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렌드라 자다브'에 해당하는 글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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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써둔 글인데 나도 참 종교심이 깊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이 책을 읽고 다시 글을 쓴다면,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보려는 처절한 시도에 대한 깊은 찬사를 보냈을 것이다. 물론 엄밀하게 말해서 그 존엄성의 근원은 유신론의 뿌리에서만 찾을 수 있다는 점은 이전과 동일한 나의 관점이지만 이 글보다는 좀 더 감동적인 평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우리는 우리의 더러운 발자국을 지우기 위해 허리춤에 빗자루를 매달고 다녀야 합니다.

 

우물에서 물을 길어 마실 수도 없습니다.

 

사원에 들어가 신께 기도 드릴 수도 없습니다. 신성한 곳이 더렵혀진다는 이유로 그곳에 그림자도 드리울 없습니다.

 

신이 우리에게 주신 권리는 오직 하나, 구걸할 있는 권리입니다.

 

우리가 천하게 태어난 것은 전생에 지은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우리와 닿는 것만으로도 오염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이름은 불가촉천민(不可觸賤民), 달리트입니다.

  

 

 

신도 버린 사람들.

 

제목이 인상 깊다.

 

이 이야기는 인도의 카스트 제도 속에 포함되지도 않는 가장 하위 계층인 달리트’들의 이야기이다.

 

정말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으며, 살아가는 그들.

 

하지만, 그들의 인생이 정말 에 의해 운명지어진 것 마냥, 순응하며 살아가는 그들태어날 때부터 돌이킬 수 없는 더러운 자 로 낙인 찍힌 인생.

 

아무도 그들을 만지려 하지 않는다. 아니 옷깃이 닿는 것조차 끔찍하게 여긴다.

 

그들은 그 나라의 동물들보다 못한 대접을 받는다.

 

 

그러나 , 이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잃지 않았던 책 속의 주인공은 이 모든 사회 제도 속에 반기를 든다. 그리고 끝내 좀 더 나은 세상을 보고야 만다.

 

이런 감동적인 실화 를 바탕으로 쓰여진 이 책은 한 편의 드라마와 같다.

 

치욕스러웠던 삶을 '춤'으로 승화 시키는 한편의 '인간 극장'이다.

 

개인적으로 이들에게 참 진리를 전해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이들이 살아온 그 험란한 삶을 통해 생각해 본다면, 인간의 존엄성 를 삶의 최고의 가치 (신보다 더 큰) 로 여기며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그들의 모습에 애뜻한 마음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이 듣고 자란 '신'이라는 존재는 자신들의 '카스트 제도'를 타파하기 보다는 순응해 버리고, 부조리 자체를 개혁하지 않고 묵인해 버리는 비인격적인 '관념의 신'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에...)

 

끝내 자신들의 존엄성을 짓밟았던 힌두교 를 버리고, 불교 로 모두 개종을 하지만.

 

그들에게 종교는 ‘인간의 존엄성 을 살려주는 도구일 뿐이다. 그들이 진정 찾고자 했던 '진정한 의미의 존엄성'은 내재적인 가치를 일깨워 줄 수 있는 유일신으로부터 흘러 들어올 때에만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유물론적 자연주의자로 살아간다면, 그들에겐 논리와 알맹이가 빠져 버린 'pseudo-존엄성'만 남을 뿐이다.

 

 

읽고 , 생각하게 만드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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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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