쟈크 데리다의 <법의 힘>
이 책은 필자와 같은 초심자가 읽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솔직히 그 동안 읽어 왔던 모든 책들 중 가장 난해했다.. 칸트의 [도덕철학] 을 읽을 때보다 더욱 충격적이었다... 필자의 부족한 독서 생활이 주된 원인일테지만...)
(이 책을 읽은지가 아마 12년 가까이 지난 것 같다. 내용은 하나도 생각나지 않지만 여전히 이 책이 가져다 준 난해함은 트라우마처럼 내 기억 속에 내재되어 있다.)
때론 번역이 이상하다고 합리화를 시켜 보려고도 하고 , 때론 듬성듬성 이해가 되어 가는 부분들이 있긴 하지만 , 큰 그림을 그려내는 데 실패한 책이다.
(결국 쟈크 데리다와 질 들뢰즈를 비교한 2차 서적을 보면서 해체주의니, 구조주의니 조금씩 이해해 나갔던 것 같다. 지적 도전정신을 일깨워주는 책이라고나 할까?)
그 만큼 , 이 책은 어렵다.
(책을 많이 보고 , 냉철한 사고력을 지닌 이들은 맛깔나게 읽어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요약해 주실 분은 제게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무엇보다도 철학 전반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추지 못하면 , 읽어도 이해가 안 된다.
(12년이 지난 지금, 다시 읽어도 이해할 자신이 없다.)
그런 점에서 , 이 책은 ‘무궁무진한 철학의 길’ 을 열어 줄 시발점이 될 수도 있고 , ‘무궁무진한 철학의 길’ 을 접게 만드는 촉진제가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 저자에 대해 잠시 알아 보자. 도대체 자크 데리다는 누구인가.
그는 프랑스 출신으로 대표적인 해체주의 철학자이다.
‘텍스트의 밖에는 아무것도 없다’ 는 선언을 통해 텍스트 뒤에 숨겨진 ‘구조’ 를 밝혀내려고 하던 구조주의 사조에 반기를 든 이라고 보면 된다.
그의 개념은 ‘난해한 개념’ 과 ‘현학성’ 을 지녔기에 , 혹자들은 그를 ‘현대판 소피스트’ 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하니 , 그의 책이 다른 분들에게도 어렵긴 어려웠나 보다.
그는 기존 서양의 형이상학적 체계를 해체시켜 버리는 대담한 시도를 했다는데, 더욱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면 , 모든 것을 ‘본질’ 과 ‘현상’ 의 이항대립으로 바라보는 기존의 사조를 부정하며 , 그것들을 재편성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그는 ‘텍스트’ 를 가지고 ‘언어학적 유희’ 를 즐기곤 하는데 , 기존에 ‘특정 텍스트’ 가 지니고 있던 , 전제를 허물어 버려서 , 우리가 당연시 여기던 것들을 무너뜨려 버리고 , 특정 텍스트가 지니는 특징에 기대어 , 단어 스스로가 파괴력을 지니게 만들기도 한다.
즉 , 서양 철학의 근원지인 ‘로고스’ 의 기반을 허무는 시도가 아닐까 싶다.
(어찌 보면 , 말장난 같기도 하고 이상한 거 가지고 트집 잡는 사람 같아 보이는데 , 그의 논리를 적용하다 보면 , 그 동안 쌓아 왔던 견고한 철학의 금자탑 , 그리고 다른 수 많은 영역들이 흔들린다. 무서우면서도 새로운 개념이다.)
이러한 논의를 다시 질서있게 정리해 본다면 그의 해체주의는 과연 정의되거나 번역될 수 있는 ‘어떤 것’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지를 질문해 온다.
‘사랑’ , ‘우정’ 등의 개념들은 과연 순수하게 존재할 수 있을까?.. 우리는 이러한 개념을 언어를 통해 상징적으로만 알아갈 수 있을텐데 말이다. (음...)
결국 그는 제한된 시간과 공간 속에서 개념화되고 , 경계가 생기는 기존의 현상학적 개념체계를 반대하며 , 새로운 시각을 지니도록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고정된 진리 체계(텍스트 등) 를 무너뜨리고 , 새로운 영역을 볼 수 있게 해 준다는 개념은 실로 독창적이면서도 도발적인 생각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 논리를 따라가면 인간이라는 존재가 너무 보잘 것 없어지지 않나?
데리다를 제대로 공부를 해 내는 이들은 ‘지적 희열’ 을 느끼고 , 다양한 분야에 이 개념들을 적용해 보려 할 것이다.
가령 ‘신’ 에 대한 개념에 있어서도 , 텍스트에 제한되지 않는 무궁무진한 ‘신’ 의 존재 자체가 우뚝 설 수 있을 것이고 말이다.
'책 추천 > 철학,미학,세계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감상] [이것이냐, 저것이냐] -키에르케고르- 실존주의 철학 (0) | 2021.11.11 |
---|---|
[책 리뷰] [생각의 정복자들] -박영규 저서- (탈레스~사르트르) (0) | 2021.11.09 |
[책 리뷰] [종교전쟁] - 장대익, 신재식, 김윤성 - [토론 및 마무리][5] (0) | 2021.11.08 |
WRITTEN BY
-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