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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분석학 쪽 치료사들은 사회공포증 환자가 스스로를 치명적 결함이 있거나 가치 없는 인간으로 확고하게 생각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춘다.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서 일하는 정신의학자 캐스린 저브는 사회공포증 환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일은 다른 사람들이 자기의 진정한(모자란) 모습을 알게 되는 일이라고 말한다.

 

 


​  사회공포증 환자들은 음악이건 스포츠건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하는 일이건 무언가 수행하기를 겁내는데, ​실패하면 숨겨왔던 결함과 부족함이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한편 거짓처럼 느껴지는 이미지(자신감, 유능감,완벽함)를 끝없이 연기해야 한다. W 박사는 이런 행동을 '인상 관리'라고 부른다.

 


 

  인상 관리는 사회불안의 ​증상​이기도 하지만 큰 ​원인​이기도 하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사실이 아니라고 느끼는 자기 이미지를 사람들 앞에서 유지하려고 애를 쓰다 보면 늘 기만이 폭로될 위험에 직면한 듯한 느낌이 든다.

 


 

  단 한 번이라도 실수를 하면, 한 번이라도 불안이나 결함을 들키면, 나약한 자아를 감추기 위해 만들어진 가공의 인물이 자신감 있고 유능한 척 가장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사람들 앞에서 무언가를 할 때마다 엄청나게 많은 것을 걸게 된다.

 

​  성공하면 가치 있고 존중할 만한 존재라는 생각이 유지되지만 실패하면 그토록 감추려고 애썼던 부끄러운 자아가 폭로되고 만다.

 

 


​  인상 관리는 힘들고 지치는 일이다. W 박사의 말을 빌면 ​투사된 자아​가 카드로 만든 집처럼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질까 봐 끝없는 두려움 속에 사는 것이다.

 


 

  현대에 사회 공포증에 관해 밝혀진 핵심적 사실 가운데 하나를 폴 아르탕베르는 무려 1901년에 예견했다.

 

  [수줍어하는 사람과 수줍음]을 보면 사회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감정에 예민하여 대화 상대가 자기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억양, 표정, 몸짓을 세심하게 살피고 이렇게 관찰한 바에 따라 내린 결론, 특히 ​부정적인 결론​을 지나치게 확신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사회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보다 ​미묘한 사회적 의미를 더 잘 포착한다. 그렇지만 부정적 반응으로 이해될 수 있는 것을 과대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  사람들이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다거나 자기에게 좋지 않게 반응할 거라고 믿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나는 따분한 사람이야.', '바보 같은 소리를 해서 웃음거리가 되고 말거야.' 같은 강박적 생각을 하곤 한다). 상대가 하품을 하거나 입술을 살짝만 씰룩거려도 자기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런다고 해석하는 식으로 계속 이런 믿음을 강화한다.

 

  "불안이 강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얼굴 표정을 빨리 읽는다. 그렇지만 잘못 읽을 가능성도 더 높다."

 

  일리노이 대학교 어베너샘페인 심리학 교수 R. 크리스 프레일리의 말이다.

 

  UCLA 불안장애 프로그램 대표인 알렉산더 비스트리츠키는 불안증 환자들이 "민감한 정서 감지기"를 가지고 있어 미묘한 정서 변화를 감지할 수 있지만 "이 감지기는 또한 너무 많은 것을 읽게 한다."고 했다.

 

  사회 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적어도 한 가지 면에서는 다른 사람보다 재능이 뛰어나다. '정상'인 사람들이 포착하지 못하는 신호를 감지하는 민감한 사회적 안테나가 있어서 행동의 뉘앙스를 빨리 잘 파악한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건강한 사람의 지각은 진화를 통해 무뎌졌다고 하라 수 있다. 실제로 지루해서 하품을 하거나 경멸하듯 입을 씰룩거리는 등 부정적인 신호를 보내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  스웨덴 웁살라 대학교 신경과학자 아르네 외만은 진화생물학 관점에서 공포증적 행동에 관한 글을 많이 썼다. 외만은 사회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유전적으로 과민한 정서 감지기를 지니고 있어 사람들 사이에서 상호작용할 때 사회적 지위를 아주 예민하게 인식한다고 한다.

 


 

-2부에 계속-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에서

 

 

모든 이미지는 구글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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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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