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상담 치료 #도중 #그만두는 #이유는 #정신분석 #심리상담'에 해당하는 글 1건

728x90
반응형
SMALL

환자가 의식에서 치료를 받고자 하는 마음과 환자의 무의식에 숨어있는 마음의 틈새가 크게 벌어져 있는 경우가 있어요.

 

예를 들자면 환자는 마음이 괴로워서 치료자를 찾고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면 이런 괴로움에서 벗어나지 않을까 하는 의식적인 치료 동기를 가지고 치료에 동참하려 왔지만, 사실 환자의 무의식에서는 이 모든 괴로움은 나(자신)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부모 탓이라든지, 내 배우자로 인해 생긴 문제로 보고는 합니다.

 

환자들은 내가 괴롭지만 나의 문제로 이해해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개연성이 매우 짙습니다.

 

치료자가 우선 당신의 문제는 무엇인지를 깊이 헤아려 보자고 할 때, 아주 강한 반감을 느낄 수도 있고, 치료란 환자가 유지해온 심리적인 평형에 균열을 초래하는 일이라는 걸 깨달으면서, 치료 중단을 원하게 될 수도 있지요. 환자 자신도 이에 대해 명확히 알지도 못하면서 막연히 이만 하면 됐다거나,  지금은 이런 치료를 받을 상황이 되지 않는다거나 하고 생각할 수도 있지요.

 

나아가 환자의 문제를 살펴보려는 작업이란, 환자의 좀 더 어린 아이 같은 마음 상태를 살피게 되는 일인 것인데, 수치심이 환자의 방어에서 주된 역할을 하는 경우에는 이를 견디는 '역치'가 낮아서 이런 시도 자체가 환자의 수치심을 유발하는 일이 되어서 치료를 중단하고 떠나는 경우도 생기지요.

 

또 다른 경우로는 환자가 치료를 받음에 따라서 주변 환경에 대해 적응하는 방식이 달라지면서 오히려 마찰이 많아지게 되고 이로 인해 주변 환경에서 들어오는 압력에 치료 의지가 꺾이면서 치료 중단을 선언하게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부모에게 순종적이었던 환자가 치료를 받게 되면서 부모에게 도리어 반항적인 태도를 보인다든지 하는 경우에 있어서 부모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치료를 통해서 환자의 상태가 나빠졌다고 생각할 수 있지요.

 

따라서 부모는 치료 중단의 압박을 응당 가할 수 있겠지요. 청소년 환자의 경우는 그래서 치료 시작 전에 부모에게 이런 점을 미리 주의시키면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치료가 진행됨에 따라서 따님(아드님)의 태도가 반항적으로 될 수도 있는데, 이는 치료의 한 과정일 수 있구요, 이를 잘 견뎌주시는 게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라든지 하는 식으로 말이에요.

 

제가 여기서 초보 치료자 분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환자는 언제나 치료 도중에 중단하려 할 수 있다는 것과, 이러한 일이 일어나도 치료자가 당황해하지 않기를 바라고, 비록 치료자로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더라도 환자를 잘 보내주는 게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환자도 나중에 필요할 경우에 다시 치료를 받으러 찾아올 수 있게 된다구요.

 

물론 나중에 여러분이 아니라, 또 다른 치료자에게 갈 수도 있겠지요.

 

그러면 어떤가요?

 

환자가 어디에서든 상관없이 치료의 도움을 받게 된다는 그 자체가 중요하지요. 너무 환자에 대해 자신만이 독점적으로 뭔가를 해야만 한다는 믿음과 집착을 버리는 게 여러분을 위해서도 훨씬 도움이 되겠지요.

 

-[정신분석의 이삭을 줍다, 치료자를 위한 길라잡이], 민성혜 저-

 

728x90
반응형
LIST

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