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SMALL

성서무오설을 신봉하는 근본주의자들에게 가장 위험한 적은 다른 종교가 아닌, 기독교 내부에서 성서비평학을 수용하는 자유주의자들이다.


성경에 대한 탄력적 사고를 토대로 종교 간의 대화 및 교회 연합운동을 추구하는 진보주의자들은 신앙의 순수성을 훼손하는 암적인 존재요, 어떤 의미에서 진정한 기독교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이들은 단정한다.


그 결과, 성서 무오설은 한국교회가 연합을 위해 극복해야 할 가장 어려운 과제가 되고 있다.

 

 


 

예를 들어, 2009년 11월 3일에 WCC 총회에 대한 담화문을 발표한 예장(합동)은 "우리는 WCC와 함께할 수 없고, 일치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이들이 WCC를 반대한 여러 이유 중 하나는 "WCC 내 많은 자유주의 교회 지도자들은 성경의 영감, 무오 등을 믿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의 동정녀 탄생과 죽음, 부활, 승천, 재림 등을 믿지 않는다." 는 것이다.

 

(이대웅, "합동, WCC 총회 관련 강경 입장 담은 담화문 발표,"[크리스천투데이] (2009년11월4일))

이런 생각은 다른 이들을 통해서도 반복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2010년 5월에 한국복음주의신학회 회장으로 선출된 최갑종 박사도, 진보적 성향의 기독교학회와 보수적 성향의 복음주의신학회의 통합 가능성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기구의 통합은 불필요하다고 본다. 불필요할 뿐 아니라 아예 불가능한 측면도 있다.

 

성경을 하나님의 영감으로 보고 무오류를 주장하는가 하면, 성경 역시 인간의 저작물이기에 오류가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렇게 성경관에서 차이가 난다면 통일은 어렵다"고 자신의 확고한 견해를 밝혔다.

 


이처럼, 근본주의 진영에서 성경무오설은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척도로 작용하고 있으며, 진보진영과의 연합/통일을 가로막는 가장 심각한 장벽으로 기능을 하고 있다.


한편, 이런 근본주의적 성경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복음주의 신학계 내에도 성서무오설을 비판하는 목소리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성경영감설을 절대적으로 신봉하며, 성경무오설을 신앙적 정체성의 요체로 수호하고, 성경에 대한 문자적 해석을 강력히 추구하는 근본주의적 성경관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는 대체로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성경무오설은 이론적/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무의미하다는 주장이다.

무엇보다 영감으로 기록되었다고 하는 성경 원본이 현재 존재하지 않고, 우리 대부분은 성경을 원어로 읽을수 없어 번역본에 의존하고 있다.

 

동시에 어떤 번역본도 완전할 수 없다. 그뿐만 아니라, 성경을 읽는 우리는 다양한 편견에 사로잡혀 있어서, 우리의 해석은 매우 주관적일 수 밖에 없다. 이런 현실에서 성경 무오설을 주장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둘째, 성경무오설에 근거한 근본주의적 성경해석은 사회적 갈등과 분열의 원인으로 작용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뉴스앤조이]에 기고한 글에서, 정병진은 근본주의적 성경관의 위험성을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근본주의자들의 성경에 대한 사랑과 열정적인 전도활동은 기특하지만, 그들의 반지성주의적 단순한 신앙심 때문에 종교사회적 충돌과 물의를 빚는 경우가 허다하다 보니 그 부작용이 매우 심각합니다. 더욱이 그들의 무리하기 그지없는 문자주의적 성서 이해는 합리적 대화를 가로막고 갈등을 일으키는 주된 요인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성경을 읽고 더욱 이 세계에 평화가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텐데, 그러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전쟁과 갈등을 부추기게 된다면 기가 막힌 노릇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성경을 읽을지라도 신앙관이 제대로 서 있지 않으면 독과 같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정병진, "전쟁신 야웨를 넘어서", [뉴스앤조이](2003년 3월 17일))


이처럼 성경무오설은 한국교회의 근본주의를 규정하는 신학적 잣대로 기능을 해왔다. 지금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오히려 최근에는 복음주의 진영 내에서조차 이런 근본주의 성경관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증가하면서, 이것은 더욱 심각한 갈등의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성경에 대한 다른 입장이 한국교회를 더욱 성숙시키는 '거름'이 될지, 아니면 분열과 갈등의 '불씨'가 될지 조심스럽게 두고 볼 일이다.

 

-[한국 개신교 근본주의]에서 발췌함-

 

*모든 이미지는 구글 이미지를 활용하였습니다*

728x90
반응형
LIST

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
728x90
반응형
SMALL

작금에 만연해 있는 수 많은 이단들과 한국 교회의 위기설 등 여러가지를 고민해 볼 때 한국의 근본주의를 점검해 보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한국 교회의 위기설 중에선 도덕성의 부재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원인들이 고찰되고 있으며 비교적 최근에 신광은 목사님의 "아르뱅주의" 라든지, 권영경 교수님의 "위선" 이라는 개념도 매우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중에서 중요한 한가지 요인이 바로 '신학의 부재'와 '잘못된 개념의 유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 중 '근본주의'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의견들은 분분하겠지만 동의를 하든, 그렇지 않든 한번 쯤은 고민해 볼 만한 문제일 것 같아서 이야기를 그대로 인용해 보겠습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근본주의의 만연으로 인해 신천지와 같은 이단들이 득세를 할 수 있었고, 창조과학부터 시작해서 말세를 특정하게 예견하는 세대주의적인 열풍에도 일조를 했다고 '일단은'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입장은 이후에 수정될 여지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한국에 뿌리 내린 개신교의 흐름을 추적해 보고, 분석해 보는 건 분명 의미 있는 일이리라 믿습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1) 성경과 근본주의


신학적 측면에서 한국 개신교 안에는 근본주의적 목소리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것은 대부분의 한국 개신교회가 성서영감론 및 성서무오설을 근거로 성서비평학에 대해 비판적 태도를 유지하고, 세대주의적 전천년설에 기초한 묵시적 종말론을 여전히 신봉하는 현실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그뿐만 아니라, 종교 간의 대화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견고히 유지하면서 타 종교들과 갈등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창조과학을 중심으로 진화론에 대해 거의 맹목적으로 반대의 관점을 고수하는 점에서도 뚜렷이 드러난다.


먼저, 성서무오설과 묵시적 종말론을 축으로 전개되는 성경과 근본주의 관계를 살펴보자.


[요약: 한국 개신교의 신학적 근본주의는 성서 영감설과 묵시적 종말론, 종교다원주의에 대한 강한 거부감과 창조론에 근거한 진화론 반대 등으로 요약 가능]


현재에도 대다수의 한국 교회들은 성서무오설을 절대적으로 신봉하며, 성서 비평학에 대해 비판적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 교단 중 하나인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합동)는 교단총회 홈페이지의 "신앙의 뿌리" 코너에서 자신의 신학적 입장을 다음과 같이 천명하고 있다.


우리의 신학적 입장은 "수정되지 않은 칼빈주의" 라는 표현이 적합할 것이다. 구 프린스턴 신학자들이 자신들의 신학적 정체성을 이야기할 때마다 자신들은 구 칼빈주의를 계승한다고 고백하였던 것처럼, 본 교단은 수정되지 않은 정통 칼빈주의를 교단의 신학적 입장임을 천명하고 있다. 이것은 성경의 절대적 권위를 존중하면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에 포함된 역사적 개혁주의 신앙고백을 계승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강조하는 '구칼빈주의'와 '구프린스턴신학'은 성서무오설을 교리상으로 완성하여 미국근본주의의 신학적 토대를 제공한 19세기 중반의 프린스턴 신학을 말한다.

 

다시 말해, 예장(합동)은 적어도 성서의 영감과 권위 면에서 근본주의 전통에 서 있음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대부분의 장로교회와 성결교회, 그리고 오순절 교단들이 이런 입장을공유함으로써, 소수의 진보적 교단들을 제외한 한국교회 절대다수가 근본주의적 성서관을 고수하는 것으로 보인다.


(참고: 장로교 통합 측은 헌법 '제 2부 신조'에서 "신구약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니 신앙과 행위에 대하여 정확 무오한 유일의 법칙이다"  라고 분명히 적시하고 있다.)

 

(기독교 대한성결교회의 헌법에는 성경에 대해 "우리 교회의 경전은 성경전서, 곧 구약과 신약이니 이 경전은 하나님의 계시를 받은 자들이 영감에 의하여 기록한 것인즉 이를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나니 성경은 모든 사람을 구원하기에 넉넉하므로 무릇 성경에 근거하지 않은 신학설이나 여하한 신비설이나 체험담은 신빙할 수 없으며 이런 것을 신앙의 조건으로 하거나 구원의 필요로 함을 배격한다"고 천명하고 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 [헌법]]

 

 


 

둘째, 근본주의 신학을 구성하는 중심축의 하나는 세대주의적 전천년설이라는 묵시적 종말론이다.


전통적으로 근본주의자들은 이런 종말사상에 근거해서 인류의 미래에 대해 극단적으로 비관적인 견해를 고수했고, 그 연장 선상에서 일체의 사회개혁이나 참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이 점에서 한국 개신교회도 유사한 전통을 보존해 왔다. 대부분의 한국 개신교회는 세대주의적 전천년설을 자신들의 종말론으로 신앙하고 있다.

 

특히, 성결교회와 오순절 교회처럼 성령 운동을 주도하는 그룹들은 묵시적 종말론을 강조한다.


한국 개신교회가 묵시적 종말론의 영향하에 있다는 구ㅜ체적 증거로 1992년 10월 28일에 예수의 재림을 예언했던 "다미선교회 사건"을 지적할 수 있다.


비록 그 단체가 시한부 종말론을 주장했고, 또 그 에언이 시대적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지만, 그런 사이비적 종말운동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 정도로 세력을 떨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유형의 종말론에 대한 암묵적 승인 혹은 동조가 한국 개신교인들 내에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점은 한국전쟁 이후 수많은 천년왕국 운동이 발생했고, 그 대부분이 개신교 계열에서 기원한 사실을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결국, 한국교회 초기부터 선교사들을 통해 전수된 근본주의적 종말사상은 근현대사의 질곡을 통과하며 한국의 특수한 민족주의와 만나 다양한 형태로 분출되었다. 이런 역사적 사실 자체가 한국 개신교 내에서 근본주의적 종말론이 얼마나 강력하게 뿌리내려 왔는가를 반증해 준다. 이 사실을 노길명 교수는 이렇게 설명했다.


한국사회에서 천년왕국운동은 그리스도계 신종교운동으로 전개되었다.

 

이 운동은 기본적으로 한국 근현대사의 체험과 미국 개신교의 신앙유형, 그리고 선교사들의 선교정책이 결합하여 나타난 현상이었다.

 

즉, 민족의 수난과 고통으로 점철된 근현대사 속에서 민중은 낡은 질서의 종말과 새로운 질서의 도래를 강조하는 미국의 개신교 신앙 흐름에 친화성을 지니게 되었으며, 여기에 덧붙여 교회사를 민족사와 분리시키는 서구 선교사들의 선교 정책에 대한 반발이 기성 교회와는 다른 새로운 종파 운동으로 나타나게 되었던 것이다.

 

-노길명 [한국의 종교 운동]-

 

to be continue~

-배덕만 [한국 개신교 근본주의]를 참고함-​ 

 

728x90
반응형
LIST

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