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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목사님 책은 워낙 좋은 저서들이 많지만, 이 책도 강력 추천합니다.
글도 잘 쓰시고, 깊이도 있고, 합리적이고, 균형감도 좋은 편입니다. / 몇 가지 부분에서는 약간 견해가 다르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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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서 행하라, 그러면 살리니" (눅 10:28, 37 참조). 읽기의 최종 목적지는 '실천'이다.
적어도 그리스도인에게 읽기란 정보 습득(information)으로 지성이 확장되고, 세계관이 갱신(reformation)되며, 종내는 삶과 세계의 변화(transformation)를 가져오는 것이다. 무릇 읽기에서 저 셋은 항상 같이 있을진대 그중에 제일은 '변화'다.
그러면 읽기가 왜 실천이고, 변혁인가? 문제는 '어떻게'다. 나의 대답은 두 가지다.
하나는 그냥 주야장천 '읽기'다. 읽은 것이 내가 될 때까지 무작정 읽어대는 것 뿐. 내가 책에 풍덩 빠지고, 책이 내 안으로 흠뻑 스며들기까지 읽는다. 으레 반문한다.
"읽고도 안 변하던데요?" 그래도 읽으라.
그래도 안 변했다고 느끼면, 이렇게 물어보라.
'안 읽었다면 어땠을까? 읽고도 이 정도인데, 읽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다른 하나는 '사랑'이다. 나 아닌 너에게로 향하는 길, 그리고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는 길은 사랑의 여정이다.
사랑하기에 너를 읽고자 하고, 나를 나로 사랑하기 위해 나를 읽는 거다. 읽기의 최초 출발점이자 최후 도달점은 사랑이다.
만남을 지속시키는 힘은 사랑에서 나온다. 사랑이 없으면, 읽기는 울리는 꽹과리에 지나지 않는다.
읽기에 관한 나의 마지막 말은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것이다. 아무리 성경을 읽었어도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이라는 사랑의 이중 계명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면 그는 안다고 할 수 없고, 반대로 성경을 잘 알지 못해도 사랑한다면 그는 성경을 읽은 것과 진배없다.
율법의 완성이 사랑이듯, 성경 읽기의 최종 규준도 사랑이다.
성경 읽기가 사랑에 이르지 못한다면, 사랑으로 성경을 읽지 않는다면, 그것은 사랑없는 율법이고 만다.
해서, 그런 읽기는 문자에 묶여 안식일에 사람을 고치는 예수를 비난하는 데 골몰한다. 사랑 없는 읽기는 자기 과시 아니면 타인 무시다. 이제야 알겠다, 왜 아우구스티누스가 "사랑하라, 그리고 네 멋대로 해라"고 했는지. 사랑은 모든 것의 완성일지니, 사랑하면 모든 것을 이룬다. 사랑이 없다면 아무것도 없고, 사랑이 있다면 모든 것이 있다.
읽는다는 것, 그것은 사랑이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자기를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
사랑하기에 읽는다. 읽으니까 사랑스럽다. 오죽하면 "사랑하다가 죽어 버리라"고 했겠나. 그래, 나는 사랑하다가 죽으련다.
그래서 나는 읽고, 읽고, 또 읽는다, 사랑하니까.
읽지 않을 수 없다. 그분을, 너를, 나를, 사랑하니까.
-[곤고한 날에는 생각하라], 김기현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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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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