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자 #말 #개입 #해석'에 해당하는 글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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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정신치료의 진행과 해석 과정 설명인데 실제 치료자들은 도움이 많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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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치료자가 침묵하면서 많이 듣는 자세를 취하는 분석정신치료에서 치료자의 말은 치료자가 상상하고 의도하는 것 이상으로 환자에게는 많은 의미를 전달하게 됩니다.

 

정신분석에서 무엇이든 떠오르는 대로 진술하라고 자유연상을 권장하는 것 자체를 환자가 자신이 무슨 공상을 하든지 간에 괜찮다고 허용된다고 받아들이듯이 분석정신치료에서 치료자가 무엇을 선택해서 말하든 간에 환자는 그것을 마치 치료자가 그걸 안 좋게 생각한다고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치료자에게 환자가 자신의 초자아를 투사하는 일은 흔한 현상입니다.

 

치료자가 아무 말을 안 하고 지나가는 건 마치 치료자가 그건 괜찮다고 한다는 식으로 환자는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그 반대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구요.

 

또한 치료자는 명시적 말이 아니라 '음', '흠' 등등의 소리를 내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경우에 환자들은 보통 치료자가 환자의 말에 긍정의 신호를 보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치료자의 말들을 카테고리화해서 살펴본다면 저는 세 가지 정도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고 봅니다. 치료자의 말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명료화시키기 위한 질문 형태의 말이 있을 수 있습니다.

 

명료화는 환자가 이야기하는 내용에서 모호한 부분을 좀 더 상세한 질문을 통해 명료화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명료화는 환자가 이야기하는 상황을 명료화하기 위한 질문이나 아니면 환자가 직면한 심리적 현상을 명료화하기 위한 물음으로 다시 나누어 볼 수도 있겠지요.

 

물론 이런 명료화를 위한 질문을 던질 때도 형사가 범인 취조하듯이 묻는 것처럼 해서는 안 되지요.

 

항상 환자의 주의를 이끌면서 그 부분을 좀 더 아는 게 흥미롭지 않은지 하는 등의 태도를 취하는 게 기본적일 테죠.

 

이러한 명료화와 온전히 구별하기는 쉽지 않지만 직면시키기 위한 치료자의 말도 있을 수 있습니다.

 

환자가 어떤 현상을 피하고 대면하지 않으려 할 때, 이를 직면토록 해서 그 부분을 주의 깊게 살피는 게 자신의 마음을 아는데 도움이 된다는 점을 부각시키기는 거지요.

 

그 다음에 이를테면 '해석'이라고 하는 표현을 사용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해석에 관해서는 많은 초보 치료자들이 지레 겁을 먹어서 아예 해석을 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자신이 습득한 지적 이해에 기반으로 한 해석을 남발해서 마치 치료를 지적인 게임의 장과 같은 것으로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음은 해석의 이론에 관해서입니다.

 

페니쉘(1941)이 말했던 바 '해석은 표면에서부터 비롯해야 한다.'는 명제는 환자가 막고 있는 본능적 파생물을 직접적으로 해석하기 이전에 이에 관한 방어에서부터 해석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방어가 더 표면적인 것이고 환자가 깨닫기가 더 쉬운 부분이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접근을 통해서 환자가 자신의 방어에 관해서 호기심을 가지고 전에 자신이 배척했던 걸 들여다보려고 하게 되면 좀 더 깊은 내면의 본능적 소망에 대한 해석도 가능해질 수 있겠지요.

 

보통 환자의 전의식에 올라와 있는 것을 우리가 해석해야 바로 의식에서 환자가 받아들일 수 있게 되지요.

 

이 모든 개입에서 중요한 요소는 환자와 치료자가 맺고 있는 관계입니다. 적어도 치료자에 대한 긍정적 감정을 지니고 있어야 치료자가 하는 말이 환자에게 의미 있는 말로 다가오기 때문이지요. 

 

환자가 치료자에 대해 부정적 감정을 다루고 있는 과정이라도 최소한 치료적 관계를 유지하고 치료자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일 수 있을 정도의 긍정적이고도 우호적인 감정이 치료자를 향해 있어야 가능할 것입니다.

 

해석을 시도할 때 치료자가 명심해야 할 일은 모든 해석은 환자에게는 고통을 주는 아픈 일이 될 거라는 사실입니다.

 

어느 정도의 강도로 해석을 가할지를 생각할 때 환자에게 고통을 덜 주기 위해 애를 써야 합니다. 앞에서 말한 표면에서부터 해석하라는 것도 바로 그런 노력의 일환입니다.

 

우선 환자가 어떻게 방어하고 있는지를 해석해서 환자의 호기심을 이끌어내고 환자가 왜 자신이 무엇 때문에 이런 방어를 일삼고 있는지, 즉 환자가 자기의 심리현실에 대한 호기심이 생긴 뒤에 그 다음 단계로 좀 더 깊은 내용을 해석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말이지요.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환자의 자아는 전에는 받아들이기를 거부하였던 걸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로 변하게 되고 이런 맥락 하에서야 비로소 본능적인 충동에 관한 좀 더 깊은 내용에 대한 해석도 수용이 가능하게 되겠지요.

 

슈퍼비전을 수행하다 보면 수련생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혼란을 종종 마주치곤 합니다. 한번 해석한 어떤 것에 대해서 환자가 당연히 이를 받아들였던 것으로 간주해서 같은 해석을 다시 할 필요가 없는 것처럼 수련생들이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비슷한 내용을 해석하고, 또 되풀이해서 해석하는 일은 지극히 정상적으로 치료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같은 현상도 이리 보고 저리 보면서 경험할 때마다 늘 새로운 듯이 다루어주어야만 하는 거지요. 이런 현상은 그러니까, 왜 훈습이 필요한가 하는 물음에 대한 적절한 응답이 되기도 합니다.

 

-[정신분석의 이삭을 줍다, 치료자를 위한 길잡이], 민성혜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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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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