라지 않으니까…..

 

벌이 아니라 그저 증오만을 하기 위해 복수하면, 끝도 위치도 방향도 아무것도 모른채 누굴 찔러야 할지도 모른채 복수는 끝나지 않고 증오를 퍼트리다 다시 돌아와 복수 당할 거예요.

 

미궁을 헤매는 괴물이 되면 안되요. 영원히 증오만을 하실 게 아니면, 손을 떼는 곳을 정하고 돌아오는 곳을 정하지 않으면, 출구를 잃고 ……….

 

 

 

 

 

[헨슨의 독백]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감싸고, 지켜주길 바랬다. 그러기 위한 조각….. 하지만 세상은 원래 이랬다는 듯이자연스럽게 누군가를 적대한다.

 

 

 

: 거길 넘으면 망가져서 돌아오지 못하게 돼. 네가 싸운 칼리프도, 6과도, 이곳 책임자도 멈추지 못하고 언젠가부터 망가져서 누군가를 죽여가게 됐어. 누군가가 죽어도…..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게 되고 말야

 

 

 

저 곳을 넘으면….그 날 아이들을 죽인 녀석이 아무렇지도 않게 관심이 없는 듯 우릴 내려다 보고 있던 것처럼…. 녀석들과 같이 그런 눈을 하고 있으면…..떨어져서 망가질거야……. 이곳은 이미 끝이야미래를 잃고 살아가겠지

 

그리고 이곳의 기반시스템은 증거야. 그들이 잘못했다는. 만약 날아가 버려도 결국 언젠가 찾을 수 있어. 분명.

 

열쇠는 손에 있잖아. 이런 화풀이가 아니라 진짜 적이 있는 곳에 가기 위한 진정으로 막아야 하는 것에게 가기 위한 열쇠. 내가 왜 이런 일이 났는지 모두에게 알게 해줄게. 스스로가 한 일을 할게 하고 생각하게 하고, 세상에 전부 밝히고 심판 받게 해줄게.

 

그러니까 여기까지야. 분명 시간은 걸리겠지만………….힘들겠지만…..알려줘야 해. 바다함을 멈춰줘.

 

 

 

설령 끝까지 모른다고 해도….적어도 왜 뭘 잘못했는지 밝히고, 알려주고, 말하고, 알게하고, 조사하고 우리도 듣지 않으면 그건 벌도 되지 않고 미래로 이어지지 않아.

 

녀석이 한 것과 같은 그냥 살인과 폭력이지.

 

 

 

헨슨: 깨끗해 빠진 네 말은 질렸어…..그냥 폭력이라도 상관없어. 녀석들이 먼저 그렇게 했다고

 

난 그날 (딸을) 안아주지도 못했는데…….. …. 너무나도 잃었는데………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을만큼 마음이 깎이고 뚫려버렸는데. 왜 녀석들만 알고, 생각하게 해줘야 하는거지?

 

왜 나만 멈춰야 하는건데….?

 

(심장을 가리키며) 여기가 오래전에 망가져서…..구멍 뚫린 여기가…10년이 지나도 메워지는 일이 없어…. 메워지지 않는다고…. 멈출 수가 없어….. 아니….…. 멈춰야 하지?

 

 

 

[나레이션]

 

그 경계는 너무도 허약하고애매해서 우리는…..

 

 

 

헨슨: …. 이미 멈추지 못해…….. 이미 늦은거야. 비켜 줄리아. (헨슨의 앞을 줄리아라는 딸 나이

 

또래의 검사가 가로막고 있다.)

 

줄리아: 죽일 거잖아. 할배!!!!!!!

 

 

 

[과거 회상]

 

(엔이 줄리아에게 말한다) 리프(헨스의 딸)의 아버지를 돌아올 수 있게 붙잡아 줘.

 

 

 

헨슨: 움직이지마. 안 그럼너도 베일거야

 

 

 

: 버텨줘….줄리아….

 

 

 

(몇 차례 칼 싸움)

 

 

 

헨슨: 대체 왜!!!! 왜 저 딴 녀석들을 지키는 거야?

 

 

 

줄리아: 틀려지키고 싶은 건 저 사람들이 아니야…. 왜 모르는 거야?

 

나는………난 할배를 지키고 싶은 거라고!!!!!

 

이 앞으로 가면…..돌아오지 못하는 거라면!!!!!

 

….. 모르는 거야…..

 

 

 

 

[엔의 독백]

 

나는 한 명도 떨어뜨리지 않고 돌려보내기로 했다.

 

 

 

: 남을 망가뜨리기 위해 스스로를 망가뜨리면 그건 패배야………… 끝도 없이 떨어질 뿐이잖아.

 

 

 

헨슨: 난 망가져도….상관 없………….

 

 

 

: 보라고……

 

 

 

(옆에서 무서워서 절망하고 있는 행성의 사람들…. 헨슨의 딸을 직접 죽이진 않았고, 그냥 자기가 맡은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한 간접적 협력자 내지 방관자들이 절규하고 있다)

 

 

 

: 저것이 네 적이야? 저기 무서워서 땅을 기고 있는 자들을 부수고 스스로 망가지는 게…….. 복수야?

 

겨우 이런 시시한 녀석들을 죽이고 모두를 떨어 뜨릴려고?

 

그게 대의를 위해선 조금 죽는 게 무슨 상관이냐는 이 시시한 녀석들과 다를 게 있어?

 

이런 걸 죽이고 같은 수준으로 떨어지는 게 네 복수냐?

 

다시 잘봐. 네가 복수하려는 것들을….. 책임을 모르고 죄를 직시하지 못하고 잘못이 뭔지도 모른 체 엎어져 우는 이들을, 책임도 지게 하지 않고 이들을 아이들이고 뭐고 전부 죽여서 감정만을 쏟아 부어 녀석들보다 못한 존재로 전락하는 게 복수라고?

 

저 아이(줄리아)가 지키려는 게 뭔지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거야?

 

저 아이가 누굴 위해 울고 있는지…… 누굴 지키려 하는지도…. 모르는 거야?

 

우리가 지키고 싶은 건……..

 

 

 

헨슨: 전락이면 어때!!! 그 날부터(딸이 죽은 날부터) 내게 미래 같은 건 없다고!!!

 

: 네 미래밖에 생각하지 않는거야!!!! 같이 떨어진다고!!! 네가 망가지면서 같이 망가지는 것들을 생각해 봐!!!!

 

잃은 사람들이….. 자식을 잃은 부모가…… 부모를 잃은 자식이 과거의 너처럼 우리에게 너와 같은 눈으로 위성(헨슨의 딸을 죽인 루인 세력을 방관하고 간접적으로 도운 세력은 행성 사람들이고, 헨슨과 딸은 위성에 살고 있었다)을 보고 아이기스(엔이 속해 있는 단체로 지금 행성에 나름의 대가를 치르게 하고 있는 중)를 보고, 너와 같은 방식으로 총을 잡고 아이를 위해 이빨을 들이 밀겠지.

 

 

 

 

 

[나레이션]

 

악의는 형태가 없는 안개 범위를 넘어 번진다.

 

 

 

: 영원히 누가 뭘 잘못했는지 생각하지도…. 알지도 모른 체 되풀이 되는 지점을 넘으면 잃은 사람들의 악의가 너에게만 닿을리가 없잖아.

 

사람을 죽인 학살자로서 저 아이(줄리아)까지 영원히 악의에 시달리고 쫓기게 되겠지.

 

목숨을 잃고 우릴 여기까지 데려와 준 사람들을…. 동료를 잃고도 참고 여기까지 견뎌 온 사람들을….. 당신의 마음을 지키려고 울어주는 저 아이(줄리아)를 학살자로 만들고 같이 떨어뜨려…. 평생 증오 받고 복수 당하게 하지마.

 

이 아이를 네가 죽일 사람들의 살인자로 만들어 복수 당하게 하지마.

 

 

 

 

 

[누군가가 헨슨에게 외치는 소리]

 

너를 봐. 누구보다도 잘 알잖아…. 악의는 누구에게 향할지 …. 누구에게 퍼질지 누구도 알지 못하는 역병이야. 네가 어디까지 펼쳐야 될지 방황하며 뿜는 악의처럼…. 그것이 올바른 방향으로 퍼지는 일 따위는 없어….

 

 

 

[나레이션]

 

그것은 경계 밖으로 스물스물 침식하며 번진다.

 

 

*모든 이미지는 구글 이미지를 활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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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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