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정신치료 #환자군 #적응증 #정신분석 #단기정신치료'에 해당하는 글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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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우선 환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환자가 고통스러워하는 삶과 현실이 어느 정도의 고통일지를 가늠해 봅니다.

 

그래서 만일 분석정신치료를 한다면 불가피하게 그 고통을 다시 치료 상황에서 경험하게 될 터인데 이러한 퇴행을 얼마나 환자가 견딜 수 있고, 또한 그 고통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건강하게 다룰 수 있는 힘이 환장게 얼마나 있을지를 생각합니다.

 

그 다음에는 그 환자의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합니다. 

 

과연 얼마나 지속적으로 올 수 있을지, 치료비를 환자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지. 만일 보호자가 치료비를 내 주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보호자는 과연 어느 정도 이런 치료 방식을 이해하고 지지할 수 있는지를 가늠해보려고 하지요.

 

예를 들어 정신분석을 원한다고 하면서 몇 달 후에 다른 지방으로 옮겨가야하는 현실적 사정이 있다고 한다면, 당연히 지금 수행할 수 있는 치료는 정신분석이 아니라 단기정신치료가 될 터이지요.

 

제가 미국에서 돌아와서 분석정신치료와 정신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임상을 시작했을 때, 다른 선생님들이 저에게 의뢰하는 환자를 보면 때로는 마치 문제가 심각한 환자를 제가 잘 치료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저에게 보내는 경우가 있었지요.

 

하지만 사실은 그와 정반대입니다. 제가 분석적인 방식으로 가장 잘 도와줄 수 있는 환자는 자신의 일을 스스로 잘 대처할 수 있을 만큼 기능하고 있지만 주관적으로 받아들이는 괴로움이 있는, 말하자면 어느 정도는 기능의 수준이란 것이 꽤 높은 환자이지요.

 

또 다른 딜레마는, 분석정신치료의 적응증에는 다 맞지만 현실적인 여러 여건이 환자가 치료를 지속할 만한 여건이 안 되는 경우에는 치료를 하기가 어려워지지요.

 

이제 치료 세팅에 관해서 이야기해 볼까요?

 

 

치료 세팅이 왜 그리 중요한 걸까요?

 

이 치료 세팅을 제대로 해 논 상태에서 치료를 수행해야 분석정신치료의 과정에서 활성화되는 무의식의 자료들이 의식으로 올라올 때 치료적으로 다룰 수가 있습니다.

 

우선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시간만큼을 규칙적으로 치료자를 볼 수 있는 상황. 치료자가 항상 그 시간에 같은 치료실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 보통의 사회적 관계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어떤 면에서 살펴보자면 다소 비현실적인 상황이기도 하지요.

 

이런 인위적인 비현실적인 상황을 만들어 놓은 이유는 우리 무의식을 살피는 실험실의 상황이 되도록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일주일에 몇 번 만날지 하는 횟수의 문제도 있는데 보통 전통적 정신분석에서는 주 4회 내지는 주 5회를 시행합니다. 그 경우에는 카우치에 누워서 하고, 그 외에 주 3회 이하 주 2회나 주 1회에서는 보통은 얼굴을 마주 보고 앉아서 하게 됩니다.

 

한 차례 만날 때의 시간은 보통 45분에서 50분으로 미리 정하지요. 이 시간도 프로이트는 애초에 1시간 정도 보았다고 하는데 그 뒤에 전화의 발명 및 확산이 있으면서 환자 보는 사이의 시간에 분석가들이 처리할 일, 전화를 주고받는 등의 일을 하고 또 제2차 세계대전을 지나면서 정신분석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환자를 더 보기 위해서 한 번에 45분으로 줄었다고 합니다. 또한 책에는 노골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치료자의 수입과도 관련이 됩니다. 이러한 치료를 하는 경우에 하루에 볼 수 있는 환자의 수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데 치료 시간이 초창기의 1시간에서 45분으로 줄어들면서 하루에 볼 수 있는 환자 수가 다소 늘어나는 추세로 변화되어 갔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무의식을 다루는 의미 있는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회당 적어도 45분은 봐야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45분에서 더 짧은 시간으로 단축될 것 같지는 않네요.

 

-[정신분석의 이삭을 줍다, 치료자를 위한 길잡이], 민성혜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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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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