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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최초 유화 애니메이션으로 재조명되는 반 고흐의 이야기.

유화로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고? 그것도 단편이 아닌 장편 영화를?


믿기지 않는 소식이었다. 그래서 정보를 확인해 보니, 제작 기간이 총 10년이 걸렸으며 100명 이상의 아티스트가 참여를 했고, 60000점 이상의 유화 프레임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 애니메이션을 만들기로 결심한 시점부터 그들의 용기는 이미 시작되었다. 42초 짜리 컷을 스크린에 내보내기 위해 6개월 간 작업을 했다는 인터뷰도 기억이 난다.

 

 

도대체 반 고흐(Van Gogh)가 어떤 인물이기에 수 많은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일부분'을 내어주면서까지 그에 대한 이야기를 기억하려 하는가?

필자가 아는 반 고흐는 약 10년 전에 읽었던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라는 작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 작품은 동생 테오에게 쓴 편지들이 가득 담겨 있는데 [러빙 빈센트]와 함께 본다면 감동이 배가 될 만한 작품이다.

 

책에서 반 고흐가 쓴 글을 읽고 나면 그가 얼마나 동생을 아끼고, 마음이 따뜻하고 '그림'에 대한 소명의식과 열정이 강한 사람인지를 알 수 있다. 

반 고흐의 이름은 대중들에게도 상당히 친숙하다.

 

[별이 빛나는 밤], [카페테리아] 등의 작품들은 미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어디선가 한번 쯤은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 영화는 스릴러와 같은 느낌을 풍기는데, 반 고흐의 죽음이 자살인지 타살인지 명확히 결정내리지 못한 상태에서 그가 죽고 난 이후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영화는 유화 필치로 고흐의 주요 작품들을 보여주면서 전개되기 때문에 매우 독창적이고 참신하다. 기존에 본 적 없는 화면이 구현된다는 점만으로도 이 작품에는 가산점을 높게 줄 수 있다.

 

배경 음악도 상당히 좋아서 몰입도가 상당하다.

이 작품은 영화표를 구입한 비용이 미안해질 정도로 값어치가 높은 예술이었다.

 

수 많은 아티스트들의 강박적인 집념과 헌신적인 노력이 있어야만 완성될 수 있는 작품이기에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자리를 뜰 수가 없었다.

고흐의 명작들이 스크린에 그대로 구현되며, 그의 깊은 내면이 애니메이션 속에 스며들어 있다 보니 이보다 더 멋진 고흐 관련 영화가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다.

 

 

고흐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건 바로 '그림'이다. 그가 남긴 수백 점의 작품들 속에는 그가 걸어온 발자취가 남겨져 있고, 그가 만나왔던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 대한 이야기가 95분이라는 시간 속에 상당량 농축되어 담겨져 있다.

고흐는 어떤 사람인가?

수 많은 학자들이 고흐에겐 정신 질환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혹자는 경계성 인격장애가 있었다고 말하기도 하고, 혹자는 측두엽 간질과 양극성 장애(조울증)가 있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대체적으로 후자에 무게를 두는 편이긴 한데 ([조울병으로의 여행] 참고), 고흐의 말마따나 그는 우울하고 차가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영화에서도 나타나듯 first caregiver인 엄마로부터 충분한 애착 관계를 경험하지도 못했으며 무뚝뚝하고 엄격한 아버지로 인해 제대로 된 인정을 받거나 사회성을 훈련받지도 못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 당하고 매춘부와 얽힌 복잡한 사연도 존재한다.


고갱과의 갈등으로 인해 정서적 고통을 경험하기도 했다.(고흐의 정서 불안정이나 조증 증상으로 인해 고갱이 힘들어 했을 수도 있고, 고갱과의 'fit'이 안 맞았을 수도 있으며, 고갱 쪽 문제가 컸을 수도 있다. 가능성은 여러 가지다.)

 

 


 

수 많은 전문가들은 고흐가 우울증 시기일 때는 작품이 어둡고 음침한 경우가 많았으나 인생 말기에 조증이 오고 나서는 화려한 색채에 과장되고 왜곡된 사물 표현을 하여 격렬한 감정을 표현했다고 분석한다.


자신의 귀를 자르고 나서 생 레미의 정신병원에 입원을 했으나 당시에는 정확한 진단을 내리지 못하고 치료제도 변변치 않았다. (얼마나 힘든 삶을 살았을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자살 하기 전 10년 정도의 기간 동안 대부분의 유명한 작품들을 연달아 그렸으니 이 시기는 경조증, 조증 시기가 주를 이루지 않았나 추측을 해볼 수 있다. (조증 상태일 때는 몸의 에너지 수준이 증가하고, 활동량이 증가하고,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이를 추진할 의욕이 상승하곤 함)


[러빙 빈센트]에서도 나왔듯이 그는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사람이다. 하지만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등의 작품에 드러난 그의 편지를 읽어 보면 그는 분명한 노력파이기도 하다.

 

끊임없이 더 나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 노력하고 기존의 '틀'을 판박이처럼 따라가는 그림이 아니라 영혼을 불어 넣은 '그림'을 그리려고 고뇌한 흔적들이 글 속에 가득 담겨 있다.


그는 조증 상태일 때의 광기에 가까운 천재성과 음울하면서도 진중한 노력파이기도 한 두 얼굴을 지닌 사람이 아니었을까?

 

감정의 극심한 요동 속에서 두 가지의 모순된 모습을 하나로 통합하기 위해 씨름했을 그의 내면을 들여다 보면 가슴이 아프다.

 

당시엔 그를 도울 수 있는 의학적 기술도 없었으며, 정신 건강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충분치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의 귀를 충동적으로 자르거나, 극단적인 자살을 선택할 정도로 '충동적인' 일화들과 달리 그는 그림을 통해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어 했고, '깊이가 있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 으로 기억되길 소원했다.


'그림' 속에 영혼을 불어 넣는 '영혼의 화가'이기를 소원했으며, 자신으로 인해 동생 테오가 경제적인 어려움을 느끼게 된 점에 대해 죄책감과 미안함 마음을 가득 지닌 여린 감성의 소유자이기도 했다. 그림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세상 속에 위로를 주길 원했던 그의 꿈은 그가 죽고 나서 비로소 실현되었다.


살아 생전에는 가난에 허덕이고, 명성을 얻지 못했던 그의 삶, 충분한 애착을 형성하지 못하고 자신을 지지해주거나 공감해 줄 만한 대상(Object)을 찾지 못해 공허함이 가득했을 그의 정신 건강.

그럼에도 그는 밤 하늘의 '별'이 되리라는 꿈을 포기하지 않고, 주어진 환경과 싸우고, 자신의 내면과 투쟁했던 인물이다. 37세라는 젊은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나, 그가 그림 속에 남긴 '깊이와 따뜻함'은 전 세계 수 많은 이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위로를 주고 있다.

 


반 고흐를 기억한다. 그의 지독했던 외로움과 고통들을 위로한다.

그리고 그의 깊이와 따뜻함을 존경한다. 

 

*모든 이미지는 구글 이미지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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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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