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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치료의 도중에 그만두려고 하는 일은 많은 초보 치료자가 다루기 힘들어 하는 부분입니다.

 

흔히 초보 치료자는 아직 치료자로서의 자신감이 없는 상태이므로 환자의 치료 중단을 치료자로서의 능력을 훼손시키는 중대한 도발로 받아들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환자가 치료의 도중에 그만두는 이유는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이를 안다면 지나치게 이 문제에 예민해져서 치료자로서의 자존감에 상처를 받거나 젊은 의욕이 꺾이거나 할 필요가 없겠지요.

 

치료 도중에 환자가 그만두는 이유는 아주 많습니다.

 

그 중에서 초보 치료자를 당황하게 하는 경우는 치료에 동기가 아주 많은 듯이 보였던 환자가 갑자기 치료를 끝내겠다고 할 때이지요. 이럴 때 가장 처음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건 치료를 통해 다룬 뭔가를 환자가 불편해하거나 위험한 일로 경험했을 가능성이 있어요.

 

하지만 밖으로 드러나는 양상은 '치료를 받고 이제 많이 좋아졌다.' 라든가, '남편(아내)이 이런 치료 받는 걸 반대한다.' 혹은 '시간이 도저히 맞지 않아 치료를 계속 받을 수가 없다.' 하는 등등의 여러 가지 이유로 드러나게 되곤 합니다.

 

소위 말해서 우리가 '저항'이라고 부르는 현상입니다.

 

하지만 이런 현상과 달리, 때로는 실제로 현실의 상황이 도저히 치료를 계속할 수 없게 된 경우도 있을 수 있겠지요.

 

마침내 제가 여러분에게 드리고 싶은 긴요한 충고가 있다면, 환자가 초기에 치료에 대해 열렬한 동기가 있는 듯이 보인다고 해도 속단하지 않는 게 좋다는 겁니다. 어쩌면 치료의 초기에 열렬한 동기를 가진 듯이 보이는 경우는 그 만큼 치료에 관한 한, 비현실적인 기대를 많이 가지고 있는 환자일 가능성이 높으며, 조금 시간이 지나서 이 치료가 자신이 바라는 대로 마술적인 치료 효과가 나오지 않겠구나, 라고 환자가 스스로 깨닫게 된다면, 바로 치료를 중단하고 싶어할 가능성도 그만큼 더 높아지겠지요.

 

 

저항과 방어는 엄밀히 이야기하면 다른데요. 방어는 환자가 가진 통합적인 심리 구조를 말합니다. 반면에 저항은 분석적인 치료 과정 중에 환자의 심리적인 평형이 위협을 받게 되면 환자로서는 자신을 스스로 보호하려는 시도로서, 일종의 반작용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지요.

 

분석치료에서의 저항이란 결국은 환자가 자신의 무의식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려는 목적을 지니고 하는 환자의 말과 행동을 뜻합니다.

 

이 부분이 초보 치료자로서는 이해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될 수 있습니다. 처음에 치료를 받으러 와서 그렇게 열렬하게 자신의 마음을 알고 싶다고 하고선, 그러기 위해서는 뭐라도 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던 환자가 얼마 가지 않아 이제 치료를 그만 두고 싶다고 하거나, 심지어는 이제 치료가 다 되어서 그만 두어도 좋겠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면, 초보 치료자는 환자에게서 마치 배신이라도 당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겠지요. 치료자 입장에서 보자면 아직 본격적인 치료는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말이죠.

 

-[2부]에 계속-

-[정신분석의 이삭을 줍다, 치료자를 위한 길라잡이], 민성혜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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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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