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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 또는 정신치료 등에 대해서는 일단 일반 대중들에게 생소한 개념이거니와 정신과에 가서 권유를 받고 치료를 시작하더라도 1시간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치료실에 들어가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실 수 있습니다. 이무석 선생님의 비교적 쉽게 쓰여진 이 저서에서 관련 내용을 발췌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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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분석을 받고 싶다고 내게 전화를 하거나 이메일을 보내오면 나는 시간을 정한다.

약속 시간에 그분이 들어오면 "어서 오십시오." 라고 인사는 하지만 악수는 하지 않는다.

신체접촉은 분석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자리를 잡고 앉으면 먼저 질문을 한다.

"분석을 받고 싶은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말씀 해 주실까요?"

"자신에 대해서 말씀해 주실까요?" 혹은 "혹시 어떤 어려움이 있으신가요?" 라고 말문을 연다.

누구나 낯선 사람에게 자신의 문제를 얘기한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더구나 아주 내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이만 저만한 용기가 필요한 게 아니다.

그래서 나는 내담자가 이야기할 때 그런 불안을 덜어 주려고 노력한다.

힘든 침묵이 흐를 때는 "말씀하기가 쉽지 않으신 것 같습니다!" 라고 도와주기도 한다.

사람들은 나를 찾아올 때 몇 가지 두려움을 안고 온다.

'선생님이 나를 정신병자로 진단하지 않을까?' 혹은 '나도 모르게 과거의 부끄러운 기억이 떠오르면 어쩌나?' 하는 것이다.

'선생님이 나를 무시하거나, 나에게 혐오감을 느끼면 어쩌나?' ' 분석을 받다가 나도 모르게 이상한 상태에 빠져서 헛소리를 하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다.

그러나 이런 두려움은 실은 비의식 탐구에 대한 두려움과 저항이 모양을 바꾸어서 나타난 것일 뿐이다.

비의식이란 의식의 지하실로, 그 문 앞에서 인간은 큰 두려움을 느낀다. 비록 두렵지만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분석가를 찾는다.


인간의 모든 심리적 고통, 즉 대인관계의 어려움, 고독, 친밀한 관계 형성의 어려움, 불안, 우울, 의심과 열등감이 모두 비의식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불안 신경증, 강박증, 공포증 등의 정신질환의 원인도 모두 이 비의식에 숨어 있다.'

비의식에 내려가 그 뿌리를 이해하고 해결할 때 사람들은 자유로워질 수 있다.

혼자서는 비의식의 탐구가 두렵지만, 전문가인 분석가와 함께라면 안심할 수 있다.


 

 

(카우치에 누워 자유연상을 시도하는 환자, 그리고 환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정신분석가)


 

--[나를 행복하게 하는 친밀함] 에서 -​

 

*이미지는 구글 이미지를 활용해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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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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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바드의 [장기역동 정신치료의 이해] 라는 얇은 책을 읽으면서 공부한 내용입니다.

정신분석 치료가 좀 더 세분화되어서 단기 정신치료, 장기 역동 정신치료 등으로 조금씩 modified 되어서 환자 치료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가바드의 [정신역동의학]과 함께 읽으면서 공부하신다면 환자를 보는데 큰 도움을 받으시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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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치료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일단 무의식이라는 개념을 잘 인식하고 출발해야 한다.


그리고 인간의 유전적 요인 뿐만 아니라 발달적 측면(유년기의 경험)을 중요시 여김으로써 그 과정 속에서 인간이 다양한 방식으로 변천될 수 있음을 인식한다.


Ego psychology , 대상관계 이론, self psychology, Bowlby 의 애착 이론 등의 이론적 모델을 활용하여 Explanatory(해석적) 으로 접근할 수도 있을 것이고, DSM5 등을 활용하여 Descriptive(기술적)으로 접근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적극적으로 경청하며, 공감해 주고, 환자가 자발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줌으로써 치료적 동맹을 잘 형성해야 하며 환자가 수동적인 수용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동반자요, 탐험에 참가하는 협력자라는 인식을 심어 줘야 한다. 치료 환경에서는 환자가 지니고 있는 과거의 사건,인물 등이 Here and now 영향을 미침으로써 치료자에게 전이(Transference)를 보일 것이며, 치료자 또한 역전이(Counter-transference)를 보이며 이에 반응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치료에 방해가 되는 요인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시기에 갈등에 대한 '해석' 및 '분석'을 해 줌으로써 환자의 intrapsychic conflict 를 적절히 해결할 수 있는 요소들로서 전이와 역전이를 활용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개념들은 단순히 환자 개인의 요소로서만 나타나는 것들이 아니라 환자와 치료자 간의 inter-subjectivity(상호 주관성) 이 바탕이 되어서, 일련의 반응들이 치료 현장에서 나타날 것이다. (구성주의, 포스트모더니즘 적 견해를 수용하여서 설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주체는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세계와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결국 주체는 세계-내-존재(Being-in-the-world)로서 기능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 구성주의니, 포스트모더니즘이니 개념이 어렵긴 하지만 일반적인 철학적 구조주의라 함은 데카르트가 전제하던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라고 이야기 하던 Cogito ergo sum 의 개념이 전제하는 '자아,자기,의식'을 내려

놓고, 우리는 결국 어떠한 맥락 속에서만 규정되고, 정의되어지는 존재임을 인정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주체'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세상, 주변 관계를 통해서 우리가 규정되며 이러한 구조주의가 언어학과 접목되기 시작하면서 결국 텍스트가 우리를 규정한다는 이론으로까지 심화되었습니다.


 

치료 과정 중에 환자는 다양한 '저항'을 보일 것이다. 환자는 자신의 갈등을 감추며 (Winnicott 식으로 표현하면 환자의 true self (참 자기)환자가 지닌 Defense mechanism(방어 기제), 다양한 갈등, 금기, 불안 등에 의해 가려져 있음), 살아 왔을 것이고 그 '저항'이 치료

현장에서 다양한 형태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환자의 True self 를 찾아 주기 위한 여정...


그 과정 속에서 치료자는 환자의 저항을 받아 들이고, 환자의 전이가 Projection(투사), Projective identification(투사적 동일시), Splitting(분열) 등 다양한 Primitive defense mechanism 으로 나타나더라도 중립적이고 공감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그 과정을 견뎌 내야 한다.


치료자의 멘탈이 얼마나 강해야 하는지....


환자는 주관적인 Symptoms(증상)들을 표현할 것이고, 치료자는 그 속에서 진단을 내릴 만한 Sign(징후)를 찾으려 할 것인데 환자는 자신이 지닌 환청, 망상, 신체화 장애 등의 contents(내용)에 집중해 주길 치료진에게 요청할 것이고, 치료진은 환자가 말하는 일련의 주관적 진술들 속에서 form(형태)를 잡아 내어 진단의 기초를 다지고자 노력할 것이다.


필연적으로 환자와 치료자는 서로가 원하는 바가 불일치를 일으키게 될 것이고, 이 때 능숙하게 균형을 맞추는 능력이 요구된다.

 

 


 

[마음의 증상과 징후] Ch1 을 읽으면서 환자는 '환청'이라는 단어, '망상'이라는 단어 자체를 오해하고 있을 수도 있으므로, 적절하게 변형시켜서 물어볼 필요가 있으며 때로는 간접적이고 모호하게 질문을 던져서 실마리를 얻게 되는 경우도 있다.


기술 정신병리학에 대한 공부까지 함께 고민해 보자면 결국 현상학적 접근을 하자는 것인데 칼 야스퍼스는 후설의 현상학을 자신이 활용했다고 주장하나, 엄밀히 말하면 신칸드 식 현상학이 야스퍼스의 이론 속에 잘 녹아 있다.


(내가 이해하기로는)

후설의 현상학에서는 사물의 본질보다는 한 개인의 주관적 경험을 강조한 경향이 있으나 각 개인이 경험하는 것들 각각이 하나의 본질로서 객관성을 띈다고 봤다면,  칸트 식으로 보자면 각 사물의 본질은 본질 대로 존재하고 그것을 인식하는 과정은 주관적이라고 이해했을 것이다.


현상학이 강조되어 Here and now 를 중요시 여기며 각 개인의 주관적 경험과 직관을 강조함으로써 환자의 이야기를 채워 나간다.


개념 자체도 어렵지만 환자를 직접 대면하고 치료할 때 치료자는 많은 능력이 요구된다.


단순히 sympathy 를 보이는 건 많은 이들이 할 수 있다. 슬픈 일을 당한 사람에게 위로를 건네주는 건 많은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치료진에게 요구되는 empathy 는 그 환자 스스로가 되어 보는 정도의 객관성,주관성, 따뜻함이 요구된다. 그 환자는 때로는 위로를 원치 않을 수도 있다. 위로를 받다가 자신이 더 비참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 말이다. 그 환자 입장이 되어 보고, 그 환자가 느끼는 그대로를 그 속에 들어가서 그대로 느껴보는 empathy 의 경지....


길고도 험란한 여정이다.

 

 

*모든 이미지는 구글 이미지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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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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