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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억제 시스템이 약하면 여러 어려움이 생긴다.

 

무언가에 익숙해지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새로운 자극과 환경을 두려워 한다.

 

사회에 적응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다.

 

신경학적 에민함이 심리사회적 예민함 못지않게 사회적응도에 높은 상관을 보이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새로운 사람이나 장소에 익숙해지기 어려울뿐더러 새로운 음식에도 거부감을 느끼며, 돌발 상황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공황상태에 빠진다.

 

변화보다는 지금 그대로를 좋아해 도전을 피하며 위험 회피와 안전을 우선한다.

 

 

사람들과의 만남도 부담으로 느껴 모임이 있어도 피곤하고 불쾌해질 것이라고 여겨 취소해버린다. 그러다 보니 친구가 하나둘 줄어든다.

 

이런 소극적인 경향은 신기하게도 젊을 때 더 강하다.

 

예민함은 성호르몬과도 관계가 있는데, 성호르몬이 10대 후반부터 20대 사이에 많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예민한 사람 중에는 젊었을 때 더 기운이 없었다는 사레가 적지 않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예민함은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한다. 약했던 억제성 신경계도 신체의 성숙과 함께 그 기능이 강화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나이 먹고 더 편안해졌다고 느낀다.

 

그러므로 지금 예민해서 고민인 젊은이가 있다면 절대 비관할 필요가 없다.

 

-[예민함 내려놓기], 오카다 다카시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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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해졌을 때 몸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먼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일어나는 시상하부-하수체-부신피질계의 반응이다.

 

시상하부에서 부신피질자극호르몬방출인자(CRF, Corticotropin-Releasing Factor)가 나오고 그것이 하수체를 자극해 부신피질자극호르몬(ACTH)을 방출시켜서 부신피질로부터 부신피질호르몬을 분비시키는 일련의 반응이 일어난다.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면 염증이 치료되어 상처가 빨리 낫듯이 일단 눈앞의 비상사태에 대처한다.

 

시상하부 반응과 함께 일어나는 것이 교감신경의 흥분이다.

 

교감신경의 투쟁이냐 도피냐(fight or flight) 하는, 생명을 지키기 위한 방어반응에 관계한다.

 

전투태세를 취하든 도망치든 간에 뇌와 근육에 충분한 혈액과 산소를 보내야 하기 때문에 심장박동수는 급상승한다.

 

격투나 전력질주에 대비해 근육은 긴장하고 수축하며, 사태 확인을 위해 동공은 커진다.

 

 

이런 반응은 외부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것으로 생존에 필요하다. 그런데 이 상태가 계속되면 몸에 나쁜 영향을 준다.

 

불필요하게 긴장하고, 부신피질호르몬의 영향으로 고혈압과 위궤양, 당뇨에 걸리기 쉽다.

 

그러나 이런 정도의 반응이면 몸 상태나 기분은 나빠질지 몰라도 공포나 공황상태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이와 별개로 예민함을 다른 차원의 상태로 바꿔버리는 또 하나의 구조가 존재하는 것이다.

 

-[예민함 내려놓기], 오카다 다카시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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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사람'이라고 뭉뚱그려 칭해도 각자의 특성과 어려움은 다 다른데, 많은 사례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것이 소리에 대한 예민함이다.

 

소리에 대한 예민함은 단순히 청각적인 것을 넘어 예민함 전반을 가늠하는 좋은 지표다.

 

신경학적 예민함은 물론, 심리사회적 예민함과의 상관도 0.62로 높아서 사람의 말소리에 민감한 경향과도 관련이 있다고 여겨진다.

 

소리에 민감한 사람은 소리에 지나치게 신경 쓰고 고통스럽게 느낀다. 

 

또 계속되는 굉음이나 잡음에 익숙해지지 못하고 오히려 더 민감해진다. 한번 소리를 의식하기 시작하면 아주 작은 소리까지도 고통의 씨앗이 된다. (층간소음이나 이명 등으로 고통이 이어지기도 한다.)

 

한 여성이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었다.

 

 

예민한 청각으로 오랫동안 고통을 받아온 그녀는 어느 날 여행을 떠나 호텔에 묵게 되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 때문에 도저히 잠을 잘 수 없었다. 참다못해 호텔 직원에게 말했는데, 급하게 달려온 직원은 방 안에 선 채 고개를 갸윳거리며 "손님, 아무 소리도 안 들리는데요." 하고 말했다.

 

확실히 그 소리는 매우 낮은 음역의 소리였다. 오랫동안 귀를 기울이던 호텔 직원은 그제야 "뭔가 진동이 느껴지는 것 같네요." 라고 말했다고 한다.

 

음악가인 이 여성은 자신의 청각과민을 잘 활용하며 일하고 있지만, 보통 사람들은 듣지 못하는 소리까지 들려 일상생활에서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저음, 고음 영역이 일반인보다 잘 들리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알아야 한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소리에 예민한 사람은 정신질환뿐 아니라 신체질환에 걸릴 위험도 높다.

 

 

소리에 예민하면 교감신경이 쉽게 흥분해 스트레스 호르몬(부신피질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이 과다분비되는데, 이로 인해 스트레스에 약해진다.

 

클리닉 외래환자를 대상으로 소리에 대한 민감도를 15단계로 나누어 평가했을 때 8 이상인 사람이 63%를 차지했다.

 

한국 도시에서의 비율이 44%였던 것과 비교하면 역시 높다.

 

참고로 핀란드에서 이루어진 쌍둥이 연구에서는 소리에 대한 예민함을 유전율(유전 요인이 관여하는 비율)은 36%로 나타났다. 의외로 낮은 것이다.

 

이 결과가 맞다면 선천적 요인보다 후천적인 요인이 훨씬 크다고 할 수 있다.

 

(소리에 예민할 수 밖에 없는 가정 환경, 긴장된 상태로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직업 등)

사격장에서 권총을 쏴 본 사람은 발사음에 깜짝 놀랐을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는 것과 실제로 그 박력을 몸으로 느끼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하물며 소리에 예민한 사람이 방아쇠를 당기는 것은 쉽지 않다. 발사되는 총탄 뿐 아니라 그 발사음도 말 그대로 흉기로 느낄 정도다.

 

예전에는 피아노 같은 악기 소리 때문에 살인까지 일어난 적도 있다. 감각이 예민한 사람이 저지른 비극이었을 것이다.

 

지금보다 예민함에 대한 이해가 낮을 때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피아노 소리가 살의까지 불러일으킨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이와 비슷한 사건들이 이어지면서 청각과민에 대한 의식이 꽤 바뀌었다. 그래도 예민하지 않은 사람들은 그 절박함이 이해가 안 될 것이다.

 

서른이 넘은 한 남성은 옆집 사람의 코 고는 소리에 미칠 지경이었다. 중저음의 요란한 소리는 원룸의 얇은 벽을 관통해버렸다.

 

일단 귀에 거슬리면 귀마개를 하고 그 위에 헤드폰까지 쓰는데도 코 고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희미하게 들리는 소리에 자신이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들린다고 생각하면 더 의식하게 되어 미칠 지경이었다. 결국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옆집 사람이 일어나면 그제야 잠을 잘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아침이면 근처의 지하철 소리 때문에 또 잠을 잘 수 없었고 결국 일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소리에 예민한 사람은 소음이 있으면 생활 자체가 위협받는다.

 

(이명이나 층간소음 등으로 고통 당하는 분들은 이 말이 잘 이해될 듯 하다)

 

[없는 소리가 있는 듯이 들리는 '환청' 같은 정신증과는 구별해야 함...가끔 조현병 증상으로 층간소음이라고 신고를 하는데 알고 보니 이명이나 층간소음이 아니고 환청인 경우도 제법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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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으로 인생을 좌우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감각과민 이외에 인간을 더욱 위협하는 예민함이 존재할까, 아니면 예민함은 그다지 중요한 요소가 아닌 걸까?

 

예민함에도 크게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감각과민처럼 신경학적 차원에서의 예민함이다.

 

또 하나는 사람에 겁을 먹어 지나치게 눈치를 보고, 상처받고, 시기하고, 의심하는 심리사회적 예민함이다.

 

표3

  사회적응도 삶의 고달픔 행복도
신경학적 예민함 -0.47 0.55 -0.37
심리사회적 예민함 -0.44 0.77 -0.53

'심리사회적'이란 심리적인 부분과 대인관계 등의 사회적인 부분 모두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전자인 신경학적 차원은 대개 유전적, 발달적인 특성과 관계가 깊다. 감각 프로파일 검사는 전자를 평가하는 방법이다.

 

 

그럼 심리사회적인 예민함은 어떨까. 다음 장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심리사회적인 예민함과 사회적응도, 삶의 고달픔, 행복도와의 상관을 신경학적 예민함과 비교한 것이 표3이다.

 

표를 보면 사회적응도에서는 별 차이 없지만, 삶의 고달픔과 행복도에서는 심리사회적 예민함이 더 큰 영향을 주었다.

 

이처럼 삶의 고달픔이나 행복도에서는 신경학적인 것 이상으로 심리사회적 예민함이 중요하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사람이 목숨까지 끊는 사건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면, 오히려 심리 사회적 예민함이 더 크게 작용한다.

 

이런 결과는 삶의 고달픔과 행복도를 염두에 두고 예민함을 이해할 때 감각적인 예민함 즉, 신경학적 예민함만 논하는 것은 불충분하고, 심리사회적인 예민함을 포함하는 새로운 모델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

 

-[예민함 내려놓기], 오카다 다카시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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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4. 해당 항목에 표시하시오.

[ ] 익숙한 음식만 먹는다.

[ ] 방의 커튼을 대개 쳐둔다.

[ ] 다른 사람에게서 떨어진 자리에 앉는 경우가 많다.

[ ] 시끄러운 장소나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하려고 한다.

[ ] 바쁠 때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체크4는 감각회피에 대한 조사다.

 

감각회피란 불쾌한 감각 자극을 피하려는 경향을 말한다.

 

견디기 힘든 감각자극을 받았을 때 그것과 거리를 두거나 아예 멀어지려고 하는 사람들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자신이 안심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익숙한 자극 이외에는 사전에 차단한다. 사람에 따라 견디기 힘든 감각과 자극이 무엇인지는 각각 다르지만, 피하려 하고 도전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같다.

 

 

그래서 생활에 제약이 많다. 이러한 사람은 정해진 규칙과 행동 유형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고, 때로는 자신의 생활을 구조화해서 정확히 관리하는 능력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대체로 강한 자극은 좋아하지 않아서 생활환경에 신경을 써 자극을 줄이려 한다. 또 사람과의 만남이나 깊은 관계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거리를 둔다. 예상치 못한 일에는 크게 불안해하기 때문에 그런 상황도 피하려고 한다.

 

외래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에서는 감각회피 경향도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매우 강하다 16.6%, 강하다 24.3%로 약 40%의 응답자에게서 그런 경향이 보였다. 감각회피와 감각 과민은 함께 나타나기 쉬워서 37.5%의 사람에게서 두 경향이 모두 확인되었다. 감각과민인 사람의 약 3분의 2 정도가 감각 회피 경향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감각회피는 사회적응도와의 관계에서 보면 저등록이나 감각과민에 비해 약한 상관을 보여, 상관계수는 0.2 수준이었다. 불쾌한 자극을 피하려는 경향이 강한 감각회피는 자극을 감수하기만 하는 감각과민보다 약한 상관을 보이는 것이다. 

 

행복도와의 상관은 감각과민과 비슷한 0.3 정도였다.

 

-[예민함 내려놓기], 오카다 다카시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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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3. 해당 항목에 표시하시오

[ ] 향수나 방향제의 강한 향을 싫어한다.

[ ] 자동차나 유원지의 놀이기구 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 ] 몸을 건드리는 것을 싫어한다

[ ] 갑자기 큰 소리가 나면 매우 놀란다

[ ] 주위가 소란스러우면 집중할 수 없다.

 

체크3은 감각과민 경향을 알아본다.

 

여기에서의 감각과민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해하는 '감각의 예민함'이라는 의미 이외에, '감각 자극을 능동적으로 회피하지 않고 수동적으로 감수하는 경향'이라는 의미도 함께 지닌다.

 

뒤에서 소개하겠지만 감각과민, 감각회피와 사회적응도나 삶의 고달픔 간의 관련성을 조사하면 감각회피보다 감각과민이 강한 상관관계를 보인다.

 

감각이 예민한데 거기에 수동적인 경향까지 더해져 고통을 잘 느끼고 상처받기 쉬운 것이다.

 

똑같이 감각과민 경향을 보여도 나이에 따라 행동에 차이가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10세 이하의 어린이에게서 예민한 경향은 주의산만과 과잉행동으로 나타나기 쉬운데, 이것이 어른들의 눈에는 과제나 활동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것으로 비친다.

 

 

다른 아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거나 무서워하고, 즐거워야 할 상황에서 구토를 하거나 열이 나는 등 컨디션의 변화를 보이기도 한다. 좀 더 어린 아이들은 신경질을 부리거나 우는 것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예민해서 생긴 불쾌감보다는 행동과 컨디션의 문제로 받아들여지기 쉽다. 예민한 아이가 아니라 침착하지 못한 아이, 주의가 산만한 아이, 몸이 약한 아이로 보이는 것이다.

 

10세가 넘어서면서 예민함을 나타내는 방법이 달라진다. 불쾌감과 고통, 짜증 등으로 예민함을 호소하게 된다.

 

행동이 아니라 드디어 감각과 감정의 문제로 드러나는 것이다.

 

-[예민함 내려놓기], 오카다 다카시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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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방식이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가 행복과 성공에 깊이 관여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긍정적 사고는 여러 면에서 도움이 되고, 부정적 사고는 몸도 마음도 병들게 한다는 것이 다양한 연구로 확인되었다.

 

클리닉을 찾아온 환자들을 진찰하다 보면, 사고방식 이상으로 그 사람의 성향을 결정하는 매우 강력한 요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예민함이다.

 

실제로 클리닉 환자 300여 명을 대상으로 예민함과 부정적 사고가 사회적응이나 삶의 고달픔, 행복도에 얼마나 관계하는지 조사해 표1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표1의 숫자는 상관계수로, 양쪽이 얼마나 강하게 관련 있는지를 나타낸다. 

 

상관계수는 -1에서 1 사이로, 마이너스(-)로 표시될 때는 음의 상관관계(두 변량 중 한쪽이 증가할 때 다른 한쪽은 감소하는 관계), 플러스(+)로 표시될 때는 양의 상관관계(두 변량 중 한쪽이 증가할 때 다른 한쪽도 증가하는 관계)가 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절댓값(숫자에서 플러스, 마이너스 부호를 뺀 수치)의 크기다.

 

상관계수의 절댓값이 0.2 이상이면 가벼운 정도의 상관, 0.4 이상이면 중간 정도, 0.5 이상은 약간 강한 상관, 0.7 이상은 강한 상관이 있다.

 

  사회적응도 삶의 고달픔 행복도
예민함 -0.47 0.71 -0.50
부정적 사고 -0.33 0.48 -0.44

 

표1을 예로 들면, 예민함은 사회적응도에 중간 정도의 음의 상관관계 (예민한 사람일수록 사회적응도가 떨어지는 경향)가 있고, 삶의 고달픔(사는 것이 고통스럽고 싫다고 느끼는 경향)과는 강한 양의 상관관계(예민한 사람일수록 삶이 더욱 힘들어지는 경향)가 있다는 것이 된다.

 

 

한편 부정적 사고는 사회적응도에 가벼운 정도의 음의 상관관계가 있고, 삶의 고달픔에 중간 정도의 양의 상관관계가 있다.

 

행복도에 관해서는 상관의 세기(상관계수의 절댓값)에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사회적응도와 삶의 고달픔에 대해서는 예민함이 부정적 사고보다 강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예민함은 부정적 사고를 능가할 만큼 사회적응도와 삶의 고달픔에 강하게 관계한다.

 

이 결과만으로 따져보면 부정적 사고와 사회적응도와의 상관은 그리 강하지 않아서 부정적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도 그럭저럭 사회생활은 할 수 있었다. 반면에 예민함은 삶의 고달픔과 특히 강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것은 내가 임상에서 환자들을 만나며 실감하는 것과도 일치한다. 

 

사고방식이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 하는 것이 삶의 고달픔에 영향을 주지만, 그 정도가 예민함만큼 심하지는 않다.

 

내친김에 긍정적 사고와 부정적 사고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자.

 

부정적으로 사고하는 습관을 일종의 방어수단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최악의 사태를 생각하는 것이 나중에 덜 낙담하고 적게 상처받는다고 이야기한다.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데에도 사실 이점이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 가운데 크게 실패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너무 긍정적인 나머지 쉽게 흥분하고 대담해져서 지나친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크게 성공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크게 망할 수도 있다.

 

긍정적인 성격이 되었다고 좋아했는데 폐쇄병동에 입원한 사례도 많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조증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다.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꿈보다는 현실의 혹독함을 먼저 생각한다. 기대되는 이익보다 위험을 의식한다.

 

큰 도박을 하지 않기 때문에 큰 실패도 없다. 물론 적당히 긍정적이면 가장 좋겠지만 부정적인 사고에도 이처럼 나름의 이점이 있다.

 

실제로 긍정과 부정에는 최적의 비율이 있다. 바로 4:1이다. 부정적인 면도 어느 정도 필요하다.

 

예민함이 부정적 사고보다 사회에 적응하고 생활해나가는 데 더 큰 어려움을 준다면, 예민함에 대한 이해는 그만큼 절실해진다.

 

이제부터 감각적인 차원에서의 예민함에 대한 대표적인 이론을 살펴보며 어떻게 평가되고 이해되었는지 알아보자.

 

그 의의와 가치, 그리고 한계가 보일 것이다.

 

-[예민함 내려놓기], 오카다 다카시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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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방법은 규모가 큰 집단에서 조사한 평균치와 표준편차에서 예민함의 기준을 도출해 그것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감각 프로파일'이라는 검사에서는 이 방법을 사용한다.

 

한 개인이 얼마나 예민한지를 판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한 작은 집단에 예민한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실제로 내가 운영하는 클리닉을 찾은 외래환자를 조사해 보니 

 

[1] 감각이 매우 예민하다 27%

[2] 예민하다 27%

[3] 보통이다 43%

[4] 거의 예민하지 않다 3%

[5] 전혀 예민하지 않다 0%

 

로 나타났다.

 

즉, 전체 환자의 54%에서 감각과민 경향이 보였다. 이것을 모집단(큰 집단)의 비율과 비교해 보자.

 

 

모집단에서는 매우 예민한 사람은 2%, 예민한 사람은 14%, 보통인 사람은 68%다.

 

본래는 2%일 매우 예민한 사람이 클리닉 외래에서는 27%나 있다는 결과는 외래환자 중에 감각이 예민한 사람이 매우 많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이는 감각과민에만 한정된 결과인데, 심리적인 예민함은 그 경향이 더욱 강해서 84%의 사람에게서 예민함이 보였다.

 

앞서 언급했듯이 한국의 서울과 울산 두 도시에 사는 2000명(최종 응답자 수 183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보면 소리에 대한 민감함을 0~10까지 11단계로 평가했을 때, 6 이상이라 응답한 사람 (예민한 경향이 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44%나 되었는데, 이들과 5 이하라고 대답한 사람(그다지 예민하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을 비교하자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예민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1.54배, 고지혈증에 걸릴 확률이 1.62배 높았고, 향정신성의약품을 복용한 적이 있는 사람의 비율이 1.78배, 우울증 진단을 받은 사람이 2.24배나 높았다.

 

또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한 비율은 1.89배, 불면으로 고생하는 사람은 2.05배, 불안장애에 시달린다고 대답한 사람은 1.93배였다. 이들 결과는 전부 통계적 유의차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고 결론된 평균이나 비율의 차)를 볼 수 있었다.

 

또한 소리에 예민한 경향이 8점 이상으로 강하게 나타나는 사람은 평균 수준인 사람에 비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2.64배, 불안감은 2.41배, 스트레스는 2.61배 높은 것으로 나왔다.

 

 

소리에 예민한 사람은 교감신경의 흥분상태가 지속되고, 그로 인한 자율신경 실조(자율신경계와 관계되는 교감, 부교감 신경계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증후군)로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겪기 쉽다.

 

주위 자극에 과하게 반응해 스트레스 호르몬이 계속 나오고, 스트레스 호르몬에 노출됨으로써 화가 나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스트레스 호르몬은 쉽게 말하면 스테로이드 (부신피질 호르몬)이다. 스테로이드를 계속 사용하면 위험하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있을 텐데, 예민한 사람은 스테로이드를 계속 투여하는 것과 같은 현상이 몸 안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이것은 소리에 대한 예민함과 건강 상태의 관련성을 조사한 것인데,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소리에 예민한 경향은 예민함의 정도를 판단하는 매우 유용한 척도가 된다.

 

-[예민함 내려놓기], 오카다 다카시 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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