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기에 #받은 #상처 #성인 #몸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해당하는 글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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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캣의 어머니의 머리를 자르고 두개골과 치아를 박살내서 포토맥강에 던졌다.

 

머리와 분리된 몸을 땅에 묻은 다음, 카펫 세척용 기계를 이용해 스테이션왜건과 자기 사무실을 깨끗하게 닦았다. 형사들은 캣의 어머니가 묻힌 곳을 찾아가 남은 유골을 발견했다. 하지만 캣의 아버지는 이미 과실치사죄로 형을 살고 있었으므로, 살인을 자백했음에도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따라 다시 재판을 할 수 없었다. 캣의 아버지는 1급 살인으로 가석방 없는 무기형을 살아야 마땅했으나 과실치사죄로 10년형만 살고 나왔다.

 

캣의 가족들은 두 번째 장례식을 치렀다.

 

캣은 말한다.

 

"첫 장례식에는 시신이 없었어요. 두 번째에는 어머니의 유골을 모셨지요. 가족들은 제게 엄마가 그냥 '사라진' 게 아니라는 걸 알려주려고 유골을 보도록 했어요.

 

엄마는 정말로 떠나버린 거예요. 저는 가만히 서서, 하얗고 외로운 엄마의 유골을 바라보았어요 - 두개골은 빠져 있었죠. 거기엔 제가 사랑했던 엄마, 저를 사랑했던 엄마의 자취는 전혀 없었어요."

 

캣과 나는 볼티모어의 유서 깊은 페더럴힐 지역에 있는 커피하우스 겸 레스토랑인 메트로폴리탄의 2층, 진한 색 목재로 내부를 꾸민 바에 앉아 있다. 캣이 어머니의 유골을 본 이야기를 하고 난 뒤, 몇 분 동안 우리 둘은 말이 없다.

 

10월 초의 저녁.

 

바깥에서는 인디언 서머(북아메리카에서 한가을과 늦가을 사이에 한동안 비정상적으로 따뜻한 날이 계속되는 기간)를 붙들어 놓으려는 듯 부드러운 바람이 불고 있다. 쪽빛 하늘에 보름달이 떠 있다.

 

푸석푸석한 벽돌 벽에 짙은 색 나무 패널을 붙인 바는 유령 이야기에 썩 어울리는 배경이다.

 

그리고 캣의 이야기는 어떤 의미에선 유령 이야기다. 평생 과거의 유령에 쫓긴 여자, 서른일곱이 된 지금은 살아 있는 유령과 죽은 유령 모두에게서 벗어나기를 갈망하는 여자의 이야기.

 

캣은 남은 아동기 내내 미국 동해안 지역의 친척들 집을 전전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네 가정을 거쳤고 마지막으로, 고등학교에 들어간 뒤, 그녀가 애정을 담아 "지마(G-Ma)"라고 부르는 외할머니와 함께 몇 년을 살았다. 캣의 어머니가 살해당한 사실을 입에 올리는 사람은 없었다.

 

캣은 말한다.

 

 

"가족들 사이에서 제 과거는 '절대 입에 담으면 안 되는 일'이었어요. 아버지를 교도소에 보내는 데 제가 한 역할을 포함해서요."

 

캣은 고등학교 생활을 수월히 해내는 듯 보였다.

 

우등생이었고, 운동도 잘해서 네 가지 종목의 학교 대표팀에서 뛰었다. 그러나 수면 아래를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랐다. "저는 비밀리에 스스로 알코올을 처방하고 있었어요. 모든 것이 멈추고 고요해지는 밤이 오면 술기운 없이는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가만히 누워 있노라면 끔찍한 공황이 저를 덮쳤거든요."

 

 

캣은 대학에 갔고, 중퇴했고, 다시 입학했고, 졸업했다. 광고업계에 취직했다가 어느 날 일이 불만족스러워 퇴사했다. 캣은 대학원에 진학했고 빚은 쌓여갔다. 졸업 후 교사가 되었으나, 동료 교사와 사귀던 게 안 좋게 끝나자 일을 그만두었다. 34세의 나이에 그녀는 남동생이 가족과 살고 있는 하와이로 가서 발레파킹 요원으로 취직했다.

 

"하루 종일 주차를 하고 남동생 집으로 돌아가서는 뒷방의 제 침대에 몸을 말고 누운 채 절망과 외로움에 빠지곤 했습니다. 심장이 불안감으로 고동치고 있었어요."

 

캣은 동해안 지역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하고는 뉴욕 브루클린에 집을 얻고, 바텐더로 취직했다.

 

-[3부]에 계속-

-[멍든 아동기, 평생 건강을 결정한다] , 도나 잭슨 나카자와 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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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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