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고민 #정당 #문지기 #역할'에 해당하는 글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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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제적인 정치인이 권력의 중심 무대로 올라서지 못하도록 막는 일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어쨌든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함부로 특정 정당을 해산하거나 출마를 막을 수 없다.

 

우리는 그러한 방법을 결코 옹호해서는 안 된다. 잠재적 독재자를 걸러내야 할 일차적 책임은 민주주의 문지기인 정당과 그 지도자들에게 있다.

 

주요 정당이 문지기 역할을 잘 해내기 위해서는 극단주의 세력을 고립시키고 억제할 힘이 있어야 한다.

 

정치학자 낸시 버메오(Nancy Bermeo)는 이를 일컬어 '거리두기(distancing)'라고 표현했다.,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정당은 여러 방식으로 거리두기를 실행할 수 있다. 

 

첫째, 잠재적인 독재자를 선거 기간에 당내 경선에서 배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정당 지도자는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이 아무리 높다고 해도 극단주의자를 고위직 후보자로 공천하려는 유혹을 떨처내야 한다.

 

 

둘째, 정당의 조직 기반에서 극단주의자를 제거하는 것이다. 

 

두 번의 세계대전 사이에 스웨덴 보수당(Swedish Conservative Party(AVF)의 사례를 살펴보자.

 

스웨덴 보수당 산하 스웨덴 민족주의 청년동맹(Swedish Nationalist Youth Organization(투표연령 운동가 집단)은 1930년대 초 급진적인 형태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의회 민주주의를 비판하고 히틀러를 공공연하게 지지하면서, 유니폼까지 갖춰 입은 돌격대를 조직했다.

 

1933년 스웨덴 보수당은 이 집단을 당에서 제명했다.

 

이로 인해 25000명에 달하는 당원이 탈당하면서 스웨덴 보수당은 1934년 지방선거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거리두기 전략을 선택함으로써 스웨덴 최대 중도우파 정당에서 반민주주의 세력이 등장하는 것을 저지할 수 있었다.

 

셋째, 반민주적인 정당이나 후보자와의 모든 연대를 거부함으로써 거리두기를 할 수 있다.

 

이탈리아와 독일 사례에서 보았듯이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정당도 때로 선거에서 이기고 의회를 장악하기 위해, 혹은 내각을 구성하기 위해 극단주의자와 손을 잡으려는 유혹을 느낀다.

 

그러나 이러한 연합은 장기적으로 파괴적인 결과로 이어지고 만다.

 

린츠가 설명했듯이 다양한 사례에서 민주주의가 붕괴한 이유는 "(주류) 저앋잉 이념적 스펙트럼에서 반대쪽으로 이동한 것이 아니라, 극단주의자와 밀접한 관계를 맺었기 때문이다."

 

 

넷째, 극단주의자를 체계적으로 고립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1930년대 초 독일 보수당이 히틀러와 합동 집회를 열거나 칼데라가 차베스 지지 연설을 했던 것처럼 잠재적인 독재자를 정상인으로 보이게끔 만들거나 공식적으로 지지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극단주의자가 유력 후보자로 떠오를 때 주요 정당들은 연합 전선을 형성해야 한다.

 

린츠의 말을 빌리자면, "이녀적으로 멀다고 해도 민주주의 질서를 지키기 위한 강한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상대 정당과 연합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일반적인 상황에서 이러한 연합은 생각하기 힘들다. 미 상원 의원 에드워드 케네디(Edward Kennedy)를 비롯한 많은 민주당 인사가 로널드 레이건을 지지했던 상황을 떠올려보자.

 

혹은 영국 노동당과 노동조합이 손을 잡고 마거릿 대처(Margaret Thatcher)를 지지했던 때를 생각해보자.

 

당시 민주당과 노동당 지지자들은 지도부가 원칙을 저버렸다며 크게 분노했다.

 

그러나 용기 있는 지도자는 급박한 순간에 민주주의와 국가를 당의 이익보다 앞세우고, 또한 유권자에게 무엇이 더 중요한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우리가 제시한 리트머스 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을 보인 정당이나 정치인이 강력한 선거 후보로 떠오를 때 대안은 그리 많지 않다. 

 

연합을 통해 민주 세력을 집결함으로써 극단주의자가 권력을 차지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길이다.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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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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