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식당이 #따로 있나요 #꼰대 문화 #금단 구역'에 해당하는 글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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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학창 시절 꼰대 문화의 상징물.jpg>라는 게시물이 올라와서 화제가 됐다.

 

단 한 장의 사진이 공개된 게시물에는 공감과 댓글이 폭풍같이 달렸다.

 

사진에는 한 학교의 넓은 계단이 담겨 있었다. 처음에는 어떤 의미인지 알기 어려운데, 댓글을 보면 차차 그 의미를 알게 된다.

 

우선 사진 속 넓은 계단은 학교의 중앙 계단이다. 글쓴이는 왜 계단을 찍은 사진을 올린 것일까.

 

글쓴이는 자신이 90년대생이라고 밝히면서 자신이 학교를 다닐 당시에는 학교 중앙에 있는 계단으로는 학생들이 출입할 수 없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해당 계단은 교직원만 이용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자신의 교실이 중앙 계단 근처에 있음에도 눈앞에 있는 계단을 놔두고 비효율적으로 가장자리 계단을 이용해 빙 돌아서 교실에 가야 했다는 것이다.

 

물론 글쓴이는 교무실에 가거나 선생님 심부름을 가야 하는 목적이라면 중앙 계단을 이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단, 사뿐사뿐 걸어 다녀야 하고 선생님과 마주치기라도 하면 경건한 표정으로 공손하게 인사해야 한다고 한다.

 

또 중앙 계단을 이용하고 싶을 때는 손에 프린트물 같은 아이템을 들고 가면 효과 만점이었다는 팁도 전하고 있다.

 

실제로 자신들의 학교에서도 교직원만 중앙 계단을 이용할 수 있었다는 제보성 댓글들이 게시글에 달려 있다. 또 학생이 출입할 수 없는 곳이 중앙 계단뿐만 아니라 다른 곳들도 있었다는 댓글도 관찰됐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출입금지 구역이 바로 교실 앞문과 교직원 화장실이었다.

 

학교나 반마다 다르지만 교실 앞문은 보통 선생님 심부름으로 옆 반에 전달 사항이 있거나 물품을 빌리러 갈 때만 이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예외적으로 학급 임원은 특별히 출입을 허가해주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선생님이 교실에 없을 땐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데, 자칫 앞문을 열었을 때 선생님과 마주치기라도 하면 낭패라는 댓글도 있었다.

 

이처럼 90년대생이 증언하는 학생들의 금단 구역은 현재 거의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글쓴이는 밝히고 있다.

 

 

하지만 당시 학생들에게는 함부로 갈 수 없었던 공간이었던 듯 하다. 한편으론 추억의 한 조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학교의 꼰대 문화를 잘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덧붙이고 있었다. 

 

과연 학교의 꼰대 문화로 일컬어지는 학생들의 금단 구역은 전부 사라진 걸까?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오히려 90년대생이 경험한 학창 시절 꼰대 문화의 범위가 초중고에서 점차 확대됐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 대학교 후배가 교수로 임용된 후 겪었던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학생들과 소통을 나누고 싶은 생각에 식당을 방문했다. 

 

마침 같은 과 학생을 발견하고는 옆으로 다가가 함께 식사를 해도 괜찮은지 물었다. 그러자 학생은 너무나 당황해하며 어쩔 줄 몰라 했다. 그 모습에 오히려 당황한 그가 학생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학생은 자신이 3학년인데 학교를 다니는 내내 어느 교수님도 같이 밥을 먹자고 한 적이 없었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나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냥 같이 밥 먹기 싫었던 것 아니냐며 농담을 던졌지만, 개인적인 사연을 떠나 왜 그처럼 학생과 교수 사이의 거리가 멀어진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건 부당합니다], 임홍택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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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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