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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친구 부부와 저녁을 먹으며 어렸을 때 즐겨 하던 놀이에 대해 대화를 나눴어.

친구 남편이 땅따먹기가 제일 재미있었다고 말하는데 엄마는 웃음이 터져버렸어.

그분은 부동산 투자로 많은 돈을 모은 사람이었거든.

"어렸을 때부터 땅 모으는 데 관심이 많으셨네요."

엄마의 말에 돌아온 그분의 반응이 정말 재미있었단다.

 

 

"땅따먹기를 잘하려면 엄청난 자제심이 필요해요. 말을 세 번 튕길 기회가 있는데 세 번 안에 내 땅으로 돌아와야 하지요. 너무 멀리 가면 다시 돌아올 수 없으니 지나치게 욕심을 부려선 안 돼요."

엄마는 그 말을 듣고 그 분이 땅따먹기를 통해 자제심을 배웠다는 것을 깨달았어.

다트 게임을 할 때 잘못 던져 낮은 점수가 나오면 아쉬워서 금방 다시 던지고 싶어지지.

 

그러나 아무리 다시 하고 싶어도 상대방이 다 던질 때까지 기다려야 해.

아무리 빨리 개구리를 만들고 싶어도 종이접기 책의 지시대로 차근차근 색종이를 접어야 제대로 된 개구리가 탄생해.

윷놀이에서 말을 옮길 때 무조건 빨리 가는 길을 택했다가는 뒤따라오는 상대편 말에 잡혀 모든 것을 잃게 될 수도 있어.

이렇듯 놀이에는 규칙과 절차가 있어. 놀이를 제대로 즐기려면 계획을 세우고 실천할 수 있어야 해. 순간의 본능을 자제해야 해. 아이들은 놀면서 자제심을 배운단다.

 

 

네가 어렸을 때 좋아한 얼음 땡 놀이도 알고 보면 자제심을 기르는 놀이야. 엄마가 어렸을 때 좋아했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도 그렇고.

신호가 있을 때까지 움직이면 안 되잖아.

참을성 없는 어린아이에게 무조건 가만히 있으라고 하면 그 말을 듣겠니?

놀이를 하면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참을성과 자제심을 키워간단다.

얼마 전 텔레비전을 켰는데, 영화가 방영되고 있었어.

초반부를 지나 중반부가 시작되고 있었지.

앞 이야기가 궁금해진 나는 인터넷을 찾아봤어.

흥미진진한 전개에 엄마는 결말도 궁금해 졌단다.

참지 못하고 결국 다시 인터넷을 찾아봤어.

스포일러 주의라는 경고가 붙은 글들을 뒤지다가 드디어 결말을 찾아냈어.

그런데 결말을 알고 나자 신기할 정도로 영화에 대한 몰입도가 떨어지더구나.

엄마는 영화를 끝까지 보지 못했어. 앞 자르고 뒤 자르니 영화 한편 보는데 채 30분이 걸리지 않았지.

 

시간을 절약해서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영화의 장면 장면을 따라가며 느끼는 즐거움은 잃은 셈이야.

디지털 시대에 살면서 어른인 나조차도 참을성과 자제심을 잃어가는 것 같아.

당연히 깊이 있는 즐거움을 느끼는 기회도 점점 줄어들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나 땅따먹기를 하며 자란 엄마도 이렇게 쉽게 자제심을 잃어버리는데 자극적인 스마트폰이나 PC 게임을 즐기며 자라는 요즘 아이들의 미래는 어떨지.

정말 걱정된단다.

지영아, 너는 귀찮다고 아이 손에 스마트기기를 쥐어주는 엄마는 되지 마렴.

자제심과 상상력을 기를 수 있는 놀이를 많이 할 수 있도록 아이의 환경을 슬기롭게 잘 조성해줘.

-[엄마가 될 너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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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지 잘하는 아이는 없단다.

알리바바를 창업해 거부가 된 마윈도 학교에 다닐 때는 수학 때문에 꽤 고생을 했다더구나.

지능검사를 해보면 아이들의 머리가 어느 쪽으로 더 발달했는지, 인지적 강점과 약점을 알 수 있단다. 얼마 전 지능검사를 받은 아이가 있었어.

엄마는 아이의 부모님에게 지능검사 결과를 알려줬어.

"현수는 만들기는 좋아하는데 책 읽는 것은 싫어하겠네요." 라고 말하자 아이의 부모가 신통한 점쟁이를 보듯 엄마를 바라보더라.

 

 

사실 지능검사 결과를 보면 점쟁이처럼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와 싫어하는 놀이를 맞힐 수 있단다. 인지적 강점과 약점은 곧 놀이로 연결되거든.

공간지각력이 좋은 아이는 만들기를 좋아하고, 언어능력이 좋은 아이는 책 읽기를 좋아해. 맥락 파악을 잘하는 아이는 사회성이 좋아서 또래 관계가 좋단다.

 

잘하는 것을 좋아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야. 좋아하니까 더 잘하게 되는 거지. 이처럼 인지적 강점은 놀이로 연결되고, 놀이는 강점을 더 강하게 만든단다.

그런데 놀이를 통해 강점만 키울 수 있는 건 아니야. 약점을 보완할 수도 있단다.

 

 

철강왕 카네기의 이모부는 시 낭송이 아이들의 교육에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었어. 어린 카네기는 사촌과 함께 시를 외워 낭송할 때마다 이모부에게 용돈을 받았대.

시의 뜻도 모르고 무작정 외우는 게 재미있을 리 없었겠지만, 어린 카네기는 용돈 받을 생각에 하루가 멀다 하고 시를 외워댔다는 구나.

카네기는 자서전에서 이모부의 이런 교육 방침 덕분에 자신의 기억력이 놀라울 만큼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어.

언어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는 책 읽기를 싫어하고 운동신경이 없는 아이는 운동하기를 싫어해. 약점을 보완하려면 그 부분을 강화시키는 놀이를 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아이들은 자신이 못하는 것은 하기 싫어한단다.

 

수학을 못하는 아이는 수학을 싫어하지.

인지적 약점을 지루한 공부로 보강하려는 것은 아이를 고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야.

못하는 것일수록 놀이를 통해 즐겁게 채워줘야 해. 아이가 못하는 것에 흥미를 붙이도록 하려면 당연히 더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단다.

아이가 좋아하는 치킨을 먹이기는 쉬워. 그러나 싫어하는 야채를 먹이는 것은 부모에게도 힘든 일이란다.

놀이도 마찬가지야.

좋아하는 것은 말려도 해. 그러면서 그 방면의 뇌가 발달하지. 반면 싫어하는 것은 요리조리 피하며 하지 않으려고 애쓴단다.

그러면 그에 해당하는 능력은 개발되지 않거나 그나마 있던 능력마저 퇴화하고 말지.

싫어하는 것을 좋아하게 만드는 것, 그것은 부모의 몫이야. 그래서 부모 노릇이 어렵고도 보람 있는 것이란다.

아이가 싫어하는 놀이에 흥미를 갖도록 하려면 먼저 놀기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해.

아이의 수준에 맞는 놀잇감을 준비해 주는 게 좋아.

아주 쉬운 것부터 시작하는 거지.

아이가 잘 따라오지 못해도 재촉하지 마.

넓은 마음으로 하나하나 알려줘.

그리고 아이가 조금씩 따라오면 칭찬으로 놀이에 대해 즐거운 기억을 심어줘.

그러면 아이는 다음에 더 쉽게 그 놀이를 하고 더욱 흥미를 갖게 된단다.

예를 들어볼게.

책 읽기 싫어하는 아이가 있어.

그 아이에게 책을 읽으라고 해봐야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읽지 않으려고 할 거야.

그럴 때는 책을 읽어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돼. 읽는 것보다 듣는 게 더 쉽지 않을까?

책 읽기를 싫어하는 아이라도 엄마가 읽어주면 무슨 이야기인지 귀 기울여 듣는단다.

다만 책을 고르는 것은 아이 몫으로 남겨두렴. 계속 같은 책을 고집하더라도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 줘.

무슨 책이 좋은지 묻는 것은 무엇이 먹고 싶은지 묻는 것과 비슷하단다. 내가 고른 메뉴가 상대방 입맛에는 영 아닐 수도 있지. 책도 마찬가지야. 아이에게 좋을 거라고 생각해서 선택한 책이 정작 아이에게는 재미없을 수도 있단다.

역시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에게 물어보는 거야.

아이가 글을 읽기 시작하면 번갈아가며 책을 읽으렴. 한 줄은 엄마가, 다음 한 줄은 아이가 읽는 식으로 조금씩 아이가 직접 책을 읽도록 도와주는 거야.

익숙해질수록 아이가 읽는 부분이 조금씩 더 많아지도록 하면서 말이야. 이렇게 하다보면 책을 싫어하던 아이도 점점 책에 흥미를 갖게 될 거야.

-[엄마가 될 너에게]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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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삼성병원 소아정신과 의사인 신동원님의 [엄마가 될 너에게] 라는 저서를 보고 있습니다. 자녀 양육에서 '놀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저서인데, 상당히 깊이 있고 도움이 많이 됩니다.

 

성인이 된 자신의 자녀들(곧 부모가 될)에게 자녀 양육은 이렇게 하는 게 좋겠다는 지침을 주는 책인데, 따뜻한 정서가 반영된 문체가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자녀 양육에서 아이들의 자율성을 존중해 주고,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놀이의 중요성을 기억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이젠 자녀 양육도 제대로 알고, 바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책 속에서 귀한 지식들을 많이 얻을 수 있으니 1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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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네 돌쯤 되어 보이는 아이와 엄마가 탔어.

아이는 깨금발을 딛고 팔을 뻗어 엘리베이터 단추를 누르려고 했어.

아이의 엄마가 물었어.

"손 잘 안 닿지? 엄마가 누를까?"

아이는 화들짝 놀라며 "아니, 내가 할 거야" 라고 소리쳤어.

그러면서 한껏 팔을 뻗어 겨우 단추를 눌렀어.

 

 

그 모습을 보는데, 지상이가 어렸을 때가 생각났어.

지상이도 3살 때쯤엔 엘리베이터에 타면 단추를 꼭 제가 누른다고 고집을 부렸어.

무심코 다른 사람이 눌렀다가는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었단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가 다시 타서 지상이가 단추를 누르도록 해야 겨우 상황이 정리되곤 했지.

아이들은 잘하지도 못하면서 꼭 자기가 하겠다고 우길 때가 많단다.

다 흘리면서도 혼자서 숟가락질을 하겠다고 하고, 툭하면 넘어지면서도 엄마 손을 안 잡고 혼자 걸으려고 해.

 

 

오른쪽과 왼쪽을 바꿔 신어도 꼭 자기 혼자 신발을 신겠다고 하지.

바쁠 때 이렇게 고집을 부리면 엄마는 답답해서 속이 터질 것 같았어.

왜 도와주겠다는데도 말을 안 들을까?

우리 애는 왜 이렇게 고집이 셀까?

엄마들은 별 생각을 다 하지만 아이들이 그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단다.

아이들이 혼자서 하겠다고 고집 부리는 것은 앞으로 다가올 독립을 준비하는 과정이야. 이 시기에 아이들의 자율성을 존중해줘야 아이들이 독립적인 성인으로 잘 커나간단다.

 

 

 

아이들은 놀면서 자율성을 키워나가. 무엇을 하고 놀지 아이가 정하고 역할을 나누고 그 역할을 해나가면서 자율성을 키우지.

지상이의 엘리베이터 놀이 역시 어른들이 보기엔 쓸데없이 고집부리는 행동 같지만, 자신이 정한 놀이를 하면서 스스로 하는 힘을 키웠던 거야.

아이가 별것 아닌 놀이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엄마의 착각일 뿐이야.

무엇을 하며 놀든 아이는 자신이 주인이 되어 놀면서 자율성을 키우는 거야.

아이가 잘 놀고 있는데 끼어들어서 다른 것을 하도록 지시하거나 간섭하면 안 돼. 엄마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는 아이가 놀면서 자율성을 키우는 것을 지켜주는 것이란다.

-[엄마가 될 너에게]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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