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있어서 외적으로 드러나는 물리적 실체에 상응할 정도로 내면적인 요소가 중요하다고 믿는 이들에게 폴 투르니에를 추천해 주고 싶다.
특히 기독교적 베이스를 지니고 인간의 마음과 정신의 회복을 고민하고 있다면 그의 견해에 동의를 하든 동의하지 않든 한번 쯤 투르니에라는 다리를 건너 보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다.
개인적으로 필자의 진로에 상당한 영향을 준 인물로서 만나뵌 적은 없지만 나름의 빚을 졌다고 볼 수도 있는 분이다.
기독교+상담학+심리학+신학+의학 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아마 폴 투르니에가 지닌 놀라운 통합성과 전체성, 섬세함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을 것이다.
투르니에에 입문하기에 가장 좋은 저서로 이 책을 추천한다.
그리고 투르니에를 알아가는 것에 덧붙여서 기독교 상담가 게리 콜린스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간접 기회를 제공해 주는 묘한 책이다.
(그는 '코칭'(Coaching)이라는 참신한 상담 기법을 들고 나타나서, '기독교 상담학' 영역에서 나름의 입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기독교 상담학과 관련된 공부를 한다면 꼭 한번 거쳐 가야 하는 큰 산이라고나 할까요?)
투르니에는 모든 진리가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심리학의 진리와 성경의 진리
는 서로 반대될 수 없다고 믿는다.
(이와 같은 전제를 믿는 자도 있을 것이고, 반대하는 자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믿는다손 치더라도 이를 실제 삶 속에 적용하고, 글로 남기고 이론화 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할 텐데, 투르니에 이 민감하고도 어려운 작업을 해낸다.)
투르니에의 이와 같은 전제는 수 년 전 이슈가 되었던 옥성호 집사의 책과 정확히 대치된다. 필자는 투르니에가 심리학을 이해하는 깊이와 지식의 폭, 그리고 그의 삶으로부터 나타난 열매를 통해 빗대어 봤을 때 '옥성호 집사'의 의견보다는 더 힘을 실어주고 싶다. 그러나 옥성호 집사의 관점도 부분적으로는 고민해 볼 수 있는 나름의 의미가 있으니 [심리학에 물든 부족한 기독교]와 같은 책은 같이 읽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읽어 보고 비평도 해보고, 나름의 분석도 해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인간은 인간이 필요하다. Kohut의 self psychology 관점에서라면 인간은 모두 자신의 '수족같은 자기'인 자기대상(selfobject)이 필요하며, Melanin Klein 의 관점에서는 모든 인간은 자신만의 Object relation(대상 관계)를 지니고 살아가야 한다. 인간이 인간을 필요로 하여 인간에게 집중을 하다 보면 결국 인간의 불완전함으로 인해 큰 실망을 하게 된다.
- 말년의 폴 투르니에 -
하지만 투르니에는 여기서 영성 심리학의 파워를 여지없이 강조하는데, 이 때 하나님을 바라보고, 하나님의 빛에 의해 새롭게 조명된 인간을 다시 바라보도록 종용한다.
기존의 일부 기독교 상담학이 성경 구절을 몇 개 가지고 와서, 마치 훈계하듯이 지침을 제시하거나 상처받은 영혼들을 정죄하는 관점을 고수했었는데, 투르니에가 강조하는 통합적이며, 섬세한 균형을 유지한 상담학은 인간을 회복시키는데도 큰 유익이 있다. 그의 다른 저서 제목이 [인간 회복]이라는 점은 의미 심장하다.
심리학과 기독교가 하나로 만나서, 깊은 공명을 일으키게 만들고자 했던 투르니에의 정신을 느껴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관련 분야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겐 마른 땅에 단비와 같은 지식을 제공해 줄 것이다. 그리고 폴 투르니에가 쓴 다른 책들을 열심히 찾아보게 되고, 그의 이야기를 더욱 듣고 싶어지게 될 것이다.
'전인적 치유'를 주창했던 그의 비전에 걸맞게, 인간을 단순화시키지 않고 영,혼,육을 통합적으로 치료하는 그의 섬세함은 정신건강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많은 이들에게 상당한 도전정신을 제공해 줄 것이라 기대한다.
그를 알고 싶다면 , 이 책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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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 케노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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