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시 세이어즈의 [창조자의 정신]에 나온 내용입니다. IVP 모던 클래식으로 읽은 책이고, 그녀의 감성이 신학과 잘 조화를 이뤄 창조적인 영감을 불어 넣어주는 책입니다.
[인간의 자유의지? 그러면 하나님의 주권은?]
어떤 인간도 자의식을 가진 존재를 창조할 수 없지만 그런 존재를 창조하고픈 내적인 열망은 늘 있다. 그래서 출산에서 , 극작가와 배우 간의 관계에서 , 상상 속의 인물을 창조하면서 그런 열망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듯하다.
이와 같은 관계에서 작가는 앞에서 이야기해 온 모순을 경험한다. 즉 창조물의 완전한 독립성을 원하면서도 , 창조물이 본연의 자연 법칙을 준수하면서 작가의 목적에 원활히 협조하기를 원한다.
이런 모순적 욕구를 통해서 작가는 창조주와 창조물 간의 완벽한 관계를 어렴풋이 깨닫고 , 자유롭게 창조된 의지와 신에 의해 예정된 운명의 완벽한 조화를 엿볼 수 있다.
그는 창조물에서도 불일치와 모순을 찾아낸다. 창조물에게는 겉으로 표출되려는 집요한 충동과 창조에 저항하면서 무작위의 세계로 되돌아가려는 성향이 동시에 있음을 알게 되는 것이다.
베르자예프는 이런 저항을 '어두운 비존재적 자유' 라 칭했다. 쉽게 말하면 무질서를 향한 충동적 욕구다. 따라서 이 저항은 물질의 자연법칙을 따르고 , 이 자연 법칙이란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하는 무작위성의 법칙이라 할 수 있다.
[작가와 그의 작품] (하나님과 그의 창조물)
창조물이 실체적 존재가 되기 위해 집요하게 투쟁한다는 것은 어떤 천재적 작가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게다가 이런 투쟁은 작가의 처지에 상관하지 않고 , 가장 적절하지 못한 순간에도 일어날 수 있다. 출판사 , 은행 잔고 , 심지어 지식인들이 작가에게 더 생산적이고 안정된 길을 택하라고 요구할 수 있지만 , 표현되기를 원하는 작품의 열정적 힘을 부인하는 그들의 요구는 좌절되기 일쑤다. 물론 이런 투쟁은 직접적인 영감에서부터 종잡을 수 없는 변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를 띤다.
하지만 실체로 존재하고픈 창조물의 욕구가 강렬하면 다른 것들은 하찮게 보인다. 작가는 다른 모든 소리에는 귀를 닫고 , 분노와 환희가 교차하는 마음으로 그 일에 파고 든다.
이 때문에 예술가는 "우리가 이 땅에 태어난 것은 우리 자신의 선택이 아니었다." 라는 가정에 삶의 철학을 두어야 한다. 이는 사실이면서도 객관적으로 입증할 방법이 없으며 , 다만 작가가 겪은 경험을 휴추해서 역으로 증거를 찾아낼 수 있을 뿐이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우주의 모순을 속시원히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작가의 창조물은 시공간에서 표현되기를 요구하는 동시에 시공간의 세계를 완강히 거부한다. 즉 작가와 세계가 갖는 의지 역시 삶과 관계가 있는 만큼 무질서와도 관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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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 케노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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