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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들은 이번 원더우먼 후속작을 '황금박쥐 원더우먼의 크리스마스 대소동'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 제목도 상당히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그 정도로 완성도가 안습인 상황이다.)

2시간짜리 공익광고 + 우뢰매를 섞어둔 듯한 이번 작품은 영화 자체로 보면 상당히 괴작이라고 생각한다.

(DC 코믹스는 아쿠아맨 이후로 부활하나 싶더니........)

(그래도 요즘은 감독을 바꾸고 나서 수어사이드 스쿼드 리부트도 성공시키고, 제법 노력은 하고 있어 보인다.)​

 

감독은 자신만의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영화를 제작한 것 같다.

 

그러나 '굳이 원더우먼이라는 귀하디 귀한 DC 코믹스의 히어로를 이런 식으로 소비하면서 메시지를 전달해야 했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원더우먼은 1편이 꽤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이번 후속작의 완성도가 DC 코믹스의 향방을 결정할 정도로 중요한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최근 심폐소생술에는 성공한 것 같긴 하지만 마블이 달려왔던 길과 비교를 하자면 아직 갈길이 멀다.)

원더우먼은 필요 없었던 영화였다. 그냥 지나가는 행인1 을 앉혀놔도 별 문제가 없다.

소위 막판 빌런과는 앉아서 이야기 나누면서 빌런을 물리치기 때문에 싸움 잘하는 히어로는 필요 없다.

소원을 이뤄주는 신비한 물체, 각 사람이 지닌 욕망이 실현되었을 때 치르게 될 대가, 사람들에게 인기가 없던 바바라가 타인에게 느끼는 열등감과 비교의식, 그들이 지니는 삶의 어려움, 사랑마저도 포기하고 진실을 추구하는 바른 자세 등.

개별적으로 다뤄진 내용들은 하나같이 의미있고, 좋은 내용들이 많았다.

특히 코로나 시대에 개봉이 연기되면서 겨우 상영한 작품이다 보니, 작금의 상황에서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들이 제법 감동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뜬금없이 '실사 영화 <켓츠>에' 나올 법한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 이론에 부합하는 괴상한 복장으로 나타난 바바라의 등장은 말문이 턱 막히는 씬이였다.

 

 

이에 덧붙여 더욱 황당하게 황금박쥐가 되어 나타나서 서로 어색한 액션신을 주고 받다가 전기찌짐을 시전하는 괴상한 막판 전투신.

그리고 히어로물에서 기대할 수 있는 액션신 자체가 너무 비중이 적다 보니, 기이하리만치 영화가 단조롭고 몰입감이 떨어졌다.

중간중간에 인물들이 보여주는 행동들은 '그럴 수도 있겠다' 싶긴 하지만, 쉽게 공감이 되지 않는 부분들이 많았다. 개연성을 치밀하게 짜둔 느낌도 아니다.

(이게 실제 만화책에 있는 내용인지는 모르겠는데,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큰 줄기부터가 영화화 하기에는 뭔가 시덥잖은 구석이 많았다. 뜬금없는 석유왕의 탐욕은...... 더 이상의 이야기를 생략하자.)

 

폭죽이 터지는 하늘을 투명 비행기로 날아가는 장면은, 눈을 즐겁게 해주려고 넣은 것 같긴 한데 너무 뻔한 느낌이 들었으며 바바라라는 캐릭터는 뜬금없이 막판 빌런과 손을 잡으면서 어색한 연합전선을 구축하기도 한다.

이 영화에 돈과 시간을 쓰는 건 너무 아깝다.

그냥 마지막에 원더우먼의 목소리를 통해 세상에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만 잘 추려 내서 5분짜리 공익광고로 만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DC 작품 중에 그나마 원더우먼이 수작에 속하는 편이었는데 이렇게 후속편이 망가지면서 다시 나락의 길로 떨어지진 않을지 걱정이 된다.

그래도 힘든 시기에 2시간 30분이 넘는 시간과 수만원의 돈을 투자할 수 있다면 이 작품이 남기는 메시지 자체는 매우 아름답고, 좋으니 챙겨가면 될 것 같다.

(일단 킬링 타임용으로도 별로 추천하고 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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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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