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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는 유독 주식을 '투기'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실제로 단타를 쳐서 테마주를 건드리고 순식간에 돈을 벌거나 잃는 식의 접근을 하다 보니 도박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국내 주식은 개인적으로 투기장 비슷한 판이 빈번하게 깔리는 것 같아 접근을 꺼리는 편이다. 미국 주식을 공부하면서 세상을 보는 시야와 자본주의의 본질에 대해 고민해 보는 요즘이다.

 

나름 재미도 있고, 장기적인 가치투자를 하기에도 적합한 시장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한치 앞도 모르는 인생이기에 '불확실성'은 늘 우리 앞에 놓여져 있다.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에 나오는 내용인데, 초심자가 읽기에 정말 좋은 책이다.

 

이해하기도 쉽고, 내용도 여러번 읽어 볼만큼 깊이가 있다.

 

우량주에만 무조건 오래 묵혀두는 게 최고다라는 공식에 이의를 제기하는 대목이라든지, 투자를 하는 적절한 시점 또한 중요하다는 점 등 균형감 있는 시각과 재미난 비유들이 몰입력을 높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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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서 우리가 안심할 수 있을 정도로 투자와 도박을 깔끔하게 구분할 방법은 없다.

 

투자에 안전한 곳과 위험한 곳을 구분해주는 거대한 장벽이나 절대적인 기준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과거에 주식은 술집에서 벌이는 내기 정도로 취급받다가 1920년대 말이 되어서야 마침내 '신중한 투자'로 지위가 격상되었다.

그러나 이 시점은 주식 시장이 과대평가되어 주식이 투자라기보다는 도박으로 변질되기 시작한 때이기도 하다.

대공황을 겪은 후 20여년 동안 대부분의 사람이 주식을 도박으로 여겼다.

이러한 태도는 1960년대 말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1960년대 말에 주식이 다시 건전한 투자로 인정받게 되었을 때는 이미 시장이 과대평가되었고 대부분 주식이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유행이 순환하듯이 주식은 투자로 인정받았다가 도박으로 비난받으며 배척당하기를 되풀이했다.

 

그러나 대개 그 순환 주기가 잘못되었다. 주식은 실제로는 가장 위험한 시점에 신중한 투자로 인정받는 경향이 있다.

오랫동안 대기업 주식은 '투자' 대상인 반면, 소기업 주식은 '투기' 대상으로 간주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소기업 주식도 투자 대상이 되었고 선물과 옵션을 투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우리는 이렇게 끊임없이 경계선을 다시 긋고 있다.

 

 

 

 

사람들이 자신의 투자를 '보수적인 투기'라고 표현하거나, 자신이 '신중한 투기자'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면 참 재미있다. 자신은 투자를 하고 싶지만, 실제로는 도박을 하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다는 뜻으로 들리기 때문이다.

 

 

남녀가 서로 진정으로 사랑하는지 확신이 들지 않을 때, '우리는 만나고 있다'는 표현을 쓰는 것과 같은 이치다.

 

투자에 위험 요소가 뒤따른다는 사실을 일단 받아들이면 우리는 채권 매수, 주식 매수, 경주마 선택과 같은 유형이 아니라 투자자의 기술, 노력, 모험심에 따라 도박과 투자를 구분할 수 있다.

체계적인 원칙을 고수하는 노련한 경마 도박사라면, 경마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 사람에게는 경마가 펀드에 투자하거나 제너럴 일렉트릭(GE) 주식을 보유하는 것만큼이나 신뢰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반면에 최신 정보에 휩쓸려 주식을 매매하는 무모하고 성급한 주식투자자라면, 이 사람의 주식 '투자'는 실력은 보지 않고 말의 멋진 갈기나 기수의 자줏빛 비단옷에 현혹되어 월급봉투를 몽땅 거는 것이나 다름 없다.

 

(무모하고 성급한 주식 투자자에게 나는 이렇게 충고한다. 월스트리트는 잊어버리고, 한밑천 들고 하이얼리어(Hialeah) 자동차 경주장이나 몬테 카를로(Monte Carlo) 도박장을 찾거나, 새러토가(Saratoga), 나소(Nassau), 산타 애니타(Santa Anita), 바덴 바덴(Baden Baden)으로 가라. 돈을 잃어도 이렇게 멋진 곳에서 잃는다면 신명 나게 놀아봤다는 위안은 삼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주식에서 돈을 잃는다면 주식 중개인이 사무실에서 돌아다니는 모습을 실컷 봤다며 위안받을 수 있겠는가?)

 

(또한 경마에서 한밑천을 날렸다면 휴지가 된 마권을 바닥에 내던지는 것으로 모든 일이 마무리되지만, 주식과 옵션 등으로 돈을 날리면 매년 봄마다 세무사와 상담하면서 고통스러운 경험을 되새겨야 한다. 세금 문제를 정리하려면 며칠 동안 자잘한 서류 업무에 시달릴 것을 각오해야 한다)

 

 

 

내가 보기에 투자는 승률을 우리에게 유리하게 이끌어가는 도박에 비유할 수 있다. 애틀랜틱 시티(Atlantic City)든, S&P 500이든, 채권시장이든 모두 마찬가지다. 사실 주식시장을 보면 나는 스터드 포커(Stud Poker)가 떠오른다.

 

 

카드 관리하는 법을 제대로 터득한 플레이어는 카드 7장에 돈을 걸어 장기적으로 매우 일관되게 돈을 딸 수 있다. 게임 규칙에 따라 플레이어는 7장 중 4장의 카드를 공개하여 자신의 패와 상대방의 패를 일부 확인할 수 있다.

 

3번째나 4번째 카드를 돌린 후에는 누가 따고 누가 잃을 것인지가 거의 분명하게 드러난다.

 

월스트리트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찾는 방법만 제대로 익히면 공개된 정보는 이미 많이 있다.

 

우선 회사에 몇 가지 기본적인 질문을 던져 보라. 회사의 답변을 통해 우리는 안정적인 성장 가능성을 보이는 회사와 그렇지 못한 회사, 또는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회사를 구분할 수 있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확실할 수는 없지만, 수익이 급증하고 있는 사실을 포착한다거나, 무수익 자회사 매각 정보를 입수한다거나, 신규 시장 진출과 같은 새로운 정보를 얻는 것은 마치 포커 게임에서 카드 1장을 더 뒤집는 것과 같다. 카드에 성공 확률이 유리하게 나타나는 한, 우리는 게임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

 

 

 

매달 규칙적으로 스터드 포커를 하는 사람은 똑같은 '행운아'가 늘 돈을 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행운아는 카드 패가 펼쳐질 때마다 확률을 조심스럽게 계산하고 또 계산하고 또 계산해서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는 사람이다.

 

 

계속해서 이기는 사람은 상황이 유리해지면 판돈을 올리고 불리해지면 게임을 포기하는 반면, 계속해서 지는 사람은 기적을 바라며 패배의 스릴을 즐기다 매번 끝까지 가서 결국 비싼 대가를 치르고야 만다.

스터드 포커 테이블에서나 월스트리트에서나 기적이 일어나는 일은 드물다. 잃는 사람은 계속 잃을 수 밖에 없다.

 

계속 이기던 사람도 에이스 카드 3장을 받은 후에 한도까지 판돈을 걸었다가 숨어 있던 로열 플러시에 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돈을 잃더라도 자신의 기본적인 기술로 다음에는 보상을 받을 것이라고 확신하며 잃은 판은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다음 게임을 진행한다.

 

주식시장에서 성공하는 사람들 역시 주기적으로 손실을 보고, 좌절을 맛보며, 예기치 못한 사건에 부딪히기도 한다.

이들은 끔찍한 폭락이 일어났다고 해서 게임을 포기하지 않는다. 철저하게 조사한 뒤 H&R 블록(H&R Block)을 매수했는데, 갑자기 정부가 세금 코드를 단순화하는 바람에 이 회사 사업이 악화된다면, 이들은 불운을 받아들이고 다음 종목 발굴에 착수한다.

 

이들은 주식시장이 순수한 과학의 법칙이 먹히는 곳이 아닐 뿐더러, 고수가 항상 이기는 체스판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10종목 가운데 7종목에서 기대만큼 실적이 나오면 무척 기쁘다. 10종목 가운데 6종목에서 기대만큼 실적이 나오면 감사하다. 이 정도면 월스트리트에서 부러움을 살 만한 실적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스터드 포커에서 적절한 플레이로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처럼 주식시장에서도 적절한 투자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과대평가된 주식을 사는 식으로 투자가 부적절한 경우에는 브리스톨-마이어스나 하인즈(Heinz)를 매수하더라도 커다란 손실을 입고 기회를 낭비할 수 있다.

 

우량주에 투자할 때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일이 발생한다. 이들은 순식간에 투자액의 절반을 잃어버린 다음, 8년이 지나도록 원금을 회복하지 못한다.

 

1970년대 초에 거액의 묻지 마 자금이 과대평가된 종목을 따라다니다가 허공으로 사라졌다. 그렇다면 브리스톨-마이어스나 맥도날드에 투자하면 위험하다는 말인가?

 

 

 

그것은 전적으로 사람들이 투자하는 방식에 달렸다.

 

반면 충분히 연구한 뒤에 투자하는 것이라면, 미국 원자력산업 역사상 최악의 사고를 기록한 바 있는 스리 마일 아일랜드(Three Mile Island) 원자력 발전소를 보유한 제너럴 퍼블릭 유틸리티즈(General Public Utilities)에 투자하는 경우도 견실하고 노련한 기업으로 알려진 켈로그(Kellogg company)에 부적절한 시점에 투자하는 것보다 훨신 '안전'하다.

나는 나의 장모님인 찰스 호프 여사가 위험한 종목에 투자하는 것을 바라지 않았기 때문에 매우 '안전한' 기업인 휴스턴 인더스트리즈(Houston Industries)의 주식을 매수할 것을 권했다. 이 주식은 10년이 넘도록 꼼짝하지 않았으니 확실히 안전하긴 했다.

 

어머니의 돈으로는 더 '도박'에 가까운 투자를 해도 좋을 것 같아서 더 '위험한' 컨솔리데이티드 에디슨(Consolidated Edison)을 매수해 드렸다. 이 주식은 6배가 올랐다. 사실 이 회사의 기본적 운영 상태를 계속 지켜본 사람에게는 그다지 위험하지 않은 종목이었다.

 

 

대박 종목은 이른바 고위험 부분에서 나오지만, 여기에서 말하는 위험이란 회사의 상황보다 투자자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더 좌우된다.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이 얻을 수 있는 가장 커다란 이점은 올바른 선택에 이례적인 보상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은 뉴욕 주 버펄로의 존슨 차트 서비스(Johnson Chart Service)에서 계산한 펀드 수익률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더 '위험한' 펀드와 더 높은 수익 사이에는 아주 흥미로운 상관관계가 존재한다.

1963년에 일반 채권펀드에 1만 달러를 투자했다면, 15년 뒤 이 돈은 31,338 달러가 되었을 것이다.

 

같은 1만 달러를 주식과 채권이 섞인 혼합형 펀드에 투자했다면 44,343달러를 손에 쥘 수 있었다. 모든 자금을 주식에 집중하는 안정 성장형 펀드에 투자했다면 53,157달러가 되었다.

 

모두 주식에 투자하는 공격적 성장형 펀드에 투자했다면 76,556달러의 수익을 거두었다.

 

분명히 주식시장은 늘 도전해볼 만한 도박이다. 게임하는 법을 제대로 알고 있다면 말이다. 그리고 우리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한, 새로운 카드가 계속해서 펼쳐진다.

이제 다시 생각해 보니 주식투자는 사실 7장의 카드를 놓고 벌이는 스터드 포커에는 비할 바가 아니다. 그보다 10배 더 많은 70장의 카드를 펼치는 스터드 포커로 비유할 수 있겠다. 게다가 우리가 10개의 종목을 보유하고 있다면 70장의 카드 게임을 동시에 10판을 벌이는 것과 같다.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에서 발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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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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