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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의 한 캠핑카에서 젊은 부부 두 명이 연탄가스를 피워 놓고 숨져 있었다.  

남성은 의식이 일부 남아 있었다 하나, 결국 병원에서 사투를 벌인 끝에 사망한다.

이번 손편지와 '데스노트' 편은 젊은 부부가 행복한 생활을 뒤로한 채 죽음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추적한다. 젊은 아내는 자신이 남편의 친한 친구에게 강간을 당했다 주장했으며 이를 통해 법적 공방을 벌였으나 1심, 2심에서 모두 가해자는 죄가 없다는 판결이 내려진다.

그러나 대법원에서 이례적으로 1심,2심의 판결을 뒤집고 파기 환송을 함으로써 문제가 더욱 복잡해진다.

 

 

가해자로 지목 받은 장 씨는 현재 후배 폭력 사건 이라는 다른 문제에 휘말려서 교도소에 갇혀 있는데 그는 SBS 그알 팀에세 장문의 편지를 보내면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자신은 그저 친구 아내의 고백을 받고 분륜 관계를 맺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성폭행일까? 아니면 단순한 불륜일까?

 

프로그램을 초반에 보다 보면 참으로 분별하기가 어렵다. 양쪽이 서로 억울하다고 주장하며 양측의 지인들은 서로 자신이 알고 있는 쪽을 감싸고 있기 때문에 어떤 말이 참에 가까운지 확인이 어렵다.

 

 

1심,2심에서 무죄가 나왔던 건 모텔에 들어가는 CCTV 화면에서 여성이 먼저 앞서서 올라간 것도 아니고, 강제로 끌려간 것도 아니고 조용히 뒤따라 들어갔기 때문이라는 점도 이 사건이 성폭행 사건이 아니라는 중요한 근거가 되었다고 한다.

또는 사건이 벌어진 뒤에도 가해자로 지목받은 사람의 차의 앞좌석에 탑승을 했다는 점 등이 합의하에 벌어진 성관계가 아니냐는 추정들이 있었다. 가해자로 추정되는 장 씨의  지인들도 비슷한 논리를 펼친다.


물론 구분이 쉽지 않은 문제다. 그래서 CCTV 라도 돌려 보고 이런 부분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건 나름의 일리가 있는 절차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위에 언급된 조건들만 가지고 '성폭행' 이 아니라고 판결을 내리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피해자가 겪는 공포와 두려움, 심리' 에 대해 조금이라도 고려를 했다면 이렇게 단순하게 판결을 내리긴 어려웠을 것이다.

 

 

요즘 무고죄 문제도 있고, 나쁜 마음을 먹고 남성으로부터 돈을 뜯어내기 위해 계략을 꾸미는 일부 여성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소위 말하는 꽃뱀이 개입된 사건을 배제할 순 없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드물긴 하지만 이와 같은 류의 불륜이 없는 것도 아니다 보니, 고려를 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러나, 만약 장 씨가 가해자가 맞다면 동네 사람들에게 마치 불륜이라도 났던 것처럼 은근슬쩍 전화,문자를 보내서 여론을 조성하고 선량한 한 여성을 바람핀 여자로 만들어 버리는 악랄한 짓을 한 꼴이 되기 때문에 가중 처벌을 해야 마땅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번 사건은 좀 다르다.

 

 

일단, 이 사건과 별개로 후배들이 장 씨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한 사건이 있었으며 당시 장 씨는 감정 조절을 못하고 미친 사람인 것 처럼 보였었다고 한다. 

 

정신 질환이 동반되어 있던 건 아닌지 의심이 되기도 하나, 성격 자체의 문제일 가능성도 충분히 있어 보인다. 그리고 당시 피해자 여성의 단골 카페에서 장 씨와 이야기한 장면을 목격한 카페 점원의 말에 따르면 장 씨의 주장과는 달리 소리를 지르고 위협적인 태도로 이야기를 이끌고 있던 상황이 목격되었다 하며 이러한 진술은 피해자 여성의 진술과 일치한다.

 

정황을 살펴보면 피해자 남편(형우 씨, 가명)과 장 씨는 어린 시절부터 친한 친구였으며 함께 사업을 해보기도 했으나 일이 잘 풀리지 않았고 장 씨는 피해자인 '남편'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건달/깡패로 생활하는 장 씨는 자존심의 타격을 받고, 자신의 친구인 형우 씨를 파멸시키려는 계획을 꾸민다.

물론 원한을 품게 된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또는 특별한 원한이 없음에도 그냥 친구를 파멸시키고 싶어하는 소시오 패스였을 수도 있다. (일단은 그러한 동기가 생기게 된 원인을 추적하기 보다는 실제로 그런 일을 꾸몄는지를 파악하는 게 이번 논의의 핵심이다.)

오랜 친구이기 때문에 알고 있는 형우 씨의 약점을 제수씨 (피해자 아내) 에게 들려 주고, 가족들에게 해를 가하겠다고 겁을 주면서 위협을 가한 다음에 피해자 아내가 반항하지 못하도록 상대를 통제한다.

 

 

 

그리고 모텔로 데려가서 술만 마시자고 유도를 한 뒤에 강간을 한다. 그리고 주변에 은근슬쩍 소문을 내면서 그 여성이 바람이 났으며 부정한 여자라는 인식을 심어 준다.

착하게 살아온 한 여성, 그리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려고 노력했던 젊은 부부의 인생은 그 때부터 파멸로 치닫기 시작한다.

여성은 심각한 트라우마와 대인 기피증, 그리고 타인이 자신을 위협할 것 같은 피해 사고가 심해졌으며 자살사고로 인해 여러 차례 자살시도를 하기도 했다.

 

자신의 오랜 친구로 인해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여성이 성폭행을 당했으며 그로 인해 정신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지켜보는 남편의 마음도 극복하기 어려운 트라우마에 빠져 갔다.

바르고 올곧은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기에 아내의 마음을 회복시켜 주려고 산을 다니기도 하고 여행을 다니기도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결국 이 모든 상황을 극복하지 못한 채 두 사람은 극단적인 선택을 감행한다.

이게 피해자 부부가 남긴 유서의 내용이자, 주변 지인들이 준 정보의 종합이다.

 

 

 

가해자로 지목받은 장 씨는 억울했는지 장문의 편지를 썼으며, 합의하에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하나 그 동안 살아온 삶의 모습을 종합해 봤을 때, 그리고 주변 지인들의 증언을 종합해 보고 남긴 유서의 글과 죽음이라는 극단적 방법을 선택한 모든 상황을 고려했을 때 피해자 부부는 피해자가 맞았을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해보게 된다.

아직 재판이 남아 있으니 분명한 정답을 기다려볼 뿐이다.

하지만, 만약 피해자 부부가 말했던 게 사실이고, 자신의 자존심 때문에 앙심을 품고 (또는 다른 이유 때문에라도), 자신의 죽마고우 아내를 강간하고 그 부부의 삶을 파멸로 끌고 간 게 사실이라면 가해자에겐 매우 엄중한 처벌이 돌아가야 할 것이다. (익명의 제보자가 보내온 녹음 파일을 들어보면 장 씨가 가해자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그가 가해자가 맞다는 게 객관적으로 확인된다면 다시는 이 사회에서 그 사람을 보고 싶진 않다.

 

 

 

젊은 부부의 유서 말미에는 죽어서도 장 씨에게 복수 할 것이라는 깊은 원한이 담겨 있다. 죽은 피해자들의 원한이 반드시 풀리길 바란다. 1심, 2심에서 무죄가 나왔다는 건 판사들의 보수적이고, 낮은 '성 인지 감수성'이 드러나는 부분이니 앞으로는 판결을 할 때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억울하게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받는 사건은 없어야 한다. 하지만 분명하게 일어난 성폭행 사건에 대해 피해자가 매장을 당하는 극악한 일은 절대 일어나선 안된다.


굉장한 분별력이 필요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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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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