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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오카다 다카시

출판  카시오페아

발매  2016.06.30.

 

 

 

 

  이 책의 저자는 일본인인데, 상당히 섬세하다.

 

 

  사람의 성격을 형성하는 '애착 유형' 과 '인격 유형' 의 차이점에 근거해서 사람을 다양한 방식으로 분류하는데 9가지 애착 유형과 9가지 인격유형의 다양한 조합으로 사람을 분류한 다음에 각 성격의 특성과, 그 성격이 형성된 이유, 그리고 해당 성격을 지닌 사람이 만나면 좋을 이성의 인격 유형까지 친절하게 알려주는 책이다.

 

 

  연애를 하거나 결혼을 하고 싶은데, '성격'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면 이 책을 보고, 내가 어떤 인격 유형에 해당하며 나의 애착 상태는 어느 정도인지를 체크한 다음에 내가 만날 사람을 가늠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 책은 실제적으로 연애나 결혼에 응용할 거리가 많은 책이다.

 

 

  책의 중반 부터는 모든 조합의 성격 유형이 다 기록되어 있고, 이에 해당하는 유명한 인물들의 예시도 친절하게 수록되어 있다.

 

 

  예를 들어 자기애성 인간(여성) 과 회피성 인간(남성)이 만나면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를 보여 주고 이런 사례에는 화가 위트릴로와 아내 발로르의 이야기가 있다는 식이다.

 

 

  이 책이 그냥 단순하게 쓰여 있는 것 같지만 자가 진단도 해보고, 주변 친구들도 체크해 보면 상당히 정교하게 분석된 심리서적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9가지 인격 유형은 이런 느낌이다.

 

 

1. 회피성 인격: 어차피 안 된다고 포기한다.

2. 의존성 인격: 그대를 위해 아낌없이 헌신하리

3. 강박성 인격: 의무와 책임에 얽매인다.

4. 자기애성 인격: 내가 주인공이 아니면 재미없어!

5. 반사회성 인격: 짜릿한 스릴이야말로 인생의 즐거움

6. 경계성 인격: 날 정말 사랑하나요?

7. 히스테리성 인격: 마성의 매력으로 유혹한다.

8. 아스퍼거 유형: 나만의 세계에 몰입한다.

9. 편집성 인격: 아무도 믿을 수 없다.

 

 

  그리고 애착 유형은

 

 

  안정형, 안정-불안형, 안정-회피형, 불안형, 불안-안정형, 회피형, 회피-안정형, 두려움-회피형, 미해결형 으로 분류가 가능한데, 책 속에 자가 테스트를 해 볼 수 있는 질문지들이 수록되어 있어서 자신의 애착유형과 인격유형을 발견하고 주변 친구들과도 함께 토의하면서 즐겁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 나와 있는 유형을 통해 주변 사람과 나 자신을 분석해 봤을 때 정확도가 상당했으며 실생활에 적용할 여지가 높다는 점에서 이 책은 한 권쯤 구비해 둘 필요가 있다.

 

 

  1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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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헨리 나우웬

출판 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

발매 2002.01.20

 

 

 

 내가 읽은 책은 개정판으로서 훨씬 깔끔하고 아름다운 표지로 된 5000원 짜리 사랑스러운 책이었다.

 


 영성 신학의 대가인 헨리 나우엔의 책은 깔끔한 범주화가 장점이며, 군더더기 없고 깊이가 있어서 좋다.

 


 번역본은 예전에 읽엇고, 지금은 원서로 읽고 있는데 둘 다 가치가 상당하다.


 

  그는 가톨릭 사제이며 캐나다 토론토의 데이브레이크 공동체에서 정신 지체 장애인을 섬겼다. 그는 예일, 노틀담, 하버드 대학교에서 가르쳤고 많은 저서를 남겼다.

 


 

 슈퍼 엘리트인 그가 자신의 지위를 내리고, 낮은 세상 속으로 들어가 살아가고 있다는 점도 흥미로운데 그의 저서들은 최소 평타 이상은 치는 것 같다.

 


 

 그의 저서중 가장 충격적인 감동을 받았던 [영적 발돋움]을 읽었을 때가 생각난다.

 


 

한 사람의 인생을 뒤바꿀 만큼, 글 속에 위로와 힘이 넘친다.

 


 

이 책은 믿음이 없는 친구로부터 다음과 같은 제안을 받으면서 시작되었다.

 


 

"우리의 마음 속에 있는 가장 깊은 갈망에 대해, 우리의 수 많은 소원과 희망에 대해 이야기해 주십시오. 생존 전략에 대해서가 아니라 신뢰에 대해서, 정서적 욕구를 채우는 새로운 방법에 대해서가 아니라 사랑에 대해 이야기해 주십시오. 변화무쌍한 우리의 관점보다 더 큰 비전에 대해, 대중 매체의 소음보다 더 깊이 있는 목소리에 대해 들려주십시오. 그렇습니다. 우리들보다 위대한 그 무엇이나 누군가에 대해 이야기해 주십시오... 하나님에 대해 이야기해 주십시오."

 


 

 이와 같은 제안을 듣던 나우엔은 자신이 그런 이야기를 전할 자격이 될까 고민을 하지만 결국 그 지점에 서기로 결심한다.

 


 

 챕터는 깔끔하다.

 


 

1. 사랑받는 자가 되다.


2. 사랑 받는 자가 되어 가다

 - 선택받은 자 , - 축복 받은 자 - 상처 받은 자 - 나누어 주는 자


3. 사랑 받는 자로 살아가다

 


 

  그는 정말 사람을 깊게 들여다보는 은사가 있다. 나우엔의 글은 나우엔 만의 힘이 느껴진다.

 


 

  예를 들어 그가 '자기거부'에 대해 설명한 부분만 봐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우리 삶에서 가장 위험한 함정은 '자기 거부'라고 이야기 한다.

 


 

"아마도 자네는 자기 거부보다는 교만이라는 유혹에 더 빠지기 쉽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네. 그러나 사실 교만이란 것도 자기 거부라는 동전의 다른 면이 아니겠는가? 교만은, 자네가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으로 보이기 싫어서 자신을 더 높은 자리에 앉히려는 것이 아닌가? 결론적으로 분석해 보면 교만은 무가치감에 대처하는 또 다른 방식이 아닐까? 자기 거부나 교만은 둘 다 우리를 인간 존재의 공통적 실제에서 벗어나게 해서, 그 모습에 이르는 것을 극도로 어렵게 - 불가능하지는 않더라도- 만들지. 나는 내 교만 밑에는 수많은 자기 회의가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네. 마치 나의 자기 부인 안에 엄청난 자만이 자리잡고 있는 것처럼 말일세. 내가 의기 양양하게 되든 움츠리게 되든 상관없이, 나는 진짜 내 모습에 다가가지 못하고 실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왜곡시켜 버리네."

 


 

"나는 줄곧 내가 사랑받는 존재임을 확신시켜 줄 수 있는 누군가나 그 무엇을 찾으면서, 크고 작은 원을 그리며 이 진리 주위를 맴돌고 있었네."

 


 

"이는 내 사랑하는 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고 말하는 목소리를 듣길 거부하는 것 같았네. 그 목소리는 항상 그 곳에 있었지만 나는 이와 다른 더 큰 목소리. "네가 가치 있는 존재임을 증명해 봐. 제대로 된 화끈한 일을 해 봐. 그러면 네가 그렇게 원하는 사랑을 얻을 수 있을거야"라고 말하는 목소리를 듣기 위해 더 애쓰고 있는 것 같았네. 그러면 내 마음이 고요하고 침잠할 때 속삭이던 부드럽고 온유한 목소리는, 들리지 않거나 적어도 설득력 없는 상태로 남아 있었지."

 


 

 나우엔의 이야기는 인간의 내면 깊숙이 잠재되어 있는 '비진리'를 끄집어 내서, '그리스도의 깊은 사랑'으로 그 영역을 녹여 버린다.

 


 

 나우엔은 이와 같은 '자기거부'를 타파하고, 진정한 사랑받는 자로서의 '인간'을 일으켜 세우며 그 인간이 '사랑받는 자가 되어가는 과정'을 이야기 하기 시작한다.

 


 

 사랑받는 자가 되어 간다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에서 사랑받는 자가 되었다는 그 진리를 구현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때 중요한 4가지 키워드가 바로 선택받은자, 축복 받은자, 상처 받은자, 나누어 주는 자이다.

 


 

1. 선택받은 자: 영적인 삶의 첫 단계는 우리의 전 존재가 이미 붙잡힌 바 되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여기서 많은 이들이 오해하기 쉬운 것처럼, 우리가 선택받았다고 해서 다른 사람은 거절당하는 것이 아니라고 나우엔은 말한다. 이것이 위대한 영적 신비인 것이다.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로 택함받았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배제하지 않고 그들도 포함시킨다.)


2. 축복받은 자: 축복한다는 것은 한 사람이 사랑 받는 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그렇다'고 확정하는 것이다.

(선택받은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우리는 계속되는 축복을 필요로 하는 존재다)

(축복의 땅과 저주의 땅 사이에는 중립 지대가 없기에 우리는 어디서 살고 싶은지를 순간순간 선택해야 한다.)


3. 상처받은 자: 고통과 아픔은 단순히 우리 삶의 성가신 방해거리가 아니다. 그것들은 우리의 독특성과 우리에게 익숙한 개성에 대해 알게 해 준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자신과 비슷하거나 더 심한 아픔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것보다는 나의 고통이 나에게만 있는 독특한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해 주는 사람에게서 더 고마움을 느낀다고 나우엔은 이야기 한다.)

(우리의 상처는 우리가 선택받고 축복받은 사실만큼이나 독특하다.)

(상처가 우리의 선택받음과 축복받음만큼이나 우리 존재와 밀접한 것이라면, 두려움을 극복하고 그 상처와 친해져야 한다)

(인간의 고통은 우리가 그토록 원하는 기쁨과 평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아니라, 오히려 그 곳으로 이르는 수단이 될 수 있다)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녀로서의 삶이 지닌 위대한 비밀은 우리 삶의 모든 것이 - 즐거움이든 슬픔이든, 기쁨이든 아픔이든, 건강이든 질병이든 - 우리의 인간성에 대한 완전한 인식으로 향하는 여정의 한 부분이 된다는 것이다)


4. 나누어 주는 자 : 우리는 나누어 주는 삶을 살기 위해 선택받고 축복받고 상처도 받는다

(나누어 주는 사람이 될 때에야 선택받고 축복받고 상처받은 사실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걸까? 주는 행위가 있어야, 우리가 단순히 우리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모든 삶이 다른 사람을 위한 삶 안에서 궁극적 의미를 발견하기 위해서 선택받고 축복받고 상처받는다는 사실이 분명해진다고 그는 이야기한다)

(우리의 가장 위대한 성취는 우리를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것이다)

(행복한 삶은 다른 사람을 위한 삶이다. 그러나 그 진리는 대개 우리가 상처에 직면할 때 발견하게 된다)

(우리의 상처 때문에 서로의 삶을 나누고 서로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더 깊이 알게 된다)


나우엔이 '나누어주는 자'를 마무리하는 표현은 아름답다


"보잘것 없는 우리 같은 사람들이 나누어 주는 행동 가운데서 풍성해질 양식이 되기 위해 선택받고 축복받고 상처받은 존재가 되었음을 진정으로 알게 된다면, 자네와 나는 기쁨에 넘쳐 춤을 출 걸세. 더 이상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걸세. 오히려 우리의 전 존재를 다른 사람을 위한 선물로 만들고 싶은 소망의 절정이 죽음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향한 삶을 살게 될 걸세."

 

 


 

사랑 받는 자로 살아가다


 

-> 이젠 자신이 사랑받을 가치가 있음을 '증명해야' 하는 고통스러운 삶에서, 사랑받고 있다는 진리에 "그렇습니다"로 지속적으로 반응하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

(삶이란 우리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하기 위해 하나님이 주신 기회다)


 

 이러한 흐름을 통해 자신의 변화를 인식하게 되면 우리는 고통과 기쁨이 반대되는 개념이 아니라 비슷한 것임을 알게 된다.


 

 고통을 기쁨 속에 통합시키는 나우엔의 서술은 그가 지닌 삶과 그가 지닌 지혜의 정점이다.

 


 

 그의 표현을 빌려보자.

 


 

"상을 받는 경험과 우수하지 못함을 알게 되는 경험이 둘 다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라는 우리의 진정한 정체성을 주장할 기회를 제공한다면, 이 경험들은 다른 것이 아니라 거의 같은 것이 되는 거지. 외로움과 편안함에 모두 우리를 자녀 삼으신 하나님을 더 잘 발견하게 하기 위한 부르심의 의미가 있다면, 이러한 감정은 별개의 감정으로 남아 있지 않고 통합되네. 결국 사는 것과 죽는 것 둘 다가 온전한 영적 자아 실현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라면, 그것들은 세상이 가르치는 것처럼 정반대가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의 사랑이라는 동일한 신비의 양면이 되는 것이지. 영적인 삶을 산다는 것은 하나의 통합된 실재로서 살아간다는 말이네. 어둠의 세력은 나누고 분리하고 대적하게 만드는 반면, 빛의 세력은 하나를 이루게 한다네. '악마적인'(diabolic)이란 단어의 문자적 의미는 나눈다는 것이지. 마귀는 분리시키고, 성령님은 하나가 되게 하신다네."

 


 

 결국 나우엔의 글은 비기독교인을 대상으로 쓰여졌지만 정작 나와 같은 그리스도인들에게 강력한 은혜의 바다를 맛보게 해준다.

 


 

 아이러니라면 아이러니일 수도 있겠지만, 그는 고통을 끌어안고 주의 사랑 앞에 나아가는 삶을 가장 잘 다루는 신학자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이를 표현하는 능력과 섬세함도 독보적이다.

 


 

 그의 유한 태도나 지나치게 포용적인 관점이 진리의 엄격성을 훼손한다고 우려하는 많은 보수 기독교 측에서는 그를 매도하기에 바쁘지만, 그건 나우엔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달콤한 자양분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1독을 추천한다. 

 

 

                                                   헨리 나우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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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미로슬라브 볼프

출판 IVP

발매 2016.04.14.

 

 

 

  IVP 모던 클래식스 시리즈는 뭐 하나 버릴 게 없는 명저들이 많다.

 

  존 스토트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시작으로 해서, 니콜라스 월터스토프의 [정의와 평화가 입맞출 때까지], 레슬리 뉴비긴의 저서 등 등

 

  읽은지 10년 가까이 되어가는 책들이 많은데도 여전히 베스트 기독 서적으로 내 마음에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유독 미로슬라브 볼프의 [배제와 포용]은 읽어보질 못했다.

 

  못내 아쉬웠는데, 그의 신작이 나왔다 해서 일단 다른 저서부터 읽어보기로 했다.

 

  볼프는 학대 받은 트라우마를 지니고 있다.

 

  마치 자신이 정치범이라도 되는 것 마냥, 취조실에 끌려 가서 신체적 학대까지는 아니지만 언어적 학대와 모욕을 들으면서 오랜 심문을 받았던 기억을 지니고 있다.

 

  그에게는 잊혀지지 않을 트라우마이자 상처였을 것이다.

 

  이렇게 잊고 싶지만,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 우리에게도 적어도 하나 이상은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처음 읽었을 때는 뭔가 논리적이면서도, 시원한 맛이 없어서 밋밋한 느낌이 들었지만 이 책이 끈질기게 추적해서 내린 결론은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다.

 

  우리는 고통 받은 피해자 뿐만 아니라 가해자까지도 고려하여서 '기억'을 온전하게 , 잘 해내야 하며 그 '기억'을 계속 붙들고 있기 보다는 결론적으로 '망각' 하는 과정이 더 아름다울 수 있다는 점을 제시해 주고 있다.

 

  요약을 하면 뻔한 이야기 같지만 볼프가 이 결론을 내리기까지 네시하는 치밀한 과정과 고뇌들은 직접 읽어 봐야 그 맛을 알 수 있다.

 

  그 과정 속에서 볼프는 피해자들의 억울함도 신원해 주면서, 가해자들을 향한 자비와 용서의 영역까지도 열어 놓는다.

 

  사실, 나에게 해를 가하는 이들에게 '증오'와 '복수'를 꿈꾸는 건 당연한 듯 보이지만, 이러한 방향성이 결코 피해자 자신에게도 이롭지 않다는 점을 잘 서술해 주고 있다.

 

  상당히 명대사들이 많은데, 몇 가지만 발췌해 보겠다.

 

  피해자들도 자신들이 당했던 사건과 기억을 왜곡하지 말고 최대한 진실되고 정직하게 기억해 내야 할 의무가 생김을 역설하는 부분이다.

 

  "기억 속에서 나는 때때로 그들을 불의하게 대했다. 이 경우에는 '불의'가 적절한 용어다. 물론 피해자가 불의를 저지른다고 말하기가 아무래도 조심스럽기는 하다. 하지만 피해자가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이 정의의 한 형태라면, 고통스러운 기억을 왜곡하는 것은 불의의 한 형태인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악행에 대한 불의한 기억은 구원의 수단이 될 수 없다. 참되고 그러기에 정의로운 기억이 구원의 수단이다. 거짓된 기억은 불의한 기억이고, 따라서 악을 줄이려는 의도와 달리 악을 더할 따름이다. 인정이 행복에 이바지하려면 학대를 기억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기억이 참된 기억이라야 한다."

 

  그리고 진실되이 기억한 그 '기억 자체'가 힘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기억'이 온전히 구속 받고 위로부터 임하는 도움이 있어야 비로소 생명의 출발이 될 수 있다는 심오한 지점을 논하는 부분이다.

 

  "괴로움을 당했던 기억은 고난당하는 타인을 위해 행동하도록 만들 수 있지만, 아예 그들을 바라보지 않게 만들 수도 있다. 악행의 기억만으로는 연대를 만들어 내기에 역부족인 것 같다.

 

  요약하면, 피해자들과 연대하는 데 악행의 기억이 꼭 필요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불충분할 뿐 아니라 잠재적으로는 위험하기까지 하다. 그런 기억은 공감을 만들어 내고 억압을 줄일 수는 있지만, 무심함으로 이어지거나 새로운 폭력의 계기가 되는 등 구원의 수단과 거리가 멀 수도 있다. 구원의 수단이 되려면 기억 자체가 구속 받아야 한다."

  사실, 기억하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의 자유이다 보니 우리는 생각보다 쉽게 느낌 가는 대로 사고하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이를 단순화시키지 않고 상당히 세부적이고 섬세하며 논리적으로 접근한다.

 

  감정이 너무 아프고 힘든 이들에겐 이 책이 전혀 읽힐 느낌이 아니다. 그러나, 좀 더 차분한 상태에서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한발짝 물러나서 객관적인 눈을 가져 볼 수 있는 단계에 있는 '상처 받은 이들'이 읽어 보기엔 나쁘지 않다.

 

  내용이 좋은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사실 "시련과 고통" 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와 자세, 왜 그런 일이 우리에게 발생했는가 등에 대한 질문을 다룬 책은 많다. C.S Lewis 의 [고통의 문제] 부터 시작해서, 오스 기니스의 [고통을 말하다], 김기현 목사님의 [하박국, 고통을 노래하다] 등 등...

 

  그런 저서들로부터 얻는 위로와는 또 다르게 이 저서는 우리의 사고와 생각 속에 새로운 논리를 설계해 줄 것이다.

  때론 기억을 지워 버리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이터널 선샤인> 이라는 영화도 그런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온전하게 기억하려 노력하라', '그리고 기억 그 자체가 구속을 이룰 수는 없다', '우리는 온전한 책임을 묻고, 회개의 기회를 공유할 것이며', '모든 상황이 정리된 후에는 그 기억을 떠나 보내야 한다'

  이런 느낌으로 마무리를 한다.

  괴롭고 힘든 책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기독교적인 삶을 지향하고자 한다면 이 책이 말하는 메시지를 주의깊게 들을 필요가 있다.

  우리에겐 실로 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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