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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SM 은 정의를 하는 게 아니라 관련 증상을 나열하는 걸요. 게다가 그것조차도 확실하다고 할 수가 없어요. DSM 을 개정해서 다섯 번째 판을 낸다고 하잖아요."

 

 "맞아요."

 

  W 박사가 서글픈 듯 말한다. W 박사는 요즘 정신의학계 권위자들이 DSM을 새로 개정하면서 강박장애를 불안장애 범주에서 빼는 방안을 검토한다며 안타까워 한다.

 

  대신 뚜렛 증후군 등과 같은 스펙트럼에 넣어 '충동장애'라는 새로운 범주로 묶으려 한다고 한다.

 

  W 박사는 이렇게 바꾸는 게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수십 년 동안 환자들을 만나봤지만 강박장애 환자는 하나같이 다 불안했어요. 자기 강박증에 대해 걱정을 해요."

 

나는 몇 주 전에 참석한 학회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강박장애가 불안장애 말고 다른 것으로 재분류되어야 하는 근거는 그 유전적 요인이나 신경회로가 다른 불안장애와 상당히 다르게 보이기 때문이라는 말이었다.

 


 

"빌어먹을 생물정신의학!" W 박사 입에서 이런 말이 튀어 나왔다.

 

 


W박사는 평소 온화하고 침착한 사람이다.

 


 

그리고 치료 방법에도 매우 종파 통합주의적으로 접근한다.

 


 

책을 쓸 때나 환자들을 치료할 때나 여러 치료 방식 중에서 좋은 부분들을 취합하여 "상처받은 자아를 치료하는 통합적 접근법"을 이루려고 해왔다.(그리고 W 박사는 단언컨대 최고의 치료사다.)

 


 

  그렇지만 W 박사는 최근 몇 십 년 동안에 생물의학 전반, 특히 신경 과학 쪽에서 나오는 목소리가 점점 오만하고 편협해져서 다른 연구의 줄기들을 주변부로 몰아내고 정신과 치료를 왜곡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W 박사는 특히 강경한 신경과학자와 정신약리학자들이 모든 정신작용을 아주 작은 분자적 요소로 축소하려 한다고 했다. W박사의 말에 따르면 이들은 인간의 고통이나 불안과 우울 증상의 의미 등 실존적 차원에는 아무 관심이 없다. 불안을 주제로 한 학회가 열려도 제약회사에서 후원하는 약물과 신경화학 심포지엄이 대다수이고 다른 것들은 낄 자리가 없다.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에서 -

 

 

 

※ 모든 이미지는 구글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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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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