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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내부의 비리는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특히 군대를 다녀온 남성 분들은 군대라는 조직이 지닌 폐쇄성과 비도덕성을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 내용은 군대에 보낸 사랑스러운 아들이 처참한 주검이 되어서 돌아온 사건이다. 표면적으로는 의사의 부실한 진료 행위가 문제가 되는 사건으로 보이나 더 근본적으로 군대의 시스템과 군 리더들의 문제점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사건이다.

 

애지중지 키운 아들이 군대에 간다고 하면 많은 부모들은 걱정이 들 것이다.

힘이 있고, 뒷배를 봐주는 권력자의 아들들은 갖가지 핑계를 대고 군대를 면제 받거나 쉬운 보직으로 빠진다.

당당하게 국가가 부여한 의무와 책임을 감당하기 위해 군대에 나선 젊은 우리의 아들들은 참으로 자랑스럽고, 박수 받아 마땅한 것이다.

 

 

이번 그알 편에서도 어디 내놓아도 아깝지 않을 멋진 아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군생활 도중 서서히 몸에 멍이 들어 가고, 두통을 호소하고, 잦은 구토가 있었다.


어딘가 심상치 않다고 느껴 의무대에 가서 의무관을 만났으나 두드러기 약을 처방받는 게 고작이었다.

급기야 증세가 악화되어 자세한 진단을 받았으나 환자는 사망했다.

그는 급성 백혈병 진단이 내려졌으며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뇌출혈이 생겼다.

가족들 입장에서는 청천벽력과 같았을 것이다. 군대에 간 아들이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오다니...

처음에는 의사들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최소한의 혈액검사만 해 봐도, 급성 백혈병까지는 아니더라도 뭔가 문제를 감지할 만한 힌트는 나왔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군의관으로 군복무를 하는 의사들에게서 열정과 수고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일단 장비가 부실하며, 군대라는 조직이 군의관의 진료에 도움을 주기 위해 하나하나 챙겨줬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집단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군의관 출신 분들도 프로그램에 출연하여서 자신들의 어려움들을 토로한다.

피부과 전문의가 안과나 치과 진료를 해야 하고, 한번도 본 적 없는 질환을 진단 내린다??? 의사라는 자격증을 지니게 되면 이론적으로는 모든 질병에 책임을 져야 하는 무거운 직책임에는 틀림 없으나 현실적으로 트레이닝이 가능하지 못한 영역에서 무리한 요구를 하고, 그 책임은 결국 군의관들이 다 지게 되는 시스템은 상당히 잔혹한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든 저러든 좀 더 꼼꼼하게 진료 했었어야 했다는 점도 사실이기 때문에 의사들의 책임도 일견 느낄 수 있는 사건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장병이 아프면 소규모 의무대부터 가야 하고, 그로부터 한참 뒤에 다시 그 다음 규모의 의무대에서 진료를 받고, 그런 식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겨우 국군 수도 병원에 도달하는 군 조직의 시스템적인 문제가 중요하게 작용했다.

촌각을 다투는 질환들이 의심될 때 이와 같은 시간 끌기식 대응은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흉기가 될 수 있다. 계급의 중요도가 매우 높은 군 조직의 특성상 소위 높은 계급의 리더가 아프면 가장 먼저 진료를 받기도 하며, 발기부전 치료제를 빼돌리는 일도 부지기수이며 자신의 개인 허리 수술을 위해서 외부 의사를 데리고 들어와서 수술을 하기도 한다.

 

 

실제 의료 교육을 받은 사람의 비율이 적다 보니, 의무교육 몇 주 받은 상태로 의무병으로 생활을 하게 되고, 의사들만 할 수 있는 봉합술 등을 의무병이 대신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원칙상 있을 수 없는 일이나 인력이 부족하니 벌어지는 안타까운 상황인 것도 사실이다.

국방 예산 43조 중에 의료 쪽으로 들어가는 비율이 0.6% 라고 한다. 총과 무기를 만드는 데 혈안이 되어서 한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영역에서 너무 박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건 아닐까?

강인한 힘은 군대라는 조직에서 매우 필수적이나, 그와 함께 따라 와야 하는 중요한 요소들이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플라톤은 지식을 지닌 현인들의 지배를 꿈꿔왔으며 또 혹자들은 강인한 힘을 지배자의 덕목으로 봤다면 맹자는 '덕'의 지배를 강조했었다.

덕을 갖춘 자가 왕이 되어야 한다는 대담한 주장이 군 조직의 장성들에게도 필요하지 않을까?

 

 

사람들의 고통을 느끼는 측은지심

나와 타인의 불의를 부끄러워하고 미워하는 수오지심

사랑과 정을 다른 사람에게 적절히 표현하는 사양지심

그런 마음을 때와 장소에 따라 어떻게 드러내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시비지심

이와 같은 가치와 덕목들이 정녕 군대에서 필요없다고 생각하는가? 군 조직도 우리와 같은 성정을 지닌 우리의 친구요, 동생이요, 형제들이 가는 곳이다. 그런데 의무적으로 인력이 들어와 주니까 사람 귀한 줄을 모르고, 한 사병의 처절한 절규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다.

 

 

 

요즘 기무사 관련 문제로 언론이 시끌시끌하다.

​국가의 주인인 국민에게 탱크를 끌고 오고 총을 겨누려 했던 군부 세력들...... 최고 형벌로 다스려도 부족할 만행을 저지르고서도 송영무 국방부장관에게 하극상(?) 을 벌이며 오만한 행동을 보여준 대령의 모습이 떠오른다. 분단국가의 특성상 군 조직의 힘과 권한이 커질 수 밖에 없으나, 박정희-전두환 시대를 거쳐서 그들의 오만함은 하늘을 찌르는 듯 하다.

 

 

군 조직, 국정원은 특성상 정보 노출이 적기 때문에 자신의 이름이 드러나지 않은 음지에서 수 많은 장성들이 갖가지 만행을 저지르고 있을 것이다. 그 속에서 참다운 군인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싸워 온 분들을 생각하면 참으로 존경스럽기도 하다.

 

 

 

아들을 낳은 것이 죄이며, 건강하게 키운 것이 죄가 되는 나라는 되선 안된다.

모든 조직과, 단체에서 갖가지 부패와 문제점들이 불거지고 있다.

군 조직의 개혁을 위해 송영무 국방부장관이 나름 노력을 했으나 소위 똥별들의 반대로 무산이 되곤 했다고 한다.

 

 

인터넷 댓글이나 달면서 자신들이 애국자라는 정신승리를 할 게 아니라 덕과 힘을 함께 갖춘 멋진 조직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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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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