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다른 아빠만의 역할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아빠가 타고난 본성으로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자연스러운 역할은 무엇일까?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아주대학교 연구진과 함께 실험을 해봤다.
엄마와 아빠가 아이의 접근동기와 회피동기를 자극하는 데 특징이 있는지 알아보는 실험이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심리학자 토리 히긴스(Tori Higgins)는 인간의 동기를 '접근'과 '회피' 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했다.
접근동기는 무언가 좋은 것을 얻기 위해 열심히 하는 것을 말하는 반면, 회피동기는 무언가 좋지 않은 것으로부터 벗어나거나 회피하기 위해 열심히 하는 것이다.
즉 접근동기란 뭔가를 적극적으로 해보겠다는 동기이고, 회피동기는 안정적인 지금 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불안요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아이에게 이 두 가지가 다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살면서 겪게 될 위험도 제거해야 하고, 미래에 대한 비전도 가져야 하므로.
그렇다면 남성은 접근동기가 강하고 여성은 회피동기가 강할까? 이런 성향이 아이를 키우는 데도 영향을 미칠까?
제작진은 아버지와 아이, 어머니와 아이 짝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첫 번째는 해야 할 일 또는 하고 싶은 일 목록을 적고 아이의 미래 모습을 그리는 실험으로 진행되었다.
두 번째는 컴퓨터 실험으로, 모니터에 보이는 두 사선의 각도가 같으면 1번 키를 누르는 실험이다.
이 실험은 두 번에 걸쳐 하는데, 한 번은 맞힐 때마다 점수가 올라가는 접근동기 조건 하에서, 다음 번은 틀릴 때마다 점수가 깎이는 회피동기 조건 하에서 진행되었다.
그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치가 나왔다.
아버지와 함께 온 아이들은 접근동기 조건의 컴퓨터 실험에서 좀 더 정확하게 과제를 수행하는 경향을 보였다.
아버지와 함께 온 아이들은 평균 59.5의 정확도를 보였는데, 접근동기 조건에서는 61.7의 높은 정확성을 보였다.
반면 어머니와 함께 온 아이들은 같은 조건에서 53.5의 정확성을 보였다.
이는 아버지와 함께 있다는 사실이 아이에게 '못하면 안 돼'라는 회피동기보다는 '잘하고 싶다'는 접근동기를 북돋아주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대로 회피동기 조건에서는 어머니와 함께 온 아이들의 정확도가 더 높았다.
이러한 경향성은 첫 번째 설문조사 실험에서도 나타났다. 아버지와 함께 온 민기는 아버지와 활발히 이야기를 나누며 여행, 캠핑, 놀이동산, 축구 등 '하고 싶은 일' 위주로 적었다.
동진이도 아버지와 함께할 수 있는 운동, 기타 연주, 프라모델 수집 등 '하고 싶은 일' 중심으로 적었다.
딸과 함께 온 재은 아버지는 "재은이 하고 싶은 것 많지? 또 뭘 하고 싶어?" 라고 물으며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하도록 유도했다.
반면 석재와 석재 어머니는 '취직하기, 부모님 말씀 잘 듣기' 처럼 '해야 할 일'에 치중해서 적어 전형적인 회피동기적 모습을 보였다.
이 말은 무슨 뜻일까?
아버지와 어머니가 줄 수 있는 동기가 서로 다를 수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남성은 접근동기가 강하고 여성은 회피동기가 강하다는 식의 일반화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다만 엄마들은 주로 아이와 밀착해서 생활하기 때문에 아이의 안전을 위해 회피동기를 자극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아버지들은 상대적으로 아이와 떨어져 있으니 접근동기를 자극하기에 적합하다.
-[파더 쇼크]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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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노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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