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이자 철학자인 윌리엄 제임스는 심한 불안이나 오늘날 말하는 공황 발작의 원인이 근대성 자체일 수도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다시 말하면 원시적인 싸움 또는 도주 반응이 현대 문명사회에는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짐승에서 인간으로 발전하는 과정의 가장 큰 특징은 제대로 두려움을 느낄 상황이 확연히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1884년 윌리엄 제임스가 쓴 글이다.
"문명화된 삶에서는 대부분 사람이 진정한 공포에 휩싸이는 일을 한 번도 겪지 않고 요람에서 무덤까지 갈 수 있게 되었다."
윌리엄 제임스는 자연 상태에서 일어나는 공포(검치호랑이에게 쫓긴다거나 적 부족을 맞닥뜨린다거나)와 비슷한 것을 '진정한 공포'라고 불렀는데 일반적으로 이런 일이 현대의 삶에서 일어나는 일은 드물다.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는 위협은 상사가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을 짓는다, 아내가 전 남자친구에게 비밀스러운 편지를 받았다, 대학 진학 시험을 친다, 경제가 무너진다, 테러의 위협이 있다, 퇴직 연금이 반토막 났다 등 싸움 또는 도주 생리 반응이 일어나도 대처에 도움이 되지 않는 위협들이다.
그래도 어쨌든 몸에서 긴급 반응이 일어난다.
특히 불안증이 있는 사람들은 더 그렇다.
그래서 결국 건강을 해치는 스트레스 호르몬에 절여진 채로 살게 된다.
신경증적 불안으로 고통받든 강도나 화재 같은 실제 위협에 반응하든 자율신경계 활동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뇌간 바로 위에 있는 시상하부는 부신피질자극호르몬방출인자(CRF)라는 호르몬을 분비하는데 이 호르몬은 시상하부 아래쪽에 튀어나온 콩만 한 조직인 뇌하수체(Pituitary gland)에서 부신피질자극호르몬(ACTH)을 배출하게 한다. ACTH는 혈관을 타고 신장으로 가서 그 위에 있는 부신(Adrenal gland)에서 아드레날린(노르에피네프린이라고도 한다)과 코르티솔(Cortisol)을 분비하게 한다.
이 두 호르몬은 Glucose 가 혈액으로 더 많이 들어가게 하여 심박동과 호흡을 빠르게 하고 몸을 흥분 상태로 만든다.
실제 위험이 있을 때는 아주 유용하겠지만 공황 발작이나 만성 불안 때문에 일어난다면 아주 괴로운 일이다.
Cortisol 수치가 높은 상태가 오랫동안 유지되면 건강에 여러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
고혈압, 면역 저하,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Hippocampus)가 줄어드는 등의 영향이 있다.
알맞은 상황에 불안으로 인해 생리적 반응이 일어나면 목숨을 부지할 수 있다.
같은 반응이 너무 자주,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면 일찍 죽을 수 있다. \
................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에서 -
※ 모든 이미지는 구글에서 가져왔습니다.
'의학 > 불안장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안장애] DSM의 '강박장애' 분류의 허와 실 & 생물정신의학 (0) | 2018.11.21 |
---|---|
[불안장애] 불안 그리고 Fight or Flight response (싸움-도주 반응) (0) | 2018.11.21 |
[불안장애] 프로이트와 '불안'의 정의 (0) | 2018.11.21 |
WRITTEN BY
-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