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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이 만들어진 것일 수도 있다는 논쟁적인 연구 내용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내겐 왜 이런 모성이 느껴지지 않는걸까?' 라는 주제로 고민하는 많은 이들이 한번 쯤 생각해 볼 만한 내용이다.

 

당신의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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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엄마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전했는데도 여전히 모성이 부족한 나쁜 엄마라고 생각한다면, 그 이유 중 하나는 모성이 엄마의 완전한 본능이고 엄마가 꼭 지녀야 할 당연한 능력이라고 여기는 탓이 크다.

여자라면, 그리고 아이를 낳았다면 당연히 모성이 충만하고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모성의 힘으로 아이를 잘 키워야 한다고 단정 짓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모성의 힘​은 그렇게 엄청난 것일까?

​학자들 중에는 모성이 본능이라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까지 생겨났다.

사회적 필요에 의해 어머니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모성이 과대 해석됐다는 것이다.


특히 프랑스의 철학자 엘리자베스 바댕테르(Elisabeth Badinter)는 저서 [만들어진 모성](L'amour en plus)을 통해 모성의 개념이 근대에 들어오면서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사회적, 역사적으로 분석했다.


그녀는 필요에 따라 모성이 후천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전인 17,18세기의 유럽 사회에서는 오히려 아이들을 방치했다.

​당시 프랑스에서는 공립 고아원에 자신의 아이를 맡기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다.

1700년대 중반, 파리에 버려진 아이들은 3만 명 정도였는데, 10년 뒤에는 무려 두 배나 늘어 6만 명 이상이 되었다. 갓 태어난 아이 셋 중 하나는 버려지던 때였다.


부유한 계층에서는 어린 나이의 아들과 딸을 기숙학교나 수녀원으로 보냈다.


엄마들은 건강, 미용상의 이유로 모유 수유조차 꺼렸고 유모에게 아이를 맡기는 일이 많았다. 가난한 하층민에 속한 엄마들은 노동과  경제적인 이유로 아이를 돌보고 젖을 물릴 시간조차 부족했다.


그래서 아이를 버리거나 방치해 죽음으로 내몬 경우도 흔했다.

 


하지만 국가나 사회에서는 이를 비난하거나 계몽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프랑스의 계몽 사상가 장 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는 사회에 만연한 이러한 세태를 없애자며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교육론을 담은 [에밀](Emile)을 저술했다. 이 책은 당시 프랑스 엄마들에게 육아 바이블이 되었다.(하지만 루소조차 자녀 다섯 명 모두를 고아원에 맡겼다 -.-)


​이후 프랑스 상류층 여성들은 아이를 유모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 직접 아이에게 자신의 젖을 물리기 시작했다.

 

엄마가 직접 아이를 돌보고 수유를 해야 한다고 일깨우는 책들도 쏟아졌다.


이후 유럽 전역에 산업혁명이 전파되면서 국가는 아이들이 곧 미래의 노동력이자 경제적 자원이 될 것이라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영아 사망률을 낮춰야 했고, 엄마들은 반드시 모유 수유를 하고 아이를 건강하게 잘 키워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전달되었다.


바로 엄마로부터 고귀하고 성스러운 '모성'을 이끌어내 헌신적으로 아이를 돌보도록 유도한 것이다.


엘리자베스 바댕테르는 자신의 책에서 "어머니들은 모두 자기 자식에 대해 모성 본능, 혹은 자연발생적 애정을 지니고 있다는 신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모성의 존재를 부정하거나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과는 달리 모성이 반드시 여성 모두에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에게 내재되어 있는 본능이라기보다 사회적 요구, 윤리나 종교적 가치에 의해 모성이 전면에 내세워진 것이라고 설명한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듯 하다. 생득적으로 모성이 형성되었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고, 진화론적 사고에 입각해서 모성의 필연성을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며 유신론적 신관에 입각한다면 모성의 자연적 부여를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용의 옳고 그름과 상관 없이 '만들어진 모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가 모성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좋은 엄마가 되는 것에 한계나 선을 미리 긋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모성은 절대 가치로 숭상하고 자신의 모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어쩔 수 없는 형벌로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 글의 핵심)


-<마더쇼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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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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