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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드라마 [쉐임리스]의 미국판 리메이크 버전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다소 선정적이긴 하나, 미국의 빈민층의 삶을 적나라하게 들여다 보고 싶다면 한번쯤 볼만 합니다. 인물들의 개성도 뚜렷하고, 드라마 자체도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무엇보다도 alcohol use disorder(알콜 사용장애)로 인해 고민하고 있는 이들, 가족들이라면 시즌6에서 '립'이 보여주는 모습을 참고해 보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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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갤러거 집안에서 가장 smart 하고,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할 것이라 판단했던

립이 시즌6가 지나가면서 '알콜 중독' 문제로 휘청거리기 시작한다.

 

프랭크라는 아버지 답지 않은 아버지를 만나, 갤러거 남매들 모두 상처가 가득하지만

립의 무너짐은 개인적으로 가슴이 아프다. 그래도 '성'에 취약하다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나아 보였는데 말이다.

 

(아버지와의 관계가 건강하지 못하며, 아버지로부터 '남자다움, 여자다움'에 대한 긍정을 받고자라지 못한 경우에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한 자신감이 저조해지는 경우가 흔하다. 그래서 흔히 '성'과 관련된 문제들이 잘 생기곤 한다.)


한가지 기억해야 할 점은 '알콜 중독자'들은 내재된 분노가 많다.


그들은 일종의 fantasy 를 지니고 있는데, 이게 심해지면 망상적 사고가 될 수도 있다.


마치 타인이 자신의 모든 필요를 채워줄 것이라는 실현 가능성 없는 믿음을 지니게 된다고나 할까?

 

그들이 지니고 있는 독특한 사고를 우리는 '중독적 사고'라고 따로 명명하기도 한다. 자신들이 너끈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능성'부터 시작해서, 타인이 자신의 모든 필요를 채워줄 것이라 믿는 '환타지'에 이르기까지 '중독적 사고'의 범위는 넓고도 다양하다.


한 여교수와의 관계에서 상대방에게 과도한 기대를 하던 립은 둘의 관계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서 감정적으로 break down 되기 시작한다. 그 와중에 립은 학교 내에서 '알콜 중독' 진단을 받은 교수 밑으로 들어가 TA로 일하면서 그 교수에게 아버지로부터 받아야 할 사랑과 관심, 지지를

받아내려 한다.

 

(정신분석학적으로 표현하자면 일종의 father hunger 가 있어서 그와 같은 figure를 찾아 헤매고 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 교수도 '알콜 중독' 문제로 싸우고 있는 연약한 인간이고, 자신의 몸 하나 지키기도 버거운 '코가 석자'인 사람이라는 것이다. 결국 자신의 father hunger가 채워지지 않고, 자신의 의존 욕구가 달성되지 않게 되면서 립은 '극도의 공허함'(emptiness)를 느끼게 되고, 이를 다시 채우고자 재음주를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채울 수 없는 공허함을 외부에 의존해서 계속 채우려는 시도가 반복된다.

 

 

Alcohol use disorder 진단을 받은 이들은 하나같이 '공허함'을 호소한다. 그들은 공허함을 달래기 위해 물질에 의존하거나, 성에 의존하거나, 돈에 의존한다. 하지만 외부에 의존하기 시작하면서 그들은 더욱 망가져 간다.


결국 물질적인 요소/외부적인 요소들은 '공허함'을 제대로 채워주지 못함을 알게 되고 그러한 외부 현실에 대한 '분노'가 증대된다. 

 

술을 마시기 전에는 자신이 한 없이 초라하게 느껴지고, 우울할 뿐이었으나 일단 CNS depressant 로 작용하는 술이 들어가면 단주 기간에는 느끼지 못했던 '모종의 전능감'(Omnipotency)과 '자신감'이 생기게 되고 자신이 억압(Repression) 해 둔 공격성도 탈억제(disinhibited) 되면서 작은 자극으로 인해서도 '분노'가 외부로 표출된다.

 

지속적인 음주가 brain의 전두엽(frontal lobe)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더 나아가 prefrontal cortex(전전두 피질)에 손상을 가함으로써 우리의 충동 조절(impulse control) 능력에 문제가 생기게 됨을 떠올려 본다면 립이 보여주는 공격적인 행동들은 상당히 그럴싸하다.

 

갑자기 교수의 차를 쇠파이프로 부수기도 하고, 지나가는 사람을 주먹으로 때리기도 한다. 립은 다행히 교수의 권유를 받아들여 '알콜 중독자 모임'(Alcoholics Anonymous)에 참여하게 되면서 시즌이 종료된다.


자신의 '중독'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게 치료의 절반을 차지한다.


부디 다음 시즌에선 회복된 모습의 립을 보게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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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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