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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객관적 기준으로 볼 때 커피도 마약 취급 안 해주고 국가가 자유로이 마시게 해 주면서 대마초는 왜 안되느냐? 라는 주장이 은연중에 깔려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인상은 그러했습니다.)

 

여러 가지 이해관계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커피 마셔서 조현병이나 정신증 걸린 분은 통 못 들어봤지만 대마초 열심히 피다가 정신장애 발병하는 경우를 왕왕 목격하다 보니

(causal relationship 이 unclear 하긴 하지만), 좀 더 다각도로 검증을 해서 대마의 위험성도 잘 상기시켜 줬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자유로움을 예찬하는 것은 좋지만 어느 정도의 제한과 틀이 주는 중요성도 고민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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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은 중독이 됩니다. 의존성이 있죠. 커피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은 반나절만 커피를 못 마셔도 금단증상을 보입니다. 집중이 안되고 머리도 멍해지고 속이 안 좋아지면서 손톱을 물어뜯게 되죠.

또한 카페인은 독성이 있습니다. 많이 섭취하면 죽을 수 있어요.

카페인의 치사량은 약 10g 인데, 이는 프렌차이즈 커피를 기준으로 했을 때 regular size 80잔 정도입니다. 커피 80잔을 한번에 마시는 사람이 없으니 안전한 것 아니냐고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치사량이란 사람마다 다르고, 특별히 카페인에 취약한 사람이라면 10잔 정도에 심장마비가 올 수도 있죠.

 

 

 

 

반면 마약류로 분류되는 대마초의 치사량은 '5분 이내에 자신의 몸무게만큼' 피우는 겁니다.

참고로 대마초 한 개비는 1g이 안 됩니다. 1g이라 치더라도 거식증에 걸린 깡마른 40kg 여성이 대마초를 피워서 죽으려면 5분에 4만 개비를 피워야 합니다.


제가 둘 중 하나의 방법으로 자살을 해야 한다면, 저는 커피 80잔을 마시겠습니다. 화장실은 많이 가야겠지만요. 물론 대마초는 꽤 특별한 경우입니다.


헤로인이나 히로뽕처럼 소량으로도 치명적인 약들이 있습니다.


이런 약물이 마약으로 지정된 건 어느 정도 타당해 보이죠. 하지만 경계선에 걸쳐 있는 애매한 의약품들은 필요에 따라 마약이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합니다.


가령 2011년에 국내에서 향정신성의약품(마약류)으로 지정된 프로포폴(Propofol)이라는 약물이 있습니다. 프로포폴은 사회적인 이슈가 되기 전에는 병원에서 손쉽게 사용하는 전문의약품이었습니다. 갑자기 성분이 바뀌어서 마약이 된 게 아니죠.

 

 


 

사건이 터지자 그제야 국가가 마약으로 지정한 겁니다. 2017년 환각물질로 지정된, '해피 벌룬'(아산화질소)도 비슷한 경우입니다.


마약 관련법이 애매하다고 비난하는 게 아닙니다. 원래 법이란 건 사후적일 수 밖에 없으니까요.


문제가 생기면 그 때 관리하는 겁니다. 다만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여러분이 마약이라는 규정을 너무 고정적인 것으로 여길 필요는 없다는 거죠. 현재 마약으로 규정돼 있는 사약한 약물들도, 필요에 따라 합법적으로 이용되고 있으니까요.


-[우리는 마약을 모른다], 오후 지음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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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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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상당히 자유 분방한 성향을 지녔습니다. 

 

마약이라는 주제가 워낙 생소한 분야라 비판적으로 읽기가 쉽지 않으나 종교,역사,과학,정치 등 다양한 파트가 녹아져 있으니 지식이 있으신 분들은 객관적인 검증을 하면서 읽어 주시는 게 안전할 것 같습니다. (그 말인즉슨 사실 검증이 필요한 내용들이 제법 섞여 있습니다.)

 

레퍼런스가 불분명한 주장들이 많다 보니, 재미있게 읽히긴 한데 약간씩 의구심이 들 때가 있습니다. (책은 정말 재미있게 잘 뽑아져 나왔습니다. 컬러풀한 사진 자료도 많고, 전반적으로 마약에 대한 지식이 필요했는데 이 방면에 있어서는 유용한 책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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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에서 유럽으로 유입된 마약 중 하나가 요즘도 많이 하는 '하시시(hashish)'입니다.

완전히 새로운 마약은 아니고, 대마초의 농축 버전이라 보시면 됩니다. 이 단어의 유래는 이렇습니다. 어쌔신(Assassin), 암살자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이 단어는 '아사신'이라는 이슬람 단어에서 왔는데, '대마초를 피우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아사신은 시아파 계열의 이스마일파 중 한 분파로 극단적인 성향의 과격한 소수파였습니다.

이들은 지금의 테러 집단이 그러하듯 소수정예 암살 집단을 만들었습니다.

이 집단은 멤버를 모으는 방법이 독특합니다.

 

 

일단 적당한 젊은 남성을 찾은 뒤, 약을 먹여서 정신을 잃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 남자들을 멋진 회랑으로 옮겨요. 그 남자들이 비몽사몽 일어나면 대마초, 여자, 음식, 과일 이런 것을 무한정 대접합니다. 그러면 대접을 받는 남자들은 천국에 온 것으로 착각을 하게 되죠.

그 때 다시 약을 먹여 그들을 재웁니다. 그들이 정신을 차리면, 아무것도 없는 시궁창 같은 현실로 돌아와 있죠. 그때 사제가 나타나 깨어난 이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가 알라에게 목숨을 바치면, 알라는 너희에게 이런 천국을 주신다."

그러면 그들은 죽음을 불사하는 암살자가 됩니다. 몇 년 전에 맹위를 떨친 IS 도 전사를 모을 때, '일흔 두명의 처녀가 기다리는 천국'을 약속했다고 합니다. 일흔두 명의 처녀는 지옥에 간 것인지....

 

세상은 참 많이 발전한 거 같은데, 또 이런 뉴스를 보면 거기서 거기구나 싶네요.

아무튼 이 암살 집단이 있던 지역에 대마가 많이 자랐고, 자연스레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대마에 익숙한 이 지역 출신들은 이후 의사와 약사로 많이 활동하는데, 이들을 '하시시'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계속 하는 이야기지만, 당시의 약은 보통 마약을 뜻합니다.

십자군원정에서 이 하시시를 만난 유럽인들이 그들이 가지고 있던 마약을 본국으로 가지고 와서 '하시시'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니까 어쌔신과 하시시는 어원이 같습니다. 누군가를 죽이고 살리는 것이 한 단어 안에 모두 포함되어 있네요.

 십자군전쟁은 마약뿐 아니라 흑사병도 유럽에 유행시킵니다..............

 

-[우리는 마약을 모른다], 오후 지음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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