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성'에 해당하는 글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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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필립 얀시

출판 포이에마

발매 2012.11.22

 

 

 

 

  회의자의 안내자로서의 소명을 감당하며 열린 마음과 따뜻한 글쓰기, 그리고 깔끔한 논리로 무장해 온 필립 얀시가 '진리'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일종의 '변증서'라고 봐도 될 것 같다.

 


 

다양한 '주제'를 폭 넓게 다루다 보니 한 '주제'에 대한 깊이는 좀 부족한 책이지만, 전반적으로 논리를 세우는데 도움이 된다.

 


 

한장 한장 몇 가지 내용을 살펴보자.

 


 

[1장, 2장] 고통

 

  주님이 우리의 고통에 대해 슬퍼하고 분노하고 계시며 조만간 확실한 조처를 쥐할 것임을 역설한다.

  고통을 변증하는 다른 서적들과 같은 노선을 걷고 있다.

  그리고 C.S Lews 의 [고통의 문제], 도로시 세이어즈 등의 지식을 활용하고, '고통' 속에서 만나는 깊은 하나님을 강조한다.


 

 또한 생리적이고 육체적인 통증, 고통이 '선물'이 될 수 있다고 말한 '폴 브랜드 박사'의 논리를 통해 의료 분야에서 고통을 변증하고 '윤리적인 측면'에서 '고통의 중요성'은 C.S Lewis 에서 답을 찾는다.


 

 이와 같이 얀시는 다양한 지식을 적절히 비벼서 우리에게 깔끔하게 전달해 준다.

 

 

 여기서 글을 끝낸다면 상당히 싱겁고 섭섭할 수 있는데 얀시는 브랜드 박사를 직접 찾아가 인터뷰를 한 내용을 수록함으로써 이 책만의 색깔을 입힌다. 브랜드 박사가 이야기하는 '고통 변증'은 상당히 참신하고 새롭다. (직접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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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장] 강제 수용소에서 배우다.

 


 

  나치의 유대인 수용소에서 험난한 시절을 보낸 솔제니친의 이야기를 집중 조명하면서 그 속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을 추려낸다.

  자유와 소망, 인간의 도덕성 등에 대한 영역을 탐구하는데 어렵지 않고 생생한 이야기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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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초도덕의 위기

 


 

  이 챕터에서는 도덕적 상대주의를 경고한다. 옮고/그름에 대한 확실한 기준이 없는 시대가 오다 보니 그저 자기만 좋으면 그만인 세상이 되어감을 설명한다.

 


 

특히 진화심리학의 대두를 강조해서 설명하는데 이 부분은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자.

 


 

"진화심리학은 상대주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전혀 다른 차원에서 선을 바라본다. 즉, 선을 영원한 가치라든지 인간이라면 누구나 추구해야 할 보편적인 이상으로 여기는 게 아니라, '이기적 유전자'의 실용적 기능 정도로 파악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리처드 도킨스나 에드워드 윌슨 같은 진화 생물학자들은 테레사 수녀의 선한 행위도 결국 '자기 이득'을 위해 취하는 행동이라고 결론을 짓는다.

 


 

  수 많은 강경한 무신론자들이 신 없이도 도덕성이 유지된다고 주장했으나 사실 제대로 된 변증을 들어본 적은 없다.

 


 

  얀시 또한 '신' 없이 그와 같은 도덕성은 나타날 수 없음을 주장하며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나눠준다.

 


 

"윌 듀런트, 아리엘 듀런트 부부는 "우리 시대 이전까지는 역사를 통틀어 사회가 신앙의 도움 없이 도덕적 생명력을 유지해낸 전례가 없는게 사실'이라면서, 예언적인 논평을 덧붙였다. "오늘날 가장 중요한 이슈는 공산주의와 개인주의, 유럽과 미국, 더 나아가 동양과 서양의 대립이 아니라, 과연 인간이 하나님 없이 살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하나님 없이 살아보겠다고 덤벼드는 문명에서 살아남은 생존자, 바츨라프 하벨은 위기의 실체를 정확히 꿰뚫어 보았다."

 


 

"하나님을 잃어버리면서 인간은 항상 만물, 특히 자신에 관해 설명할 수 있게 해주던 일종의 절대적이고 보편적인 좌표 시스템을 상실했다. 상대적이고 제각각인 좌표에 맞추다 보니 인간의 세계와 인격은 차츰 제각기 따로 노는 쪼가리들로 산산이 부서져나가기 시작했다."

 


 

  또한 더 나아가 이러한 크리스천 윤리관 없이 어떻게 '결혼'이 유지될 만한 정당한 이유를 제시할 수 있느냐고 저자는 반문한다.

 


 

  도덕적 상대주의 토양 속에서 페미니스트 사상가들 중 일부는 자아가 희미해지고, 구시대적인 관습에 사로잡힌 여성상을 타파하기 위해선 혼외정사를 강력히 추천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기도 했다. (<성의 침묵>을 쓴 델마 헤인의 주장)

 


 

  바버라 에런라이크도 <타임> 지에 기고한 글에서 "서로 호감을 품고 있으며 상호 합의한 성인들 사이에서 섹스는 마땅히 놀이의 영역에 들어가야 한다는 사실 뿐이다" 라고 이야기 하며, 결혼 윤리의 붕괴를 조장했다.

 


 

그의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보자.

 


 

"어느 중산층 부부가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부모를 돌보기가 귀찮아서 방치했다든지, 껄렁거리는 아이들이 다섯 살배기 꼬마를 고층건물에서 창밖으로 밀어버렸다든지, 열 살짜리 여자아이가 복도 한귀퉁이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든지, 인생을 즐기는 데 거추장스럽다며 엄마가 두 아이를 물에 빠트려 죽였다는 소식을 들으면 너나없이 분노에 치를 떤다. 왜 그런가? 윤리가 본질적으로 제각기 알아서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정말 믿는다면 도대체 무얼 근거로 그처럼 맹렬히 분개하는가? 그런 범죄를 저지른 파렴치범들은 한 점 거리낌이 없었다. 히틀러의 나치 친위대원들이 유대인들을 학살하면서 눈곱만큼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나 매한가지다. 도덕성이란 것이 개인 스스로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면 누가 그 결정을 내려야 하는가? 무얼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가?"

 


 

-> 이 말에 대한 제대로 된 반박을 듣고 싶다.

 


 

  그리고 일부 근본주의자들과 제대로 정신 못 차린 기독교 역사 속에서나 노예제도가 기독교 내에 수용되었지, 결국 노예제도를 종식시킨 힘, 여성참정권 운동, 인권 운동, 시민권운동을 이끌었던 것도 '기독교'였다.

 


 

 신무신론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기독교가 윤리를 파괴시켰다는 건 역사에 대한 바른 이해를 하지 못한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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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진화 심리학은 믿을 만한가? [이 부분이 이 책에서 가장 참신한 주제가 아닌가 싶다]

 


 

  얀시는 진화 심리학은 방자하기 짝이 없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인간은 DNA에 기록된 것 외에 다른 목적을 지니지 않으며 유전자의 지배를 받고 있는 하찮은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진화 심리학은 주장하기 때문이다.


 

  에드워드 윌슨, 리처드 도킨스, 대니얼 데닛 등이 등장하여서 새와, 벌, 침팬지에 관한 생생한 설명으로 혼을 빼놓고, 구애행위, 바람기, 모성본능, 가십, 사회조직 등을 멋들어지게 묘사한다는 것이다.


 

  늘상 제기되는 문제이지만 '진리 개념 자체'가 자연선택의 산물이 되어버리는데 무엇을 근거로 우리는 '진화 심리학의 글'이 '진리'라고 믿을 수 있을까? (엘리자베스 엔서컴이 C.S Lewis 와 이 부분에 대해 철학적 논의를 했던 걸로 아는데, 더 깊은 논의를 시도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얀시는 4가지 점에서 진화 심리학을 비판하기 시작한다.

 


 

1. 증명하거나 오류를 입증할 수 없는 두루뭉실한 원리를 표현만 바꿔 반복적으로 내세워가며 윤리적 문제들을 설명한다.

 

  그들은 이기적 유전자라는 한 가지 원리에 기대어 인간의 모든 행동을 해석한다. 그러다 보니 게이나 불임부부처런 유전자를 영원히 전하지 않는 이들의 행동 해석을 해야 한다는 난제에 봉착하기도 하고 영원한 순결을 서약한 마더 테레사 등의 행동을 서술하는데도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도 어찌저찌 그들이 설명을 시도하긴 한다).


 

  결국 이런 단일화된, 단순화된 해석은 우리의 모든 행동을 다 '이기적 유전자의 소산'으로 보게 만듦으로써 우리를 유전자에 조종되는 기계로 전락시켜 버린다.

 


 

2. 도덕성은 온전히 인간의 가장 내밀한 원천, 곧 유전자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한다.

 

 

  대중들에게 진화 심리학을 능숙하게 잘 설명하는 로버트 라이트는 이기적 유전자 이론이 참이라는 근거로 '성욕'을 내세우는데 성적인 욕구야말로 마치 '인간이 많은 자손을 원하며 어떻게 해야 그 뜻을 이룰 수 있는지 알고 있는 것처럼" 움직이게 만드는 자연의 방법이라고 그는 이야기 한다.


 

그런 논리대로 따라가다 보니 그는 일부다처제를 조심스럽게 인정하는 말을 한다. (남자의 성적인 욕구가 결혼 후에도 제어되지 않는다면 그걸 왜 한 명의 여자에게 국한시켜 두느냐는 것이다.)

 

 

더군다나 진화 심리학 논리대로라면 '폭력'도 용인이 된다.

 

 

  <악마같은 남성>에서 책의 저자는 "남성은 기질적으로 폭력을 잘 쓰도록 만들어진 존재이므로 쉬 멈추기 어렵다" 라고 말하는데 이런 추론의 근거도 결국 인간의 가장 가까운 유전자 친구인 침팬지 수컷들이 동료를 죽이고, 강간하고, 지배하고, 짝을 두들겨 패는 것을 통해 유추를 한 것이다.


 

  C.S Lewis 가 [인간 폐지]에서 말했던 것처럼, 처음에 가닥을 잘못 잡으면 뒤로 갈수록 오류는 점점 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라이얼 왓슨이라는 자가 두 아기를 자동차에  태운 채로 호수에 밀어 넣은 수전 스미스를 변호한 이야기를 들어 보자.

 


 

"이러한 사레들이 사회 안정과 생태적 균형에 기여한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례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죄악의 표출로 해석할 수도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됩니다. 부모와 자식의 관심사를 혼동하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적합한 상태를 이루는 지점을 두고 벌이는 양측의 갈등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아이들은 부모가 줄 수 있는 것 이상을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이러한 차이를 조율하기 위해선 건전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자신도 모르게 진화론적 관점에 입각한 증거를 총동원해서 계산을 하게 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모든 잔학한 행위를 다 유전적 행동이라는 논리적 틀에 끼워 맞추려고 하다 보니, 제대로 된 도덕 체계가 세워지지 않는다.

 


 

우리는 객관적 진리가 필요한 존재가 아닐까?

 


 

3. 자연은 도덕성에 관해 엇갈린 메시지를 준다.

 


 

  영장류를 보면 연민, 공감, 정의 같은 덕목들의 초기 형태를 알 수 있고 목숨을 걸고 상처 입은 동료를 구해내는 고래와 돌고래, 누군가 다치면 달려가서 돕는 침팬지, 죽은 친구의 곁을 떠나지 않는 코끼리 등을 보면서 사람들은 '윤리관'의 기원을 찾으려고 하는데, 자연은 그렇게 일관되지 않다. 얀시의 반박을 들어 보자.

 


 

"그렇다면 여성들은 자연을 본받아 사마귀처럼 짝짓기를 마친 수놈을 게걸스럽게 뜯어먹어야 하는 걸까? 보노보 침팬지가 그러하듯, 이웃들끼리 상대를 가리지 않고 재빨리 성관계를 가져서 분쟁의 소지를 없애야 하는 걸까? 모시밑들이처럼 남자들도 몰래 숨어서 기다리다가 가까이 다가오는 상대를 힘으로 취해야 하는 걸까?"

 

 


"얼룩다람쥐는 아무 때나 내키는 대로 새끼를 잡아 먹는다. 청둥오리는 동료를 집단 강간하고 물에 빠트려 죽인다. 기생벌의 애벌레는 움직이지 못하는 먹잇감을 안에서 밖으로 맹렬하게 갉아먹는다. 아프리카 시클리드는 동족의 눈알을 파먹는 걸 좋아한다. 하이에나는 태어난 지 한 시간 뒤면, 힘이 더 센 새끼가 한배에서 난 형제와 싸워 숨통을 끊어 놓는다."

 


 

이런 식의 '자연의 예시'는 끝도 없이 근거를 댈 수 있다.

 


 

4. 자연에 토대를 둔 윤리는 대규모 악용에 취약하다.

 


 

  잘못된 생물학적 논리인 우생학이 2차 세계 대전에서 미친 영향력은 분명히 그 비중을 차지한다.

 

  이런 식의 논의는 분명 잘못된 '철학, 세계관'이 초래할 수 있는 위험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 다음 part 2 로 넘어가면 '프란시스 쉐퍼'를 만나 인터뷰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프란시스 쉐퍼를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사서 읽어보는 게 큰 도움이 된다. (쉐퍼의 인터뷰를 생생하게 들어볼 수 있는 드문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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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 프란시스 쉐퍼의유산

 


 

  쉐퍼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나서 그의 이론에 대해서 간략하게나마 설명을 해 주는데 쉐퍼가 비판받던 포인트가 지적되어 있어서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그대로 인용해 보겠다.

 


 

"쉐퍼 박사가 바르트나 키에르케고르처럼 저마다 좋아하는 인물들을 콘크리트 장벽 너머로 집어던져버릴 때마다 크리스천 철학자와 신학자들은 안절부절 온몸을 꼼지락거리기 일쑤였다. 잭 로저스가 지적하듯, "쉐퍼는 루소와 칸트, 헤겔과 키에르케고르를 한데 묶어 처분해 버린다.... 그때마다 사실상 똑같이 비판적인 입장을 가진 이들조차도 박사가 특정한 철학자를 터무니없이 희화화하는 데 거부감을 느끼는 나머지 상대편에 서고 싶은 유혹을 받는다."

 


 

"자신만만하고 폭넓은 주장을 펼친 탓에 쉐퍼에게는 호평과 악평이 동시에 몰렸다."

 


 

  내가 바라보는 쉐퍼도 한번은 반드시 거쳐갈 만한 멋진 신학자이고, 그의 방법론이나 자세를 배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가 주장한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게 더 유익할 때가 많다.

 


 

그러나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그는 크리스천이 된다는 것이 고상한 영적 세계의 일이 아니라 삶의 영역 전반을 아우르는 사건임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그 공헌도가 크다. (그의 세계관 책 말고, 설교집도 굉장히 은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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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 T.S 엘리엇에게 한 챕터를 투자하는데, 그의 진면목에 대해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가 다양한 활동을 했으나 주로 '시'를 통해서 많은 영향력을 미쳤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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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선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다.


 

 NGO 에서 뛰는 친구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챕터다.

 

 


 

 그 뒷 부분 부터는 '복음주의'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예술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주며  좀 더 실천적인 측면에서 '진리'를 탐색하는 것으로 책은 마무리된다.


 

 약간 두서가 없을 수도 있고, 산만한 경향이 있지만 각 챕터가 주는 교훈들이 상당하니 기회만 되면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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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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